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평원, 안동·고령공판장서 첫발…현장 목소리 반영해 11월까지 전국 확대
▲9일 경북 고령군 농협고령축산물공판장에서 열린 경매에 앞서 중도매인들이 축산물원패스를 통해 제공된 소 등심 이미지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AI 장비로 촬영한 이 등심 이미지에는 이력번호와 위변조 방지 QR코드가 탑재되어 정보 신뢰도를 높였다.
유통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축산물 유통의 첫 관문인 경매 시장에도 거센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소 경매 현장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도체(고기 덩어리)의 육질과 등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중도매인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에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인공지능(AI) 영상 기술과 이력 데이터를 결합한 경매 소 등심 이미지 제공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농축투데이는 이번 서비스의 도입 배경과 핵심 기술 그리고 현장 유통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집중 취재했다.
◇경매 전 등심 상태 미리 본다…현장 갈증 해소한 AI 기술
소 경매가 진행되는 전국 주요 공판장은 매일 아침 긴장감이 흐른다. 짧은 수초 사이에 낙찰 여부가 갈리는 경매 특성상 중도매인들은 도체 육질 판단에 사활을 건다.
그러나 기존 방식으로는 경매 당일 제한된 시간 내에 수백 마리에 달하는 소의 육질 정보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현장에서는 "입찰 전 등심의 마블링, 육색, 육질 상태를 보다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축평원)이 9일부터 전격 개시한 경매 소 등심 이미지 제공 서비스는 바로 이러한 현장의 오랜 숙원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핵심은 축평원이 자체 도입한 인공지능(AI) 기반 품질평가 장비다. 도축 과정에서 정밀하게 촬영된 소 등심의 원본 고화질 이미지가 경매 시작 전 중도매인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중도매인들은 육안 평가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화된 고화질 이미지를 바탕으로 응찰 여부와 적정 가격을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신뢰도 100% 도전…이력번호·위변조 방지 QR코드 집약
단순히 사진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지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서비스의 핵심 승부수다.
축평원은 AI 장비로 촬영한 등심 원본 이미지에 개체 식별용 축산물 이력번호를 명확히 각인했다.
여기에 데이터 훼손이나 이미지 조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위변조 방지 QR코드기술을 도식화해 적용했다.
중도매인은 화면 속 QR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해당 이미지가 당일 도축·평가된 실제 개체의 원본 데이터임을 즉시 검증할 수 있다.
한 축산 유통 전문가는 "축산물 경매에서 정보의 투명성은 가격 형성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위변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등심 이미지는 중도매인이 출하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신뢰받는 유통 가격을 산정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PC·모바일 가리지 않는 최적화…자동 슬라이드로 편의성 극대화
서비스가 구현되는 공간은 축산물 통합 유통 플랫폼인 축산물원패스다. 기존 가입자라면 별도의 복잡한 승인 절차 없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경매 현장의 업무 동선을 세심히 배려한 기능들이 눈에 띈다. 경매장에 배치된 전용 PC는 물론 중도매인 사무실이나 이동 중인 모바일 기기에서도 동일한 화면을 조회할 수 있다.
가장 호평을 받는 대목은 시간 간격 자동 전환(슬라이드) 기능이다. 경매 진행 순서(도체 순번)에 맞춰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 간격(예: 3초, 5초 등)을 설정해 두면 등심 이미지가 자동으로 넘어가며 경매 예정 개체들을 연속해서 관찰할 수 있다.
으로 일일이 클릭할 필요 없이 흘러가는 화면을 통해 당일 출하 물량의 전반적인 품질 경향을 한눈에 스캐닝할 수 있게 만든 사용자 중심의 설계다.
◇안동·고령 공판장 시범 도입… 11월까지 전국 도매시장으로 확대
이번 서비스는 전국적인 확대 적용을 앞두고 거점 공판장에서의 시범 운용을 거친다. 1차 적용 대상은 경북 지역의 핵심 축산물 유통 거점인 안동축산물공판장과 농협고령축산물공판장두 곳이다.
축평원은 시범 운영 기간 동안 경매 현장에 상주하는 중도매인과 공판장 관계자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화질 보정, UI(사용자 환경) 개선, 반응 속도 향상 등 현장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해 시스템을 완벽하게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전국 공판장 및 도축·도매시장을 대상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며 오는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전국 확대 적용을 마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했다.
◇축산 유통의 체질 개선…데이터 기반 디지털 혁신 어디까지 왔나
이번 서비스 출범은 단지 사진 한 장을 더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렀던 1차 산업 유통 생태계가 AI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유통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진화하는 단초이기 때문이다.
박수진 축평원장은 "이번 서비스가 경매 현장의 업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중도매인이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입찰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박 원장은 "앞으로도 인공지능(AI)과 축산 빅데이터를 융합한 디지털 혁신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생산자부터 중도매인,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축산물 유통 전반의 편의성과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올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영상 분석과 데이터 네트워크가 결합된 축평원의 이번 시도가 한국 소고기 유통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유통업계의 시선이 집결되고 있다.
출처 : 농축투데이(https://www.nongchuktoday.com)
(사)한국수입육협회 http://www.korm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