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시 : 2009년 6월 14일
2. 동 행 자 : 주을님, 대도님, 산사랑
3. 산행 코스 : 석골사 주차장 - 운문산 서릉 - 얼음굴 갈림길 - 함화산 - 운문산 정상 - 상운암 갈림길 -
딱밭재 - 범봉 - 팔풍재 - 깨진바위 - 억산 정상 - 문바위 갈림길 - 수리봉 - 석골사.
4. 산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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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에 위치해 있는 석골사(石骨寺)는 운문산과 억산을 산행하는데 중요한 깃점이 되는 곳이다.
운문산을 산행하기 위해서는 석골사에서 상운암계곡을 따라 정구지바위와 상운암을 거쳐 오르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이지만, 오늘은 석골사 밑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계곡을 가로질러서 서릉을 타고 오른다.
서릉 코스는 들머리 처음부터 660봉까지 급경사 된비알이 이어지고, 청송사씨 무덤과 얼음굴 갈림길 삼거리 980봉까지
연속적으로 경사가 심하여 이 코스를 선호하는 산행인들이 많지 않다.
그러나 상운암 계곡 코스는 산 정상에 오를 때까지 계곡의 울창한 숲과 사방의 산등성이에 시야가 막혀 답답한 면이 있으나
서릉 코스는 660봉부터 사방팔방으로 확트인 운문산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景致)를 감상하면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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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봉에서 바라 본 운문산 전경>
사실 오늘 우리가 산행할 코스는 소위 영남알프스 산군들 중에서 아름다운 비경(秘境)들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으면서 바위와 나무, 계곡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배치되어 있고,
가지산과 운문산 사이의 심심이골과 학심이골, 딱밭재에서 운문사 방향으로 흐르는 천문지골 주변의
웅장한 기암절벽, 범봉 주변의 암릉 릿지, 억산의 깨진바위, 운문지맥을 따라 펼쳐지는 사자바위, 문바위,
수리봉등 "와! 멋지다"라고 감탄할 수 있는 절경(絶景)들이 집약되어 있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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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봉 급경사 길을 오르시는 주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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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문바위와 수리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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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봉 줄기 너머로 바라본 억산 풍경>
980봉은 상운암계곡 방향의 얼음굴과 정구지바위 쪽으로 갈라지는 갈림길 삼거리가 위치한 지점이다.
갈림길에는 안내 표지판이 없어서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길을 잃을 위험이 있다.
980봉에서 얼음굴로 내려가는 코스는 울퉁불퉁 급경사 바위 길이라서
비나 눈 내리는 날에는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될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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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봉에서 1,108봉 삼각점을 지나면 함화산(含花山)이 나온다.
지금의 함화산 정상 표지석이 서있는 곳이 함화산이 아니고
운문산을 함화산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는 속설도 있다.
함화산이라는 이름은 조선 영조 임금때 함화당 의청스님이 석골사를 중창하면서
운문산 정상 바로 밑에 자리한 현재의 상운암을 함화암이라고 액호(額號)를 걸고
참선도량(參禪道場)으로 삼게 됨으로서 함화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다른 자료에는 산이 높아 꽃봉오리가 피기 전에 시들고 만다하여
화망산(花忘山)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와 지금의 석골사 절터가 길지(吉地)가 아니라서
기(氣)를 보충하기 위해 함화산이라고 불렀다는 등 여러가지 속설이 있다.
대도님이 함화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정상석보다 더 밝고 의연한 모습으로 서 계시다.
주을님이 양 손으로 스틱에 몸을 의지하여 막 함화산 정상에 도착하신다.
어떤 산행길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야 직성이 풀리는 두 분은 역시 산꾼이다.
바람이 없는 유월의 무더운 날씨는 산행인에게 소낙비같은 땀세례를 선사한다.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되어 후줄근하다.
몰골은 허줄그레하지만 거친 숨을 내쉬며 된비알을 올라 오느라
산소를 듬뿍 들여마신 심장의 박동 소리는 더 강렬하다.
함화산 정상석에서 운문산 정상까지는 5분 거리의 지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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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188m 운문산 정상>
주을님을 정상석 가운데에 모시고 양 옆으로 서있는 늙은 두 사나이의 늠늠한(?) 모습에서
여유와 평화가 느껴진다.
구름이 들어오는(雲門) 하늘 문에 서서 우리는 더 머언 근원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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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골사에서 정상까지는 약 4.5Km의 거리에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상운암 코스로 올라오면 정상까지 2시간 30분 소요되지만
서능 코스는 올라오는 길 경사가 심하여 상운암 코스보다 30분 정도 더 소요되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 억산까지는 이곳 운문산 정상에서 4.1Km로 표시되어 있다.
정상 답파 후 상운암 갈림길 삼거리까지 이동하여 점심을 먹었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이곳 상운암 갈림길 능선부터 딱밭재 - 범봉 - 팔풍재 - 억산까지의 능선 코스다.
아슬아슬한 바위 피너클이 군데군데 솟아있고, 능선 좌우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제법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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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님이 서 계신 지점은 상운암 갈림길과 딱밭재 중간 사이 암릉 구간이다.
뒷 배경에 문바위에서 억산까지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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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을님이 한 포즈(Pose) 잡으신 지점 너머의 배경이 오늘 산행에서 제일 멋진 그림일 것 같다.
운문산과 상운산 쌍두봉 그리고 아스라이 문복산까지 조망된다.
산안개가 뿌옇게 서려있어 시야가 흐릿하지만 멋진 풍경만큼은 완연하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마치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린 그림처럼 환상적이다.
신록이 무성하니 바위가 더 뚜렷하게 보인다.
이곳 바로 아래에는 천문지골이 운문사를 향하여 흐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근거리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이토록 아름다운 산야가 실체(實體)한다는 사실이 부산 사람들에게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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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님과 주을님의 로프를 잡고 암벽 타는 균형 잡힌 모습이 완벽하다.
편안한 오솔길만 걷는 것 보다는 한 번 씩 로프 구간을 만나는 것도 긴장감이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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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밭재 갈림길 사거리다.
우측으로 천문지골, 좌측으로 상운암계곡으로 연결되는 갈림길이다.
딱밭재에서 직진하면 범봉과 904봉을 지나 팔풍재가 나온다.
팔풍재에서 좌측으로 대비골이 흐르고 있고
대비골 방향으로 하산하면 석골사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억산으로 향한다.
산행 들머리인 석골사 입구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8.5Km의 거리에 5시 20정도 소요되었다.
억산 깨진바위 밑 암벽 로프 구간을 통과할 무렵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소나기가 내린다.
우리는 길 옆 떡갈나무 밑으로 몸을 숨겼다.
잎이 무성한 떡갈나무는 한 줄기 소낙비는 충분히 피할 수 있을 만큼
우산같이 안온한 공간을 제공했다.
대도님이 배낭에서 우의를 꺼내다가 실수하여
등산용 물통이 아스라한 바위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진다.
그것을 줍기위해 로프를 타고 유격을 감행하는 모습이 용맹스럽다.
잠시 후 비가 잦아들어 다시 억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소낙비가 멈춘 6월의 산야는 더 짙푸르고 청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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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산 정상>
오르기가 힘들어 억! 억! 헉헉! 한다고 억산인가?
깨진바위는 용으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분노하여 꼬리를 내리쳐서
깨진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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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산 깨진바위 너머로 범봉과 962봉, 운문산 정상이 구름을 이고 있다.
억산에서 문바위까지는 오솔길처럼 평이한 길이다.
길섶 빗물을 머금고 있는 나뭇잎들이 앞서가는 대도님의 바지자락을 흥건히 적신다.
산행에서 앞장선다는 것은 만용이 아닌 희생이다.
문바위는 정상에서 보는 것 보다는 수리봉 방향 전망바위에서 바라 볼 때
더 매력적이다.
주을님은 문바위에서 어떤 신비한 형상를 찾을려고 바위 전면을 자세히 관찰하신다.
문바위와 억산 깨진바위는 원거리에서 바라 볼 때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다.
문바위와 깨진바위는 외양은 거칠지만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어
전체적인 산의 구도는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문바위에서 수리봉까지는 암릉구간으로 좌우로 경관이 수려하다.
석골사 뒷편 협곡에는 바위가 병풍처럼 도열해 있고
문바위 방향 능선 길에는 단애를 이루고 있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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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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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봉은 운문산 정상이나 원거리에서 바라보면
바위로 형성된 멋진 풍광을 보여주지만
수리봉 정상에서 보면 조금은 초라한 육산에 불과하다.
수리봉 정상석이 없다면 이곳이 멀리서 볼 때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던 수리봉인가? 라고
의심이 들 정도로 보잘 것 없다.
수리봉에서 마지막 석골사 주차장까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오전 산행 들머리에서 이곳까지 13Km가 넘는 길을 8시간 정도 걷고 보니
어지간히 몸이 지치고 다리 근육이 수축되어 경련이 일어날 것 같다.
오늘 코스는 산이 갖추어야 될 요소들을 두루두루 다 갖춘 멋진 코스였다.
웅장한 산악미, 걸음거리가 지루할 즈음에 간간이 나오는 릿지 코스,
군데군데 멋진 풍광을 조망하기 좋은 전망바위가 수없이 많고
오솔길과 피너클이 적절하게 안배되어 자연스럽게 체력 조절을 할 수 있는 코스였다.
운문사 넘어가는 팔풍재 아래
대비골 울창한 숲 속
나무를 쪼아대는
오색딱다구리의 쩌렁한 울림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2009년 6월 14일 - 산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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