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화요일 "선조들의 손길이 머물렀던 구마모토성" (나가사키 -> 구마모토 -> 아소)
AM 8시 30분 구라바공원
----11시 30분 구마모토행 열차 탑승
---- 2시 16분 구마모토 도착
PM 6시 27분 아소행 열차 탑승
---- 7시 50분 아소 도착
---- 8시 40분 아소 유스호스텔
▲ 어제밤 묵었던 에비수 유스호스텔.. 이 노란색 외관을 잊지 못할꺼에요.
물론 제가 묵었던 다른 유스호스텔에 비해서 질은 좀 떨어지지만.. 역에서 5분거리라는 장점이 있지요..
▲ 6시 저절로 눈이 떠지고 세수를 하고 옷 갈아입고 맞은편에서 묵고 있는 여학생을 깨우러 갔죠.
여전히 자고 있더구만요. "일어나야지.."
6시30분 제방의 일본인 친구도 일어나서 "오야호 고자이마스" 아침인사를 하더군요.
전 짐을 챙기고 너무 배고파서 칼로리 바란스를 꺼내 그녀한테도 한조각을 건넸죠.
칼로리바란스 cookie라고 얘기하면서.. 맛있게 먹더구만요.
맞은편에 다시 가니 여학생은 짐 챙기고 있고 남자학생은 밑에서 샤워한다구.
"언니.. 물 드실래요. 여기는 물도 사먹어야돼요."
"어제 물 좀 달라고 했더니.. 수돗물을 가리키잖아요."
"자기네들은 생수 떠서 냉장고에서 꺼내서 먹으면서 우리보고 수돗물을 먹으라니."
그래.. 너무하네.. 그 아줌마 좀 깍쟁이처럼 생기기는 했더구만..
알고봤더니 울 나라와는 틀리게 일본에서는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괜찮다고 하네요.
냉장고에서 봤다는 그 물도 그냥 수돗물꺼라구.. 괜히 열받았네..
모든 차비를 하고 나오니 7시 20분이더군요.
나오면서 보니 내 룸메이트는 아침식사를 신청했는지 아줌마가 요리를 끝내기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전 이만 간다면서..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죠. 하루밤 같이 잔 것도 인연이라구..
이 학생들은 오늘 더 머무를 예정이라 짐이 간촐했죠. 저만 줄줄이 다 매고 나오구.
남학생이 갑자기 조리에서 운동화로 바꿔신어야겠다고 다시 숙소로 들어가구.
난 여학생과 편의점에 들어가 아침으로 먹을 요량으로 도시락과 오렌지쥬스를 샀죠.
이 커플들은 그냥 우유 한잔씩 먹으면 된다고 우유만 사네요.
▲ 초등학생 가방도 학교도 주나보군요. 근데 일본애들 너무 말랐어요.
가서 뭐라도 먹어주고 싶네요.
▲ 육교 중앙에는 이렇게 전차가 지나가는 길이 있답니다.
울 나라에서는 1960년대에는 전차가 다녔다고 하죠.. 드뎌 나가사키 전차를 타보게 된답니다.
▲ 나가사키역 전경. 육교를 통해 모든 방향을 왔다갔다 할 수 있습니다.
▲ 전차안에서 만난 일본 학생들..
교복이 참 예쁘다. 애네들은 가방도 학교에서 주나보다.. 다 똑같잖아..
두발의 자유화는 예전에 생긴 것 같구..
▲ 피곤해 지친 학생.. 헉! 일본애들도 공부 엄청 많이 시키나보다..
▲ 개원 30주년을 맞아 세운 구라바 공원 입구 조형물
▲ 구라바 정원 나가사키를 대표하는 곳 중 하나로 연간 13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임.
현재 일본 국보로 지정 18세기 메이지 시대 서양식 건물 양식이 그래도 복원되어 있다.
▲ 스코트랜드 출신으로 일본에 귀화한 토마스 글로버 동상과 사진..
글로버 주택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양옥으로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다.
글로버는 일본 최초로 전차와 맥주를 도입하여 일본 열도를 놀라게 했던 인물.. 초대 기린 맥주 사장..
▲ 역사의 샘
▲ 응접실 및 내부 모습..
▲ 글로버 저택 모형.
▲ 간간히 보이는 예쁜 꽃..
▲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온 의상과 소품.
▲ 주인공을 맡았던 오페라 가수 이무라 타마키의 동상..
▲ 미츠비시 조선소 승무원들의 휴식과 숙박장소였던 구 미츠비시 제2도크하우스
▲ 응접실이 참 많네요..
▲ 풍랑을 만난 네델란드 배..
▲ 미츠비시 제2도크하우스에 내려다본 연못..
이렇게 색이 혈란한 잉어를 먹으면 맛이 있을까?
한국 친구들하고는 이 곳에서 헤어지기로 했답니다.
제가 너무 무리하게 일찍 깨워서 데리고 왔는지 둘이서만 다니고 싶어하더군요.
어차피 전 열차 시간이 촉박해 차이나 타운을 갔다가 떠날 사람이지만 이네들은 이 주변 관광지를 더 봐야한다면서 여기서 헤어지는게 낫겠다구.
역시나 혼자서 온 여행객끼리는 같이 다닐 수는 있어도 둘이서 온 여행에 낯선 사람이 끼는게 싫기는 하겠죠.
그래.. 저도 혼자 다니는 스타일이라 다른 사람과 보폭을 맞추는 것에 좀 익숙치 않았거든요.
그래서 서로 기념 사진 한방씩 찍어주고 아쉽게 헤어졌답니다.
▲ 나가사키항과 미츠비시 조선소가 한눈에 들어옴.
▲ 18세기 서양식 주택 모습을 복원해 놓은 미니어쳐 건물
▲ 오우라성당
1864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세워졌으며 가톨릭교에 대한 탄압으로 순교한 26성인을 기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돌계단을 오르면서 올려다보도록 설계되어 있어 건물 모습이 더욱 당당해 보인다.
▲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래스가 하일라이트.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성당으로 국보로 지정..
입장료 300엔인데 성당에 다니시는 분이라면 한번 가볼만 하지만..
밖에서 봐도 충분합니다. 스탠드글라스에 많은 기대를 하고 들어갔는데..
▲ 토토로 인형 전시장..
▲ 토토로에 나오는 날으는 고양이 버스..
▲ 튤립 키티, 라벤더 키티.. 다들 가발 하나씩 쓰고 있잖아..
기념품 가게 왜 이렇게 디스플레이를 잘 해놓으면거야..
나란히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누가 있어야 찍어달라고 하지.. 잉잉.. ㅜ.ㅜ
후배중에 매번 방학때마다 일본으로 가는 친구가 있었다..
오로지 나이키 신발과 키티 상품을 사기 위해서 말이다..
키티 수첩, 키티 연필, 키티 필통, 키티 가방.. 그녀는 정말이지.. 키티 매니아였다..
그녀는 아직도 키티용품을 사기 위해 일본으로 갈까?
▲ 아직도 내 눈에 아른거리는 수박먹는 개구리 모형.. 1260엔..
이 모양을 다시 만나기를 학수고대했는데 똑같은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담에 갈때까지 그대로 있어야 하는데.. 엉엉.. 수박개구리야 나 갈때동안 딴데로 가면 절대 안돼!!
▲ 누워 있는 개구리 표정 최고...
▲ 다양한 포즈의 개구리들....
▲ 유리공예의 압권.. 색색의 테이블.. 이런건 식탁으로 쓰면 딱인데..
이걸 사가지고 한국으로 가는것도 일이겠다. 저 테이블을 통채로 들고 오고 싶었다..
▲ 이 테이블보도 탐나는걸.. 이런데서 밥 먹으면 엄청 맛있을꺼야..
▲ 스테인글라스 조명
▲ 전차를 타기위해 구라바공원에서 내려오던중.. 이국적인 풍경에 말문을 잃다.
여긴 완전히 베네치아잖아.. 날은 너무나 더워서 땀이 줄줄..
너무 뜨꺼운 햇빛에 얼릉 공원을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아마! 여기서 저 빨간색 옷자국 그대로 다 탄걸꺼야..
▲ 나가사키에서는 모든 전차가 구간에 상관없이 100엔이다..
이 얼마나 저렴한가? 환승역인 츠키마치역에서는 구라바공원(혹은 나가사키, 평화공원)까지 간다고 얘기하면 환승 티켓을 준다.
잊지말고 잘 챙기자.. 왕복 200엔을 아낄 수 있는 비법이다.
▲ 전차안 사람들 모습..
▲ 신치중화가 거리. 차이나타운 입구의 중화문
구라바공원에서 5번 전차를 타고 3정거장을 가서 츠키마치 전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나온다.
이곳은 낮보다는 밤에 와야 화려한 조명과 빨간색이 한층 더 화려해 보일 것 같았다.
나가사끼하면 짬뽕인데.. 구마모토로 가는 열차시간이 11시 30분..
근데 음식점 오픈 시간이 다들 11시인거다.. 난 10시에 이곳에 도착했는데..
음식점 오픈 시간을 고려하지 않았으니..
음.. 책자에 나온 음식점을 찾아가 짬뽕을 달라고 했지만 거절 당했다..
이걸 먹기 위해서 한국에서 왔다.. 열차표를 보여주며 시간이 없다..
음식점 종업원인지.. 주인인지 나를 데리고 중화가 거리의 음식점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어느 음식점이고 오픈 시간은 11시이다..
나를 보고 어떻게 시간을 이렇게 짜가지고 왔냐구.. 뭐라한다.
휴~ 열차를 놓치더라도 먹고 왔어야 하는건데..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그래도 그 종업원은 나를 위해서 중화가 거리 음식점을 거의 다 들어간 본것 같다..
담에는 꼭 그 음식점에서 짬뽕을 먹어야지.. 주문후 새로 만들기 때문에 30분이 걸린다지만서도..
▲ 훼미리마트에 들려 뭐라도 살까 하다가 물만 사가지고 나왔다.
울나라에도 훼미리마트 많은데 이거 일본꺼였구나..
▲ 서양문물이 가장 먼저 개방된 항구도시인만큼 나가사키역내에 전시된 배 모형.
코인락커가 300엔인데 오늘 아침에 동전을 두개 밖에 안 넣었는데 0 이 되는게 아니겠음..
음.. 돈 벌었다. 일찍 도착한 관계로 전화 좀 해보겠다고 전화기 앞에서 땀만 흘리고 조용히 포기..
시간이 좀 남아서 역 앞 벤치에 앉아 책 좀 보구.. 일어날려고 하니 어떤 아저씨 분이 책 떨어졌다고 가져가라구..
헉! 역시나 친절한 일본인..
나가사키.. 너무나 짧게 스케쥴을 잡아서 짬뽕도 못 먹어보구. 3대 야경이라는 나가사키 야경도 못 봤으니..
담에 또 와야겠다 다짐하면서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한다..
하카다로 가는 카모베.. 쿠션이 얼마나 푹신하던지.. 자리는 어찌나 넓직한지..
뒷편으로 죄다 외국인인데.. 엄청 시끄럽군요.
짬뽕도 못 먹었겠다. 아침에 산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웠죠.. 냡냡쩝쩝!!
▲ 나가사키에서 토스에서 갈아타서 구마모토로..
요게! 바로 지정석 티켓... 지정석은 금연석이라서 넘 좋아요..
▲ 나가사키에서 구마모토로 가는중 담은 풍경
▲ 전차 2호선과 3호선이 구마모토성까지 간다. 요금은 편도 150엔..
구마모토 전차에는 예쁜 그림들이 그려져 있으니 이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레게파마를 한 아주머니.. 머리를 산발을 해서 나타났는데 저는 처음에 걸인인줄 알았어요.
▲ 덥다.. 더워.. 햇볕은 내려쬐고 이 근처인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앙!! 난 왜 이렇게 더울때 와서 고생하는걸까?
자전거 타고 가는 여자분을 보니 팔목까지 오는 장갑을 끼고 가는군요.
음.. 이렇게 안하면 옷 자국 그대로 타니깐.. 야외 나올때는 필수품이겠군요.
▲ 구마모토 성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성의 하나로 꼽히는 명승지.
무장 가토 기요마사는 임진왜란 후 패전 경험을 바탕으로 해 1601년부터 7년간 이 성을 쌓았다.
조선 축성 기술자가 이 성을 지었다고 하니.. 음.. 우리 선조의 기술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곽의 둘레는 총 9km에 이르며, 성 내에는 50여개의 성루가 남아 있다.
비상시를 대비해 식량 대용으로 은행나무를 많이 심었고, 곳곳에 우물을 파놓았다.
▲ 울 나라의 처마선을 닮은 담벼락..
앞에서 볼때는 직각인데 네 귀퉁이 부분은 날카로울 정도로 휘어져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 직각이 더 심해짐..
적이 쉽게 올라오겠거니 했다가 점점 올라오다가 그냥 미끄러지겠죠?
▲ 성의 주요 단면도..
한층 한층 올라갈때마다 옛 유물들과 비디오 시설물을 만나볼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그늘에다가 에어컨 빵빵!! 휴~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한참을 앉아 구마모토 소개 비디오를 봤다.
한국인 단체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가는것이 아닌가? 그 틈에 끼어 나도 덤으로 설명 좀 듣구..
우리나라 팜플렛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 사람들 진짜 많이 오기는 하다보다.
▲ 전쟁 당시 사용된 갑옷과 투구 등을 볼 수 있다.
▲ 지붕 위 부분에는 이렇게 물고기 조각이 올라가있다.
울 나라에는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용 조각을 쓰는것처럼..
▲ 천수각에 올라가 구마모토 시내를 내려다 본 모습..
주변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 구마모토 성 내에는 복원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담에 올때는 못 보던 성이 완공되어 있겠죠.
다시 저 땡볕을 나가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얼릉 전차를 타고 구마모토 역으로 와 짐을 챙겨 화장실로 달려갔다.
음.. 이 빨간색 옷이 글쎄.. 하얗게 땀자국 그대로 하얀 테두리가 생겨있더군요.
일본의 살인적인 더위가 느껴지시나요?
구마모토성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들려볼만한 곳으로
제 생각으로는 그냥 지나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왜냐하면 천수각에 한번 올라갔다 오는 것 밖에는 다른 구경꺼리가 없기 때문이죠.
▲ 모스버거랍니다. 일본에 와서 모스버거는 꼭 먹어보라는 얘기를 들어서..
음.. 근데 세트 메뉴가 없잖아.. 햄버거 따로 콜라와 감자튀김은 세트로 시켰어요.
어째든 무사히 주문을 마치고 햄버거를 갖다주네요.
근데 이거 무슨 맛이냐? 햄버거 종류를 잘못 택한듯..
먹다보니 콜라가 부족한거에요. 그래서 전 빈컵을 들고 리필을 외쳤죠.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은 제 말을 못 알아 듣더군요. 엥!! 뭐야.. 애네들 리필 안해주나?
결국은 옆에 있는 여자알바생이 얼음을 채워서 수돗물을 주더군요.
뭐야!! 물은 공짜라는거야.. 어떻해요. 그 나라에 왔으면 그 나라 법을 따라야 하는법..
조용히 찌그러져 먹었죠. 다 먹고 쟁반을 갖다 줬더니 너무 고마워하는거에요.
음.. 다른 사람들을 보니 다들 그냥 두고 가잖아. 울 나라는 모든 자기가 다 알아서 치워야하는데.
일본은 음식을 갖다주고 그냥 놔두고 가면 알아서 치우잖아..
▲ 구마모토에서 아소까지 가는 길은 정말 환상적이였답니다.
울창한 숲속을 달려간다고 해야할까요? 세모난 모양의 침엽수가 어찌나 빽빽히 들어차 있는지..
앗!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가는거 아니야? 하면서..
아소산으로 가는길은 바로 산을 올라가는 길이기때문에 중간에 스위치백을 하게된답니다.
열차가 뒤로 갔더가 그 탄력으로 산을 오르는거죠.
울 나라의 동해안 열차중에서도 이런 똑같은 행동을 하는 구간이 있다고 들었는데.
▲ 아소에 도착하니 깜깜한 밤이더군요. 흑흑.. 어떻게 숙소를 찾아갈지가 또 고민이네요.
그래도 내일이면 초원의 말들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아소역은 정말 작은역이더군요. 시골의 간이역정도라고 해야할까요?
유스호스텔까지는 걸어서 20분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소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이렇게 깜깜한데 거기를 어떻게 찾아가나? 역사로 나와 벤치에 앉아있는 여학생에게 물어보니
쭉 올라가라구.. 그 대로변이 나오구.. 여기서 어떻게 가야하는지?
안되겠다 싶어 맞은편 주유소로 달려갔죠. 당근 주유원 아저씨는 길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
아저씨는 주유중이니깐 잠시만 기다리라면서.. 아소 유스호스텔은 왼편으로 코너를 돌아 쭉 올라가면 된다구.
2km정도 되니깐 30분정도 걸어야 한다구.. 역시나 정확한 km 거리까지..
난 오른편으로 갈려고 했는데 엄한데서 시간낭비 할 뻔했네..
날이 어두워 상점도 거의 문 닫고 도통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거리도 한산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구.
마침 차안에서 물건을 꺼내는 아저씨께 아소 유스호스텔을 물어보니 계속 쭉 올라가면 된다구. straight..
15분정도.. darkness.. 어두우니 조심해서 가라구.. 헉! 내가 생각해도 단어 하나로 추리력은 뛰어나다니깐..
이젠 언덕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무섭기는 하다.. 때맞침 내 앞에 여학생이 강아지를 데리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가서 유스호스텔을 물었더니 자기를 따라오면 된다구.
집에 가는 중인데. 자신의 집은 저기라면서 이곳에서 유스호스텔은 5분만 더 올라가면 된다구.
혼자 여행중이냐며? yes, only trip.. traveing.. 얼마기간동안 여행하냐구? seven day..
이후로도 그녀는 영어로 얘기하던데.. 아무튼 일본인치고는 영어를 잘하더구만요.
그녀와 헤어지고 암흑속을 걸어가는데 바로 오른편에 공동묘지가 보이더군요.
헉! 비석이 떼거지로 몰려있고 나무들은 쭉쭉 뻗어있어 공포심을 더 자극하구..
어머나.. 진정하자.. 좀만 더 가면 된다구.. 그렇게 주문을 되새기며 가다보니 유스호스텔 팻말이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드뎌.. 왔다. 귀신이라도 나올 것만 같았는데.. 좀만 일찍 서둘러 열차를 탈껄..
꺼이꺼이.. 어찌나 팻말이 반갑던지.. 슬리퍼로 갈아신고 이곳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운영하고 계시더군요.
요야쿠 데스.. 김상미데스.. 할머니 왈 김상하면서 숙박용지를 적으라고 하더군요.
돈을 지불하고 시트를 받아들고 2층으로 올라갔죠. 2층 사무실에 웬 남자애가 앉아있더라구요.
전 여기서 일하는 사람인가 싶었는데 나중엔 이 친구와의 애피소드가 이어진답니다. ^^
지정된 방으로 들어가니 한쪽 침대에 배낭이 있는게 아니겠어요.
음.. 책을 보니 영어잖아. 외국인인가보다.
짐을 내려놓고 샤워용품을 챙겨 bathroom으로 갔죠.
그리고선 문을 열었더니 웬 외국인 여자가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헉! 그녀의 알몸을 정면에서 그대로 본거죠.. 이런 실수가 있나?
이런이런.. 나와 한 방 쓰는 친구 같은데.. 미안해서 어쩌지??
속으로는 남자였으면 더 좋았을텐테.. 홍홍..
그녀가 오자 난 sorry~~ 미안하다고 계속 얘기했어요.
그녀는 괜찮다구.. 앗! 맘도 참 넓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샤워장으로 달려갔죠.
와! 작지만 온천이 있는거에요. 목욕탕처럼 탈의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고..
여기 너무 좋다.. 하지만 전 **중이라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물만 끼얹어야 했답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을 끝내고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답니다. Where are you from?
체코.. 체코슬로바키아.. 음.. 체코인인데 영어 잘한다..
I'm from korea. My name is kimsangmi. You are?
다니엘라.. 27살.. 나보다 어리잖아..
자신은 교토에서 오는 길이라구.. 그래.. 난 구마모토에서 왔어.
You are only trip? 자신의 남자친구는 아랫층에서 묵고 있다구..
응.. 그래.. 낼 하이킹하러 아소산을 올라갈 계획이구.
그래.. 난 내일 아소산 분화구를 보고 벳부로 갈꺼야..
이후 그녀와 몇마디 더 주고 받다가 목이 말라 페트병을 들고 주방으로 갔다.
주방을 기웃거리는데 아까 본 그 남학생이 뭐가 필요하냐구 묻는다.
페트병을 가리키며 water.. 이 학생이 날 데리고 화장실로 가는게 아니겠음..
그리고서는 수도물을 틀어주면서 여기서 받으라구.. 엉엉.. 울 나라는 수도물 그대로 못 먹는데..
여기는 그냥 먹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애라! 모르겠다. 이 물 먹고 죽지는 않겠지..
근데 뜨거운 물을 주면 어쩌자는것이여.. No, hot water, please cool water..
이 녀석 물병을 만져보더니.. 수도꼭지을 반대편으로 틀어주는게 아닌가?
이젠 됐지??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냐??
그러면서 자신은 일본인이구.. 23살이라구..
그래.. 난 한국에서 왔구.. 29살이야.. 너보다 많지?? 그니깐 누나라고 불러.. 물론 속으로..
혼자왔냐? 얼마나 있을거냐? 일본은 첨이냐? 직업은 뭐냐?
서울에서 왔다니깐.. 아는척하기는.. 뭘로 왔냐? 부산서 배타고 왔다..
직업을 묻길래 순간 생각나는게 copywriter였다..
Oh! writer!! 너 그럼 여행작가냐?? 이건 또 뭔 말이여??
No.. only true trip.. Summer vacation.. advertising copywriter..
근데 내 직업이 언제부터 카피라이터였지??
더 이상 둘다 영어 소통에 문제가 있는 관계로 이만 대화를 끝내기로 했다..
근데 가다가 왜 발을 헛디텨 넘어지고 하는거이여? 쪽팔리게시리..
그리고선 이 친구 날 데리고 2층 옥상으로 데리고 가는게 아니겠음..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게 아니겠음.. 오!! 별이 진짜 무진장 많다..
Oh! beautiful... very very many star..
음..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고도 지극히 단순한 표현밖에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ㅜ.ㅜ
꺼이꺼이.. 이 학생 담배를 꺼내들더니 멋지게 피는게 아니겠음.. 어린것이 담배를 피다니..
순간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흐르는 것 같아.. 그리고 마땅히 영어로 대화할 자신이 없어서..
thank. see you later..난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얘기 좀 해볼껄.. 담에 보기는 뭘 봐.. 거기서 끝이지..
그래도 그 학생 날 위해서 밤 하늘 구경도 시켜줬는데.. 아쉽다..
방으로 돌아와 내일 코스 연구 좀 하구.. 경비 계산 좀 하구..
그렇게 아소산 중턱에 자리잡은 아소 유스호스텔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내일은 아침 일어나 아소산까지 걸어올라가야지.. 다짐하면서..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