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봉산과 예당평야 지류 따라 형성
- 상처입은 학이 머물다 떠난 자리 ··· 율곡 저서 충보에 유래 설명
- 슬라이드 갖춘 워터파크 조성 가족단위 관광 휴양지로 각광
충청도를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차령과 차령에서 갈라진 가야산맥 사이에 있는 예당평야는 예부터 수려한 산세와 태안반도의 지리적 특성과 함께 많은 불교유적을 간직한 지역이기도 하다.
남쪽으로 금마천·북쪽에 삽교천·서쪽에 무한천이 있으며, 당진군과 군계를 이루는 삽교천과 읍내를 관통하는 무한천(無限川)이 합쳐져서 아산만으로 흐르는 예당평야는 밀물 때면 서해바닷물이 내륙 깊숙이까지 들어와서 너른 평야의 농산물은 물론 해산물까지 풍부한 내포(內浦) 10고을 중 하나이기도 한데, 가야산과 그 지맥인 용봉산과 예당평야 사이에 온천수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2012.02.01. 홍주성과 조양문 참조).
대전~당진 고속도로에서 예산·수덕사 나들목을 빠져나와 서산 방향 45번 국도를 타가거나 예산읍에서 서산과 가야산, 수덕사로 통하는 23번 국도를 따라서 삽교읍을 지나면 덕산온천관광지구가 길목에 있는데, 이곳은 일제강점기이던 1918년 처음 온천장을 열어 국내 온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덕산온천관광호텔(옛 덕산온천)을 비롯해서 온천장 7개소, 관광호텔 2곳, 일반호텔 1곳 등 50 여 개소의 숙박업소와 각종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2000년 덕산관광온천지구로 지정된 관광지이다.
덕산 지역은 백제시대 금물현(今勿縣)을 신라가 삼국통일 이후 경덕왕 16년(757) 금무현(今武縣)으로 고쳐서 이산군(伊山郡)의 영현으로 삼았던 곳이다.
금물현의 주군인 이산군은 지금의 덕산 부근에 있던 곳으로서 백제시대 마시산군(馬尸山郡)을 경덕왕이 이산군으로 고치면서 목우현(目牛縣 : 백제시대의 牛見縣지역으로서 지금의 홍성)과 금물현을 영현으로 갖도록 했는데, 가야산 줄기에 터 잡은 금물현과 이산군은 고려 현종 9년(1018) 예산현 지역이 천안부 관할에 속했던 것과는 달리 운주(지금의 홍성)에 속하다가 조선 태종 5년(1404) 덕풍현(德豊縣)과 이산군을 합쳐서 그 지명도 덕풍과 이산에서 각각 한 글자씩 취하여 덕산현(德山縣)이라고 했다.
덕산현은 조선 헌종 13년(1846) 군으로 승격하고, 또 독일인 상인 Opert에 의해서 이른바 남연군묘 도굴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일제강점기인 1914년 3월 대흥군과 함께 예산군에 병합되었다.
덕산 지역의 온천 유래에 관해서는 조선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덕산현(德山縣)조에 ‘현 남쪽 3리쯤에 온천이 있다(溫泉在縣 南三里)’라는 기록이, 또 성종 때 노사신 등이 펴낸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덕산현조에 ‘현 남쪽 5리쯤에 온천이 있다(溫泉在縣 南五里)’라고 적혀 있어서 일찍부터 온천이 존재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율곡 선생은 그의 저서 충보(忠寶)에서 ‘학 한 마리가 이곳의 논 한가운데서 날아갈 줄 모르고 서 있기에 동네 주민들이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날개와 다리에 상처를 입고 논의 물을 열심히 상처에 찍어 바르고 있었다. 그러기를 3일간 계속한 후 그 학은 상처가 나아 날아갔는데, 이것을 이상히 여긴 마을 사람들이 학이 앉았던 자리를 살펴보니 따뜻하고 매끄러운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 이후 마을주민들은 이곳을 약수터로 사용했는데, 피부병, 신경통 등에 신통하게 잘 들어서 마을이름을 온천 골이라 부르게 되었다‘ 며, 덕산온천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덕산온천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이후 온천욕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한반도로 많이 건너해온 후, 덕산온천수의 효능을 알고 많이 찾으면서부터라고 한다.
덕산온천지구 전경. |
덕산관광온천지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덕산온천은 1918년부터 초가집 상태로 온천장을 열었는데, 당시 장항선 철도를 건설하던 경남철도(주)에서는 덕산온천의 수질을 탐내고 덕산온천을 매수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패하자 자기들이 인수한 온양온천은 회사직영으로 개발하면서 온양역을 세우면서도 덕산온천 주변에는 역을 만들지 않고 멀리 떨어진 삽교에 역을 세웠다고도 전한다.
덕산 지역의 온천수는 대체로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45~ 49℃의 천연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로 근육통, 관절염, 신경통, 혈액순환 촉진, 각종 피부병과 세포재생을 증진시켜주는 전국 최고의 온천수로 인정받고 있으며, 온천수는 목욕은 물론 식수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용출되는 온천수를 사용하던 덕산온천은 온천욕객들이 밀려들자 1947년 숙박시설인 여관을 지어 숙박객을 받기 시작하고, 1956년부터는 더 많은 온천수를 뽑아내기 위해서 발동기로 온천수를 뿜어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덕산온천관광호텔은 온천수로는 유일하게 충남도문화재자료 제190호로 지정되었는데, 온천수를 지구 내부에서 자연적으로 분출되는 어머니의 젖과 같은 효과를 지녔다고 지구유(地球乳)라고도 하며, 1967년까지 온천수를 뽑아 올리던 발동기는 전기가 대체되자 온천 광장에 전시하고 있다.
충남도 문화재자료 제190호로 지정된 덕산온천관공호텔(왼쪽)과 덕산온천 옛모습. |
1960년대까지도 관광이나 여행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서 온천여행은 고급스런 아이템으로 신혼여행, 효도여행의 필수코스가 될 정도였지만, 경제수준의 향상과 다양한 관광테마가 개발되면서 온천여행이 위축되었다.
최근 온천업계와 각 지자체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하여 외국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잠시 머물러 목욕을 하고 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류형 관광지로 바꾸려는 전략을 세워서 대형 워터파크를 건설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다.
충남지방에만도 도고 파라다이스, 덕산 스파캐슬, 아산 스파비스, 안면도 오션캐슬, 천안 아쿠아피아, 보령 펀비치워터파크, 그리고 최근 천안에 테딘워터파크 등 7개의 워터파크가 있는데, 특히 리솜스파캐슬· 세심천온천호텔 등 대형 온천장은 야외에 쌓인 눈을 보고 찬바람을 맞으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야외온천장도 갖추고 있다.
사실 다른 온천 지구에서는 온천수 부족으로 수돗물을 데워서 온천수로 공급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하지만, 덕산온천관광지구는 부존량이 661만㎥로서 1일 적정 양수량은 15000㎥이지만 실제 1일 양수량은 2400㎥밖에 되지 않아서 넉넉하다고 한다.
스파캐슬 슬라이더 모습(왼쪽)과 지구유 표지석. |
덕산온천관광지구는 오랜 명성과 함께 인근의 수덕사, 윤봉길 의사 생가와 기념관 충의사, 남연군묘, 예당저수지 등의 유적지와 관광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어서 연중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예산군은 2012년 말 내포신도시가 준공되어 충남도청 등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되면 내포신도시와 불과 4㎞ 떨어진 덕산온천관광지구에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선,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홍성군의 내포문화축제와 예산군의 통합축제인 옛이야기축제를 하나로 묶는 ‘내포문화 대제전’을 열 계획으로 홍성군과 추진위원회 구성에 나서는 한편, 수암산과 덕산온천, 충의사를 연계한 ‘솔 바람길’ 조성사업으로 역사와 휴양이 어우러진 덕산온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덕산온천 관광안내소 공터에 족욕탕을 만들고, 수암산 등산로를 정비하고, 또 등산객들이 덕산온천으로 편리하게 하산할 수 있도록 시량리 지하박스에 조명을 설치하고 예산 8경을 도안하고, 겨울방학동안에는 덕산온천 외래 투숙객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역사문화 탐방'과 '사과체험관광'을 결합한 버스투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