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서 두번째로 큰 광천읍.
광천의 중심지는 단연 광천역 일대로서 이 지역의 상권을 모두 휘어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역 앞에 버스터미널이 함께 위치해 각종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역 앞이 너무나도 번잡해지자 터미널을 역 앞에서 약 400M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 신설했는데,
그 것이 현재의 광천터미널이다.
광천터미널이 현재 자리로 옮겨온 것이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러,
터미널 주변의 낙후와 건물의 노후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홍성군에서는 80억원을 들여 민간터미널을 공영터미널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터미널 부지는 꽤 넓은 편이지만 정작 터미널 내부는 1층의 몇몇 가게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비어있다.
심지어는 매표업무마저 건물 외부의 컨테이너를 이용할 만큼 비효율적인 공간활용으로 큰 불편을 겪는다.
승차장/주차장 또한 홍성, 보령, 청양 등 각 지역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들어오는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정비기능 하나 없어 공영주차장 수준으로 이용될 뿐이다.
어딜 가도 찾아보기 힘든 비효율적인 터미널.
홍성에서 계획중인 광천터미널 리모델링을 제대로 추진하여 홍성터미널과 맞먹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광천터미널은 광천읍내 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하고 있다.
읍내 자체가 도보로 끝에서 끝까지 이동이 가능할 만큼 좁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론 광천역에 비해 접근이 불편한 편이다.
광천을 드나드는 모든 시내/시외버스들도 좁디좁은 2차선 마을도로를 이용해야만 할 정도다.
평택, 익산, 오산, 홍성, 보령처럼 터미널 너머로는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철길 변에 자리잡고 있는 터미널들은 대체적으로 묘한 분위기를 끌어내는 편인데,
조용한 마을에 시끄러운 두 교통수단이 한꺼번에 몰려있으니 광천터미널은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이젠 거의 버려지다시피한 터미널 건물에 간이 지붕을 만들어 승하차객들에게 눈비를 피할 수 있게 해놓았다.
제대로 된 승차장 없이 텅 빈 공터만 넓게 펼쳐진 광천터미널의 모습은,
어김없는 지방의 조그만 간이정류장에 불과하다.
이 터미널을 먹여살리는 주 수입원, 충남고속 시외버스다.
다른 고장과 마찬가지로 이 곳에서도 대부분이 천안/아산/예산/보령/서천/군산방면으로 운행한다.
이 밖엔 남부/동서울행이 각각 하루 5회, 성남 6회, 안산 5회, 수원 3회, 인천/서산-태안행 2회, 대전/청주행 1회가 다닌다.
대체적으론 철도가 강세인 동네이기에 시외버스 편수가 굉장히 적어서,
천안/군산방면 시외버스를 제외하고는 다른 방면의 차량을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승차장인지 대합실인지 가늠이 가지 않는 기다림의 공간.
건물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어 바람을 쐬면서 기다리기엔 딱이다.
다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나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터미널 건물이 무척 큰 편인데, 그럼 내부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있을런가...
물론 내부공간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거의 버려지다시피 방치되어 있어 건물 내부엔 쾌쾌한 냄새가 진동한다.
공간도 간이역을 연상하게 할 만큼 좁으며,
내부 왼편의 상가는 문을 닫았고 오른편의 매표소도 운영을 하지 않아,
사실상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는 빈 공간이라 보면 된다.
마침 광천에서 출발해 청소, 주포, 주교를 지나 대천터미널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출발하려 한다.
이처럼 보령시 소속 버스가 홍성의 남쪽 관문 광천까지 들어온다.
광천은 단순히 젓갈토굴, 새우젓시장, 광천김 등으로만 유명한 동네가 아니라,
홍성 이북 지역과 보령을 연결하는 기능도 하고 있는 것이다.
건물 내부에 위치한 '진짜 대합실'엔 아무것도 없이 텅텅 방치되어 있는데,
사업자와의 마찰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표소마저 건물 외부로 쫒겨나 컨테이너박스에서 임시운영을 한다.
바로 이 곳에서 시외버스의 표를 팔고 시내버스 시간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으리으리한 터미널 건물에 비하면 아주 초라하고 참담한 모습이다.
도데체 그렇게 큰 건물을 왜 그렇게 처량하게 버려야 했는지...
객관적으로 봐도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광천에서 의외로 정말 가기 쉬운 곳이 청양이다.
청양이라는 동네가 충남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광천에서 무려 15~70분 (평균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 곳 뿐만 아니라 예산, 홍성, 보령에서도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있을 정도로,
충남에서 가장 작은 청양행 버스는 차고 넘친다.
오히려 홍동행 버스가 청양보다 훨씬 적은 횟수고,
화계리나 죽전행 버스는 하루 7~9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신성역'이 위치한 학계리로 들어가는 버스도 하루 4회 운행한다는 점이 눈여겨볼만 하다.
홍성읍 왼편에 위치한 서산의 관문, 결성방면으로 들어가는 시내버스도 의외로 많다.
그 쪽 버스들이 홍성읍내와 홍성터미널을 경유하여 들어가는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으나,
사실상 생활권이 분리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동이 무척 편리하다.
천북방면으로 가는 버스들도 꽤 많은 편이며,
청소, 주포, 주교를 거쳐 대천시내와 보령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도 50분 배차간격으로 운행중이다.
홍성은 모르겠지만 보령의 경우는 50분 배차의 시내버스보다는 시외버스가 훨씬 간편하다.
그만큼 충남 서해안권 도시들과의 연계가 잘 되어있는 편인데,
천안 7,300원, 아산 5,700원, 예산 3,400원, 웅천 3,600원, 서천 6,100원, 장항 6,900원, 군산 7,900원 등으로,
버스가 열차보다 요금이 훨씬 비싼 아이러니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전방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청양 2,100원, 정산 3,700원, 공주 5,700원, 대전 9,200원, 청주 10,100원이다.
남부/동서울이 9,300원을 차감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주/대전/청주 부근을 가기가 서울 가는것보다 훨씬 힘든 셈이다.
시간표를 봐도 거의 대부분이 천안/보령/군산행이 잠식하고 있다.
비충남권에서는 남부/동서울행보다 성남행 편 수가 많은 것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충남도청이 위치한 실질적인 충남 중심지 대전은 하루 1회가 전부다.
서울, 수원, 인천의 편 수가 적은 것은 철도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기에 이해가 가지만,
같은 충남권인 대전은 철도교통도 불편한데 도로교통 상황 또한 심각한게 참으로 의아할 뿐이다.
터미널 건물 중앙엔 외부로 향하는 입구가 훤히 개방되어 있다.
문으로 막혀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건물 중앙을 지나는 동안엔 마치 시장 골목을 지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터미널 뒷편에 바로 그 유명한 '젓갈시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는 더욱더 두드러진다.
건물 자체로만 놓고 보면 홍성터미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다.
하지만 정작 터미널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은 '0'이다.
으리으리하게 지어놓고 상업시설만 잔뜩 들여오면 어쩌자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진으로 채우기 힘들 정도의 어마어마한 건물 크기지만,
정작 터미널로 이용하는 공간이 전혀 없어 씁쓸한 웃음만 나오게 한다.
홍성군에서 80억원을 들여 공용터미널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터미널'의 명색에 걸맞게 제대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조해 주었으면 한다.
더불어 큰 차 하나 들어오기 힘든 복잡한 읍내도 어느 정도 정비가 되었으면 한다.
몇 백년의 역사인지도 가늠하기 힘든 광천재래시장...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인 만큼 주민들의 때묻은 손길은 계속 이어진다.
가끔씩 축제가 열리는 날엔 이 일대가 완전히 마비될 만큼,
광천재래시장은 할인마트 하나 없는 이 일대에선 상상 이상의 기능을 하고 있다.
시장 내부로 들어가봐도 반 이상은 새우젓 가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작 새우젓시장은 다른 곳에 따로 있는데 말이다.
그 어떤 누구라도 짭쪼름한 바다 동네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봄가을과 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 토굴에서 직접 발효시킨 젓갈은 아주 맛있다.
황톳빛깔의 서해바다와 마주한 한적한 동네는 이 토굴 새우젓 덕분에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젓갈의 명성과 더불어 '광천김'도 완도김을 누르고 전국 판매 1위를 독식할 만큼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것들을 원래부터 팔고 있었던 재래 어시장의 원조격인 광천시장은,
그 어떤 곳보다도 역사성, 상징성이 깊은 '유믈'이다.
이런 유구한 '유물' 바로 옆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이기에,
그 어떤 터미널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정작 터미널로서의 기능은 거의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홍성에서 80억원을 들여 조성한다는 새로운 광천터미널 또한,
그 동안의 소외를 씻고 일어나 광천시장처럼 널리 명성을 떨쳐주기를 바란다.
첫댓글 광천간지 꽤 되는데 매표소 컨테이너 건물이 옮겼군요.. 예전에는 대합실 문 옆에 있었는데..
읍단위 터미널은 시외버스의 정차시간이 짧아서 꼭 시내버스 터미널로 보여지곤 합니다. 합덕, 광천, 유구등
대전행은 금남고속이 하루 1회 들어가지요.. 예전에는 충남,삼흥도 각각1~2회씩 들어가서 1일 5회정도 있었는데, 손님 저하로 지금의 1회만 운행하게 되었지요.. 대전에서 광천을 가려면 청양이나 홍성으로 가야 접근이 쉽습니다. 앞집 아주머니가 광천분이시라 가끔 새우젓도 잘 얻어먹고 했었는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