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적인 사람은 하루에 12,000보(步)까지 걷는다고 한다. 달리면 체중의 약 3배 무게의 부하가 가해지며, 1km당 약 950걸음을 내디디는데 68kg의 체중을 지닌 달림이가 마라톤 거리를 4시간에 걸쳐 달린다면 5천톤 이상의 충격을 흡수하게 된다.
또 흙길보다 아스팔트가 20배 더 딱딱하고, 콘크리트는 50배나 더 딱딱한 사실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여러분의 안전은 거의 전적으로 러닝화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족부전문의이자 Running & FitNews지(誌)의 편집위원인 폴 랭어(Paul Langer, D.P.M.) 박사는 지역의 러닝화 용품점에서 수년에 걸쳐 직접 달림이에게 올바른 신발을 골라주면서 쌓았던 생각과 경험을 정리했다.
러닝화 개관(Shoe overview)
러닝화의 다양한 변수로 인해 대략적으로 분류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주요 3가지 카테고리로 묶어보면 쿠션화(cushioned), 안정화(stability) 그리고 제어화(motion control)화로 분류할 수 있다. 자신에 맞는 제대로 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은 마치 암호로 가득한 신발광고를 해독하여 신발의 기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유연성이 좋은 재질로 만들어진 쿠션화는 안정을 위한 장치가 없어 가볍고, 부상의 전력(前歷)이 없는, 실력있는 달림이에게 적합하다. 쿠션화는 몸무게가 있는 등치 큰 주자나 과내전의 주자 그리고 무릎부상이 있는 주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광고에서 이 브랜드, 저 브랜드가 더 쿠션이 좋고 그래서 뛰어난 러닝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쿠션의 종합적인 가치가 의문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드러운 신발이 안정성이 떨어지고 달리기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쉽게 마모되기도 한다.
"내 경험으로는 75~80%의 달림이들은 안정화 부류에 속한다"고 랭어 박사는 말한다. "대부분 쿠션화가 착지의 충격이나 부상을 줄여준다는 것을 증명해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안정화의 특징은 하지(下肢) 정열을 향상시키고 부상의 위험을 줄여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혔다.
안정화는 중간적인 분류에 속하며 쿠션화과 안정화의 바람직한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약간의 과내전과 바깥쪽으로 외전하는 사람은 이 신발이 적합하다. 게다가 안정화는 쿠션화보다 (수명이) 160km정도 더 오래 착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신발은 평발인 달림이에게는 충분한 안정성을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세번째 분류는 중간창이 2중밀도(dual-density)의 발포체로 만들어져 가장 무겁기도 한 제어화(motion control)이다. 모션컨트롤화는 안쪽 안정성을 최대한으로 제공하므로 몸무게가 있는 주자에게 적합하다. 랭어 박사는 그점에 있어 모션컨틀롤화가 독보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제어화는 달리기보다는 걷기에 가장 적합한 신발이라고 보고 있다. 그의 경험상 80kg이상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과 평발을 가진 과내전의 주자는 모션컨트롤화가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신발 구매하기(shoe shopping)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신발을 확보하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신발 용품점에서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가능한 한 발이 부어 약간 커지는 저녁무렵에 구매하도록 한다. 경험이 많은 점원을 찾아 지금까지 착용했던 신발을 보여주도록 하라. 보조 안창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도 함께 지참토록 한다. 점원이 발이나 걸음을 잘 분석할 수 있는 달리기 전문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올바른 신발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필요와 목표의 충분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랭어 박사는 용품점 점원이 자신이 착용해 보았더니 좋았다고 추천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 자신의 신발이 아닌 용품점 점원의 신발을 신게 되기때문이다.
러닝화는 뒤꿈치가 편안하고 발등을 가로지르는 끈,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샌들과 같이 잘 맞아야 한다. 달리는 거리가 멀 수록 신발의 길이는 더 커야 한다. 마라토너의 경우 앞쪽의 엄지손가락 너비만큼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양쪽 신발을 모두 착용해서 잘 맞는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같은 공장이라도 왼쪽, 오른쪽 신발이 다른 라인에서 제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신발회사는 끊임없이 신발 이름이나 모델번호를 바꾸기 때문에 랭어 박사는 내방환자에게 구체적인 신발의 특징을 기억해둘 것을 조언한다. 예를 들어 "아늑한 중간부위에 중간 포스트가 긴" 등의 그 신발 특징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 로열티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특정 브랜드의 "자신에 맞는 특징"을 미리 정해놓는 것도 위험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신발 볼 너비도 다양하게 출시하는 등 형태에도 변화를 주기때문이다.
랭어 박사는 또 마케팅 차원의 문제로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러닝화 광고에서 달릴 때 파워를 보강해준다는 과대광고를 지적한다. 얇고 밀도가 높은 중간창이 러닝화의 필요한 기능을 가장 잘 구현시켜준다. 즉, 걸음을 안정시켜주고, 충분한 감각적인 피드백을 주어 충격흡수를 위한 행동이 자연즉으로 발생토록하고, 내재성근육(intrinsic muscle)을 강화시켜주는 기능 등이다. 광고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지해준다(supportive)"는 용어는 거의 무의미한 마케팅용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장거리주자들의 신발무게에 대한 집착은 그다지 근거가 없다. 가벼운 신발이 충격을 잘 전달하므로 덜 안정적이다. 더 무겁고 충격에 잘 버티는 신발의 에너지 희생(비용)은 신발무게 1온스(28g)당 0.342%로 완전히 무시할 정도는 아니지만 큰 의미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보조깔창
마지막으로 보조깔창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쿠션이 좋을 수록 부상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추론케 한다. 중간창의 안정성을 위한 장치는 발뒤꿈치의 안쪽 방향의 위치를 변경시켜주는데 이는 발 전체가 지나치게 내전하지 않도록 조정해준다.
쿠션화를 착용하고 있다면 보조깔창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랭어 박사는 이를 마치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보조깔창은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줄여주는데 쿠션화는 이를 조장하는 면이 있다. 달림이들은 스스로를 진단하려 해서는 안된다. 달리는 자세를 분석하는 것은 과내전을 결정하는 유일하면서도 제대로된 방법이다.
글쓴이 : 폴 랭어(Paul Langer, DPM)
랭어 박사는 달리기에 심취하여 족부의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그는 현재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에서 '미네소타 정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으며, 미네소타대학의 조교수로도 근무중이다. 전국적으로 러닝화 및 비만자 운동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트윈시티 마라톤의 의료진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달리기 부상과 러닝화에 대해 광범위하게 강연을 가져오고 있다. 지금까지 약 16회의 마라톤을 완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