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12.08.24
Q ; 문화가 산책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수정 여행작가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오세요?
A ; 처서가 지나면서 여름이의 기세가 꺽이는 때입니다.
옛선비들이 지혜롭게 여름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정자에서의 독서라고 하는데요,
이번주는 옛선비들의 지혜를 엿보러 가는 길로
담양 대덕의 연계정을 찾아가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Q ; 선비들의 여름나기를 엿보러 가는 길이라구요?
담양 대덕의 연계정으로 앞장서시지요?
A ; 담양군 대덕면 장산리로 마을 오른편 언덕에 자리한 연계정입니다.
미암 유희춘의 연계정을 오르는 돌계단은 함부로 뛰지 못하도록 뒤뚱뒤뚱 놓여져 있는데요,
돌계단을 오르는 가픔 숨을 돌리고 돌아 앉은 연계정은 너무도 아름다운 늦여름 풍광이 함께 했습니다.
Q ; 연계정에서 바라본 연못이라 생각만 해도 초록이 가득할 것 같은데요?
A ; 미암 유희춘은 유성춘과 형제간이구요,
아들 유경림이 하서 김인후의 사위이기도 하죠,
장성 필암서원의 하서 김인후와는 하서가 성균관시절 성균관관리로 있던 미암이 전라도 고향땅에서 왔다고 각별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전해지는데요,
하서가 고향을 떠나 성균관에 머물면서 병약해 지내기 어려움을 알고 각별히 돌봐주었다고 합니다.
훗날 하서는 유배길에 오른 유희춘의 집안과 사돈을 맺으면서 그의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았죠,
Q ; 미암과 유희춘의 그런 멋진 인연이 두 집안을 잇게 해 주었네요?
A ; 평생에 노둔한데 병마저 따라 붙어
실낱물이 몇번이나 황류에 휩쓸렸노
여러해 재환에도 웅덩이에 묻히잖고
들녘에 봄이 들어 푸른풀, 또 보네그려
하늘가에 괄목하는 벗님의 시를 보니
딱딱한 운자에도 시름 전혀 아니했네,
연원이 믿음직하여하 날로 더욱 넓고 커져
남은 물결 젖어드니 높고 낮음 따로없네,
'미암 유희춘' 이라는 이 시는 신재 최산두에게 사사하며
교류했던 하서 김인후가 미암을 찬사하며 썼다고 합니다.
Q; 싯귀 속에 하서가 미암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구구절절 알수 있는 대목이네요?
A ; 윤선도, 임억령등과 함께
해남5현 중 한사람이었던 미암의 강직함과 기개,
소탈함과 효심을 두루 칭찬한 대목입니다.
효와 실천도덕, 윤리적 인간본성 등을 중요시했던
성리학의 정신이 유유히 지방 유생들에게 스며졌던 연계정,
그리고 올곧음과 강직함을 몸소 실천했던 무언의 가르침이 화석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모현관,
그속에 도도한 강물처럼
거침없이 흐르는
남도인의 정신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우선 연계정의 주인인 미암 유희춘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듯 한데요,
1513년 해남에서 태어나 신재 최산두와 모재 김안국에게서 사사한 미암은 중종때 생원시에 병과를 급제할 만큼 학문이 출중했습니다.
Q; 하서는 1510년 미암은 1513년,
하서보다는 세 살 밑이네요?
A ; 벼슬은 춘추관 기사관과 예문과 검열, 세자시강원 설서를 재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암은 인종을 학문을 좋아하는 왕으로 만들었고,
명종때에는 사간원의 정언 등을 지낸 미암은
왕에게 바른 길을 직언했습니다.
당시 어지러웠던 당쟁에서 의연한 입장을 취하다 곤궁에 처해 함경도 종성에서 19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기도 했죠,
Q ; 19년 동안이나 긴 유배생활을 했네요?
A ; 유배에서 풀려나 선조 초에 성균관 직강과 홍문관 교리 성균관 대사성 등 언관의 길을 걷게 되었죠,
그 뒤 미암은 담양군 창평면 등갈마을에 정자를 짓고
후학을 가르치면서 배움을 행동으로 옮긴
실천주의 적 선비의 길을 걷게 됩니다.
‘미암은 주자학을 주장하고 왕좌의 재주가 있어
조정에 들어가면 왕도로써 진언하고 물러나오면
그 배운 바를 행동으로 옮겨
모두가 넉넉하되 세상이 도와 어긋나므로 숨은 것은 허물이라 할 수 없고 도가 쓰이지 못할 줄을 알게 되니 다만 한탄할뿐이다’라고
연계정 중건추기에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던 미암의 자취를 잘 기록하고 있죠,
Q; 미암의 저서와 업적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미암일기죠?
A ; 선조 즉위 년부터 미암이 죽기 이틀 전인 1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일기입니다.
미암일기는 선물로 참깨를 받고 답례했던 개인의 일상에서부터
당시의 날씨, 조정의 대소사까지도 세세히 기록되었습니다.
임진왜란을 당해 기록이 소실됐을 때 율곡이이의 석담일기와 고봉 기대승의 논사록과 함께 역사사료로 이용됐던 소중한 자료입니다.
현재 일기 10권과
미암의 부인 송덕봉의 시문과
잡록이 실린 부록 1권을 포함해 모두 11권의 책이 모현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Q; 임진왜란때 소실된 역사서 선조원년~11년의 기록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인지 알수 있을 것 같네요,
A ; 모현관은 마을 뒷산 쪽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만들어진 연못 한가운데에 보관돼 있구요,
연계정에서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모현관 뒤편으로는 미암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 있구요,
아주 오래된 이 사당에는 벽화와 미암이 탔다는 가마 등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초생달 모양의 나무판으로 멋을 낸 사당의 출입문과
서까래 아래 정교하게 조각된 받침대 등은
미암이 생전에 추구했던 절제미가 물씬 풍깁니다.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기품이 흘러 넘치는 연계정과 연못, 주변의 아름드리 거목들은
늦여름의 더위에 지치고
이기심에 가득찬 세인들의 가슴을 올곧음으로 씻어주는 듯 합니다.
Q; 담양 대덕의 연계정도 둘러봤으니 이제 주변 먹거리들도 찾아봐야 겠죠?
A ; 가까운 창평쪽에 먹거리가 풍성한데요,
그 중 창평하면 국밥이 유명하구요,
오늘은 손으로 만든 두부집에서 두부요리 소개합니다.
메타세퀘이아 길 가로수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즐기는 두부와 김치,돼지고기 삼합이 좋구요,
버섯과 싱싱한 야채를 곁들여 먹는 두부전골은
개운한 맛과 향이 그대로 입안에서 녹습니다.
Q ; 오늘 담양 대덕의 연계정 소식과
손두부 전골, 삼합까지 잘 들었구요,
다음으로 문화가 소식 들려주시죠?
A ; 한국 고유의 전통음악을 들을 수 있는 상설공연이 마련됐습니다.
사단법인 창작국악단 도드리는
오는 25일 오후 7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0월26일까지
매주 금요일 광주 수완지구 호수공원에서
2012우리가락 야외상설공연을 갖습니다.
신진 음악단체는 물론 전통을 고집하는 전통 국악단체, 타악의 웅장함을 자랑하는 타악 전문 단체,
전통국악에 현대적 재즈까지 망라한
폭넓은 음악을 추구하는 창작 단체 등
다양한 음악그룹이 참여하구요,
총 10차례의 공연을 펼칩니다.
공연에는 광주ㆍ전남지역 소속 총 14개 단체가 참여하구요, 개막 공연만 25일인 토요일에 열리고
나머지 9차례의 공연은 매주 금요일에 열립니다.
식전행사로 ‘우리가락 한 소절 배우기’가 진행되며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관람객을 상대로 매주 추첨을 통해 롯데아울렛 광주 수완점에서 제공하는 경품을 증정합니다.
Q ; 개그맨 전유성 씨가 오는 30일 오후 2시 광주은행 본점 3층 강당에서 열리는 광주MBC 교양강좌강사로 나선다구요?
A ; 이번 강좌에서 전 씨는 남달랐던 개그 인생과 철학을 진솔하게 들려줄 예정입니다.
탤런트 시험에서 네 번이나 낙방하고 방송 출연을 위해 개그의 길을 선택한 사연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남을 웃기지 못해 암울했던 시절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강좌는 어디를 가든 화제를 몰고 다니는
그가 벌이는 유쾌한 사건들과
우여곡절 많은 인생 이야기를 통해
일상과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웃음으로 행복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 미국의 신예 미디어 설치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블레이크의 작품이 전시된다구요?
A ; 오는 31일까지 담양 대담미술관입니다.
담양 대담미술관에서 오픈스튜디오 형식으로 열릴 ‘파라다이스’전은 이국적 문화에 대한 인상, 그리고 세계에 대한 의식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담미술관의 2012년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작가인 블레이크는 디지털 영상 편집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제시하고 기묘한 상황의 사진들을 통해 우리에게 낯선 이방인의 기억을 되짚어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 흰 백사장에 놓인 살얼음 낀 맥주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갖는 낙원에 대한 이상향을 자극하고 있는 작품를 출품했습니다.
또 파라다이스의 관념에 덧씌워진 인위적인 모든 것들을 걷어내는 작업으로 원초적인 상징물인 피라미드를 요동치는 물 위에 투영시킨 작품도 눈에 뜁니다.
Q ; 한국 사진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원로작가 육명심 씨의 초대전이 광주에서 처음으로 열린다구요?
오는 9월 3일까지 롯데갤러리 광주점입니다.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열릴 이번 전시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 미술인,
음악인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흑백사진 50점이 선보입니다.
육 씨는 1960년대 말, 문인의 초상 작업을 시작해 반세기 가까이 진행해 왔고, 그는 사진가로서가 아니라 그들과 같은 예인의 입장에서 정신적인 교류를 통해 예술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인간적인 면모, 갈등과 고뇌,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담아낸 그는 위대한 예술이 우리의 삶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구요,
전시에서는 시인 고은, 구상, 박목월, 서정주, 신경림, 천상병, 김남조를 비롯해 소설가 김동리, 박경리, 박완서, 송기숙, 이외수, 최인훈, 황순원, 수필가 피천득 씨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초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Q ; 오늘도 다양한 문화가 소식들 잘 들었구요,
수고하셨습니다.
담주도 기대할 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