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세상 물정 많이 아는 분에게 (마음의 부담이 많으신 이정우씨의 고뇌를 보고서)
빈정거림이 아닙니다. 저같은 사람의 눈에는, 이정우씨의 김민석 후보의 '축사'는, 이정우 본인이 의도한 대로, 김민석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지만, '상처투성이' 뿐인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가 본래 목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상처 투성이라면, 조금 그 상처를 보듬고 달래시지 않고서. 왜 그 자리에, 어떤 사람이 말한 "너무나 너무나 인간적"이기 보다는, "너무나 너무나 정치적"인 그 자리에, 그 떨리는 양심과 고뇌를 너무 일찍 보여줘야 했는가요 ? 저같이 세상 물정모르는 사람은, 그 이유를 그냥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찾습니다. 서울의 밤은, 달빛도 없고, 별도 안보이는, 밤 아닌, 밤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밤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정우씨는, 자신을 비춰볼 그런 달, 자신을 색다르게 보여주는 달그림자를 볼 수 없었나 봅니다. 밤은 음()인데, 서울의 밤은 오로지 양()만을 그리워하며, 힘과 남성미만을 찬양하기 때문일까요 ? 상처를 보듬고, 그 많은 박수를 또 받아야 하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신도 주체를 못하는 동세대인(동시대인)에 대한 막중한 책임의식과 부채의식인가요 ?
2. 가슴이 뭉클했던 이유는...선명한 동사들과 형용사들 때문입니다. - 이런 잊혀진 형용사들과 동사들 앞에, 다시 북받쳐 오르는 그 무 엇이 있습니다 -
80년대를 상징하는 명사들 "괴로움, 어두움, 상처, 유치장, 고뇌, 그리 고 슬픔", 마치 슬프게 나를 쫓아오는 달 그림자처럼. 그리고 실제를 묘사했던 동사들, "깨지다, 부서지다, 던지다, 버리다, 전진하다, 돌파 하다, 그리고 앞장서다", 그 어두웠던 명사들을 찢어버려라는 몸짓을 나타내는 동사들. 그리고 다시, 숭고한 마음을 표현한 명사들 "단심 (), 초심(), 믿음, 순수(), 투명, 진심(), 열정(), 그 리고 첫사랑", 순수고립된 자아가 아닌, 어떠한 님을 향한 어떤 사랑 의 대상을 추구하는 명사들, 마치 나를 끝까지 따라오는 달 그림자처 럼.
그 다음, 달그림자가 서서히 가고, 신새벽이 오고, 동이 트면서, "변화, 선택"이 들어서고, 이제 "동세대인"의 "증언"이 필요한 "중차대한" 여 명이 들어서고 있다. 그 몸짓을 형용하는 동사와 형용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당신들의 여명을, 당신들의 "부채의식"을 부드럽게 해줄, "신 중하다. 차분하다. 위로하다"는 말이. 마지막으로 모든 소설이 다 그러 하듯이, 어두움과 괴로움이 다 그렇게 절정을 지나고, 밝음으로 끝나 듯이, 이정우의 고뇌는 이제 "후배의 밝은 앞날"에 대한 기원으로 승 화되고, 마침내 그 "희망의 배"에 오른다. 상처투성이 생채기를 때문 에,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데 왜 이정우씨는, 이런 안식을 주는 '희망의 배'에 몸을 싣는다고 아니 그러고 싶다고, 거기서 세상일을 잊 고 쉬고 싶다고 말씀하시지, 왜 '증언대'에 오른다고 했습니까 ?
3. 왜곡이 아닌, 행간을 반영하는 이정우씨 연설에 대한 요약 정리.
80년대 순수했던 민주화의 열망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내 학교 1년 후배, 김민석은, 아직도 굳건하게 간직하고 있다. "닫힌 마 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심전심()"이라는 말을 이해하 지 못한 채, 염화미소()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슬픈 마 음을 가지고 산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심오한 김민석의 철학을 이해 하지 못하기 때문에, 김민석을 '피고' 취급하지만, 1년 선배인 이정우 는 기꺼이 '피고' 취급받는 김민석의 결백을 "증언()"하고자 한다. 오히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지배계급(혹은 사회지도층 인사, 메 인 스트림 이회창까지)도 무릎을 꿇을 정도로,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 악하려는 김민석의 신념과 정치전략은, 우리들이 함께 타고 가야할 희망의 배이다.
이러한 요약은, 저의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곡해이고, 텍스트 불량 해석입니까 ?
4. 뒤틀린 변증법 = (반역의 열정 + 헤게모니) = 권노갑. 그렇습니다. 이정우 변호사님, 그리고 과거 서울대 총학생회장님, 우리 는 반역의 열정에 "더하여" "주류 사회"도 고개를 숙이는 (똑똑하신 분이 빠뜨린 형용사) 도덕적인 "헤게모니", 그리고 이 사회를 전반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문제는 얼마나 마음이 급 했습니까 ? 다른 사람들은요, "주류사회도 고개를 끄덕이는", 이 말을 요, 주류사회에 끼지 못하는 슬픈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요, "권노갑이 도 이인제도 반색하는" 말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두분은 마음이 얼마 나 급했습니까 ? 마음이 얼마나 급했으면, "명사"만을, "헤게모니"라 는 애매 모호하게 정의되지 않은 명사만을, 마치 '서울대'라는 명사만 을 향해 뛰신 두분의 인생처럼, 딸랑 그것만 언급하셨습니까 ? 앞에 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 형용사들과 동사들을 많이도 나열해 놓고서 말입니다. 마음이 급하더라도 빤스는 걸쳐야 하지 않을까요 ?
저는 "주류사회도 고개를 끄덕이는" 이 문구를 들으면서, 좋다, 긍정 적으로 해석하자고도 생각을 했습니다. 20대의 열정과 40을 바라보는 불혹()의 민주주의적 조화라고요, 그리고 실제 전문능력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해보자고요. 그런데, 그 다음 구절 "선택을 강요받는 중요 한 고비마다 동세대인이 겪는 동세대인에 대한 그 부채의식과 막중한 책임의 무게 때문에 고뇌하던 모습"에서, 저는 춘원() 이광수의 조선인에 대한 "계몽주의" 철학, 그 고뇌의 씨앗을 봅니다. 과거 조선 의 천재, 1919년 삼일 운동(3-1)시 가장 과격했던, 거의 테러리스트에 가까웠던, 이광수. 그런 이광수가 일본으로 유학간 후, 일본인 스승들 로부터 생물학적 사회진화론을 그대로 수용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문명과 기술발달에 춘원은 완전히 압도당했기 때문입니다. 그후, 그 똑똑했다던 춘원은 "힘의 철학"으로 무장해서, '민족개조론'을 주창했 던 것입니다. 조선인의 골수 구조를 바꾸자고 제안했던 것입니다. 마 치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혀바닥 구조를 바꿔버리듯이. 헤게모니, 주 류, 결국에는 일본인의 생물학적 뇌수구조를 닮아야 하는, 조선인의 운명처럼, 이제 우리는 반역의 열정의 바다에 '주류와 헤게모니'를 항 해하는 '희망의 배'를 띄워야 합니까 ?
누가 그렇게도 이정우씨에게 그리고 김민석씨에게, 동시대인에 대한 막중한 부채의식, 책임의 십자가를 짊어져라고 했습니까 ? 누가 그렇 게도 '골고다'로 향하라고 했습니까 ? 광주항쟁, 5월에, 광주도청에서 전남공고 교련복 차림으로 엠 원 총 들고 있다가, 윤상원선생이 '니는 너무 어리니까 집에 가라고'해서 살아나온 온 김씨는, 그냥 짜장면 팔 고, 순대국밥 팔면서, 토론토 블루어 스트리트 한인타운에 사는데. 왜 총을 들었냐고 ? "옆에 사람이 죽어 나가니까 들었다고", 지금은 ? "홍어회 팔고, 좋은 생선 구해다가 손님들에게 파는 것이 좋다고, 그 때 그 상황이 그렇게 되얏제." 글고 말드만.
5. 닫힌 마음을 열 사람은 누구입니까 ? 누가 슬픈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까 ?
지금도 다시 당신들에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박수를 쳐 야 합니까. 그래야 마음이 열린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 왜 이정우씨는 진실을 말하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습니까 ? 왜 그렇게 외로이, 진심 을 전달하기에 힘든 시대에 살고 있습니까 ? 봄바람에 막걸리 한잔 마시고 그랬건, 진짜 바람이 났건 간에, 노무현 쫓아다닌 사람들은 그 럼 진실하지 않은 사람들입니까? 그들은 마음을 완전히 닫아 버렸습 니까 ? 노무현만을, 혹은 권영길만을 짝사랑하는, 이문옥만을 사모하 는 지독한 사랑의 환자들입니까?
왜 우리들더러, 당신들이 하는 일에, 다시 박수를 쳐라고, 안그러면 마음을 닫은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 김민석이 했던 일들을,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김민석의 "헤게모니를 향한" 그 심오한 마음과 '신중하고 합리주의' 철학을 이해해 달라고, 우리들더러, 김민 석의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고, 김민석의 사랑스런 아내 자영씨가 되 어라고 외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당신들은 왜, 당신들이 다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우리들 앞에 나타 나서, '슬퍼하지 말라고' '마음을 열어라고', 인생 서러워하지 말라고 외쳐야 합니까 ? 우리들은 지금 생리 중입니다. 한 달에 한번씩 찾아 오는 그런 감기에 걸려 있습니다. 당신들이 목욕재계하고, 결백하다고 해서, 우리들이 또 몸과 마음을 열어야 합니까 ? 몸이 말이 안듣는 것을 가지고, 마음이 동하질 않는 것을 가지고, 마음의 문을 닫았다고, 슬픔으로 가득찼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1주일이 그렇게 긴 세월입니까 ? 차라리 위로 받고 싶다고, "우리 세대의 마음을 위로해 달라"가 아니고, 차라리 당신들이 위로받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세 요. 신체를 매개로 한 위로()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6. 그 "희망의 배"에도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왜 빼 먹었습니까?
저는 세상 물정 모른 사람이어서, 기차면 다 그냥 기차인 줄 알았더 니, 나중에 커서 보니까,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비둘기호가 있습 디다. 아마, 이정우씨가 말한 그 새 시대의 여명을 열, 희망의 배에도 등급이 있겠지요. 그 엄연한 사실을 빠뜨렸더군요. 기차가 그냥 기차 가 아니었듯이. 김민석 선장이 모는 '희망의 배' 삯이 비싸서 아마 보 통 사람들은 한번 타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아니 어찌어찌해서 그 희망의 배에 오르더라도, 점심으로 먹은 짜장면을 다 토할 것 같습니 다. 배멀미 때문에.
[후기]
저는 이정우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 도덕주의자의 관점에서만, 비난하거나 비아냥 거리고자 함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한번 제 2의 4-19세대 이기택 아류작들 이렇게 그냥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연민이나 기대를 가져가서 아닙니다. 그들이, 명망가였건, 개인기가 뛰어난 사람들이었건, 스타 시스템 후보에 올랐건, 그것보다는, 왜 그들이, 이러한 "김민석 증언"을 해야 하는가, 어떠한 조건이 그들로 하여금, 할 필요도 없는 "중차대한" 결단을 내리게끔 만들었는가에 대한 질문, 이에 대한 답변이 제 관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