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25(토)
오늘은 정상 까지 가 보리라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어제 조금 남겨 두었으니 20여분 더 가면 되리라 생각하고 산을 올랐다. 10시에 나서서 계곡 곳곳에 얼어있는 고드름도 외면하고
바로 오르자니 벌레를 찾아 나무를 쪼고 있는 새 소리가 들렸다. 한참을 더 오르자니
정상 2200미터라고 씌어있는 표지에서 왼쪽으로꺾어져 주욱 올라가는 가파른 비탈길에
서울에서 왔다는 두 부부가 오르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같이 올라 형제우물 약수를 마시고
오른쪽으로 잡아도는 길을 택해서 직선거리 200여미터를 30여분 걸어서 올랐다.
그건 지금과는 아주 다른비경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북쪽 능선 너머에서는 찬바람이 옷섶을 헤치고 무한히 겸손하게 만들며,저 멀리로 보이는 들판과 마을들...그리고 계속 오르는
바위 절벽과 밧줄과 쇠계단...
정상은 950미터인데 아까형제우물에서 100미터 차이가 정말 하늘과 땅 사이 천지현격이었다.
어렵사리 정상에 올라 사진 몇 커트 찍고 바나나와 귤 하나씩 까먹고 다시 왼쪽으로 돌아내려오니 또 다른 비경이 숨어있었다. 뛰어서 내려오니 1시20분.
공양 마치고 시내에 가서 사우나 하고 등산 때 입을 옷가지와 운동화 그리고 화장실 청소용
염산 2통을 사 가지고 올라오다가 보광사,상원사 들러서 들어왔다.
이 회장이 궁금해 하는 불교의 여러가지에 대해서 담화를 나누다가 신도가 와서
나갔다.
솔직,담백하고 고집이 많은 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