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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안 타려고 심장을 괴롭히지 마라” 몸이 너무 뜨거운 상태로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여러 면에서 신체적으로 좋지 않다. 사실 한여름에도 조끼나 스카프, 장갑 같은 걸로 몸을 칭칭 감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몸을 해치는 잘못된 복장이다. 특히 주머니가 많은 조끼를 등산복으로 입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더울수록 머리를 차게 해줘야 한다. 아무리 첨단 기능이 있는 특수소재의 모자라도 그늘에서 모자를 벗는 것만큼 시원한 건 없다. 사실 ‘등산의 복장’에 있어 큰 노하우는 없다. 산 좀 탄다 하는 사람들이면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결국 귀찮아서 안 하는 것이다. 실천이 중요하다. 노련한 산악인일수록 얇은 옷을 수시로 입었다 벗었다 한다. 보통 “그런 건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큰 산 갈 때 그렇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레이어링 시스템은 습관이 되어 있지 않으면 실천이 어렵다. 작은 산에서부터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다. 수시로 벗고 수시로 입어 항상 몸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 또 중년 여성들은 보기 흉한 얼굴 가리개를 쓰고 마주 오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도 한다. 이는 자기 피부를 보호하려고 심장을 괴롭히는 것으로 평균수명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식으로 등산을 하면서 건강해지길 바라는 건 무리다. 이것은 몸을 엄청 뜨겁게 하는 것이다. 물론 폭우가 심하다면 그래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방수옷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나라의 정규 등산로는 대부분 우산을 쓰고 걷기에 큰 무리가 없다. 우산만큼 비는 잘 막아주면서 통풍이 잘 되는 ‘옷’은 아직까지 없다. 위험한 구간에선 우산을 집어넣으면 된다. 산행시 땀을 많이 흘릴 때는 기능성 옷도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어텍스는 옷 안과 밖이 땀 수증기에 의해 젖으면 10분도 안 돼 효과가 없어진다. 그래도 꼭 입어야겠다면 앞 지퍼를 적당히 열어 내부를 말려야 한다. 그래서 레이어링 시스템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폭우나 눈보라가 오는 악천후에는 레이어링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팬티와 브레지어 같은 속옷은 흡습·속건이 잘 되는 소재가 좋다. 그러나 겨울에 쿨맥스 같은 흡습·속건성 소재는 땀이 마를 때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 레이어는 헐렁해야 한다. 보온효과는 공기층이 중요한데 옷이 달라붙으면 공기층도 달라붙어서 보온효과가 떨어진다. 일부 등산복 제조업자들 중에 이런 개념도 없는 이들이 있으나, 대체로는 알면서도 트렌드를 좇다 보니 그리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 등산복들은 무한경쟁 속에서 매년 타사와 차별화된 신상품을 내놓으려 하다 보니 불필요한 디자인과 기능이 너무 많다. 배낭의 부피를 줄이는 데 신경 쓰다 보니 필수 요소를 빠뜨리는 것이다. 암벽은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든 혹독하게 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여름에도 세 가지 레이어를 항상 준비해야 한다. 그런 혹독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장갑이나 긴팔 옷이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여름 산에서 쓰더라도 딱 한 번 쓰겠지만 사고란 단 한 번 찾아오는 것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악천후에 대비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하룻밤 이상 버틸 수 있는 대비를 해야 한다. 투박하고 잘 줄어들어 지금은 폴리에스터 소재로 대체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착용이 편리하고 보온력이 좋은 소재도 역시 발라클라바와 같은 ‘폴라텍 파워스트레치’나 ‘윈드스토퍼’등이다. 윈드스토퍼는 플리스 원단에 고어텍스 필름을 접합해서 방풍과 어느 정도 방수기능까지 갖춘 원단이다. 그러나 장갑도 레이어링 시스템의 원리를 적용해서 보온 레이어와 방호 레이어를 각각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같이 휴대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각각 또는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벙어리장갑은 손가락끼리 열을 공유해서 손가락장갑에 비해 보온력이 좋다. 발에서 나는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마르게 하기 위해서는 쿨맥스나 드라이플러스 같은 흡습·속건성의 소재로 된 속양말을 착용하고, 그 다음 두툼한 보온용 양말을 신는다. 면양말은 땀을 잘 흡수하지만 잘 마르지 않고, 젖은 상태는 발의 온기를 더욱 빨리 외부에 빼앗기게 되어 매우 위험하다.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성이 23배나 높아서 온기를 외부로 쉽게 빼앗긴다. 특히 젖은 양말은 동상의 위험이 있다. 노련한 등산가는 여벌의 장갑, 양말, 모자 등을 항상 배낭에 휴대한다. 젖었을 때는 빨리 마른 것으로 교환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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