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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노동정세동향 38호(10/27)
1. 재벌그룹 총수일가, 4%대 지분으로 그룹 통치
2.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 처벌하는 정권
3. 최근 노동법률과 노동단신 : 1)연차유급휴가 부여기준 일수에 정직기간포함
2)상위 10%가 전체 자산 75% 독식하는 나라
0 붙임자료 : 용산참사 결심공판 최후변론과 최후진술 요약, 최근 자동차산업 관련 소식들
1. 재벌그룹 총수일가, 4%대 지분으로 그룹 통치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9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등에 대한 정보공개'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2년 연속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규모 5조 원 이상) 26개 재벌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4월 1일 현재 4.17%로 작년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총수 지분율은 1.74%에서 1.73%로, 친족 지분율은 2.5%에서 2.44%로 줄어들었다. 반면 계열사와 비영리법인, 임원 지분을 합산한 그룹 내부지분율은 52.57%를 기록, 작년(50.78%)보다 1.78%포인트 증가했다. 그룹에 대한 총수의 직접 지배권은 줄어들면서도 계열사 등을 동원한 지배력은 더욱 높아짐에 따라 그만큼 지배구조 투명성이 떨어진 셈이다.
계열사간 출자가 환상형으로 이뤄진 기업집단은 삼성그룹 등 총 12개였다. 환상형 출자란 그룹 계열사간 지분구조가 A→B→C→A 등으로 이뤄져 지배구조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이어지는 형태를 뜻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 삼성카드, 삼성SDI→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형태며, SK그룹은 SK C&C→SK→SK네트웍스, SK텔레콤→SK C&C로 이어진다.(프레시안)
2.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 처벌하겠다는 반민주정권
이명박 정권은 통합공무원노조가 토론회를 열기 전에 민중의례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앞서 저들은 공무원노조가 행사 때 민중의례를 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하는 공문을 각급 기관에 보냈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이 민중의례에서 “민중가요(‘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대정부 투쟁의식을 고취하는 행위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 신분인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해 국가공무원법 제63조와 지방공무원법 제55조의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고 부르댔다. 저 이명박 정권의 행안부에 묻는다. 민중가요 ‘님을 위한 행진곡’을 공무원이 부르는 게 품위유지 의무를 저버렸다는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가. ‘님을 위한 행진곡’의 노래를 제대로 알고나 하는 말인가. ‘님을 위한 행진곡’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오월항쟁의 민주시민을 추모하며 부르기 시작한 노래다. 법과 제도로 이미 확립된 오월항쟁의 역사적 의미조차 행안부는 파기할 셈인가?
앞으로 공무원노조가 자신들의 행사때 민중의례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고 처벌하겠다면, 명토박아 말한다. 처벌해야 할 공무원은 바로 그런 발상을 한 행안부의 장관이다. 이명박 정권과 <조선일보>는 군부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숨진 민주시민을 대체 무엇으로 판단하고 있는가. 혹시 아직도 ‘폭도’와 ‘총을 든 난동자’로 생각하는가? 민주시민이 싸운 정부는 민주정부가 아니라 헌법을 유린한 군부독재다. 그렇다. 비판받아야 할 공무원은 독재정권에 아부하며 치부했던 고위 관료들과 그 ‘전통’에 충실한 직계들이지, 국민 위에 군림하던 저들의 과거를 성찰하며 국민의 진정한 일꾼이 되겠다고 나선 공무원 노조가 아니다. 선거로 뽑혔다는 사실만으로 민주정부가 담보되는 게 결코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권, 그 정부는 반민주정권이다. (손석춘)
3. 최근 노동법률과 노동단신
연차 유급 휴가 부여 기준 ‘소정 근로일 수 및 출근 여부’ 판단시 정직 기간 등 관련 행정 해석 변경 ( 2009.09.01, 근로기준과-3296 )
가. 종전 행정 해석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사용자의 징계권의 행사로 이루어진 「정직」 또는 「강제 휴직」 기간은 소정 근로일 수 및 출근 여부 판단 기준에서 (2)특별한 사유로 근로제공 의무가 정지되는 날 또는 기간의 ④기타 이상의 기간에 준하여 해석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볼 수 있음<근기 68207-402, 2002.1.29.>.
나. 변경 후 해석
사용자가 징계권의 정당한 행사로 이루어진 「정직」 또는 「강제 휴직」 기간은 ‘연차 유급 휴가 등의 부여시 소정 근로일 수 및 출근 여부 판단 기준’에서 (2)특별한 사유로 근로제공의무가 정지 되는 날 또는 기간의 ④기타 이상의 기간에 준하여 해석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볼 수 없음.
즉, 사용자의 귀책 사유로 인한 휴업 기간과 적법한 쟁의행위 기간, 육아휴직 기간은 사용자의 귀책 사유가 있거나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행사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데 반해,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로 징계한 정직 기간은 그에 준하는 특별한 사유로 보기 어려우므로 연차 유급 휴가를 산정하기 위한 소정 근로일 수 및 출근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자의 귀책 사유로 인한 징계 기간은 소정 근로일 수에 포함하여 결근 처리하고, 이를 다투어 확정된 부당 징계 기간에 한하여 소정 근로일 수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에 비례하여 연차 유급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함.
다. 변경 이유
연차 유급 휴가를 부여하는 기준으로 ‘소정 근로일을 8할 이상 출근할 경우(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를 두고 있는데, 소정 근로일 및 출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존 행정 해석은 정직 기간은 소정 근로일 수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소정 근로일 수에 대한 출근율에 따라 비례적으로 휴가를 부여토록 하였으나, 최근 대법원에서 이와 다른 입장(대판 2008다41666, 2008.10.9.)을 보임에 따라 이에 대한 검토 결과, 기존 행정 해석 변경(elabor)
2)상위 10%가 전체 자산 75% 독식하는 나라
지난 2007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부자 5%가 전체 부동산 자산의 64.8%를, 전체 금융자산은 절반 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의 경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빼고,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을 합한 전체 자산총액의 74.8%를 차지해, 자산 소유의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 조사(표본 5000가구 정도)를 분석해 결과를 공개했다.
용산참사 결심공판 최후변론과 최후진술 요약
참세상
2009년 10월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강수산나 검사는 사무적인 목소리로 용산참사 피고인 철거민들에 대한 구형을 제시했다.이충연 용산4상공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징역 8년. 그의 아버지 고 이상림 씨의 죽음을 참작한 형량이라는 것이 검사의 설명이었다. 검사에 따르면 이충연 씨는 범죄단체의 수괴가 되어 있었다. 검사는 이충연 씨가 법정투쟁을 주도했고 반성의 빛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더욱 강경하게 형량을 구형했다. 구형량을 들은 이충연 씨의 부인 정영신씨와 어머니 전재숙씨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김 모 8년, 천 모 7년, 조 모 6년.... 강수산나 검사의 입에서 다른 피고인들의 형량도 흘러나왔다. 방청석의 흐느낌은 더욱 커져갔다. 검찰의 구형 의견 제시는 한 시간 여 동안 됐다.
곧이어 변호인단의 최후변론이 시작됐다. 변호인단에선 김형태 변호사가 최후변론을 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림이 있었다. 그는 목이 조금 씩 메였다. 김형태 변호사는 애초 이 재판의 변호인이 아녔다. 검찰이 경찰지휘부 수사기록 3천 쪽을 내놓지 않자 이에 반발한 변호인단이 변론을 거부하고 사임한 후 새롭게 변론을 맡은 게 한 달 반 전 쯤 이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수사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평범한 세입자들의 농성에 경찰특공대의 출동을 최종 결재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증인으로 끝내 나오지 않았다.
김형태 변호사는 먼저 이 사건을 자본의 탐욕과 그에 동조한 국가와 경찰, 그리고 용역의 연관 관계로 규정했다. 그리고 검찰이 발화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화염병의 증거능력을 무력화 시켜나갔다. 그는 증인으로 나온 특공대원의 이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들이 한 증언을 상기시키고 상기시켰다. 자신들의 동료를 작전 중에 잃은 특공대원들이 철거민들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리가 없었다. 그런 특공대원들이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조서와 다른 증언을 하기도 했다. “권성철 대원은 공소사실에 있지만 화염병을 보지 못했습니다. 김 모대원도, 김 모 팀장도, 신 모 제대장도... 특공대원 그 누구도 화재가 났던 2차 진입 때 화염병을 던진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대원 두 명은 1차 진입 때조차 철거민들이 망루 안에는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다고 증언 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아직 망루를 다 짓지 않았는데도 하루 이틀 뒤에 위법이 예상 되니 미리 막는다고 특공대 투입을 결정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공무집행의 불법성을 지적했다. 그의 변론은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하는 첨단 치안 시스템을 묘사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켰다. SF적 상상력으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그 영화와 비슷하다. 검찰과 경찰은 하루에도 7만 여 대의 차량이 지나는 한강대로의 위험은 당연히 예상됐기에 특공대 조기 투입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했다.
김형태 변호사도 한 시간에 가깝게 최후변론을 이어갔다. 그는 최후변론 말미에 이 법정에서 네다섯 번의 눈물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물을 마셨다. 그가 311호 법정에서 본 첫 눈물은 경찰 심문과정이었다. 망루 진압에 투입된 특공대의 한 팀장은 고 김남훈 경사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다. “팀장님도 오셨네요~” 죽음 속 망루 계단으로 올라가던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을 전하다 그는 목이 메였다. 그는 자신이 철거민에 대한 분노로 처음에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2차 진입에서 화염병을 보지 못했다.
두 번째 눈물도 경찰이 보였다. 증인석에 선 서울지방경찰청소속의 정보과의 한 직원은 용산참사가 협상 한번 못하고 벌어진 것을 가슴 아파 했다. 그는 그 사건 때문에 자책감으로 지방청에서 일선 경찰서로 스스로 갔다며 눈물을 흘렸다. 세 번 째 눈물은 전철연 연사국장이었다. 그녀는 5학년 아들을 둔 엄마였다. 그녀는 “애초 건설자본이 합의한 임대주택을 이행 했더라면 제가 또 이렇게 감옥에 왔겠느냐”면서 “저도 제 아들 학원에 보내면서 평범하게 살았을 것”이라고 자본과 용역에 당한 설움을 법정에서 뱉어 냈다. 그리고 피고인들이었다. 피고인중 한 명은 자신의 부인이 용역에게 맡고 쓰러져 배를 발로 차이는 상황을 말하다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힘없는 피고인들처럼 저 뿐 아니라 여기 있는 검찰이나 재판장님도 이렇게 부당하게 용역들에게 피해를 당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망루가 아니라 뭐라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관대한 처벌을 바란다”고 변론을 마쳤다.
법정에는 흐느끼는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눈물을 삼키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이어졌다.
가장 먼서 최후 진술에 나선 피고인 A씨는 “법과 제도가 바로 서서 저희 같은 철거민이 양상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이번 일로 돌아가신 분께...”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적인 방책이 세워졌으면 한다”고 진술했다.
C씨는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과 유가족에게 위로를 드린다. 참사를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 오죽했으면 농성을 했겠는가. 공권력이 급하게 들어와 여유와 인내로 협상을 배려하지 못한 아쉬움이 든다. 진실이 왜곡 되서 너무 안타깝다. 실체적 진실과 공정성을 재판장께 바란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관대한 선처와 용서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진술이 끝나자 긴 한숨과 울음이 법정 곳곳에 더욱 커져 갔다.
D씨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 뼈저리게 반성한다.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어린 딸을 생각했다...” 그도 눈물을 터트렸다. 앉아 있던 피고인들도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판장님, 선처를 바랄 뿐입니다.”
E씨는 “저희들 1월 19일, 20일에 당한일은 공권력이 너무 압박해 방어했을 뿐이다. 큰 사고가 났지만 꼭 저희 잘못이라고만 몰아세우지 말아 달라.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충연 위원장은 “저희가 바라는 세상은 더불어 사는 세상입니다. 재판부가 역사에 남을 정의로운 판결을 하시길 부탁한다”고 최후 진술을 했다. 그가 한 마디 한 마디 최후진술을 할 때 방청석에서 피고인과 가까운 오른쪽 둘째 줄에 앉은 어머니 전재숙 씨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첫째 줄에 앉은 정영신 씨는 엎드려서 흐느꼈다. 법정 안에도 울음소리와 한숨소리는 더욱 커졌다.
F씨는 “일이 일어나고 보니 철거민이 아니었을 때 가족들이랑 많이 놀러 다니고 취미생활을 열심히 할 걸 그랬다. 철거민이라 가난했어도 자식들 달래가면서 잘 키웠다. 아버지는 보통 자식이 옆길로 새지 말라고 때리지만 여기까지 오다보니 아버지한테 맞은 게 아니라 아버지가 부른 삼촌에게 여러 철거민이 맞아 개탄스럽다”고 진술했다.
G씨는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몇 자 적어왔다”며 3분여의 짧은 진술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재개발 과정에서 시공사, 용역깡패에 폭행을 당하고, 어린 자녀들이 들려 나오는 걸 보면서 답답했다. 아내와 어린 자식이 상처를 받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족의 생존권이 파괴당하는 마당에 이해하고 참을 수 없었다”면서 “제 권리를 포기 않겠다는 각오로 가족을 지키려고 망루에 내몰린 철거민을 인간적으로 도와 달라고 외쳤다”고 최후 진술을 이어갔다. G씨는 “전철연을 반정부단체로 낙인찍는 경찰과 검찰, 정치인이 우리에게 관심도 갖지 않을 때,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뭐가 잘못인가. 이충연 위원장이 ‘우리 동지들 욕하지 마세요,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동지 밖에 없다’고 했던 말이 가슴에 남아있다”고 이어갔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차분히 읽어가는 그의 최후진술에 피고인석도 방청석도 눈물바다가 됐다.
그는 “경찰이 조금이라도 철거민 호소에 귀 기울여 줬으면, 아니 안전이라도 고려 했으면 이 불행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해하려고 망루에 오른 게 아니라 자본의 탐욕에 상처받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올랐다. 오늘 재판장님께서 철거민들에게 마지막 온정을 베푸셔서 저희가 가족을 지키도록 일상으로 보내주시길 간곡히 청한다”고 최후진술을 마쳤다.
H씨는 “살기 위해 망루에 올라갔는데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던지 불과 22시간 만에 무자비한 공권력은 저희 동지들을 서늘한 시신으로 돌려주었다. 앞으로 자식에게 이 나라는 정직하게 살아도 살수 없다고 얘기할 것이다. 소원이 있다면 온 나라에 개발이 진행되는데 개발지역에서 우리 같은 처지를 안 겪고 같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우리 처지를 잘 판단하시어 죄가 있으면 죄를 묻고 죄가 없으면 무죄를 선고해 주시라”고 최후진술을 했다.
이 재판의 선고공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린다
최근 자동차산업관련 소식들
2009년 10월 23일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현대차 전주공장 트럭 생산 잔업철야 팽팽 … 이유는 고 유로(?) 저 달러($)!
중대형 트럭과 버스를 생산하는 현대차 전주공장의 트럭 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매주 토요일 철야특근이 잡힐 정도로 생산물량을 뽑아내고 있다. 특히 대형트럭 수요가 많아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명박이가 '4대강 살리기' 한다고 덤프트럭을 많이 뽑아내기 때문일까?
그런 것과는 별 상관없는 '환율'에 비밀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던 달러에 돈이 몰려 '달러 거품'이 형성되었는데, 이제 그 거품이 빠지면서 달러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유로 화 가치가 상승한 탓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과 비교해보자. 당시 유로 화는 1유로 당 1.38달러, 1,300~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환율 변동으로 인해 올해 10월에는 1유로 당 1.50달러, 1,78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화를 기준으로 보면 9% 상승했고, 원화를 기준으로 보면 3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유로 화 상승과 대형트럭 생산에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그것은 대형트럭 주요 메이커들이 모조리 유럽에 몰려있다는 사실(MANN, 스카니아, 볼보 등)을 주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유럽의 대형트럭 메이커들이 고 유로 현상으로 인해 현대차의 대형트럭과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전주공장 대형트럭 생산은 고 유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는 대형트럭 생산의 경쟁자가 거의 없다.)
'미국발 세계대공황'으로 인해 저 달러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고 유로 현상도 당분간 변화가 없을까? 그렇게 해서 현대차가 대형트럭 부문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1년 전과 오늘의 환율이 이렇게 예측불허로 변화하듯이, 앞으로 1년 후의 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 달러는 지속되겠지만, 유럽연합이 고 유로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가만 두고 보지 않을 것이고, 원화 가치도 지금처럼 제자리에 있으리란 법도 없다.
환율이란 것이 변덕장이이고, 사람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문제이다. 품질이나 기술력은 사람 힘으로 달라진다지만, 환율 변하는 것은 그렇지 못하다. 고 유로 현상으로 철야특근까지 팽팽 돌아가지만, 만약에 원화 가치가 갑자기 상승하거나 유로 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면 노동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노동자들 고용 문제도 '사람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문제'인가?
옆에서는 잔업철야 팽팽인데 고속버스 생산부서는 고용불안 살얼음판!
현대차 전주공장 트럭부서는 팽팽 돌아가지만, 바로 옆의 고속버스(PY) 생산은 1년째 죽을 쑤고 있다. 드디어 현대차 사측은 고속버스에 112명의 여유인력이 존재한다며 '여유인력 해소'를 하자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소요처가 있다고 하는데, 나머지 정규직과 비정규직들에게는 소요처가 없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잔업철야가 full로 돌아가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 정리를 해야 한다니?
현대차 사측은 2년 전에 버스 생산이 늘어나니까 주간으로만 돌리던 것을 주야 맞교대로 돌리자고 했었다. 반강제로 주야 맞교대 시스템을 만들더니, 올해 초에는 버스 물량이 부족하니 주간으로만 돌리자고 했다. 대신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자 수백명을 짤라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트럭 물량이 늘어나니 이제는 그동안 죽어도 합의할 수 없다던 '주간연속 2교대'도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트럭은 아직까지 주간조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차라리 '주간연속 2교대'를 하게 되면 생산물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유로 화 떨어지면 또 수백명 짤라내고 주간으로만 돌리자고 하려나?
쌍용차 인수전 뛰어든 박윤배 - 과거의 노동운동가? 대우그룹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
10월 초순, 현재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서울인베스트의 박윤배 대표인데, 그의 경력이 사뭇 인상적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박윤배 씨는 고졸 출신 노동운동가로서, '민족통일민주주의노동자동맹'(삼민동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년 6개월 옥살이를 하는 등 2차례 투옥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특히 1980~1990년대 대기업 노동운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저서로는 "대기업 노동조합과 파업" "다시 노동해방의 깃발로 우뚝 서기 위하여" 등이 있다. 아마 1980년대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 특히 대기업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 치고 박윤배 씨의 책을 탐독하지 않았던 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그가 쌍용차 인수에 뛰어든 사모펀드 대표로 나선 것이다. 과거의 노동운동가가 쌍용차를 인수한다니, 언론에서는 화제가 될 법도 하다.
그러나 그의 노동운동 경력 뒤의 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2번째 옥살이를 하고 나온 직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눈에 들어 대우그룹 노사관계 전문가 자격으로 임원의 반열에 들게 된다. 대우그룹이 붕괴된 후에는 중앙노동위 공익위원,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을 거쳐, 각종 기업에 구조조정 상담을 하는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다. 주로 공공부문 기업의 구조조정에 자문역을 많이 맡았다.
쌍용차 법정관리 직후 지식경제부에서 내부 검토문건 하나가 폭로되어 세간의 이목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것은 한국 자동차업계를 2~3개의 기업군으로 재편한다는 것이었다. 즉, 현대기아차를 한 축으로 놓고 쌍용차/GM대우/르노삼성을 묶어서 1~2개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문건이 폭로되었을 때 지식경제부는 "검토용으로 만들어본 것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에 쌍용차 인수전에 대우그룹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가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정부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대상으로 경영을 책임질 전략적 투자자(SI)뿐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서울인베스트의 쌍용차 인수작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인베스트 등 투자 주체를 많이 늘려 매각을 보다 수월하게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GM대우와 쌍용차를 모조리 파산시키고 하나의 기업군으로 만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이 깊어지고 있다. GM대우 회생 문제를 놓고 산업은행과 GM 측이 벼랑끝 협상을 하고 있는 지금, 박윤배 씨의 경력에 눈길을 보내야 할 이유는 그가 노동운동가였던 것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
현대기아차 판매 호조세 유지, 얼마나 지속될까?
'경제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대기아차의 내수와 수출 판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9월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영국 시장에서 나란히 판매증가율 1,2위를 기록했다. 영국에서 1~9월까지 누적판매실적은 현대차가 4만대, 기아차가 3만4천대로 나와 현대차는 전년동기 대비 121.95%, 기아차는 100.57% 증가한 것이다.
영국만이 아니라 주요 유럽 국가에서 판매 호조는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8월까지 유럽에서만 총 22만1천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9.8% 증가한 실적을 올렸으며, 이는 유럽시장에 진출한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이렇게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유럽 주요국이 세계경제위기 도래 이후 올해부터 너도나도 채택하기 시작한 보조금 정책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채택한 폐차보조금정책을 한번 살펴보자. 예를 들어 현대차 i10의 경우 원래 가격은 7000파운드이지만, 폐차보조금 등 영국 정부 지원을 받게 되면 4995파운드, 무려 30%나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반대로 폐차 인센티브 혜택이 적은데다 고유가, CO2 배출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어난 중대형 차급과 SUV 차급은 유럽에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주력 SUV 모델인 투싼(13,967대)과 싼타페(8,750대)가 전년 대비 각각 43.5%, 53.7%씩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 주요국의 폐차보조금 정책이 중단되는 내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 GM대우 회생의 견인차 될까?
올해 출시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 덕에 GM대우 창원공장과 군산공장은 잔업특근이 팽팽 돌아가고 있다. GM대우 회생을 놓고 GM과 산업은행의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잘 나가는 차를 생산하고 있는 GM대우 회생의 견인차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가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한 것으로 잘 알려진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GM의 글로벌 소형차 생산기지인 한국 외에도 4개 국가 GM공장에서 추가로 생산될 계획이다. 올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신차발표회에서 손동연 GM대우 글로벌경차개발 본부장은 “오는 12월부터 인도 공장에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생산할 예정이고 연달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콜럼비아의 GM공장에서도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2월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합작해 설립한 신형 자동차 생산 공장이 17일 중국 선양에서 문을 연 바 있다. 그런데, GM은 성명을 통해 이 공장은 선양에 세워진 GM과 SAIC의 두번 째 합작공장으로, 연간 생산 능력은 15만대며 내년 2분기부터 '시보레 크루즈' 소형차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보레 크루즈'가 무엇이냐고? 바로 라세티 프리미어이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중국과 유럽에서 '시보레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홀덴 크루즈'라는 브랜드로 팔린다. 한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시보레 스파크'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라세티 프리미어 역시 지금은 GM대우가 만들어 수출하고 있지만, 조만간 미국 현지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GM은 미시간 오리온 타운십 공장에서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2013년까지 가동률을 7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는 GM과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합의내용이기도 하다.
GM대우 회생의 견인차로 꼽히는 주요 차종 생산이 이렇게 다양한 국가로 분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GM대우의 미래는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거기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노동자들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