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최시원 지음(엠마오)-pp174-176에
있는 글을 옮긴 것입니다.
* 성가대 선곡에 있어서 참고가 될 수 있기에 소개합니다. 여기에 소개하는
최시원 교수의 글 '교회력과 색깔'과 함께 다음에 소개되는 '교회력의 유래와
가치'를 참고하면 선곡의 아이디어를 많이 얻게 될 것입니다.
초대 교회에서는 교회의 계절과 색깔을 연관지은 것을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제들의 제복도 없이 회중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예배를 집전하였다.
동방 교회에서는 아직도 교회력과 색깔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
그러던 것이 로마 황제 콘스탄틴이 예루살렘의 주교인 마카리우스(Macarius,
331과 335년 사이에 사망)에게 세례를 줄 때 입으라고 '금실로 장식한 성의(聖衣)'를
주었다. 그 후 여러 기록을 보면 4세기 말에 이르러 많은 신부들이 성만찬을
집례할 때 빛나는 흰옷을 입었다는 기록이 있다.
9세기의 불란서 교회에 관한 연구를 보면 신부들의 제복에는 다양한 색깔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어떤 규칙이 있어서 특정한 색깔을 사용해
온 것은 아니었다.
요즘 개신 교회의 목사가 까운 위에 걸치는 스톨의 색깔이 절기에 따라 변하는
것은 천주 교회에서 온 전통이다. 천주교는 교황 이노센트 3세(Pope Innocent
III :1189년 교황 취임)가 교황이 되기 전에 쓴 책,(De sacro altaris mysterio,
Book I, chapter 65)에 의하여 교회에서 사용해야 하는 색깔을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흰 색/
흰색은 순결의 상징으로 세족 목요일과 '모든 성자들의 축일'(All Saints`
Day)을 포함해서 모든 주님의 축일에 사용되었다.
빨강색/
이 색은 성령 강림 주일에 사용되었는데 이는 하늘로부터 제자들에게 내려온
혀와 같은 불꽃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피 흘린 고통과 죽음도 상징한다. 그러므로
사도들과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축일에는 빨강색을 사용한다.
검정색/
검정색은 죽은 사람을 기념할 때, 금식하고 회개하는 날에 사용된다. 검정색은
슬픔을 상징한다.
보라색/
이 색은 검정색을 완화시킨 색깔이다. 대강절, 사순절에 사용되어 준비와
견신의 기간을 상징한다.
초록색/
초록색은 다른 색깔이 사용되지 않을 때 사용하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 이는
흰색과 빨강색과 검정색을 절충한 색깔로서 교회가 계속 성장함을 의미한다.
교황 이노센트가 말한 색깔의 상징은 성경, 특별히 솔로몬의 노래에서 거론된
꽃들과 색깔에 대한 우화적 해석에 근거한 것이다. 현대에 와서 보라색은 참회와
견신을 의미하여 사순절과 대강절에 사용되고, 초록색은 성장과 발전을 의미하여
특별한 교회력에 해당되지 않는 모든 주일(그리스도의왕국을 확장, 발전, 부흥시키는
기간이라고 해서 왕국절-Kingdomtide-이라고도 한다)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