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모임에서...내가 연수때 사진 올리겠다고 협박했었는데..^^;
이렇게..너가 쓴 긴글을 읽고...또 우리들 사진을 보고...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찡한게..내 머릿속 마저 수많은 추억들로 뒤엉켜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먹자계..3년동안 같은반...2년동안 같은방(?)..그리고 2년동안 함께 생활했던 친구..새벽에 함께 별보며 구보나가던..1학년 겨울 찬란했던 우리의 외출..우리 1학년 겨울에..참 많이 친해졌던거 같아.
그 많은 사건,추억들을 어떻게 글로 다 쓸수 있겠냐만은..
근데..윤효! 면봉과 바밤바는..너무 결정적인 단어였던거 같아..^^;;
좀 당황했다..그 사건에는 내가 개입되어 있기에...ㅋㅋ
그리고..우리 먹자계...언젠가는 다섯이 모여 웃으며 옛날 얘기를 할수 있을거야. 그때 우리 또 떡볶이,순대..그리고 덤으로 튀김까지 먹을 수 있을까?^^
--------------------- [원본 메세지] ---------------------
먹자계친구들에게 사진을 허락없이 올리는 것에 용서를 빌며..
미안..나의 3년을 되뇌이는데..가장 중요한 너희들과의 추억을 경북외고에 남기고파서..
벌써 졸업한지 하루가 흘렀군
시간은 늘 그렇지만 너무 냉정한 것 같아
그래서 나와 시간은 늘 궁합이 맞지 않는것 같기도..
졸업식을 마치고 와서 무언가 감정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사실..졸업식을 할때까지만 해도 아무생각이 없었어
난 원래 추억이란것에 무지 약해서 졸업식때마다 참 많이 우는데..
울음도 나오지 않고,정말 아무생각도 없었어
졸업식 전에는 졸업식에 오기 싫다는 생각도 참으로 많이 할 정도로..
졸업식을 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게 체육관에서의 짧은 시간은 후루룩 지나가 버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피곤해서 잠시 누워서 눈을 붙였어
잠시후에 눈을 떴는데 이지연의 졸업이란 노래가 나오고 있었어
참 좋아하던 노래였거든
이제 막 잠에서 깬 눈으로 그 노래를 들으며 누워서 세상을 바라보니 갑자기 슬퍼지더라
가끔씩은 세상을 거꾸로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과 정 반대의 지구에선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을까?그런생각들을 하며 말이야
그때서야 내가 정말로 졸업을 했구나 싶었어
그때부터 학교에서 보낸 3년이란 시간이 떠오르더라
한동안 꺼내지 않았던 기억들이 말이야
그런 생각이 들면서 다시 차를 돌려 구미로 가고 싶어졌어
그리고 선생님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사실 선생님 뵐 면목이 없어서 참 뵙기 싫었는데..
집으로 오는 길에 선생님이 그렇게 보고 싶어질 줄이야
이 글을 선생님이 읽으실 일은 없겠지
어제로서 우리는 선생님의 곁을 떠났으니까..
드디어 우리가 일년동안 같이 탔던 배는 종착지에 이르렀고
선생님은 다시 그 배를 타고 다른 학생들을 태우러 떠나셨으니까..
어제까진 선생님아래 있었기 때문에 하루에 한번씩은 까페 확인을 하셨겠지만 이제 더이상 우리는 선생님의 보호아래 없으므로..
집에 오자마자 졸업씨디를 틀어서 대충 훑어 봤어
일부러 대충 봤어..
졸업식장에서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씨디를 보면서 날 것만 같았거든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가지면 분명히 나는 끝도 없는 추억에 젖어 빠져나오지 못할걸 아니까..
특히 장호영선생님의 동영상을 보는데..왜그리 슬픈지..
이제 정말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겠지
언젠가는 저 목소리와 저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이 씨디에 의존해야 하겠지라는 생각에
제대로 보지 않았던 앨범을 사촌오빠집에 가서 차근차근 보면서도 또 새로운 감정에 휩싸이는 나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지
학교를 다닐때는 늘 이순간을 두려워 했었어
그 두려움이 날 한시라도 떠나지 않아 내 머릿속은 늘 복잡했고..
난 3년동안 공부는 하지 않고 그런 고민을 미리 사서 하고 있었던 거야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는 이 순간이 난 너무도 두려웠어
내게 다시 없을 고등학교 시절,
내게 다시 없을 10대.......
그런데 참 바보같은 난.. 지금 이 순간이라도 그리워 질 미래의 언젠가..내일이 될 수도 있는 그 미래의 언젠가가 두려워
먹자계 친구들..
송이 은혜 진희 홍다(우리 계지 돌아가던 순서 맞냐?)
나의 3년에 빠질 수 없는... 늙어서도 변함없을 우리..
'우리'라는 이름이 너무나도 근사하게 어울리는 시끌벅적 먹자계
너희와 함께 했던 추억을 이제는 정말 접어야 하나봐
먹자계라는 이름을 쓰면서 가슴아픈 이유..표진희..
넌 내 가슴에,난 네 가슴에 지우질 못 할 상처를 주었을지도..
그치만 먹자계라는 이름 아래서의 우리는 예쁘게 포장해서 내 기억속에 오래오래 두고 싶다
네가 빠진 넷은 우리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음을 아니까..
이연정과 남득술쌤..
나에게 있어 둘은 묶여 질 수 밖에 없다.ㅋㅋ
영원히 함께 할 거라는 말을 하고 싶어
김단희..
벌써부터 희미해지고 있는 기억속의 너와 나의 일년..
가장 힘들었던 일년을 같이 보낸 친구 아니 보내준 친구
우리가 3년을 무사히 보내고 만나서 파전 깐 떡볶이를 먹으며 유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기억난다 감자깡
배은경,홍수진..
배째기..우리의 주요 활동은 그것이었지
술마신 날 기억하냐?니네는 막상 사놓으니까 빼서..내가 거의 다 마셨잖우
다시 뭉치면 그러기 없기다
엽기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셋!그 즐겁고도 힘들었던 2학년겨울방학
김경하 장후란 주미혜
벌써 서먹함을 느낌에 당황스러웠어
함께한 시간인 2년보다 잠시 떨어져 있었던 2개월이 더 길게만 느껴진다
그렇지만 우리방 특유의 따뜻함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서 뜨겁게 살아있어
방금 한 생각인데 다음에(먼 훗날이 될 수도 있지만)다시 만나면 오늘같이 서먹하진 않을 것 같아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우리는 2년동안 가족이었어,그지?
이진혜 한아름
지금 내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그 눈오던 날이라고 대답할거야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 날은 나의 가장 돌아가고 싶은 날중에 하나일거야
정말 다시 한번 너희와 그 눈을 헤치고 나가고 싶은데..
지금 이 순간 너희가 왜 이렇게 그립냐?꼭 영영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때문에..
박수 소바리
315호 401호...그리고 포항
너희와 내가 묶이는 공집합
2년동안 같은 방도 아니었는데 늘 같은 방처럼 편하게 대해준 고마운 친구들
내가 너희를 2년동안 불편하게 했지?미안하다(미안하단 말은 처음인것 같아)정말 미안한 마음 늘 가지고 있었어
그리고 너희와 함께 했던 시간들..즐거웠고 너희방과 방티 해 입는데 못 낀게 지금 너무 아쉽다.
석호 태주
인간들..피..난 너희를 나름대로 소중하다 생각했는데..
아니야.지금도 소중해
늘 나의 장난을 받아주던 ^^
장민호 이현오
너희는 내가 자꾸만 집단의식을 주입시킨다고 하는군
방금도 너희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는다.얼마나 퍼마시고 있길래..
집단의식 가지기 싫으면 하지 마라~~메~롱!
그렇지만 난 가지고 있을래
추진우
경북외고에서의 수많은 짝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처음'과 '가장 오래'라는 말..그 자체만으로도 기억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
고마웠어. 너무 멋지게 변한 진우(멋지다는 말은 외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거 알지?너의 모든 것이 말이야)
백수와 현주
234호!!! 그 묘한 분위기 속에서의 일년..
그리고 백수란 이름으로 현주란 이름으로 따로따로
내 기억속에 의미있게 남아있고 남아있을 친구들
그리고 정연경..
...................
마지막으로.."그아이"
맘속에 묻어 두고만 있었다가는 속터져 죽을 것 같아서
오늘 학교 가는 길에 처음으로 본 우리학교 사람은 너무 행복하게도 "그아이"였다!!너무 기쁜 나머지 차안에서 "그아이" 이름을 크게 외쳐버리곤 말았다.그리고도 내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 미소..
1학년 금오산 소풍때부터 졸업식까지 그리고 언제가 끝이 될지 모르는 나의 one way liking..
3년을 몰래 바라보았고 오늘도..몰래 바라 볼 수 있는건 마지막이었겠지만 "그아이"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3년동안 내 가슴속에 존재하던 설레임도..면봉(?)도..바밤바도..커피자판기도..
집에 가는 길에 내가 학교에 처음 오던 그 길을 거꾸로..마지막으로 가고 있음을 알았어.그러면서 그 때의 그 길이 생각이 났어.그 두려움반 설레임 반의 낯선 고속도로..그리고 처음 들어선 구미 시내..아직 내 머리속에 그대로 남아 있더라.마지막을 행하면서 처음의 것을 기억하기..
차를 타고 학교 교문을 나서는 순간,나서면서 뒤로 돌아 본 학교..
그리고 또 동시에 생각났던 입학식날 차에서 교복을 입고 교문앞에 발을 내딨던 순간.......
생각하기 싫어서 머리속에 꽁꽁 묶어 구석에 꾹꾹 쳐박아 놓아던 기억들이 졸업앨범과 씨디, 교지때문에 끈이 풀리며 마구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이런 내 머리상태가 너무 짜증이 났다.정리를 조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면서 3년을 담담히 되뇌이고 싶었다.그래서 까페의 지면을 빌렸다.
그런데 너무 긴 일기가 되어 버렸군..다 읽은 사람이야 없겠지만..처음 몇줄과 끝 몇 줄이라도 읽은 친구들아,까페에 쓸데없는 글 올려서 미안해
사실 나에게 있어 얼룩진 삼년이지만 오늘은 이렇게 좋게 기억하고 싶어
나의 그 심한 변덕이 언제 또다시 "꼴도 보기 싫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오늘 선생님들이랑 악수하는데 여자선생님들 우시던 생각이 난다.
난 손진희선생님께 "선생님, 저 잘 할게요."라고 이야기 했어.
지금 생각하면 뭘 잘하겠다는 건지..
그냥..선생님 우시는 모습에 그 말이 얼떨결에 튀어 나왔고,그 말을 하고 나서는 '그래 잘 해야겠구나..'하고 생각했지
경북외고 4기..우리 어디를 가나 잘 하자..
거추장스러운 수식어가 달린 미래 설계보다 이 세 글자가 우리를 이끌어 줄 것 같아
"잘 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