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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물고기 백 가지/
우리는 누구나 평소에 민물고기에 많은 관심 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바쁘게 살다 보면 그리 쉽게 가까이 할 수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마당에 연못을 만들고, 동네 앞 개천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오게 되고, 연못에 노는 물고기를 보다 보니 고기 이름이 뭔가 하고 자연스럽게 민물고기에 관심이 증폭되었다.
인터넷 검색도 해보았지만 좀처럼 구분을 할 수 없어 조금은 전문적인 소개서가 필요했고, <우리 민물고기 백 가지>가 눈에 띄어 구매했다. 엊그제 도착해 단숨에 읽어 내렸다.
그래도 아리송하다. 별도의 어항을 마련하고 녀석들의 사진을 찍어 비교해나가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얻게 되겠지만 지금은 연못 녀석들 한번 쳐다 보고 책에서 확인해나가면서 녀석들을 알아 가고자 한다.
책에서 소개된 간담한 일화를 옮기고, 나의 연못에 함께 하는 녀석들을 책에서 인용해본다.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가노라면 들판이 끝나는 곳에 우리 마을을 휘돌아가는 실개천이 있습니다.
그 실개천을 따라 아래로 가노라면 개울의 폭은 마냥 넓어지고 문득 어디로 가는지 모를 큰
강이 나타납니다. 그때의 그 물이 왜 그리도 파랗던지요. 파란 물가에 쪼그려 앉으면 저만치 가을 한복판을 살처럼 거슬러 오르는 피라미 떼와 갈겨니 떼, 그리고 물 흐름이 느린 곳의 모랫바닥에는 느리게 모래 속을 파고드는 모래부지와 왕종개가 보입니다. 그때는 정말 그들이 우리에게 어던 의미인지도 모른 채 물속에 반두를 드리우고 그들을 건져 올리기에 정신이 없었지요.”
**나의 연못 식구들**
*피라미
이 녀석은 성질이 급해 연못으로 옮기는 도중 잘 죽고 애써 연못에 옮긴 후에도 허연 배를 보인다. 그래도 몇 마리는 살아있는 듯하다.
암컷과 수컷이 마치 딴 종 같다. 암컷은 피라미나 피리, 수컷을 불거지라 부르기도 한다.
*갈겨니
뒷지느러미가 유난히 길다. 피라미처럼 암수가 크게 다르고 혼인색이 무척 아름답다고 하는데 피라미와 마찬가지로 내년 여름이나 돼야 확인할 수 있겠다.
*붕어
이 녀석을 기대하며 위천을 몇 번이나 찾았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흔하다는데…아직 새끼라서 붕어치고 큰 편이 아니지만 움직임이 듬직하다. 입 수염이 없는 것이 잉어는 아니다.
*버들치
몸 양 옆의 등 쪽에 짙은 갈색의 반점이 많은 것으로 보아 버들치가 분명하다
*왜매치
배를 돌위에 대고 있는 젓이 왜매치 같다. 아니면 돌마자인가?
*미꾸리
미꾸라지와 닮았다. 몸이 원통형이고 입 수염이 길지 않은 것이 미꾸리가 분명하다.
*미꾸라지
이 녀석들은 시장에서 사왔는데 일찌감치 식구가 된 녀석들이다. 그 후 위천에서 새끼 미꾸라지들을 잡아왔는데 가끔 눈에 띄며 살아있음을 확인 시켜준다.
*참붕어
붕어와 달리 몸이 길고 원통형에 가깝다. 최근에 잡아왔는데 제법 큰 녀석들이 천천히 아름답게 연못을 꽉 채우며 헤엄을 친다. 깨고지, 동구리, 벙어꼬, 열치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몰개
몰개인지, 참몰개인지, 긴몰개인지 , 줄몰개인지 모르지만 몰개 종류임은 분명하다. 색이 좀 옅은 것이 긴몰개인가? 아님?
*돌고기
주둥이가 뾰족하고 몸 양 옆에 짙은 갈색 세로띠가 있다. 띠 색이 분명한 것이 가는돌고기 같은데 가는돌고기는 한강 밖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냥 돌고기인 듯. 아님 왜몰개인가?
*모래무지
운 좋게 모래무지 한 녀석이 잡혀왔다. 모래 속에 잘 숨어 그런지 아주 가끔 볼 수 있다. 위천이 일급수임이 확실하다.
*동사리
아귀를 닮은 것이 이빨도 날카롭고 좀 무섭게 생겼다. 구구리, 망태라고도 한다는데…생긴 거와는 달리 움직임은 주로 밤에 이루어진다는데 무겁고 온순하다. 그런데 송사리 개체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이 녀석의 소행인가?
*종개…
몸은 미꾸리를 닮았는데 더 가늘고 몸통에 반점 열이나 가로무늬가 있어 예쁜 구석이 있다. 참종개, 참줄종개, 기름종개 줄종개 어느 녀석이 어느 녀석인지? 왕종개는? 글쎄?
*참마자
버들치와 구분이 잘 되지 않은데 참마자 같기도 하다.
*쉬리
전체적으로 가늘고 길다. 등에서 배쪽으로 세로로 남색, 보라색, 구황 색, 희색의 무늬가 보인다. 꼭 두 마리씩 어울리며 장난이 심한 것이 쉬리가 분명하다.
*송사리
눈이 크다. 새끼들은 눈만 붙어 있는 것 같다. 움직임이 수선하다. 꼴에 성질은 급해 물 위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잡혀 먹히는 것인지 개체 수가 줄어들어 가끔 위천에서 새로 떠온다.
*꾹저구
처음에는 동사리인 줄 알았는데 색깔도 그렇고 돌 위에 배를 납작 붙이고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꾹저구임이 틀림없다. 아니면 꺽정이인가?
*메기
매기라면 치어이겠다.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등 색은 검다. 좀 더 커 봐야 알겠다.
*잔가시고기
몸 색깔이 검은 것이 등에 가시가 있다. 등에 꼬리 쪽으로 화살 모양의 문양이 뚜렷한데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아 좀더 관찰을 해봐야겠다. 이나면 백아홉가지 소개서에도 나오지 않는 특이종?
그러고 보니 꽤나 많다.
여기에 금붕어, 올챙이, 거머리, 그리고 개구리가 함께 하니 나의 연못 식들도 대식구이다.
올 겨울을 보내고 내년에는 좀더 큰 연못을 만들어야 하겠다.
첫댓글 <통건이는 통시에서 건진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