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정겨운 말을 들어 봤다.
지난 가을, 늘 요청하신대로 우리 아버님의 명을 받들어(농사 지은 쌀 갖다 내 달라시니깐^^)
쌀이 떨어져서 없다며 좀 갖다 달라는 통로사람들의 부탁으로
벼를 좀 찧어 놓으시라고 시댁에다 전화를 했었다.
그런데 무둑뚝하게 전선을 타고 흘러 들어온 말은
고함인듯 하지만 고함이 아닌
늘 평상시의 무뚝뚝하고 화통을 삶아드신것 같은(^*^)
울 아버님목소리...
"비온다!!"
잘못 들어서, 아니 범서에는 비가 안오길레
"예? 뭐라고예?!"
"비온다 안카나! 비 와가, 나락 몬찍는다 안카나!! 갈방비가 와 싸쿠마는..."
아, 맞다 갈방비...
얼마나 오랜만에 듣던 이쁜 말인가
그랬다...
내 사랑했던 울엄니도 그랬고, 내 어릴적 고운 동무들도 그랬다
가을되면 제철만난 메뚜기 마냥 신나서 들판으로 강가로 쏘다니다
가끔 그 갈방비를 맞으며 촉촉히 젖어 다니는 쾌감을 즐기기도 했는데...
갈방비...
그 비는 이제는 없어진걸까?
아님 사전에서 없어진,
아니, 원래 없던 말일까?
그립다~
갈방비를 맞으며 함께 하던 고운 내 동무들과 싱그럽던 유년이.
그리고 그 '갈방비'란 말이...
첫댓글 갈방비가 당최 무슨 말인교?
아마도 울아버님이, 우리 엄마가, 유년의 내 동무들이 쓰던 '갈방비'란 '가랑비'의 사투리가 아닐까 싶어요...그대로 갈방비라는 사투리가 더 이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