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다인수 학급, 대규모 학교에서는 생각하지 못할 교육활동이 가능합니다.”
학교 전체 학생 96명, 학년당 1학급의 전형적인 농어촌 소규모 학교이지만 그 장점을 살려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가고 싶은 학교, 머무르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가는 전남 화순동복초교 서경렬 교장 선생님의 자랑이다.
이 학교에서는 다인수 대규모 학교의 일부 선발된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보다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편성돼 모두가 소속감을 가지고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실시하는 ‘철인 3종 경기’는 선수들만의 출전이 아니라 4학년 이상 전체 학생이 참가한다.
근래의 학생들이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뒤따르지 못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한마당의 지역 축제로 펼쳐지고 있다. 철인 3종 경기의 종목은 마라톤과 자전거 타기 그리고 수영이다.
마라톤으로 1.5㎞를 달린 뒤, 자전거를 타고 1.5㎞를 가서 수영으로 40m를 가는 것이다. 학교 주변의 지역적 조건이 좋아 마라톤과 자전거 타기는 차량 소통이 많지 않은 지방도로를 활용하며, 수영은 이 지역을 관통하는 동복천이 넓고 깊지 않아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등위를 목표로 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다수에게 낙오 없이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유도하고 있어, 체력과 정신력 향상은 물론 ‘나도 할 수 있다’는 목표 성취감을 심어 주고 있다.
동복초교의 또 다른 신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젓가락 급수제’가 있다. “동양 3국에서는 손끝에서 재능 나온다”는 말처럼 우리의 전통 장인들이 손끝 재능을 탁월하게 발휘했다는 인식에서 착안해 아동들에게 식생활 전통 계승 발전과 더불어 손 기능 향상을 위해 실시되고 있다.
1분 동안에 둥근 콩 몇 개를 옮기는가에 따라 등급이 주어진다. 전체 6단계로 나누어 올바른 젓가락 사용 자세를 갖추면 기초 6급이 주어진다.
1·2학년 10개, 3·4학년 20개, 5·6학년 25개 이상을 옮기면 5급이며, 각 상위마다 등급 5개씩 추가돼 1·2학년 30개, 3·4학년학년 40개, 5·6학년학년 45개 이상이면 1급이다. 2개월마다 등급 판정심사를 실시해 1급이 되면 명인으로 인정하고 시상하는데, 해마다 전체 학생 중 1명 정도의 명인이 탄생한다. 이러한 젓가락 급수제를 통해서 올바른 젓가락 사용은 물론 식생활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학교는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는 최선의 길은 독서라는 방침아래 독서교육을 밀도 있게 실시하고 있다. 학생이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중심으로 독서 사실을 확인 받으면 독서 인정증을 줬다. 이러한 독서 대화를 통해서 교장선생님은 학생의 이름을 전부 알게 됐고, 나아가 개인적·가정적 상담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독서인정제의 또다른 의의라고 말했다.
도시 학생들은 학교보다 학원을 통해서 컴퓨터를 먼저 그리고 깊이 알게 되지만, 농어촌에서는 학원이 거리가 멀어 학교를 통해서 전체 학생에게 컴퓨터 사용능력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교육청의 ‘정보화 교육 강화’ 방침에 따라 컴퓨터 교육을 세분화해 밀도 있게 지도하고 있다.
먼저 이를 위해 타자기능 향상, 문서작성과 편집기능 제고, 그리고 통신기능에 초점을 맞춰 단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1학년 타자능력이 평균 200타를 비롯, 전교생이 평균 250타를 친다. 타자능력을 기초로 문서작성부터 편집능력까지 학년을 올라가며 단계적으로 배운다.
더불어 2학년 이상은 모두 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다. 방학 중에도 담임선생님과 사이버 대화를 계속하고 있으며, 5·6학년 학년은 웹상에서 정보검색까지 가능해 개인적 편차가 심한 도시 학생들 보다 고르면서 상위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모든 교육이 소인수 학급,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지역민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어느 지역보다 높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