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ss Adolf Joseph - Narcissus 그리스 신화에는 '강의 신'이 자주 등장한다. 강의 신 이름은 곧 강의 이름이다. 따라서 '강의 신 케피소스'는 곧 케피소스 강이다. 강의 신들은 주로 강의 요정들을 아내로 맞는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자식들의 운명은 곧 강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의 운명을 상징한다.
강의 신 케피소스와 강의 요정 리리오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리리오페는, 케피소스 강의 흐름에 휩쓸려 순결을 잃었는데, 그로부터 달이 차자 사내 아이를 낳은 것이다. 리리오페는 강보에 싸여있는 갓난아기인데도 얼을 ?놓을만큼 잘생긴 이 아기, 그래서 망연 자실 시간 가늘 줄 모르고 바라보게 하는 이 아기를 '나르키소스'라고 불렀다. '나르키소스'는 '망연자실'이라는 뜻에 가깝디.
리리오페는 점 잘 치기로 온 이오니아 땅에 소문난 점쟁이, 사람들이 물으면 앞일을 틀림없이 일어주는 테이레시아스를 모셔오게 했다. 리리오페는 테이레시아스에게, 아이가 장차 어른이 되면 천수를 누리게 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테이레시아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 아기가 저 자신을 알지 못한다면 말입니다."
많은 요정들과 많은 사람들은 이 점괘를 그저, 노인이 하는 헛소리로 들었다. 하지만 테이레시아스는 헛소리나 하는 예언자가 아니었다. 나르키소스는 열 여섯이 되자 소년 몫의 구실과 사내 몫의 구실을 함께 했다. 사내 몫의 구실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수많은 선남선녀들이 나르키소스를 보기만 하면 사랑을 느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르키소스는 어찌나 자존심이 강한지 상대가 처녀가 되었든 청년이 되었든 제 몸의 털오라기 하나 다치지 못하게 했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가 꺼벙한 사슴 한 마리를 사냥 그물 안으로 몰아넣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 요정이 나르키소스의 잘생긴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이 요정은 상대가 말을 하고 있을 동안에는 잠시도 제 입을 가만히 둘 수 없는 수다쟁이 였다. 하지만 저 혼자서는 말을 할 수 없다. 요정의 이름은 '에코', 남의 말을 되받아서만 말을 할 수 있는 '에코(메아리)'였다. Koch Hermann - The Echo
에코가 이렇듯 남의 말을 되받아서만 말을 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헤라 여신은 지아비 제우스 신의 바람기 때문에 무던히 속을 썩여야 했던 여신이다. 어느 날 헤라 여신은, 제우스가 산자락에서 숲의 요정과 뒹굴고 있다가 숲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부리나케 산자락으로 내려와 에코에게, 제우스 신의 행방을 물었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했으면 좋았을 것을, 에코는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로 수다를 늘어놓았고 이 틈에 제우스는 숲의 요정과 볼 일을 마치고는 깜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결국 , 제우스 신이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에코가 헤라 여신을 잡아둔 셈이었다. 에코의 수다에 정신을 놓고 있다가, 한참 뒤에야 에코의 혓바닥에 휘둘렸다는 것을 안 헤라 여신이 에코를 저주했다.
"나를 속인 그 혓바닥, 내 그냥 둘 줄 아느냐? 이제부터 너는 말을 하되, 한 마디씩밖에는 할 수 없다. 그것도 남의 말을 되받아서만..... 이 헤라의 뜻이다."
헤라 여신의 이 말은, 홧김에 그저 해본 소리가 아니었다. 헤라 여신의 저주가 내린 순간부터 에코는 누가 한 말의 마지막 한 마디를, 그나마 되받아서밖에는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하여튼 에코는, 동아리들로부터 떨어져 홀로 인적 없는 숲 속에서 사슴을 몰아넣고 있는 나르키소스의 모습에 그만 마음을 송두리채 빼앗기고 말았다. 그래서 가만히 나르키소스의 뒤를 밟았다. 나르키소스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에코의 가슴을 그만큼 더 뜨거워졌다. 에코의 가슴은 느닷없이 생긴, 정체모를 사랑의 열기에 금방이라도 타버릴 것 같았다. 불길에 가까이 대기만 해도, 불길과 함께 녹아내리는, 횃대 끝에 재어놓은 유황처럼 타버릴 것만 같았다.
Head Guy - Echo Flying from Narcissus
에코는 나르키소스에게 말을 걸고, 그에게 접근하여 사랑을 고백하고 싶었다. 그러나 에코는 그럴 수 없었다. 에코가 먼저 말을 걸 수는 없는일 이었다. 에코로서는 나르키소스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 한 마디를 되올릴 준비나 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에코에게 기회가 왔다. 나르키소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냥 동아리를 향해 이렇게 외친 것이다.
"누가 없나, 가까이?" "가까이..." 에코가 마지막 한 마디를 되받았다. 나르키소스는 난데없이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에 놀랐던지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고는 조금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누가 있거든 이쪽으로 좀 와." "와..." 에코가 마지막 한 마디를 되올렸다. "왜 안오는 거야?" "거야..." 이상하게 생각한 나르키소스가 다시 고함을 질렀다. "이리 와, 오라니까!" "오라니까!"
가엾은 에코. 에코는 아무리 하고 싶어도 이 한마디 밖에는 더 할 수가 없었다. 더 이상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에코는 숲 속에서 뛰어나와 나르키소스의 목을 껴안았다.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늘 그래왔듯이 이 요정에게서 도망치며 소리를 질렀다. " 이 손 치워! 차라리 죽지, 너 같은 것의 품에 안겨?' '안겨..."
에코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말하고는, 나르키소스로부터 당한 이 모욕을 참지 못하고 숲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때부터 에코는 날빛이 비칠 동안은 동굴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에코의 가슴에 내린, 나르키소스에 대한 사랑의 뿌리는 깊었다. 실연의 고통으로 몸부림칠 때마다 이 사랑의 뿌리는 나날이 깊어갔다. 격정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에코는 하루가 다르게 여위어 갔다. 나날이 수척해지면서 온 몸에 주름살이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여위어가다 에코의 아름답던 몸은 그만 한 줌의 재로 변하여 바람에 날려가고 말았다. 남은 것은 뼈뿐이었으나 곧 이 뼈도 가루가 되어 날아가버리자 마지막으로는 소리만 남았다. 에코의 뼈는, 날아간 것이 아니고 돌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이때부터 에코의 모습은 숲 속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에코의 모습을 보았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으나 목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에코의 목소리만은 살아있으니 당연하다.
나르키소스는 이로써 에코의 사랑을 농락한 셈이었다. 물의 요정, 숲의 요정, 그리고 수많은 선남선녀들을 그렇게 했듯이 나르키소스는 이 에코까지 박대한 것이었다. 나르키소스로부터 박대받은 이들 중 하나가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벌리고 이렇게 기도했다.
"저희가 그를 사랑했듯이,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하시되 이 사랑을 이룰 수 없게 하소서. 이로써 사랑의 아픔을 알게 하소서.' 람노스의 여신 네메시스가 이 기도를 듣고 이루어지게 해주려고 마음 먹었다.
월리엄 워터하우스 - 에코와 나르키쏘스
숲 속에 맑은 물이 고인 샘이 하나 있었다. 양치기도 다녀간 적도 없고, 그 산에서 풀을 뜯던 어떤 염소나 소도 다녀간 적이 없는 샘이었다. 새들도 산짐승도, 심지어는 떨어지는 나뭇잎조차도 이 샘에만은 파문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 위로 무성한 숲이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이 샘을 가리고 있어서 샘물은 늘 시원했다.
한낮에 사냥하다 지친 나르키소스가 이 샘으로 내려왔다. 샘 주위의 풍경과 샘 자체가 나르키소스의 마음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마른 목을 축이려고 샘물을 마시던 나르키소스는 또 하나의 참으로 이상한 갈증을 느꼈다. 물에 비친 아름다운 영상이 기이한 그리움을 지어낸 것이었다. 그는 물에 비친 그림자를 실체로 그릇 알고 그 그림자에 반해 버린 것이었다. 물에 비친 제 그림자에 넋을 잃은 그는 꼼짝도 않고 샘가에 앉아 있었다. 영상에 꽂힌 그의 시선은 파로스 섬 대리석으로 빚은 석상의 시선 같았다. 샘가에 허리를 구부린 채 그는 두개의 쌍동이 별 같은 제 눈, 디오니소스나 아폴론의 머리채에 비길 만한 제 머리채, 보드라운 뺨, 상아같이 흰 목, 백설같은 피부에 장밋빛 홍조가 어린 아름다운 얼굴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아름다운 소년에게 하는 이 모든 것들에 경탄했다. 그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좇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정으로 타오르는 동시네 태우고 있었다.
이 무정한 샘물에 입술을 대었으나 하릴없었다. 영상의 목을 감촉하려고 물에다 손을 넣었으나 이 역시 부질없는 짓이었다. 자기 자신의 목에다 손을 대면 댈 일이나 그는 이것을 알지 못했다. 그저 영상이 지펴낸 불꽃, 그의 눈을 속이는 환상, 그 환상이 지어낸 기이한 흥분에 좇겼다.
어리석어라! 달아나는 영상을 좇아서 무엇하랴! 그대가 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아서보라. 그러면 그대가 사랑하던 영상 또한 사라진다.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대의 모습이 비쳐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대가 거기에 있으면 그림자도 거기에 있을 것이요, 그대가 떠나면, 그대가 떠날 수 있어서 그 자리를 떠나면 그림자도 떠나는 법인 것을...
배고픔도 졸음도 나르키소스를 거기에서 떼어놓지 못했다. 그는 그저 샘가 풀밭에 배를 깔고 엎드려 실상이 아닌 그 그림자의,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눈만 내려보고 있었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그가 손을 내밀어 주위의 숲을 가리키며 외쳤다.
카라바조 - 나르키쏘스
"숲이여! 사랑을 나보다 더 아프게 사랑하는 자를 본 적이 있는가? 그대들은 보아서 알 것이다. 수많은 연인들이 밀회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여기고 이 숲을 드나들었다. 숲이여, 그대는 이것을 보았으니 알 것이다. 아득하게 긴 세월을 산 숲이여, 그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나만큼 괴로워하는 자를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자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고 내가 보는 내 사라에, 나는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마침내 닿지 못하는 구나. 이를 어쩌면 좋은가? 내 사랑이 나를 피하는 구나. 우리를 갈라놓는 것은 저 넓디넓은 바다도 아니요, 먼 길도 산도 아니요, 성문의 빗장이 걸린 성벽도 아니다. 견딜 수 없구나. 많지도 않은 물이 우리를 갈라놓고 있으니, 참으로 견딜수 없구나. 내 사랑이 내 포옹을 바라고 있는데 어찌 이를 내가 모르겠는가? 내가 허리를 구부리고 그 맑은 수면에 입술을 갖다대려고 하면 내 사랑도 얼굴을 가까이 대면서 내 입술을 마중하는데 어찌 내가 모르랴! 그대는 우리의 입맞춤이 이루어지지 않을 리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 사랑을 갈라 놓는 장애물을 참으로 하챦다고 할 것이다."
아, 사랑이여, 그대가 누구든 좋으니 내게로 오라.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자여, 왜 나를 피하는가? 내가 그대에게 다가가려 할 때마다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내 모습이 추해서, 내 나이가 많아서 피한 것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요정들이 나를 사랑했는데,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그대의 다정한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내 가슴안에서 희망이 샘솟는다. 내가 손을 내밀면 그대도 손 내밀고, 내가 웃으면 그대도 웃는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 그대도 고갯짓으로 화답한다. 그대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그대는 분명히 내 말에 응답하는데도, 그 응답은 내 귀에 닿지 못한다.
아, 그랬구나. 내가 지금껏 보아오던 모습은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이일을 어쩔꼬, 나는 내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내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디어야 했던 그 불.... 그 불을 지른 자는 바로 나였구나. 아, 이일을 어쩔꼬. 사랑을 구하여야 하나? 사랑받기를 기다려야 하나. 사랑을 구하여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구하는 것이 내게 있는데...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 구나. 나를 내 몸에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사랑하는 자가 하는 기도로는 참으로 기이한 기도다만, 신들이시여, 내가 사랑하는 것을 내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소서. 아, 슬픔은 내 힘을 말리는구나. 나는, 내 젊음의 꽃봉오리 안에서 죽어가고 있구나. 죽음과는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 것이니... 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오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니콜라스 푸생- 나르키소스의 죽음
이렇게 한탄하면서 그는 샘물에 비치는 그 얼굴을 다시 한번 눈여겨 바라보았다. 눈물이 샘물에 떨어지자 물 위에 파문이 일면서 그 영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라져가는 영상을 바라보며 그가 외쳤다.
"어디로 도망쳐, 이 무정한 것아! 너를 사랑하는 나를 버리지 마! 네 몸에 손을 대는 게 싫다면 손대지 않으마. 그러니 이렇게 바라볼 수 있게만 해주어. 바라보면서 내 슬픈 사랑을 이별하게 해주어."
슬픔을 이기지 못한 그는 웃옷을 찢고 대리석 같이 하얀 가슴을 쳤다. 그의 주먹에 맞은 부분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그의 가슴은 흡사, 햇빛을 받아 반은 빨갛게, 반은 하얗게 빛나는 사과, 아니면 군데 군데 보라색 반점이 내비치는, 아직은 덜 익은 포도송이 같았다. 수면에 이 가슴이 비치자 나르키소스는 다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따뜻한 햇살에 녹는 금빛 밀랍처럼, 아침 햇살에 풀잎을 떠나는 서리처럼 그의 육신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사위어가다 가슴 속의 불길에 천천히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붉은 반점이 내비치던 그 희디흰 살결도 그 빛을 잃어갔고, 젊음의 혈기도 그에게서 빠져나갔다. 제 눈으로 그렇게 정신없이 바라보던 저 자신의 아름다움도 그 몸을 떠났다. 에코가 사랑하던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그를 떠나갔다.
요정 에코는 샘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르키소스로부터 받은 박대를 생각하면 고소하게 여겨야 할 판인데도 에코는 슬퍼했다. 나르키소스가 한 숨을 쉬면서, "아!"하고 부르짖자 에코도 하늘을 우러러보며, "아..."하고 부르짖었다. 나르키소스가 제 어깨를 치면서 울부짖자 에코 역시 똑같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나르키소스는 샘물을 내려다보면서 마지막으로 "무정한 이여!" 이렇게 중얼거리자 에코도, "무정한 이여..." 하고 중얼거렸고, 나르키소스가, "안녕."하고 마지막 인사를 보냈을 때는 에코도 "안녕...." 이 소리를 되울렸다.
니콜라스 푸생 - 에코와 나르키소스
나르키소스는 푸른 풀을 베고 누웠다. 곧 죽음이 찾아와 아름답던 그의 눈을 감기었다. 저승으로 간 뒤에도 그는 게속해서 스튁스 강에다 비치는 제 모습을 바라보았다. 케피소스 강 요정들은 나르키소스의 죽음을 애도하느라 머리를 모두 깎아 그의 주검에 바쳤다. 숲의 요정들도 울었다. 에코는 이들의 울음소리를 숲 하나 가득하게 되울렸다.
관이 준비되고, 장작더미가 마련되고, 불을 붙일 횃불까지 만들어졌지만, 나르키소스의 시신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을 보이지 않았다. 요정들은 그의 시신 대신 흰 꽃잎이 노란 암술을 싸고 있는 꽃 한 송이를 찾아내었을 뿐이다. 이 꽃이 바로 '나르키소스', 영어로는 '나아시서스', 즉 수선화다.
존 월리엄 워터하우스 -Narcis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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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화타 윤경재 원문보기 글쓴이: 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