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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전거와사람들/Bike & People 원문보기 글쓴이: 김 기사
* 이 게시물은 예전에 제가 개인 블로그(네이버)에 작성했었던 것을 옮겨 온 것으로서, 제 주관적인 생각이 첨가되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대부분의 블로그 포스팅이 그렇듯이, 이 게시물 내용 역시 정보로서의 절대적인 '정답'은 아닙니다.
그저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다만 전문용어조차 생소한 초보 입문자분들에겐 '방향 설정' 정도의 역할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게시합니다.
기본적인 지식 형성에만 참고하시고, 최종적인 판단은 각자의 성향에 맞게 장비를 선택하시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에 작성된 내용이라 경어가 생략된 점은 양해바랍니다.
'자전거 선택 요령'이란 제목으로 게시물을 쓰면 절대적인 정답이 나올 수가 없다.
자전거를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의 취향이 모두 다르고 구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대에 맞는 성능을 설명해도 각자의 판단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생각까지 들어가다보면, 읽는 사람들중 게시물 내용에 이의를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의 생각도 나는 분명히 존중한다.
예를 들면, 경제력이 좋은 어떤 사람이 장비에 대한 품격을 중요시하는 취향을 갖고 있어서 비싼 자전거를 샀고, 또 그것이 그 사람에게 레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된다면 천만원짜리 자전거도 아깝지 않다.
환갑이 넘도록 생업활동에 매진하느라 건강도 잃고 취미도 갖지 못한 고소득 은퇴자가 당뇨병을 관리하기 위해 자전거 운동을 선택했다면, 티탄 자전거 일색인 장년층 동호회 모임에 알루미늄 자전거를 타고 참석했다가 기가 죽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내 장비에 대한 자긍심으로 인해 한번이라도 더 운동을 할 수 있다면, 또 그것으로 심혈관계 질환이 치료됐다면 천만원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또한 차종이 운전자의 품격을 일부 대변하는 한국 사회 풍토에서 고급 자전거의 구매 사유는 누구에게나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비싼 등급의 부품일수록 고장이 적다고 유혹하는 일부 자전거샾의 영업 전략에 속아서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샾에서 그런 영업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비싼 장비일수록 인터넷 가격 비교가 어렵고 마진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자전거의 정비 의뢰가 들어와야 수리비 마진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자전거샾에서 초보 구매자들에게 "XT급 이상을 타셔야 고장 없이 오래 탈 수 있습니다" 라고 한다.
그러나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다.
(데오레급만으로도 이미 내구성과 정밀도는 95% 이상 충족 된다)
오늘 게시물은 초보 구매자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작성하는 것이다.
지난번 게시물에서 시마노 MTB(산악자전거)계열 부품 등급을 알아봤는데, 이제 어느 부품 등급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중요하게 됐다.
먼저 그다지 구매력이 크지 않은 내 기준에서 간단한 결론을 내자면, 정비 기술을 배울 의지가 있는 사람은 낮은 등급의 자전거를 사면 되고, 정비에 영 자신이 없는 사람은 조금 비싼걸 사서 유지관리비까지 지속적으로 지출할 각오를 해야 한다.
돈의 여유가 없는데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졌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먼저 자전거 구동 메카니즘을 공부해서 이해하도록 하고, 기어세팅법, 케이블 정비법, 각종 부품 교체 방법을 터득해서 알리비오급이나 데오레급으로 사면 된다.
작년에 20명이 팀을 이뤄서 부산까지 국토종주를 했었는데, LX급이었던 내 자전거에 비해 다른 자전거들은 대부분 XT,XTR급이었다.
어느 여성참가자가 오르막길에서 자꾸 기어변속을 못하고 멈춰서길래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잠깐 살펴봤더니, 남자의 힘으로도 변속레버를 조작하기 힘든 상태로 며칠을 쫓아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원인은 변속 케이블 속선과 겉선 사이에 이물질이 쌓여서 뻑뻑해져 있었던 이유였다.
부품 등급은 최상급인 XTR이었기 때문에 와이어(기어 속선)에 녹이 슬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장기간 정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간간이 우중라이딩까지 한 결과라고 보여졌다.
이런 경우 자전거샾에 가면 어떤 조치를 받을까?
양심적인 샾 사장은 케이블 안에 윤활유 몇 방울 떨어뜨려주고 5천원만 받을 것이고, 비교적 양심적인 사장은 케이블 교체를 권할 것이고, 어떤 샾에서는 케이블 마모와 드레일러 불량 판정까지 내릴 것이다.
데오레급이라면 세번째 경우라고 해봐야 10만원 안팎의 견적이 나오겠지만, XTR급 자전거라면 30만원을 훌쩍 넘길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기계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손수 정비가 가능하다.
조치는 10분 안에 끝났다.
주먹 안에 쏙 들어가는 휴대용 공구로 드레일러에 고정되어 있던 케이블을 이완 시킨 후, 케이블 마감캡을 열어 체인 오일 몇 방울을 각 겉선 안에 투입한 결과 정상으로 돌아왔다.
간단한 문제였지만, 그 날 수리가 되기 전까지 그 여성라이더는 몇 개월 동안 고생했을 것이다.
고급자전거를 선택하는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정비의 중요성까지 언급을 해야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꺼낼 수 있기 때문에 서론이 좀 길었다.
먼저 브랜드다.
자전거 브랜드는 꽤 많다.
자이언트, 메리다, 트렉, 스캇, 스페셜라이즈드, 엘파마, 캐논데일, 고스트, 큐브, 후지, 코나, 예티, 비앙키, 하이바이크, 무츠, 라이트스피드, 타이투스, 머린, 클라인, 코맨샬, 스캔, 산타클루즈, 셜리, 코가 등등...
대부분 외국 브랜드들이고 생산은 주로 대만과 중국에서 한다.(최근엔 한국에도 조금씩 자체 생산하는 브랜드가 생겨나는것 같다)
대만은 일찍부터 전세계 자전거 생산 공장으로 불릴만큼 프레임 대량 제조 인프라를 갖춰 놓았다.
특히 세계 자전거 생산 1위 업체인 자이언트는, 고급 브랜드들의 하청까지 맡아서 프레임을 제작할 정도로 그 기술력과 생산성이 뛰어나다.
초보자들은 이 모든 브랜드를 알 필요가 없고, 그냥 '대만산'과 '중국산' 으로 간단하게 머리에 입력하자.
어차피 미국 브랜드(트렉 등)들이나 유럽 브랜드(비앙키,고스트 등)들도 상당수의 라인업을 대만이나 중국 공장으로 하청을 주기 때문에 입문용은 대부분이 대만,중국산이다.
그리고 대만이나 중국에 생산을 의뢰하지 않고 자국에서 만드는 프레임들은 주로 고가 라인업들이므로 초보자들에겐 거리가 먼 모델들이다.
예를 들어서 트렉 자전거중 50만원 짜리와 200만원 짜리의 밑부분을 확인해보면, 50만원 짜리엔 made in china 스티커가 붙어 있고 200만원 짜리엔 대만이 찍혀 있다.
그러나 이렇게 복잡한 프레임 종류들도 부품들은 거의 시마노,스램을 쓰고 있으니, 자전거란 완제품을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대만제 프레임과 일본(시마노),미국(스램) 부품들의 조립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본격적인 자전거 선별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한가지 더 서론에 넣을 부분은, 프레임 재질에 따른 과도한 평가들이다.
특히 자전거여행 동호회에 들어가서 정보를 찾다보면 '크로몰리' 추종 유저들의 지나친 확대 해석들을 볼 수가 있는데, 일부 자신들이 투자한 부분에 대한 보상심리가 섞여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거나 일반화 시켜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물론 여행 전용 자전거들의 휠베이스가 길다든가 휀더 설치가 용이하다는 점등은 조금 잇점하긴 하다.)
프레임 재질의 종류는 철(생활자전거), 알루미늄(가장 일반적), 카본, 티타늄, 크로몰리 등이 있는데, 탄소섬유를 압축해서 만든 카본을 제외하면 나머지 금속들은 여러가지 성분이 합쳐진 합금이고 그 재료 선택이나 성분 비율, 가공 공법에 의해 또 다시 등급이 나눠진다.
알루미늄같은 경우 40만원 짜리 자전거 프레임은 특별한 공법이나 재료 배합이 없고, 7,80만원짜리 자전거 프레임은 버티드 공법(무게를 줄이기 위해 부위마다 튜브의 굵기를 다르게 압축 가공)을 쓰며, 고가의 고급 알루미늄 프레임은 지르코늄같은 성분을 배합해서 강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인다.
크로몰리는 크롬,몰리브덴 등의 합금으로, 알루미늄의 장점(가벼움)과 강철의 장점(강한 내구성)을 살리고자 탄생한 재질이다.
그러나 두 가지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대신 두 가지의 단점까지 껴안게 되어, 알루미늄보다 무겁고 쇠처럼 녹이 슨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물론 쉽게 녹이 슬지는 않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알루미늄 프레임에 비해 많이 비싸다.
자전거여행 동호회에서 크로몰리 유저들은 알루미늄이 잘 부러지고 용접이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서 해외여행에 부적합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지나친 우려다.
재질에 대한 설명은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지만, 실제로 알루미늄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다가 프레임이 부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난 한번도 그런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
6년 넘게 알루미늄 프레임(코나 브랜드)으로 세계여행을 했던 찰리(닉네임)님도 수만km의 여정을 단 한 개의 프레임으로 버텼다.
또 크로몰리는 자체 탄성을 갖고 있어서 프레임만으로 어느정도의 쿠션을 느낄 수가 있고 직진성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그 차이는 정말 미미한 수준이다.
쿠션은 타이어 바람을 조금 빼는 것의 몇십분의 1밖에 안되며, 직진성은 다리 힘을 조금 키우면 커버하고도 남는다.
또 하나 알루미늄 프레임의 취약점으로 충격에 의한 스트레스 누적을 꼽는데, 마찬가지로 원론적인 이론으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 일부 크로몰리 추종 유저들이 주장하는 5년의 내구연한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알루미늄 프레임들이 수시로 부러졌다면, 인터넷에 그런 사례가 이미 일반화 되어 있을 것이다.
결론은 '알루미늄 프레임이 그렇게 약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며, 무게까지 가벼운 데다가, 비에 노출되어도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여행용으로도 훌륭하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여행용 자전거의 名家 'KOGA 바이크'에서는 최근 출시된 자전거 프레임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선택했다.
자전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잡혔다면, 또 내 주관적인 견해에 동의한다면 이제 어떤 자전거를 선택해야 할까?
어떤 모델을 딱 집어서 추천하는 건 너무 어렵다.
런칭되는 모델들이 자주 바뀌고, 그 종류 또한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저렴한 브랜드로는 블랙캣, 하운드, 예거, 아팔란치아, 첼로(XC시리즈) 등이 있다.
국내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역시 프레임은 대만과 중국산, 부품은 시마노나 스램을 사용해서 조립하는 업체들이니 순수 국산 브랜드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그리고 내가 이 업체들에게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불만은, 눈에 잘 보이는 부품들(뒷드레일러,변속레버)은 등급을 높여놓고 잘 안보이는 부분(휠셋,브레이크)들은 낮은 등급을 쓴다는 점이다.
그래도 트렉이나 캐논데일같은 고가 브랜드에 비해서 무척 저렴하기 때문에, 어떤 업자들은 완성차를 사서 부품들을 고가 브랜드 프레임에 이식시키기도 한다.
이제 내가 추천하는 등급의 자전거로 마무리를 지을까 한다.
사진의 자전거는 중국여행에서 만난 '발브레끼님'의 자전거인데, 중국에서 구입하신 모델이므로 같은게 한국에서 판매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이 자전거를 선정한 이유중 하나는, 비교적 '알리비오급'이라는 정체성에 충실하게 부품들을 세팅해 놓았다는 점이다.
변속기와 뒷드레일러가 알리비오라면 국내에선 보통 잘 안보이는 앞드레일러는 한두등급 낮은 아세라나 알투스를 쓰게 마련인데, 이 모델은 충실하게 같은 등급을 썼다.
뒷드레일러도 알리비오.
크랭크는 살짝 아세라급 같기는 한데, 여행중 유용한 '크랭크 커버'가 달려 있어서 유용하다.
브레이크는 유압인데, 장단점이 있으니 선택하는 분들이 구입해서 느껴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휠셋 모델명이 잘 안보이는데, 내 기억으로 모델 번호가 400번대였으므로 알리비오급으로 보여진다.
샥은 락,아웃(쿠션 잠금 장치)이 되는 코일샥이다.
에어샥에 비해 무게는 좀 무겁지만, 샥 정비가 어려운 장기여행에서는 오히려 고장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발휘될 수도 있다.
여행용으로 선택한다면 중요한 부분인데, 이왕이면 사진처럼 짐받이 볼트 구멍이 있는걸 고르는게 좋다.
프레임에 볼트 구멍이 없다면 싯클램프를 이용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간단치가 않다.
프레임 뒷쪽에도 볼트 구멍이 있는걸 잘 확인해야 한다.
이 뒷부분에 구멍이 없을시엔 더 복잡해진다.
이 제원표는 내가 조금 검색해서 찾아낸 모델(독일 브랜드 '고스트SE')의 사양인데, 비교적 내가 추천하는 모델에 가까운 편이다.
아마 가격은 70만원 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
프레임을 보면 '7005 DB' 라고 되어 있는데, 7005는 알루미늄 등급이고 DB는 더블버티드 가공을 했다는 얘기다.
알루미늄 프레임중 비교적 중상급 프레임에 속한다.
이 모델은 자전거 가격에서 프레임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으니, 조금 저가 브랜드를 선택한다면 이런 부품 등급 자전거를 4~50만원 정도에 살 수 있을 것 같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동호회 활동도 겸하고 싶으며 나중에 중고로 되팔때의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트렉이나 스캇,자이언트를 고르면 된다.
그런 부분들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면 블랙캣이나, 예거 브랜드중 데오레급(뒷드레일러 기준)을 구입해도 충분하다.
모쪼록 초보자들의 자전거 선택에 기초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끝으로 이 포스팅을 마치겠다.
첫댓글 유익한글 잘 봤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