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있어서의 '이미지[心象]'란 언어를 통해 표현된 구체적 형상이나 그와 관련되는 추상적인 관념들을 말한다. 즉 시적 언어를 통해 어떤 형상이 우리의 머리 속에 그려질 수 있으며, 나아가 그 형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이 함께 연상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체적 형상 또는 그와 관련된 추상적 관념들이 바로 시에서 '이미지'라고 불리는 것이다. ☞ 연상되는 감각적 인상 → 감각적 이미지 연상되는 추상적 관념 → 상징적 이미지
예를 통해 알기
① '그리고 나의 작은 冥想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 '새 새끼'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통해, 관념적 존재인 '명상'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말하자면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인 '명상'을 '새 새끼'라는 구체적 형상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런 구체적 형상이 바로 이미지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관념'을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였다. ② 김상옥의 시조 '사향'에서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이란 구절 ⇒ 이 구절은 시적 자아의 정서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체험 속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사물의 형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것은 순수한 지적 작용도 아니고, 관념이나 정서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형상이며, 그 형상에 의한 정서의 표출이다. 이와 같은 것을 이미지라고 한다. 2. 이미지의 기능 이미지는 독자에게 감각적 인상을 불러일으켜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사물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며, 사물의 인상과 영상을 더욱 뚜렷이 하는 기능을 한다. N. Frye는 심상이 제재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독자의 내면 세계를 자극하며, 독자의 반응을 유도하여 시를 정서와 연결시켜 주는 구실을 한다고 보았다. 또 C. Day Lewis는 심상이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미를 빚어 내게 하고, 시어에 탄력감과 긴축미를 부여하여 강렬성을 가져오며, 정서를 환기시키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http://korstudy.com/literature/poetry/htm/theory.htm#5.시의%20기법
① 표현의 구체성을 높인다. ② 표현의 독창성을 살린다. ③ 정서 환기의 장치가 된다. ④ 주제를 추적하는 지표가 된다. ⑤ 경험을 구체적으로 재생한다. ⑥ 감각적 인상을 재현한다. ⑦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한다.
하나 더 알기 - 지배적 심상과 주제의 암시 기능
이미지의 기본적인 기능은 감각적 체험을 되살리는 데 있다. 이런 기본적 기능 이외에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관념들을 구체적 형상을 통해 암시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이미지를 지배적 심상(이미지)이라고 한다. 지배적 심상이란 작품과 직결되는 구체적 형상 또는 그 형상에 내포된 관념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배적 이미지는 작품 전체를 통하여 반복 등장하여 시상의 흐름을 지배하며,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 그리고 시의 주제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심상은 묘사적 심상과 비유적 심상으로 나뉘기도 하고, 감각적 심상, 상징적 심상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미지는 마음 속에 재생, 제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감각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우리에게 친근한 것은 감각적 심상이다. 감각적 심상에는 시각적, 청각적, 미각적, 후각적, 근육 감각적, 역동적, 색채적 심상과 이들 심상들이 섞여서 시적 효과를 보여 주는 공감각적 심상이 있다.
1) 감각적 이미지
이미지의 기본적 기능은 감각적 체험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미지란 말이 던져 주는 세속적인 의미 때문에 우리는 흔히 시각과 관련된 표현 또는 인상만을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이미지는 모든 종류의 감각과 관련된다. 주로 시각, 청각이 중심이 되지만 후각, 미각, 촉각 등이 있고, 심지어는 무게 감각, 운동 감각(대상의 움직임의 지각), 기관 감각(고동, 맥박, 호흡, 소화 따위의 지각), 근육 감각(근육의 긴장의 자각) 등도 이미지로 제시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 감각적 이미지라고 부른다.
예를 통해 알기
① 시각적 심상 : 시각적인 감각 형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독자들의 심리적 체험 속에 회화적 인상을 부각시키고 시 전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 모양, 색채, 명암, 움직임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 김광균, <외인촌>에서 ·비는 하이얀 진주 목걸이를 사랑한다. ― 장만영, <비>에서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 신석정, <그 먼 나라를∼>
② 청각적 심상 : 청각적인 감각 현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때로는 음성 상징어를 활용해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 소리, 음성, 음향 ·접동 / 접동 / 아우래비 접동 ― 김소월, <접동새>에서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이완영, <조국>에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 김동환, <북청 물장수>에서
③ 후각적·미각적 심상 : 이 두 심상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맛과 냄새가 대체로 혼합되어 감지되기 때문이다. ⇒ 냄새, 향기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 서정주, <대낮>에서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 냄새 ― 김소월, <물새알 산새알>에서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 김상옥, <사향>에서
④ 촉각적 심상 : 피부 감각적 심상과 전신 감각적 심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촉각적 심상은 신체의 부분들과 결합되어 근육 감각적 심상을 형성하기도 한다.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 김종길, <성탄제>에서
⑤ 역동적 심상 : 역동적 심상은 격렬한 시어와 동작적인 용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된다.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 ―박두진, <3월 1일의 하늘>에서
⑥ 공감각적 심상 : 감각적 이미지를 가장 이상적으로 창조하는 것으로 공감각적 이미지가 있다. 이것은 한 종류의 감각을 다른 종류의 감각으로 전이시켜 표현하는 것이다. 공감각적 이미지는 감각적 인상을 개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 감각의 전이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 김광균, <외인촌>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김광균, <외인촌>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 김광균, <추일서정>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서정주, <문둥이>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유치환, <깃발> ·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 박남수, <아침 이미지>
2) 상징적 이미지
이미지의 기본적인 기능은 감각적 인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데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미지는 어떤 대상의 감각적 인상을 전해 줄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그 대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들을 연상시킨다. 이와 같이 '관념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가지는 이미지'를 상징적 이미지라 한다.
예를 통해 알기
① [공무도하가]에서의 '물'의 이미지 ⇒ 물에 휩쓸려 남편이 죽었으니, 물이란 곧 남편과의 사별을 가져온 사물이다. 이 때 물의 이미지는 당연히 <이별, 죽음>, 좀더 일반화하면 <삶의 부정적 이미지>이다.
② 다음 시조에서의 '못'의 이미지 압못세 든 고기들아 뉘라셔 너를 모라다가 넉커늘 든다. 북해 청소(北海淸沼)를 어듸 두고 이 못세 와 든다. 들고도 못나는 정(情)은 네오 鏡오 다르랴. ― 작자 미상 ⇒ 이 시조는 어느 궁녀가 대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내용이다. 그런데 누가 잡아다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북해의 맑은 물에서 놀아야 할 물고기들이 앞뜰의 못에 가두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 때의 '못'은 자유로운 세계와 단절된 공간으로서 화자의 생활 공간과 동질적 관계에 있는 부정적 이미지임을 알 수 있다.
③ [동동]에서의 '불의 이미지 二月? 보로매, 아으 노피 현 燈등불 다호라. 萬人 비취실 즈지샷다. / 아으 動動다리 ―<동동>에서― ⇒ 위에서의 '높이 켠 등불'은 높은 곳에 켜 놓은 등불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이것이 다음 구절에서 '만인을 비추실 모습'으로 부연 설명되고 있다. '등불'은 일반적으로 '광명, 인도자, 지도자' 등의 뜻을 연상시키지만, 이 시에서는 '높이 매달려 있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을 비추는 모습 → 뭇사람을 깨우쳐 주는 모습'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등불의 상징적 이미지는 <높고 훌륭한(고매한) 인격(인품,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미지를 형성하는 방법에는 묘사에 의한 방법, 비유적 표현에 의한 방법, 상징에 의한 방법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 형성 방법은 비유적 표현에 의한 것이다.
예를 통해 알기
① 묘사에 의한 이미지 형성 묘사 또는 감각적인 수식어의 구사를 통하여 사물의 영상을 직접 드러나게 하는 심상을 말한다. 어두운 방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 김종길, <성탄제>에서― ⇒ 이 시에서는 대상을 서술하거나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심상이 훌륭하게 제시되었다.
② 비유에 의한 이미지 형성 직유, 은유, 대유, 의인 등의 수사적 표현 방법에 의해 형성되는 심상을 말한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하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 김광균, <추일서정>
⇒ 이 시에서는 '비유'에 의한 심상의 제시 방법을 사용하였다.
원관념 보조 관념 낙엽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길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 日光 폭포 담배연기 기차의 증기
문제를 통해 알기
* 다음 시구에서 관념이 이미지로 제시된 시행을 찾아 쓰라. (서울대)
☞ 관념을 구체적 형상으로 치환시켜 보여주고 있는 시행을 찾으면 된다. (답 : (다)행)
1. 어조의 개념 어조는 시적 대상이나 독자에 대한 시적 자아의 태도, 또는 목소리를 말한다. 어조는 시적 분위기나 정서와 관련을 맺으면서, 선택되는 시어와 서술어의 어미에서 드러나게 되는데 대개 한 작품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러나 한 작품 안에서도 어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주로 시적 자아의 정서에 변화가 생길 때이다. 이를테면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다든지, 체념적 정서에서 의지적 정서로 나아간다든지 할 때, 그런 정서의 변화가 어조에 반영되는 것이다.
어조는 화자의 사람됨, 신분, 정신 상태 등이 나타날 뿐 아니라, 화자의 청자에 대한 태도와 대상에 대한 태도 등이 드러나는데, 이에 따라 어조는 여러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어조는 대개 종결 어미의 형태에 의해 결정된다.
1) 시적 자아의 태도에 따른 유형
·관조적 : 대상을 잔잔히 바라보는 태도 ·교훈적 : 깨우침을 주는 태도 ·낙천적 :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낭만적 : 멋있는 말소리와 태도로 이상적 세계를 나타내는 태도 ·냉소적 : 업신여겨 비웃는 태도 ·독백적 : 혼자 말하는 태도 ·비판적 :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따지는 태도 ·사색적 : 깊이 생각하여 판단하는 태도 ·염세적 :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예찬적 : 찬양하는 태도 ·종교적(소망적) : 기원하여 무엇을 소망하는 태도 ·철학적 : 인생의 깊이를 따지는 태도 ·풍자적 : 꼬집어 상대방의 약점을 찌르는 태도 ·해학적 : 대상을 익살스럽게 바라보는 태도 ·회화적 : 그림을 그리는 듯 대상을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태도
2) 시적 자아의 감정에 따른 유형
·격정적 : 솟구치는 열정의 목소리 ·냉정함 : 차가운 목소리 ·힘참 : 호소하는 목소리 ·침착함 : 조용한 목소리 ·기쁨 : 환희의 목소리 ·슬픔 : 애상적 목소리 ·영탄적 : 감동을 소리로 나타낼 때 ·명랑함, 우울함 등
3) 기타 특정 분석 기준에 따른 유형
·청자의 유무에 따라 : 독백조, 회화조 ·청자에 대한 화자의 태도에 따라 : 권유, 명령, 기원, 예찬, 의문, 간청 ·화자의 인간 유형에 따라 : 아이, 어른, 남성, 여성, 스승, 제자 ·화자의 감정 상태에 따라 : 명랑, 우울, 낙천적, 염세적, 격정적, 관조적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에 따라 : 냉소적, 친화적, 비판적, 우호적
시를 구성하는 요소에 운율, 심상, 어조, 주제 등이 있다면 시를 표현하는 예술적 기교에는 비유, 상징, 반어, 역설 등이 있다.
비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원관념)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그것과 유사한 다른 사물(보조 관념)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시에서 비유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대상의 인상을 구체적으로 정확히 전달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서술로는 나타내기 어려운 깊은 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직유와 은유, 의인, 대유, 활유 등이 사용된다.
예를 통해 알기
① 직유(直喩)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문둥이>에서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김영랑,<돌담에∼>에서
② 은유(隱喩) ·구름은 / 보랏빛 색지 위에 /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김광균, <뎃상 2>에서 ·침실이 부활의 동굴임을 네야 알련만 ―이상화, <나의 침실로>에서 ·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한용운, <님의 침묵>에서
③ 의인(擬人) ·산은 사람들과 친하고 싶어서 / 기슭을 끌고 마을에 들어오다가도 / 사람 사는 꼴이 어수선하면 / 달팽이처럼 대가리를 들고 슬슬 기어서 / 도루 험산 봉우리로 올라간다. ―김광섭, <산>에서
④ 활유(活喩)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박남수, <아침 이미지>에서
상징은 어떤 시어가 그 자체의 의미를 그대로 지니면서도 다른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표현하는 방법이다. 상징은 서로 다른 대상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어떤 사물이나 관념이 그 자체의 의미를 유지하면서 다른 사물이나 관념을 대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징은 암시성과 다의성을 본령으로 한다.
<상징의 갈래>
① 관습적 상징 : 특정 집단의 공통적 삶의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상징. → 제도적 상징 예) 십자가 ― 기독교, 비둘기 ― 평화, 칼 ― 무력
② 개인적 상징 : 문학 작품 속에서 작가가 어떤 사물에 추상적 의미를 부여해 놓은 상징. →창조적 상징 예)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국화 ― 원숙한 삶의 아름다움
③ 원형적 상징 : 인류의 삶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 어떤 자연물이 공통적 의미로 파악되었을 때 그것을 일컫는 상징. 예) 물 ― 죽음과 재생, 불 ― 원시적 욕망과 파괴
하나 더 알기 - 비유와 상징의 차이
비유와 상징은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비유는 그 구조가 아무리 복잡한 것일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원관념에 해당하는 뜻의 파악이 가능하나, 상징은 원칙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비유가 원관념과 보조관념간에 1:1의 대응 관계를 지니지만 상징은 보조 관념이 여러 가지 원관념으로 쓰일 수 있는 다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솜이불을 덮고 선 겨울 나무'라는 표현에서 솜이불의 원관념은 '눈[雪]'이 분명하므로 이것은 비유적 표현이다. 하지만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의 '님'은 연인이나 조국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3. 반어와 역설
표현하려는 마음과 상반된 내용을 진술함으로써 멋과 긴장을 유발하는 방법. 언어적 아이러니·상황적 아이러니 등이 있음. 예) 김소월의 「진달래 꽃」 :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2) 역설
겉으로는 모순된 표현이지만 그 속에 인생의 깊은 진실을 담고 있는 표현. 예)한용운의 「님의 침묵」 :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한 편의 시 속에 형상화된 중심 생각이나 사상(思想), 정서(情緖) 등을 시의 주제라고 한다. 시의 주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요소는 정서(情緖)이다. 정서는 인간이 어떤 상황 속에서 보여주는 내적 반응, 즉 심적 상태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시의 주제는 시인의 정서적 여과 과정을 거친 '정서적 표현' 속에 담겨져 전달되므로 우리는 시의 문맥 속에서 시적 자아가 어떤 정서적 상태(심적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유심히 살핌으로써 시의 주제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현대시에서는 개인을 넘어선 사회 현실의 문제가 시 속에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반드시 정서적 차원의 여과 과정을 거쳐 표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의 주제를 드러내는 방법은 산문에서와 같이 언어의 관습적 의미에 의한 방법과 이미지(심상)에 의해 드러내는 방법, 독특한 어조에 의해 드러내는 방법이 있다. 그러므로 독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시의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인이 제재를 어떤 생각(어떤 정서적 상태)으로 그려 내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하며, 언어의 지시적 의미만이 아니라 암시적(함축적)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하고, 작품마다의 독특한 어조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 다시 말하면 이런 것이다. (1)시적 상황을 파악한다. (2)시적 자아의 태도와 정서를 파악한다. (3)시적 자아의 의식을 추리한다.
예를 통해 알기
* 다음 시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써 보자.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지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歸蜀途)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 서정주, 귀촉도
<주제 찾기> 1. 시적 자아는 누구인가? (답) 여인이다.('은장도 푸른 날로 ......'에서 짐작할 수 있다.) 2. 시적 자아는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가? (답) 귀촉도 울음 소리를 듣고 떠나간 임을 생각하며 슬픔에 빠져 있다. 3. 그 처지에서 어떻게 살아 가고자 하는가? (답) '있을 때 잘 할 걸'하며 후회하면서 변함없는 사랑과 끝없는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다. ☞ 더듬은 바를 바탕으로 주제를 적어 보면 떠나간 임이 그리워 슬퍼하며, '있을 때 잘 할 걸'하고 못다한 사랑을 후회함.
3. 시의 주제의 재료 (1) 감정과 정서
개인의 감정이란 흔히 7정(喜怒哀樂愛惡慾)을 가리킨다. 그러나 시에서 표현되는 감정은 이보다 훨씬 다양하고 섬세하다. 가령 슬픔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서글픔, 섭섭함, 안타까움, 눈물겨움 등 정도나 빛깔이 다른 숱한 감정 상태가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어떤 상황에 부딪혀 일어나는 내적 반응'을 '정서(情緖)'라고 한다. 시에서 주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는 이런 정서들에 의해 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2) 사상과 이념
시는 개인의 감정, 즉 구체적이고 주관적인 정서만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상, 또는 이념과 같은 요소들이 시의 내용에 담겨 주제를 형성할 수도 있다. 정서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이다. 갑이 느끼는 슬픔과 을이 느끼는 슬픔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정서는 또한 비의도적인 것이다. 누구라도 '내 저 놈을 기필코 미워해야겠다.'고 다짐한 후에 누구를 미워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그가 미운 짓을 하면 저도 모르게 그가 미워지는 것이다. 반면 사상은 혼자만이 간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즉,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집단적인 생각이다. 사상은 또한 목적성이 강하다. 사람들은 항상 그런 생각들을 의식하고 있고, 의도적으로 간직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고대 시가에서는 작품의 사상성이 매우 중요시되었다. 그러나 현대시로 넘어오면서 사상은 작품의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되고, 정서가 주된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
출처: 가이아 원문보기 글쓴이: 가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