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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다이빙 포인트 스크랩 PALAU
마린보이(김봉기) 추천 0 조회 58 08.06.22 20:2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

우리나라 다이버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 열대바다는 주로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의 시파단섬 일대인데 세계지도를 놓고 태평양을 들여다보면 이 두 지역이 남태평양 서부 가장자리의 한 권역임을 알 수 있다.

 

근간에는 광을 중심점으로 해서 이동해야 하는 마이크로네시아 다이빙이 많이 홍보 되고 있는데 마이크로네시아는 위에서 말한 필리핀十말레이시아 권역에서 우측으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긴 해역의 섬나라들을 의미 하며 이 길고 긴 마이크로네시아 띠의 좌측 처음에 있는 섬이 팔라우(Palau) 이다.

 

독자들은 마이크로네시아(Micronesia)란 말과 함께 멜라네시아(Melanesia)와 폴리네시아(Polynesia)란 말도 들어보았을 텐데 남태평양은 이들 3개의 ~nesia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멜라네시아는 마이크로네시아의 아래쪽에서 뉴기니아 위를 타면서 마이크로네시아와 거의 평행을 긋는 해역의 섬들이다. 어드미럴티섬, 솔로몬제도, 산타쿠르즈, 바누아투, 피지를 잇는다.

 

폴리네시아는 하와이에서 남쪽으로 종축을 이루는 해역의 섬나라들이다. 또한 알아 둘 것은 마이크로네시아의 나라들 중 코스레(Kosrae), 폰페이(Pohnpei), 투룩(Truk), 얍(Yap) 이들 네 나라는 마이크로네시아 연방국가(Federated States)를 형성해서 단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3개의 ~네시아 지역은 역사 문화적으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네시아로 여행을 갈 때는 상식적으로 ~네시아에 관한 구분을 머리에 넣고 있는 것이 편리하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곳은 팔라우인데 팔라우를 말하기 위해서 먼저 넓은 범위로 3개의 ~네시아를 말했고 그 다음에 마이크로네시아를 더 설명한 다음에 그 소속 섬인 팔라우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마이크로네시아는 로타(Rota), 사이판(Saipan), 팔라우, 얍(Yap), 괌(Guam), 트룩(Truk), 폰페이(Pohnpei), 코스레( Kosrae) , 마샬군도( Marshall Islands), 등을 포함하면서 일부변경선 (International Dateline) 직전까지 범위를 차지한다. 모두 2,100개의 섬이 있다.

 

마이크로네시아는 비교적 늦게 세계적인 다이빙 관광지로 소문나게 되었는데 이는 아마도 미국이나 유럽의 다이버들이 이곳에 오는 교통편이 불편했기 때문일 것이다. 팔라우에 찾아오는 다이버를 예로 들면 일본 다이버들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미국인 다이버가 많으며 그 다음으로 대만인과 유럽 다이버들이 많이 찾아 온다. 남태평양의 섬들이 ~네시아의 권역으로 구분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이다. 마이크로네시아는 1900년대 초에 독일 점령하에 있다가 제1차 세계대전에 패하면서 일본으로 넘어갔으며 제2차 대전이 끝나자 U.N에서 미국에게 신탁통치를 위임했다.

 

마이크로네시아의 여러 섬 국가들은 고유 언어와 관습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영어로 교육을 받아 어떤 섬에서든 영어가 통하며 달러가 공식 화폐이다.

 

팔라우

팔라우는 팔라우 라군(lagoon) 위에 솟아난 섬들로 형성되어 있으며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다이버의 천국이다. 괌에서 남서방향으로 800마일, 필리핀 남부로부터 600마일 거리에 있으며 남북 95마일 길이로 발달한 팔라우 라군은 폭이 가장 넓은 곳이 18마일 이다. 3종류의 해류가 팔라우를 지나가고 있으며 2,000종 이상의 어종과 700종 이상의 산호가 풍부하게 보존되어 있다. (팔라우 지도참조) 

 

팔라우의 지도를 놓고 보면 팔라우 라군의 왼쪽은 필리핀 해에 속하고 우측은 태평양에 속한다. 섬은 300개 이상으로 대부분 무인도이며 그 무리는 위로부터 카얀겔(Kayangel), 바탤투압(Babelthuap), 락아일랜드( Rock Islands ), 펠레리유(Peleliu), 안가우르(Angaur) 이렇게 크게 5개권으로 나뉘어지며 다이버들이 많이 가는 다이빙 포인트들이 수도 코로르와 가까운 락아일랜드 쪽에 몰려 있다. 락아일랜드는 그러니까 팔라우 지도의 가운데 부분의 수많은 섬들을 포옹하는 지역으로 락아일랜드의 돌섬만 해도 328개이다.

 

팔라우의 거대한 라군은 대보초(Barrier Reef)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대보초가 대해의 큰 파도와 폭풍을 막아서 라군 안쪽을 조용하게 유지해 준다. 대보초의 바깥 경계면은 수심이 300미터 이상 떨어지는 직벽이다.

 

공항

팔라우 공항은 바벨투압 섬에 있는데 팔라우 라군의 정확히 중심점이다. 여객기가 낮에 도착하는 경우에는 조종사가 비행기를 곧바로 착륙 시키지 아니하고 낮게 몰면서 락아일랜드의 아름다운 모습을 승객이 감상할 수 있도록 회전비행을 한다. 공항에서 남쪽으로 다리를 건너 15분 드라이브하면 수도가 있는 코로르 섬에 도착한다.

 

코로르(Koror)

코로르섬은 바벨투압 섬의 20분의 1밖에 안되는 작은 섬이지만 코로르시는 수도로서 공공기관, 호텔, 식당, 쇼핑센터, 항구 등이 집중되어 있다. (보통 코롤 이라고 발음함)

 

숙박업소

팔라우에는 각종 레벨에 맞게 숙박업소의 구색이 갖추어져 있다. 최고급 호텔은 PPR(Palau Pacific Resort)이며 그 다음으로 팔라우 마리나(Palau Marina), 선라이즈빌라(Sunrise Villa)가 있다. 더 값이 싼 숙박업소에는 웨스트 플라자 호텔(West Plaza Hotel), 웨스트 플라자 호텔 다운타운(West Plaza Hotel Downtown), DW모델 등이 있다. 그 외에 라군의 남쪽에 있는 카프아일랜드 리조트(Carp Island Resort)를 들 수 있는데 이는 다이브 롯지(Lodge)로서 일본인들 위주로 손님이 온다.

 

팔라우의 다이빙 포인트

이 칼럼의 뒤에 보면 필자의 팔라우 다이빙 답사기가 실려 있는데 팔라우는 단 몇 번의 다이빙으로는 그 모퉁이만 슬쩍 본 것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다이빙 해역이 방대하다. 체험기는 독자들이 실황을 느껴보게 하기 위해서 쓴 것이며 지금 쓰고자 하는 것은 팔라우의 전반적 인 다이빙 요약인데 이는 너댓 가지의 외국 잡지와 문헌 그리고 팔라우에서 구해 온 각종 브로셔들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리고 팔라우 지도는 정확을 기하기 위해서 내쇼날지오그라픽사가 발행한 아틀라스 어브 더 월드(Atlas of The World)를 참고해서 본사가 직접 제작했다. 팔라우의 평균 기온은 30도이며 수온은 26~28도이다.

 

초보자에게 적당치 않은 다이빙 포인트가 많다

팔라우의 다이빙 포인트들은 가끔 시야가 너무 맑아서 다이버들의 수심 감각에 착오를 일으키며 조류가 강한 곳이 많을 뿐 아니라 조류가 일정하지 않고 괴팍하여 강사의 보호가 있다 해도 초보자들이 다이빙해서는 안되는 곳이 많다. 팔라우에서야 말로 자신의 실력을 과대 평가해서는 안되며 항상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고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안내서들은 충고하고 있다.

 

1. 블루코너(Blue Comer)

게메리스(Ngemelis) 섬의 좌측 위 14미터 수심 속에서 시작된 평지가 상당한 거리까지 바다 쪽으로 발전했다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지는 절벽형 지대. 팔라우 다이빙의 상징적 포인트. 크고 작은 고기는 물론 상어, 거북, 구루퍼, 바라쿠다 떼, 나폴레옹 레스, 곰치, 바다뱀, 대형 가오리 등을 반드시 구경할 수 있으며 아프리카의 자연적인 사파리 동물공원 같은 곳.

 

조류가 강하고 하향조류, 상향조류가 불규칙하게 흘러 다이버를 당황하게 한다. 여기의 상어들은 5~6월이 발정기임으로 이 시기에는 상어를 만만히 보지않는 게 좋다. 최대수심은 40m. 

 

2. 블루홀(Blue Hole) 

블루코너와 이웃해 있다. 암초 평지(수심 3m)에 뚫린 구멍. 4개의 수직 통로가 있고 밑에서(26m) 외해 절벽 쪽으로 통로가 연결되어 있다. 굴 벽에 블랙코랄. 하부는 모래. 레오파드 상어와 화이트팁 상어가 누워있다. 조류가 있을 때는 밑에서 블루코너로 표류해 갈 수 있다.

 

3. 뉴드롭어프(New Dropoff)

게멜리스섬 서쪽 벽. 입수 위치에 따라 5m 또는 10rn 수심에서 절벽을 만난다. 조류 강하고 상향, 하향 조류가 불규칙. 상어, 바라쿠다 떼, 기타 많은 고기. 고래상어가 나타난 일도 있다. 수심이 깊으므로 수심계에 신경 써야 함.

 

4. 빅드롭어프(Big Dropoff 또는

    Ngemelis Wall)

팔라우에서 가장 대표적인 절벽 다이빙 포인트. 저맨채널 남쪽 끝에 있으며 1m의 얕은 수심에서 300m까지 떨어지는 절벽. 조류 강하지 않음. 부채산호, 스폰지, 옐로테일, 작은 암초고기들 풍부, 세계적 랭킹에 드는 수중절벽 경치.

 

5. 터틀코브(Turtle Cove)

펠레리유섬 북단. 게멜리스 채널 건너편. 휴식할 수 있는 포구로서 비치가 있고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쉬다가 또 하나의 블루홀과 절벽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입구가 아주 얕은 물에 있는 이 블루흘은 21m 수심에서 외부 절벽과 연결된다. 거기서부터 밑으로 27m 수심까지 경사지다가 60m로 급강하 한다.

 

6. 스위트립스 드롭어프(Sweetlips Dropoff)

빅드롭어프의 건너편. 3m~40m 수심. 스위트립스 고기떼가 회유. 암초고기 풍부. 산호풍부. 인기도는 B급. 제2차 잠수 포인트로 애용됨.

 

7. 저맨채널(German Channel)

게멜리스 섬에서 북쪽 락아일랜드 방향으로 난 인공 수로. 3~12m 수심. 모래밭. 조경을 해놓은 것 같은 경치. 산호, 담셀 고기(자리), 오징어, 트리거피쉬, 가든일, 가오리(1.8m 크기) 등이 있다. 저맨채널의 게멜리스 쪽 어귀에 있는 만타 포인트는 만타 클리닝 스테이션이라 한다. (답사기 쪽 설명 참조)

 

8. 펠레리유 팁(Peleiu Tip)

펠레리유 섬 남단. 대해에 면해 있는 드라마틱한 절벽. 이곳에서도 역시 팔라우답구나! 하는 감상을 느낀다. 300m로 떨어지는 절벽. 산호, 해양동물 풍부. 상어 많고 거북, 바다뱀, 대형 구루퍼, 범프헤드, 패롯트피쉬의 떼가 있다.

 

상향 조류나 하향조류가 다이버를 순식간에 10미터나 위로 또는 아래로 날아가게 할 수 있는 지역, 수면의 조류도 강하다. 반드시 수면용 시그널 장비를 준비해서 보트가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불안요소가 있지만 필리핀 해와 태평양의 두 해류가 만나는 곳이라 생물상이 드라마틱 하며 세계적 이다.

 

9. 안가우르(Angaur)

펠레리유 섬과 안가우르 사이에 놓인 오픈 오션은 사나운 편이어서 다이빙 보트들이 잘 횡단하려 하지 않는다(경비행기 항로 있음). 안가우르에는 터틀 리이프(Turtle Reef), 산타마리아 월(Santa Maria Wall), 안가우르 드롭 (Angaur Drop), 3포인트가 있으며 산타마리아 월이 알려진 포인트. 물이 매우 투명하며 30m 절벽. 이 섬은 심해저의 해봉 첨단이며 주변에 섬을 보호하는 환초가 발달하지 않아 바다가 거칠다. 대해 회유성 어종이 나타날 때가 많다. 어드밴쳐를 좋아하는 다이버의 포인트.

 

10. 시아즈 터널(Siaes Tunnel)

울롱 채널의 서쪽 외해 대보초의 한 포인트. 절벽 난간의 5m 수심에서 입수하여 하강하면 18m 수심권에서 터널 입구가 형성되기 시작하다가 27m 수심에 이르면 터널의 입에 도착한다. 잠수해야 할 평균 수심이 30m~40m에 이르기 때문에 안전의 한계수심이 턱에 걸린다. 터널은 수중전지 없이도 통과할 수 있으나 구석을 잘 보려면 휴대하는 것이 좋다. 굴 안에 상어가 잠자고 있으며 대형 구루퍼, 잭고기 떼가 있고 부채산호들이 크게 발달해 있다. 대심도 잠수라 대책을 생각하고 다이빙해야 한다.

 

11. 울롱 채널(Ulong Channel 또는 게루메카올, Ngerumekaol)

울롱섬 옆에 있다. 울롱섬의 육상 경치는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최고의 드리프트 다이빙 포인트. 6m~24m 범위 수심. 2차 잠수, 나이트 다이빙에 유리함. 산호, 상어, 거북, 구루퍼 등 다수.

 

12. 게렘렌기 패스(Ngeremlengui Pas)

블루코너나 펠레리유 팁에 버금가지는 못하지만 한번 드리프트 다이빙에 수많은 수중경험을 하는 매력있는 패스(pass:수로) 포인트이다. 팔라우의 가장 큰 섬인 바벨투압 서쪽에 있으며 두개의 큰 강이 바다로 흐르는 강 하구와 가깝다. 따라서 영양염이 풍부한데 따른 해저의 특이함이 발달해 있다. 조류가 항상 매우 빠르며 수중 계곡의 경사가 급하다. 드리프트 다이빙에 익숙한 보트 선장이라야 한다. 여기의 그레이샤크는 블루코너의 상어들 보다 텃새가 심하므로 가깝게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듀공(Dugong: 해우)이 살고 있기도 하다.

 

13. 카얀겔 아톨(Kayangel Atoll)

바벨투압 북쪽. 코로르에서 너무 멀어서 다이버들이 잘 가지 않는다.

 

14. 노던렉(Northern Wreck)

가루안겔 환초(Ngaruangel Atoll)에 빠져있는 2차 대전의 일본 군함, 수심은 0.6m~10m. 너무 멀어서 다이버가 잘 다이빙하지 않는 포인트.

 

15. 숏드롭어프(Short Dropoff)

코로르에서 거리가 가까워서 숏(short) 이란 이름이 붙었다. 산호 풍부. 3~40m 수심. 팔라우에 도착해서 첫 다이빙에 애용되는 포인트 각종 색깔의 스폰지와 풍부한 산호.

 

대개 암초의 내해 쪽 벽에서 다이빙을 하는데 이 코랄가든은 8m 까지 경사지다가 직벽이 된다. 안전한 물이라 장시간 재미를 볼 수 있다. 수심도 다이버 마음대로 정해서 할 수 있다. 광각사진, 마크로 사진 모두 재미 볼 수 있는 물속이다.

 

16. 팀스 리이프(Tim's Reef) 또는 제로 슬로프(Zero Slope)

여기에서 다이빙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다이빙과 스노클링 모두가 좋은 곳이다. 숏드롭어프로 가다가 중간에 있다. 2m~20m 수심. 드리프트 다이빙. 일본 전투기가 빠져 있다. 제로(ZERO)는 일본 전투기 명이다.

 

17. 원더 채널(Wonder Channel)

락 아일랜드 중심부에 있다. 6m~21m 수심. 드리프트 다이빙. 락 아일랜드 내부이기 때문에 수중시야가 좋지 않다. 그러나 시야가 10m 이상이며 좋으면 20m 까지 나온다. 수중경치와 생물상이 풍부해서 인기가 있다.

 

18. 젤리피쉬 레이크(Jellyfish Lake)

필자의 팔라우 답사기에 설명되어 있음.

 

19. 소프트코랄 아치(Soft Coral Arch)

락아일랜드 중앙부에 있는데 연산호가 발달하여 수채화 같은 그림이 있다. 스쿠바 다이빙을 하면 연산호가 파괴되기 쉽기 때문에 스노클링만 권장하며 다이빙은 권하지 않는다.

 

20. 코랄가든(Coral Garden)

게루크타벨섬. 5~18m 수심. 수심이 만만하여 3차 잠수에 좋음. 필자의 답사기 란에 설명.

 

21. 샹들리에 케이브(Chandlier Cave)

필자의 팔라우 답사기 란에 설명.

 

22. MMDC(Micronesia Mariculture Demonstration Cent)

MMDC는 자이언트 클램(트리다크나 조개 )의 양식 연구소로 유명하다. MMDC의 독크의 물속에 들어가 보면 거대한 트리다크나 조개를 많이 볼 수 있다.

 

23. 게데부스 월(Ngedebus Wall)

45도 각도의 경사. 열대어 풍부. 큰 오징어가 잘 나타나는 포인트.

 

24. 만타 클리닝 스테이션(Manta Cleaning Station)

저맨채널의 남쪽 어귀. 만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면 성공하는 포인트. 수심17~18n 필자의 팔라우 답사기에 설명.

 

25. 샤크시티(Shark City)

조류 강하고 예측불허의 상향, 하향 흐름. 대보초 외측 바다이기 때문에 대형 회유성 어족이 나타나며 그레이리이프 상어가 다이버에게 가깝게 온다. 절벽 다이빙이다.

 

26. 시아즈 코너(Siaes Corner)

이곳도 팔라우 대보초의 외해이다. 대해 회유성 어족이 나타나며 킬러웨일, 돗새치도 보인다. 조류가 강하지 않을 때 다이빙한다면 블루코너에 버금가는 수중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27. 가라아드 채널(Ngaraad Channel)

만타가 나타나는 물은 대개 시야가 맑지않으나 여기는 물이 맑으면서 만타가 나타난다.

 

28. 라이트하우스 채널(Lighthouse Channel)

파도가 높아서 보트들이 멀리 못 가는 날에도 멋진 다이빙이 가능한 포인트. 이 채널은 말라칼 항구나 코로르 선착장의 배들이 지나다니는 두 통로 중 하나이다. 평균수심 24m 채널 양측면은 경사졌으며 얕은 수심은 3m. 경사면과 바닥에 해양생물, 산호 풍부. 특히 클로즈업 사진이나 마크로 사진에 적격인 컬러플한 생물이 많다. 듀공(Dugong)이 오후에 나타난다. 가끔 만타와 상어도 나타남.

 

29. 클램시티(Clam City)

바우루스(Baulus) 섬. 비치에서 180m 거리에 30마리 이상의 자이언트 클램이 살고 있다. 수심은 6m~9m 크기가 360kg 짜리가 있다. 이곳 산호 틈에는 라이온 피쉬가 많다.

 

난팍선 포인트(Wl, W2, W3, W4, W5)

팔라우에는 수많은 난파선들이 빠져 있으며 비행기도 있다. 2차 대전 때 미군의 폭격을 맞고 한꺼번에 주저 앉은 일본군의 군함들이다. 난파선들의 수심이 깊지는 않음으로 구경해 볼만 하다. 난파선 다이빙은 해당 선박의 역사를 알고 해야 흥미가 진진한 것인데 아직 우리의 다이빙은 거기에 까지 진급되어 있지 않다.

 

팔라우 답사기

필자의 이번 팔라우와 괌 여행은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 항공이 지원하고 서울의 권순호(옥토퍼스 대표)씨 가 추진한 팸 투어 (FAM TOUR: FAMILIARIZATION TOUR; 항공사나 여행사가 관광지를 PR시키기 위해 여행전문가나 언론인을 무료 또는 염가로 초대하는 여행)였다.

 

권순호 대표는 국내에서 단 몇 사람 안되는 해외 다이빙 투어 전문 안내 강사 중 한 사람으로서 그 동안 팔라우 상품을 많이 판매해 왔던 경력이 있는데 앞으로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 항공사가 권순호 대표를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하게 지원해 준다는 약속이 있자 시장을 넓혀보기 위해 필자 외에 9명을 초청, 총 11명의 팸투어를 조직했던 것이다. (11명중 10명 이 강사)

 

지금부터 설명하는 여행기는 정규 여행에서 가이드가 고객을 리드해 나가는 과정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이 여행은 전문업계의 팸투어이며 참가한 사람들이 거의 모두 강사들인 데다 해외투어를 리드해 본 유경험자들이며 짧은 시간 안에 여러가지를 보기위해 강행군식의 일정표를 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참가한 전문가들은 실제로 고객을 리드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합리적이고 안전할 것인지를 검토해 나갔다.

 

우리가 떠난 날과 시간은 5월 24일 밤 9시 5분(콘티 넨탈 마이크로네시아 항공 926편)이었다. 체크인 카운터는 공항 신청사 맨 우측에 있는데 저녁 7시가 되자 전원이 모였다.

 

서울에서 팔라우로 가는 항로는 괌을 경유(transit)하게 되어 있다. 서울에서 괌까지는 여러개의 항공사가 비행편을 운행하고 있지만 괌에서 팔라우나 기타 다른 마이크로네시아 섬으로 가는 노선은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 항공사가 독점하고 있으므로 서울에서부터 콘티넨탈을 이용해야 요금이 유리하다.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의 926편 비행기는 매일 같은 시각에 서울을 떠난다. 4시간 반 정도 걸려서 괌에 도착하는데 저녁 9시 5분에 떠나 밤 1시 25분에 괌에 도착하지만 괌이 우리나라 시간보다 1시간 빨라서 2시 25분이 된다.

 

문제는 괌에서 팔라우로 떠나는 비행기가 현지 시간으로 새벽 5시 50분(863편)에 있다는 것이다. 3시간 정도의 대기시간을 공항 대합실에서 버티어야 한다. 5시 50분에 떠난 863편은 팔라우에 약 2시간 후인 06:50에 도착되므로(팔라우의 표준시간은 한국과 같다) 도착하는 날 하루 종일의 다이빙이 시간상으로 가능하다는 유리한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서울을 떠난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 926편 속에서 나는 한국인 스튜어디스에게 우리의 콘티넨탈 팸투어를 설명하고 콘티넨탈 항공의 친절을 표현할 수 있는 사진촬영을 요청했다. 외국여행 중에 항공기 내에서 스튜어디스의 서브 장면을 촬영할 때 외국인 스튜어디스들은 거의 모두 웃으면서 포즈를 잡아주지만 한국 국적의 항공기 내에서 한국인 스튜어디스에게 이런 부탁이 번번히 통하지 않았던 과거의 경험을 말하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더니 스튜어디스는 자기 이름이 배현옥이라고 적어주기까지 하면서 책임자에게 허락까지 받아오기에 나는 마음 놓고 연출까지 해가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예쁘게 찍어주세요!" 라면서 그녀는 내가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포즈를 취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괌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였다. 순 코리언 스튜어디스와 아메리카나이즈드 코리언의 차이인가?

 

이렇게 이런 저런 일로 해서 괌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괌에 도착해서도 어떤 일행은 공항 대합실의 긴 나무 의자에 드러누워 잠을 청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잠을 자지 않고 왔다 갔다 했다. 괌에서 팔라우까지의 코스는 비행시간도 짧은 데다가 중간에 스낵이 지급됨으로 또한 잠이 들기에는 부적당하다.

 

팔라우에 도착하여 수도인 코로르(Koror)의 초특급 리조트 호텔인 PPR(Palau Pacific Resort; 모든 사람들이 P.P.R 이라고 부른다)에 여 장을 풀고 조식을 먹자마자 즉시 리조트 영내에 있는 독크에서 다이빙을 위찬 출항이 시작되었다. 거의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한 사람들이 오전부터 다이빙에 들어간 것이다.

 

다이빙을 끝내고 오후에 PPR로 돌아왔을 때 모든 강사들은 첫날 다이빙에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도착 즉시 휴식내지 수면시간을 가진 다음에 오후에 한 탱크 정도의 가벼운 잠수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아마 탱크 숫자를 채우려는 가이드나 다이버는 수면 부족증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회수 다이빙을 하려고 할 것이다.

 

첫날에 있었던 일

팔라우의 다이빙은 하루 2회가 정상이며 그 이상은 옵션이다. 그러나 이번 팸투어는 하루 3회 다이빙이 약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첫날의 실제 다이빙은 2회 밖에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팔라우 공항에서 짐을 찾아보니 나의 대형 플라스틱 가방(스쿠바 장비와 배터리 및 필름이 든 것)이 온데 간데 없어서 분실신고를 하느라 공항에서 많은 시간이 지체되었기 때문이 다

 

나의 가방은 그날 저녁 마지막 비행기로도 오지 않았고 그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도 오지 않았다. 이런 일이 여행중에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것이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나 자신이 당하고 만 것이다.

 

( ※ 가방은 팔라우를 떠날 때까지 오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괌 공항의 콘티넨탈 마이크로 네시아 항공사 사무실에 들어가 팔라우 공항에서 신고한 서류와 짐표를 제출하고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직원은 나를 데리고 유실물 보관소로 갔는데 거기에 나의 가방이 다른 유실물들과 함께 처량하게 놓여 있었다. 원인은 가방의 짐표(tag)가 떨어져나갔기 때문에 트랜싯 과정에서 어디로 가는 짐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 일행들은 콘티넨탈 항공사의 짐표가 잘 떨어져 나가게 생겼다고 이구동성으로 예언했었는데 그 말이 적중했던 것이다. 여하튼 짐을 찾아서 다행이었고 괌에서의 하루 다이빙은 나 자신의 장비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

 

카메라가 든 가방은 잃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랜트 장비로 스쿠바 다이빙을 한다는 것은 예감상으로 좋지 않았다.

 

몇 달씩 책상에 앉아 운동 부족증인데다 나이도 많은 사람이 젊은 활동성 강사들과 함께 고난도의 다이빙을 하다 보면 공기가 반 코스에서 바닥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장비도 익숙하지 못한 렌트 장비이며 열심히 수중촬영까지 하면서 성질도 모르는 생소한 바다에서 젊은이 들을 쫓아다닌다는 것은 나이 먹은 다이버가 선택할 길은 아니었다.

 

나는 스킨 다이빙으로 수중촬영을 하기로 마음먹고 스킨셋트만 스플래시(Splash: PPR호텔에 딸려 있는 다이브 숍 이름)에서 빌렸다. 잠수신발은 덧버선 타입 밖에 없었고 오리발은 낡은 것은 고사하고 블레이드의 신축성이 거의 없어서 골절이 부러진 발목처럼 맥을 추지 못했다.

 

필름도 다 잃었으므로 리조트에 딸린 '포토 팔라우'에 들어가 프로비아(Provia) 필름을 주문했다. 웬걸! 한 개에 14달러 란다! 한국 가격의 꼭 2배인 셈이다. 아무리 적게 찍어도 육상촬영까지 30통 이상은 쓸 텐데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보트는 호델 경내에 있는 독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11명이 타기에는 비좁은 크기였다. 원래 스플래시 숍의 큰 배를 타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배가 고장나서 다른 다이브숍의 배가 온 것이란다. 그러나 일행들이 모두 강사급들이라 배를 사용하는 요령들이 좋아서 불편하지 는 않았다.

 

선장과 가이드 한 명이 함께 했다. 가이드는 미국인 치고는 체구가 퍽 작은 키드(Keith Santillano)란 이름의 젊은이였는데 PADI 마스터 스쿠바 다이버 트레이너였다. 팔라우 다이빙 어드벤쳐스(Palau Diving Advenures : Tel(680)488-1063, Fax(680)408-3548)라는 다이브숍을 개업한 지 얼마되지 않았으나 팔라우에서 6년 동안 다이브 가이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체류기간 중 그를 겪어보니 안내 실력도 우수했고 사람이 착했다.

 

팔라우 바다의 정경

나는 팔라우로 떠나기 전에 팔라우의 보트 드라이브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었다. 워낙 쾌속으로 달리기 때문에 파도 위에서 요동이 심하므로 척추를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선 여러 세트의 육상 카메라와 수중카메라 장비가 더 걱정 이었다.

 

얘기를 들은 데로 보트는 30노트의 속도로 달렸다. 그러나 재수가 좋은지 바다 수면이 매우 조용해서 40노트로 달려도 상관이 없을 정도였다.

 

팔라우는 섬과 산호초가 아주 넓은 범위로 산재해 있어서 다이빙 포인트를 이동할 때 마다 그 쾌속으로 45분~l시간 달려가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수면이 조용해서인지 그 1시간 정도의 보트 드라이브는 지루하기는 커녕 팔라우의 자연을 감상하는데 오히려 절호의 중간 시간들을 제공했다.

 

팔라우의 물과 섬들을 만약 수석을 좋아하는 시인이 본다면 아마 어안이 없어 벙벙해질 것이다. 항공기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나 수면에서 보았을 때나 그 섬들은 모두 수석 애호가들이 이상형으로 그리는 천하의 명석들이다. 그것도 형상석이나 괴석형이 아니라 모두 산수경 석형들이다. 이것들이 열대 빛깔의 조용한 수면에 떠 있으니 수반에 받쳐놓은 산수경석 바로 그것들이었다.

 

시인은 수석을 놓고 상상의 날개로 수석 속의 자연으로 빠져든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가 들리며 푸른 녹음도 눈에 보이는 것이 수석이 가진 마취효과 이다.

 

그런데 팔라우에는 수석 이론에서 최고의 이상형으로 치는 자연의 조형미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것도 부지기수라는 데 놀라움이 있다. 팔라우를 일컬어 신이 주신 선물이라 격찬하는 말에 실감, 또 실감이 갔다.

 

여기 저기에 보이는 작은 다이빙 보트들과 큰 리브어보드(Live-aboard) 보트들의 하얀 색깔들은 해면과 하늘의 밝은 시아노(Cyano) 칼러 배경에 무리없는 점들을 찍어놓고 있었으며 이 정경 속에서 물로 뛰어들거나 수면에 머리를 내놓고 있는 다이버들의 모습이야 말로 특혜 받은 인간들과 마스터피스 자연의 앙상블 이었다.

 

첫날의 잠수

블루흘과 블루코너

첫번 째 잠수 포인트로 배가 도착한 곳은 블루흘(Blue Hole) 이었다. 블루흘은 블루코너와 이웃 해 있다고 하는데 이 두 포인트는 팔라우 다이 빙 의 간판이다.

 

리더인 권순호씨는 블루홀로 들어가서 블루코너까지 행진해 갈 것이라고 모두에게 선언했다. 정상적으로는 한번 다이빙에 한 포인트만 잠수해야 하는데 한번 다이빙에 두 군데를 다 돌아보자는 계획이었다. 팔라우 다이빙 안내서에 보니 이런 코스가 최근에 유행되고 있기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권순호씨가 1회 잠수로 두 포인트 계획을 세운 것은 짧은 일정에 많은 포인트를 보여 주어야 하는 팸투어의 성격과 참가자들이 모두 강사들이라는 전제에서 내린 결단이다.

 

나는 첫날 스킨다이빙이나 하기로 했던 결정을 이 순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보나마다 그 코스는 나로 하여금 중간에 공기를 떨어뜨리게 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10명의 한국 베테랑 다이버들이 투명한 물속에서 블루흘 속으로 모습을 감추자 나는 니코노스 V를 들고 그 수면 위를 헤엄쳐갔다. 블루코너 쪽으로 스킨해 가다보면 일행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다이빙 보트는 계속 나를 따라왔다. 독점 용선한 셈이니 특혜 스킨다이빙 이었다.

 

블루흘 부근의 물속을 내려다보니 내가 적응과정 없이 스킨다이빙으로 하강 하기에는 벅찬 수심이었다. 절벽 근처의 투명도는 열대바다 평균치 정도였고 산호도 없는 민둥한 절벽마루 위에서 한 떼의 앵무고기가 바닥을 파먹으며 군무하고 있었다. 자맥질로 내려가 셔터를 누르기는 했으나 마음에 드는 구도가 잡히기 전에 상승해야 했다.

 

자맥질이 좀 나아지고 있을 때 보트의 원주민 선장이 스쿠바 다이버들이 나올 때가 됐다며 배에 올라오란다. 스쿠바 다이버들은 두 패로 나뉘어 나타났는데 먼저 나타난 다이버들과 훨씬 나중에 나타난 사람들과의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일부만 블루코너를 성공적으로 답사했다는 증거였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팀의 반은 공기가 모자라서 중간에 상승한 것이고 끝까지 버틴 다이버들이 마지막 순간에 블루코너의 진짜 광경을 보고 올라왔다.

 

블루흘과 블루코너를 완전히 본 한 스쿠바 다이버는 보트에 오르자마자 "이래서, 블루코너, 블루코너 라는구만!" 하고 감탄하는 말을 뱉었다. 그는 바라쿠다 떼, 상어 떼를 근접해 보았으며 그 광경은 정말 환상적 이라고 말했다.

 

안내서에 보면 블루코너는 조류가 강해서 초보자 다이빙이 금지된 곳인데 이날은 조류가 약했던 것 같다. 이 이후 여러 군데 다이빙을 해보았지만 시야는 블루코너가 최고라는 결론들이 나왔다 (※ 필자가 블루코너 다이빙을 하지 않아 실감있는 답사기를 쓰지 못해 유감이다).

 

코랄가든(필리핀해 쪽에 있는 것)

블루코너의 다이빙이 끝나고 어느 섬 모퉁이에서 보트에 앉아 도시락을 먹고있을 때 수면에는 사람의 밥 찌꺼기를 먹으려는 열대어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바로 근처에 일본인들이 탄 보트가 와서 서더니 손 인사를 한다. 그들도 점심을 먹을 모양이었다.

 

블루코너 다이빙은 깊은 수심 잠수였으므로 두번째 다이빙은 좀 얕은 데를 선택하겠다고 권순호씨가 말했다. 권순호씨가 가이드 키드에게 코랄가든으로 가자고 말하자 키드는 팔라우에는 코랄가든이 너무 많음으로 어느 코랄가든을 의미하느냐고 묻는다. 둘이 의견을 나누더니 권순호 씨가 지목한 포인트로 결정되었다(※ 팔라우의 각종 안내서에 보면 이 포인트는 콜랄가든이 아니고 다른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 같다).

 

수심 18m 지역. 바닥이 훤히 보인다. 스킨으로 헤엄쳐 가면서 훤한 바닥 저 멀리서 행군하는 다이버들을 와이드 엥글 렌즈에 열심히 담았다. 이런 스쿠바 다이빙이나 해야 할 멋진 바다에 와서 혼자 스노클링을 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카메라맨에겐 어떤 포지션에 처해도 바쁜 일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투명한 바다 밑에 보이는 다이빙 광경을 수면에서 촬영한다는 것은 좀처럼 잡기 어려운 기회인 것이다. 탱크를 메었다면 카메라맨도 반드시 하강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강하지 못하는 불구의 조건에 처하자 오히려 색다른 촬영 주제들이 마구 나에게 달려왔다. 가이드를 포함해 11명의 다이버가 내뿜는 공기 버블들이 갖가지 모양과 크기로 떠오르다가 태양빛에 무수한 다이아몬드로 폭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 기포들이 태양에 반사되어 빛나는 모습이 필름에 표현될 수 있을까? 그 숙제를 풀기 위해 나는 분주히 버블들을 쫓아 다녔다(※ 서울에 와서 현상해 보니 마음에 드는 공기방울 사진을 얻지는 못했지만 다음 기회에는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시행착오의 소득은 얻었다).

 

이 코랄가든은 위에서 보아도 그 기초가 겹겹인 코랄의 밀림이었다. 다이빙 후반에 들어서자 18m 수심에서 권순호 강사가 나를 향해 떠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일까? 권 강사는 그의 옥토퍼스를 나에게 내밀며 하강하자고 했다. 그 때 나는 장시간의 스노클링으로 몸의 적응성이 잡혔다고 믿고 있었으므로 권순호씨의 제의는 매우 적중한 시간의 초대였다.

 

바닥에 내려가자 권순호씨는 산호밭에 포위되어 있는 한 큰 자이언트 클램(트리다크나; 지난호 기사 참조) 앞으로 나를 안내했다. 내가 카메라 뷰파인더를 들여다보고 구도를 잡자 조개를 구경하던 일행들이 자리를 비킨다.

 

그게 아니오! 다이버가 화면에 들어와야 조개가 얼마나 큰지 나타나니까 끼어 들어서 포즈를 취하시오! 나의 신호에 즉각 두세명의 다이버가 빠른 동작으로 카메라 앞에 나타났다.

 

번쩍! 번쩍! 너댓 캇트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 예감이 좋았다. 사진이 잘 나을 것이구먼‥‥‥!

 

나는 권순호씨의 옥토퍼스를 빨면서 산호덤불 위를 계속 헤메고 다녔다. 그러나 수면에서 버블 촬영에 많은 필름을 소모하여 또 다른 멋진 장면들을 촬영할 수가 없었다.

 

내 다이빙 인생에 참으로 이상한 더부살이 다이빙도 다 해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젤리피쉬 레이크(Jellyfish Lake)

이 날 세번째 코스는 스쿠바 다이빙 코스는 아니었지만 스쿠바 다이빙 보다 오히려 더 힘드는 코스였다. 산 속에 해수의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에는 수천 수백만? 마리의 해파리 떼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젤리피쉬 레이크(Jellyfish Lake: 해파리 호수).

 

숲이 우거진 한 섬의 바위 벽에 배가 닿자 다이버들은 통나무 다리를 걸어서 육지로 올랐다. 길이 사실상 없는 가파른 언덕을 10여분 올라갔다가 다시 그만큼을 내려가니 밀림에 둘러싸인 호수가 나타났다. 산 비탈은 모두 뽀족 뽀족한 바위 바닥이라 창이 얇은 잠수신발을 신고서는 걷기가 힘들었다.

 

문헌에 보니 이 호수는 담수와 해수가 섞인 물이었다. 먼저 구경을 끝내고 헉헉대며 하산하는 외국인들에게 볼만하냐고 물었더니 "고생할 가치는 있다"고 대답했다. 뭔가 좀 신통치 않은 대답이었다.

 

물은 녹조류가 많아서인지 시야가 흐릿했으며 일부러 혀를 내밀어 물맛을 보았더니 해수처럼 짜지는 않았다. 여기서는 스킨 다이빙으로 해파리 떼를 구경하게 되어 있었다.

 

물 속에는 평균 크기가 주먹만한 해파리들이 엄청난 군집 덩어리로 떠 있었는데 수심이 얼마나 깊은지는 알 수 없었으나(문헌에는 약 10m정도) 해파리들은 햇빛이 밝은 수면 쪽에 몰려있었다.

 

나와 권순호씨는 5m 거리에서 마주보고 떠있다가 동시에 해파리 떼 속으로 자맥질했다. 해파리 떼의 커텐 앞에서 숨을 참고 있노라면 권순호씨의 얼굴이 해파리 떼를 밀치고 나타났다. 이 순간 번쩍! 선터를 눌렀다. 이러기를 여러 번 했는데 물 색깔이 사진 잘 나오기는 영 틀린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문헌에 보면 이 해파리들은 이곳 환경에 천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쏘는 무기(자세포)가 퇴화하여 없다고 한다. 권순호씨도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자맥질할 때 해파리가 얼굴에 닿아 도 개의치 않고 모델을 서주었다. 나 자신도 해파리의 자세포를 걱정하지 않고 그들의 덤불 같은 떼 속으로 열댓번 이상은 잠영했다.

 

그런데 웬 일인가? 권순호씨의 오른쪽 뺨에 4cm 길이의 자세포 상처가 두 줄이 나 있었다! 분명히 여러가지 문헌에, 또 현지의 가이드들도 이 해파리들은 쏘지 않는다고 했다. 권순호씨는 아마 학계가 알면 놀랄 돌연변이에게 당했는가?

 

해파리 호수는 누구나 한번은 거쳐가는 관광 코스였으며 한 번 본 사람은 그 힘만 드는 코스를 가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산중의 해수 호수와 특이한 해파리의 생존은 세계에서 이 곳 한 곳 밖에 사례가 없다는 사실은 잊지 말고 꼭 보아 두어야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내쇼널지오그라픽지도 이 해파리 호수를 특집으로 취급한 일이 있다.

 

여기의 해파리는 학명으로 두 종류가 있다. 이곳의 해파리들은 해조류와 공생해서 영양분을 취한다. 즉 해조류는 태양광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해파리는 해조류에서 에너지를 받는다. 따라서 포식하기 위한 공격무기(자세포)가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다.

 

(※ 오후에 호텔에 돌아와 샤워를 하다 보니 오른쪽 발목 뒤의 아킬레스건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 듯 제법 크게 패여 있었다. 하루 종일 스킨다이빙 하는 도중에 오리발 스트랩의 중앙부에 돌출되어 있는 손잡이 꼬리가 맨살의 아킬레스건을 계속 톱질했던 것이다. 장수 신발이 열대용의 짧은 신발이어서 뒷굼치만 보호되고 그 위의 아킬레스건은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왼쪽 발의 아킬레스건도 까져 있었으나 그 쪽은 상처가 경미했다. 결론은 억시 내 장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둘째 날 다이빙

여행 일정에 팔라우 다이빙은 이틀밖에 못하게 되어 있었고 3일째 되는 날은 관광을 하다가 오후 비행기로 괌에 가게 되어 있었다. 괌에 도착한 다음 날 하루를 괌에서 다이빙하고 다시 그 다음 아침 비행기로 서울에 오게 되어 있었다.

 

괌에서 보낼 시간을 팔라우에서 다이빙하는데 보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지만 팸투어는 재미만 보라는 투어가 아니라 답사하고 관광상품을 연구해 보라는 업무 성격의 여행임으로 어쩔 수가 없었다.  

그 아까운 이틀의 팔라우 다이빙 스케줄에서 50%의 하루를 스킨다이빙과 잠간의 옥토퍼스 다이빙으로 소비했으니 후회스럽기 짝이 없었다. 하루의 스킨다이빙은 나의 컨디션과 물에의 적응감각을 완전히 회복시켜 주었으므로 둘째 날에는 적극적으로 스쿠바 다이빙을 하기 로 했다.

 

정우섭 강사가 뭐니뭐니 해도 블루코너가 최고인 듯하니 거기서 다이빙을 한번 더하자고 제의했다. 나는 당연히 그의 제의가 받아들여지기를 바랬으나 다수결에 의해서 정우섭의 제의는 묵살되고 말았다.

 

만타 클리닝 스테이션(Manta Cleaning Station)

결국 첫 다이빙은 만타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하기로 했다. 만타 클리닝 스테이션은 저맨채널의 남쪽 입구에 있다. 채널의 입구 쪽 17미터 수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그 밑의 깊은 수심 속으로부터 반드시 만타가오리가 나타난다고 해서 다이버들이 즐겨 다이빙하는 곳이다.

 

저맨채널(German Channel) 이란 팔라우가 독일 식민지였을 때 독일인들이 섬의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얕은 라군지대를 파내어 항로를 만든 것이다. 이 채널은 길이가 약 400m, 폭이 약 20m 되는 직선이며 간조 때는 항로 가장자리의 바닥이 도로의 가드레일처럼 수면 위로 살짝 나온다. 평균 수심은 3~4 미터 밖에 안된다. 여기도 다이빙 포인트이며 야간다이빙을 많이 한다.

 

만타가 나타나는 위치보다 훨씬 거리가 먼 위쪽에서 암초 슬로프 다이빙을 하면서 내려가다가 잠수 후반에 만타 포인트에서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만타를 꼭 만난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만타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 장소의 모랫바닥에 많이 살고 있는 가든 일(Garden Eel)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초반전에 지나가게 되어 있는 비탈진 산호밭도 그 풍성함이나 시야가 좋았다. 만타 포인트까지 무소득으로 지나갈 것이 아니라 뭔가 해야 했다. 이 곳에서 내가 제대로 사진을 찍어 보자고 마음 먹은 주제는 타이탄 트리거 피쉬였다

 

(※ Titan Triggefish 또는 콧수염 무늬가 있다고 해서 Mustache Triggerfish 라고도 하고 크다고 해서 Giant Triggerfish 라고도 한다. 영어의 Triggerfish는 대개 우리말로 쥐치류를 뜻한다. 타이탄 트리거피쉬의 학명은 Balistides viridescens)

 

내가 모델로 정한 한 트리거피쉬는 바가지 정도의 모래 웅덩이를 파고 그 안에 낳은 알 덩어리를 열심히 지키고 있었다. 카메라맨과 다이버들이 에워싸고 구경하자 트리거피쉬는 매우 사납게 공격 엄포 행위를 나타냈다.

 

알 덩어리는 웅덩이의 모래 색깔과 같이 하얗기 때문에 어미와 알을 함께 찍어도 알이 사진에 잘 나타날 것 같지 않아 더욱 근접해 보려는데 누군가의 비디오카메라가 나를 밀며 끼어 들어와 고기의 모습을 가로막았다. 비디오카메라가 트리거피쉬의 눈을 클로즈업 하려고 너무 가까이 들이대다 보니 어미는 알을 빼앗기는 줄 알고 더 흥분했다. 비디오카메라맨이 촬영을 끝내고 위로 넘어가자 트리거피쉬는 비디오카메라맨을 쫓아가 전기 코드를 물었다.

 

그러자 비디오카메라맨이 발길질로 트리거피쉬를 걷어찼다! 그 바람에 바닥의 먼지가 일어나더니 알 위로 모래가 쏟아져 내렸다. 나는 알 덩어리 30cm 앞에서 계속 포복해 있었는데 트리거피쉬가 나를 물지않고 진짜 범인인 비디오카메라맨을 물려고 쫓아갔다는 것이 신기했다.

 

트리거피쉬는 알 위에 쏟아진 모래를 씻어내려는 듯 입 바람으로 알을 훅훅 불어대고 있었다. 알에 덮인 모래는 그에게 큰 일거리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다가 신경질이 나는지 카메라를 쥐고 있는 나의 오른손 손바닥 모서리를 확 물었다가 놓았다.

 

나는 물렸을 때 손을 꽉 잡아 빼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손을 정지시키고 있었다. 고기가 강하게 문 것이 아닌데 손을 잡아 빼다가 오히려 이빨에 긁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장갑은 작업용 목장갑에 고무 코팅한 것이었다. 역시 그가 문 힘은 강하지는 않았고 확 힘주어 물기 직전에 힘을 풀었다.

 

여하튼 트리거 피쉬는 인간의 위협에 혈압이 오르는 일을 당했겠지만 나는 그것에 물려보는 흥미있는 에피소드를 얻었다. 이렇게 도중에 할 짓을 다하면서 만타 포인트에 이르니 나의 공기는 50kg/㎠ 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수심은 17m였다. 그런데 거기서 언제 나타날 지도 모르는 만타를 기다려야 했다.

 

나는 권순호씨에게 공기가 다 됐으니 먼저 올라가야 된다고 신호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옥토퍼스를 줄데니 걱정말고 참고있다 보면 틀림없이 만타가 나타난다고 완강히 나를 설득했다. 하는 수 없이 대책을 생각해 보았다.

 

나이가 더 젊은 사람이 공기 여유가 많을 것 같아서 정우섭 강사의 잔압계를 보니 100kg/㎠ 이상의 공기가 남아있었다. 양해를 받고 그의 공기를 마시기 시작했다.

 

시야는 어둡고 물은 촬영하기에 탁한 편이었다. 10여명의 다이버들은 무료하게 레귤레이터만 빨면서 어두운 심연으로부터 만타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모두들 수면 쪽을 보았다. 3마리의 이글 레이(Eagle my)가 엔진 없는 전투기 편대처럼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다. 우리의 바로 위지만 너무 높이 떠가는 비행기인지라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정우섭씨의 잔압계가 60kg/㎠로 줄어들었다. 나도 양심이 있지 그의 것만 축 낼 수 없어 다이브 가이드를 불렀다. 그는 호스가 아주 긴 옥토퍼스를 나에게 내밀었다. 그것을 빨면서 옆에 떠있는 작은 고기를 향해 플래시를 터뜨렸다.

 

그 때! 가이드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아-! 만타가 드디어 경사진 모래 언덕을 저공비행하며 우리에게 올라오고 있었다! 잠수시간이 1시간 10분이 지난 뒤였다. 정말 모두들 대단한 시간 동안 공기를 빨면서 버티었다.

 

만타는 횡대로 늘어서 있는 다이버들의 앞을 사열하는 지휘관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거리는 15미리 렌즈로 촬영하기에는 좀 먼 거리였다. 하는 수 없이 이미 내 앞을 지나간 만타를 쫓아갔다. 번쩍! 만타의 정면은 놓쳤지만 엥글에는 확실히 잡혔다. 잽싼 모델이 반대 편에 없는 것이 서운했다.

 

만타는 사열이 끝났다는 표정으로 방향을 틀더니 왔던 길 쪽으로 저공 비행하면서 사라졌다. 모두들 기다렸던 보람이 있었다는 듯이 흐뭇한 표정으로 상승했다. 기다리기를 고집했던 권순호씨가 아마 가장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끝까지 만타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의 입장이 좀 난처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랄가든(태평양 쪽에 있는 것)

중식을 먹으려고 어떤 섬에 상륙했는데 섬 이름이 투독 아일랜드(Two-Dogs Island)란다. 섬이 워낙 많아서 이름을 외우기도 어려운데 무인도에 두마리의 개가 살고 있으니까 부르기 편하게 투독 아일랜드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두 마리의 개는 모두 수컷이었는데 다이빙 보트의 엔진소리를 멀리서 들어도 반갑게 뛰어나와 환영의 소리로 짖어댄다. 식사를 하러 온 다이버들이 주는 음식에 길들여져서 낮 가리지 않고 아무나 반긴다. 주인도 없는 이 개는 사람이 오지 않으면 물고기도 잡아먹고 땅 위에 사는 들쥐나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으며 비가 오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개는 근본적으로 갈증을 느끼고 있는 듯이 콜라건 사이다건 또는 얼음까지도 잘 먹는다. 섬이 자기네 보금자리라 다이버들이 배에 태우고 떠나면 배에서 뛰어내려 다시 섬으로 헤엄쳐 온다고 한다. 개들은 매우 건강하게 보였으며 진짜로 로빈슨크루소와 같이 생활하는 개였다.

 

오후 다이빙은 코랄가든이란 포인트에서 하기로 했다. 팔라우의 왼쪽은 필리핀해 이며 오른쪽은 태평양인데 이 코랄가든은 태평양 쪽에 있는 것으로 각종 팔라우 안내서를 종합해 보면 여기의 이름이 코랄가든(Coral Garden)으로 통일되어 있다.

 

그런데 가이드가 납득하기 어려운 지시사항을 하달했다. 세번 째 다이빙은 샹들리에 동굴(Chandelier Cave) 잠수를 할 것인데 새 탱크를 지급하지 않을 것이니 각자가 알아서 공기를 50kg/㎠ 내지 60kg/㎠ 정도를 남기고 상승하란 것이다. 그 남은 공기로 동굴잠수를 한다는 것이다.

 

아니, 공기가 그 정도면 상승 하라는게 교육지침인데 다시 잠수한다니 이 무슨 소린가? 베테랑 강사들 틈에 낀 것이 계속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코랄가든의 물속으로 머리가 잠기자 표류하기에 적당하게 약한 조류가 흐르고 있었다. 직벽은 아니고 경사가 완만하다가 깊은 수심 쪽에서 급해지는 슬로프였다.

 

이 암초에서 다른 다이버들은 무엇을 보았는지 모르지만 나에겐 생물학의 보고가 여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성한 산호들과 풍부한 암초고기들이 단순히 살고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생태 행위들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청소고기가 큰 고기들의 입이나 아가미 속을 드나들면서 세탁하고 있는 장면을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었다. 금년도의 본지 3/4월호의 쿠르트 암슬러 칼럼 '수중세계의 클리닉-청소고기와 청소새우'에 보면 큰 물고기의 입 속이나 아가미 속을 청소하는 청소놀래기나 새우의 사진들이 정확하게 포착되어 있어 그의 사진을 편집하면서 대단한 사진들이라고 경탄했었는데 여기 암초에서 보니 마음만 먹고 준비해 들어 온다면 그런 사진을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수중세계의 세차장 작업은 다이버들이 나타나면 반드시 작업 중지가 되었는데 다이버들이 이 구체적인 장면을 인지하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가 지나가 버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암초에서도 그랬지만 시즌이 그런 때인지 타이탄 트리거피쉬가 구덩이를 파고 낳은 자기의 알을 열심히 지키고 있는 장면은 흔히 있었다. 18미터 수심 정도에 내려갔더니 모래바닥 조각들이 듬성 듬성 끼어 있고 그 밑으로는 심연인지 어두운 수중 공간밖에 보이지 않았다.

 

탕!탕!탕! 하며 탱크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에 돌아보니 가이드 키드가 상어를 유인하고 있었다. 화이트 팁 상어는 사라지려고 하다가는 탕탕! 소리를 듣고 되돌아왔다가는 다이버들이 많은 탓인지 또 후퇴하곤 했다.

 

가이드 옆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상어와 사람의 조우를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다리고 있는데 저 위 언덕 위에서 권순호씨가 그 쪽으로 와보라고 계속 손짓을 한다. 나는 갈팡질팡하다가 일단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올 생각으로 언덕을 올라 갔다.

 

그 위에 있는 것은 모양은 레인보우 런너(Rainbow runner)와 똑 같으나 색깔 좀 틀린 20cm 크기의 다랑어류 떼였다. 그러나 내가 위로 뜬 것은 실수였다. 그 고기떼는 허공에서 회유하는 무리였고 개체의 크기가 작으며 색상이 어두워 아주 근접해서 촬영하지 않는 한 광각렌즈로는 실감나게 표현할 수 없는 주제 였다.

 

내가 실수라고 말한 것은 주제만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고기들을 쫓다가 언덕 위의 강한 조류에 떠밀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시 해저에 내려 앉았을 때는 가이드가 상어를 유인하고 있는 깊고 안정된 장소로부터 한 불럭 넘어 강한 바람(조류)이 산을 타고 내려오는 경사진 벌판에 있었다. 나는 산호바위를 잡고 전진할 수도 표류할 수도 없었다.

 

권순호씨도 20m 전방에서 산호바위를 잡고 있으면서 조류를 거슬러 언덕 너머로 헤엄쳐 가자고 신호했다. 그러나 나는 응할 수 없었다. 그는 충분히 넘어갈 수 있지만 나는 넘어가서 일행과 합류하는 동시에 공기가 바닥날 것임으로 의미가 없었다. 이 때 줄곧 내 옆에서 나를 신경 써주며 따라다녔던 최종인 강사도 나의 결정만을 기다리며 암초에 매달려 있었다.

 

권순호씨는 수중 메모판에 쓰기를 '염려마세요 공기가 부족하면 제 옥토퍼스를 드리겠습니다!' 했다. 그러나 나는 '그게 아니라 이런 조건에서는 표류다이빙을 하는게 낫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결국 표류하기로 하고 바위에서 손을 놓았는데 그 때 저 멀리서 다른 일행도 표류해 오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이드와 정우섭 강사도 나를 한참 찾아보았다고 했다.

 

샹들리에 케이브(Chandlier Cave)

자, 이제 그 가이드의 이상한 지시에 의해 바닥나기 직전의 공기를 가지고 동굴 다이빙을 할 차례였다. 나의 잔압계는 20kg/㎠의 압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는 당연히 노! 라고 대답해야 했다. 글쎄 무슨 동굴인지는 몰라도 믿어지지 않았다.

 

물론 젊은 강사들은 모두 충분한 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섬의 암벽 가까이 보트가 정박했다. 그 암벽 밑으로 동굴입구가 있었는데 수심은 5~6미터 정도였다.

 

나는 들어가지 않으려고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수면에 떠있는 권순호씨가 자기 탱크를 쓰라고 하면서 세팅된 장비를 수면에 벗어 놓았다. 공기가 얼마나 있느냐고 물었더니 1천이라고 했다. 그것이면 되겠다 싶어 물로 뛰어들어 BC를 멨다. 나는 수중전지도 없고 캄캄한 굴 속에서 무슨 사진 찍을 일이 있겠나 싶어 카메라도 휴대하지 않았다.

 

나는 혹시 미아라도 될까 싶어 가이드를 바짝 붙어 따라갔다. 굴 안으로 들어서자 굴의 바닥은 밑으로 약간 경사가 져서 8~9m 정도의 수심을 만들었고 뻘이 많은 바닥이었다. 그러나 전원이 바닥과는 거리가 멀게 위로 떠서 헤엄쳤으므로 바닥의 먼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 15~20m 정도 평행으로 들어갔을 때 가이드가 조심스럽게 캄캄한 윗 쪽을 향해 올라가면서 전지를 비추었다. 굵은 종유석들이 죽죽 가랭이를 벌이고 늘어져 있는데 시야가 그렇게 맑을 수가 없었다. 아! 장관이네!. 카메라를 가지고 올걸‥‥ 후회 막급이었다.

 

가이드가 서서히 뜨면서 위로 전지를 비추는데 전지 빛이 유리면에 반사되듯 반짝였다. 수면이 있다는 증거였다. 그 유리를 뚫고 머리를 내밀자 종유석이 가득찬 공기의 방이 나타났다.

 

호흡기를 버리고 동굴 속의 공기를 마시기 시작했다. 싱그러웠다!

 

수면과 천정의 거리는 높은 쪽이 대략 2m~3m 될 정도였고 긴 종유석들이 수면 밑으로 잠겨져 있는가 하면 짧은 석순들은 공기 중에 매달려 있었다. 군데 군데 진짜 샹들리에처럼 반짝이는 석순뭉치가 천정에 매달려 있었다. 모두 감탄사 연발이었다!

 

톰쏘여의 모험처럼 종유석 사이를 비집고 얕은 천정을 통과하면 또 방이 있었고 물 속으로 하강했다가 다시 떠오르면 또 다른 방이 나타났다. 나중에 문헌을 보았더니 상충부의 물은 담수라고 했다.

 

나는 자기 탱크를 벗어주어 이 동굴을 보게 해 준 권순호 강사가 매우 고마웠다. 이렇게 쉬운 코스에 이렇게 멋진 종유석 동굴이 있다니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동굴은 초보자 코스가 아니라고 안내서에 명기되어 있다).

 

은은하게 밝아보이는 동굴 입구를 향해 헤엄치는 순간 나는 동굴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하우징 카메라가 있다면 공기방울 촬영할 수 있겠지만 니코노스 밖에 없으므로 종유석이 수면 아래로 잠긴 장면이라도 찍어야 했다.

 

다시 보트에 올라왔을 때 키드에게 단 둘이서 다시 들어가자고 부탁했다.  오케이!

 

나는 그와 둘이서 다시 동굴의 큰 입 속으로 들어갔다. 종유석을 마주 대하고 키드가 비쳐준 전지불빛에 수면이 보이는 데서 카메라를 겨냥했더니 아뿔사! 15미리 뷰파인더를 끼지 않고 들어왔다. 그러나 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뷰파인더가 필요? 카메라를 가슴 앞에 내밀고 너댓 방의 플래시를 터뜨렸다. 케리쿠퍼 처럼. 서울에 돌아와 현상해 보니 모두 쓸만했다.

 

초특급 호텔의 4박5일 다이빙 투어 138만원

우리는 아침에 팔라우에 도착하자마자 다이빙을 서둘렀기 때문에 우리가 묵을 PPR에 대해 감각을 느끼지도 못했다. 다이빙을 마치고 다시 호텔에 돌아와 여유있게 샤워도 하고 룸 밖으로 나왔을 때야 비로소 PPR이 초특급 호텔이란 것을 느꼈다.

 

PPR(Palau Pacific Resort)은 높은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64 에이커의 방대한 면적과 해변을 낀 숲속에 은닉되어 있는 듯이 박혀있는 건조물들이며 외관상으로 목조 건물 형식을 취해서 숲과 나무 사이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 자본으로 건설된 탓인지 각 방과 건물을 잇는 회랑의 디자인이 일본 냄새가 난다.

 

하얀 백사장, 해변 풀, 해변을 마주보는 레스토랑과 라운지, 비치 바, 테니스 코트, 운동실(Stress center), 옥외 기포 목욕탕, 100명 규모의 컨퍼런스 홀, 이용실, 팔라우의 고기들을 살려 기르는 연못, 썬셋 전망대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객실은 150개에 달하는데 초특급 호텔의 방다우며 바다의 전망을 마주보게 되어 있다.

 

권순호씨는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의 후원으로 PPR도 유리한 가격을 제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4박5일 팔라우 다이빙을 138만원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PPR의 하루 숙박료가 200달러임을 감안할 때 매우 저렴한 팔라우 투어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권순호씨가 호텔에 딸려있는 다이브숍 스플래시(Splash)를 이용할는지 다른 숍을 이용할런지는 알 수 없으나 스플래시 점포를 들어가 보면 장비 랜트부, 장비 판매부, 다이빙 오퍼레이션부가 짜임새 있게 편성되어 있었다.

 

사진가를 위해서 제법 격식을 다 갖춘 포토숍 '포토 팔라우'가 그 옆에 있는데 슬라이드 현상도 직접 취급한다. 오후 4시에 필름을 맡기면 다음 날 오후 3시에 내준다(현상료는 10달러). 수중사진 교육 스케줄도 있는데 하루 교육비가 150달러, 3일 교육 코스는 375달러인데 3일 코스는 PADI의 수중사진 스페셜티 자격증을 내준다.

 

결 어

잠간의 방문으로 팔라우를 해부한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이다. 그러나 짧기는 하지만 실제의 답사와 각종 안내서 및 문헌의 자료에 의해 전반적인 팔라우는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정보를 기회가 닿는데로 더 만들어 이번 호의 틈에 삽입시켜 나가면 더욱 정확한 참고문헌이 될 것이다. 

 

팔라우를 해부해 보면서 느낀 점은 팔라우야 말로 여러 번 다녀봐야 이해 할 수 있는 곳이고 또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콘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가 후원한 팸 투어에서 괌 다이빙도 해 보았으나 몇 장의 수중사진만 소개하는 것으로 끝내고 기회가 있으면 다음에 괌 이야기를 하고 싶다.

 


풍 등 출 판 사
Scuba Diver : 1995. 7/8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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