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무임승차·출퇴근 거론하며 청학동-옥련동 주민들 간 고성 오가
연수구청 청사 전경. 사진 = 연수구청
"어르신들 자주 서울로 다니실 건가요? 매일 출퇴근 하실건가요? 아니잖아요" (옥련동 주민)
"무슨 말을 그렇게 합니까 나이든 사람 무시하는 겁니까" (청학동 주민)
23일 인천시 연수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연수구 원도심 주민들끼리 고성이 오갔다.
옥련동의 한 주민은 "민간사업자는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데 노인분들은 무임승차를 하지 않느냐. 송도역은 KTX(한국고속철도)도 있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다닐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옥련동 주민들도 ‘수익성은 송도역이 더 좋다’며 봇물 터지듯 송도역 정차를 요구했다. 청학동 주민들은 옥련동 주민들이 이야기 할 때 ‘그만하라’고 하는 등 발언을 제지하려 했다.
원도심 주민들 간의 충돌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날 설명회는 GTX-B 노선의 공사기간과 준공 후 주변 주거지역의 환경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주민들의 관심사는 원도심 정차역에 있었다.
인천에서 서울역까지 30분대가 소요되는 GTX-B노선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경기도 남양주 마석역까지 지난다. 이 중 송도국제도시인 인천대입구역과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역 사이에 연수구 원도심을 지나는데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 사이에 추가 정차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원도심 내에 몇 곳의 정차역이 논의되고 있지만 가장 활발한 논의가 있는 곳은 청학동과 옥련동이다. 청학동은 GTX-B노선이 청학사거리를 지나기 때문에 청학역(가칭)을 신설하자는 입장이고 옥련동은 KTX가 다니는 송도역이 있어 교통접근성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2021년 개최한 GTX-B 노선 주민설명회. 사진=중부일보 DB
민간사업자인 대우건설컨소시엄측은 이날 설명회에 참여해 "GTX-B노선은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대로 청학사거리를 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학역 신설은 "국토부의 승인사항으로 민간사업자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컨소시엄은 이날 나온 의견을 모두 취합해 국토부와 인천시청, 연수구청 등 관계기관 에 전할 예정이다.
한편, 환경영향평가에서는 공사 시 소음과 미세먼지 발생 가능성과 인천대입구역에서 지반이 취약해 침하가 일어날 수 있고 비탈면이 생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