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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05
줄거리 :
금영은 달빛 아래에서 잣 끼우기 연습을 하고있는 장금을 보고,
자기에 대한 생각시들의 불만의 소리를 듣게된다.
금영은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장금에게 잣 끼우기 방법과 요령을 알려준다.
실력을 겨루는 날, 장금은 생각시 일터로 들어오는 금영과 눈이 마주치고 놀란다.
결국 잣 끼우기로 그 날 시험은 치러지고 장금은 금영 다음으로 2등을 차지한다.
이 일로 장금은 동료 생각시들에게 오해를 사게된다.
최고상궁의 진맥을 위해 궁 밖에서 의원이 변장을 하고 최고상궁의 처소로 숨어든다.
진맥을 마치고 돌아가던 의원이 군관에게 잡히고 최씨집안은 일대 위기를 맞게된다.
최고상궁은 퇴출 될 위기에 몰리고
오겸호와 제조상궁은 후임자로 꼭두각시 노릇을 할 정상궁을 택한다.
정상궁이 최고상궁이 된다는 소리에 나인들과 생각시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최고상궁이 된 정상궁은 최상궁의 예상과는 달리 수랏간 식구들과의 첫 하례에서
절대미각이란 없다며 최고상궁 옆에 앉은 금영을 네 자리로 돌아가라 명하고
모든 것은 실력으로 평가하겠다고 한다.
최고상궁의 자리도 실력 있는 자에게 물릴 것이라고 말한다.
금영은 최상궁에게, 장금은 한상궁에게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게 되는데...
#1 한상궁 처소 앞(밤)
불이 꺼져있다.
장금.. 어찌 할까 하다가는 다라이를 들고 어딘가로 간다.
#2 처소의 동산 일각(밤)
장금이 다라이를 들고는 그나마 달빛이 비추는 곳을 찾아 하늘을 보며 올라오고 있다.
그나마 빛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데.. 한숨만 나오고..
장금.. 그래도 달빛에 의지해 끼워보려고 바늘에 실 끼우듯 집중하여 끼우는데..
금영 : (E) 우린 밤에만 만나는 인연인가 보구나.
장금.. 너무 놀라 보면..
3부 대전(大殿)앞에서 절하던 그 아이다.
금영(今英)도 다라이에 뭔가를 들고 왔으나 보이지는 않고..
장금 : 어! 그때. 그 대전 앞!
금영 : 그래 맞어!
장금 : 반가워요!
금영 : (미소)
장금, 반가워하는 얼굴에서(4부 엔딩)
금영은 3부에서와는 달리 도도하다. 잣과 솔가지를 보고는
금영 : 밤중에 이거 뭐 하는거니?
장금 : (휴.. 한숨을 쉬고는) 이게 다 금영이라는 생각시 언니 때문이예요.
금영 : ......왜?
장금 : 그 언니가 최고상궁님 집안 사람인데
겨루기를 할 때마다 마마님들이 그 언니한테만 몰래 가르쳐줘서 항상 1등을 한대요.
출궁휴가도 혼자만 가구요
금영 : (얼굴이 굳고) 그래서?
장금 : 근데 이번엔 뭘로 겨루는지 알아냈대요.
그래서 언니들이 연습하느라 일을 몽땅 우리가 맡았어요.
금영 : 연습하면 이길 수는 있고?
장금 : 똑같이 연습만 하면 이긴다는데요.
금영 : (표정 굳고)
장금 : 그 언니는 이런 “잣 끼우기” 같은 거 안 해 봐서 아마 이걸로 겨루면 무조건 이길 거래요.
금영 : (이젠 정말 표정이 굳는다)
장금 : 근데 또 다른 애 말로는 요리 신동이래요. 말 배우기 전에 요리부터 배웠대요.
금영 : ......
장금 : 어느 게 맞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난 이거 해야돼요.
하고는 다시 빛에 의지해 잣을 끼우는데.. 금영은 생각에 빠져있다.
장금.. 한참 그러고 있는데..
금영 : 달빛에 보려고 하지 마!
장금 : 네? (하고 금영 보면)
금영 : 보려고 하지 말라구! 보려고 하면 더 안돼.
장금 : ..그럼....?
금영 : 오로지 손끝에만 정신을 모아봐.
장금 : 그게 돼요?
금영 : 생각시들한테 잣 끼우기를 시키는 건 손 감각을 살리기 위한 거야.
그것도 모르고들 하니까 생전 요리 실력들이 늘지를 않는 거라구!
잣을 손가락 끝에 놓고 살살 굴려봐..
장금 : (보지 않고 해본다)
금영 : 느껴지지?
장금 : 예에! 참 신기하다!
금영 : .....(미소)
장금 : 근데 어떻게 알았어요?
금영 : 상궁마마님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하는 얘기 들었어.
수랏간뿐 아니라 침방(針房)이나 수방(繡房)생각시들도 다 그런거부터 시킨대.
장금 : 그렇구나! 고마워요..
하고는 장금이 아까와는 다르게 잣을 보지 않고 손끝으로 만지작만지작 거린다.
보는 금영 그러나 입은 굳게 다물고 눈은 매섭다.
#3 몽따주#1
컷:동산(밤). 달빛 아래서 연습하는 장금
컷:처소(밤). 자면서도 잣을 손에 놓고 돌돌 만지며 눕고
컷:일터(낮). 연생에게 가르쳐주는데 연생 뭔 소리냐는 반응.
컷:동산(밤). 달빛에서 혼자 연습하는 장금.. 드디어 하나가 들어갔다.
신나하는 장금..
안보고 하는데.. 점점 끼운 숫자가 쌓여가고..
#4 생각시 일터 앞 전경(밤)
생각시들이 몰려 들어가고 있다.
#5 일터 안(밤)
어린 생각시들은 분위기도 어색하여 두리번거리고..
조방과 분이(15,6세) 등의 나이든 생각시들은 모두들 초조한 얼굴로 앉아있다.
이때.. 최상궁이 들어오고..
곧이어 누군가 들어오는데... 금영이다.
놀라는 장금. 장금과 금영 눈이 마주치나 금영은 도도한 눈빛.
영로 : (작은 소리로) 저 언니가 금영이야..
그 소리에 더욱 놀라는 장금.
최상궁 : 모두들 준비는 되었느냐?
모두 : .....
최상궁 : 자.. 그럼..
금영 : 마마님 부탁이 있습니다.
최상궁 : 부탁이라니?
금영 : 겨루기 과제를 바꾸었으면 합니다.
그 소리에 모두 놀라 안이 소란스러워지고..
조방은 분이 등을 바라보며 저게 또 수를 쓰는구나 하는 표정.
최상궁 : 조용히들 하거라! (금영에게) 그건 왜?
금영 : 생각시들 사이에 저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는 소리를 들었사옵니다.
최상궁 : (표정 굳으며) 뭐라구?
금영 : 최고상궁마마님과 최상궁 마마님의 편애로 겨루기에서 늘 저만 일등을 한다는 소리였습니다.
최상궁 : 누가 그런 망발을 입에 담아?
모두 : .....
금영 : 물론 저도 처음 들었을 때는 분하고 억울하였으나 가만 생각해보니
처음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들과는 수준이 달라 생각시들이 밟았던 수련과정을 뛰어넘은 것이
아마도 그런 오해를 산 것 같습니다.
최상궁 : ......
모두들 : ......
금영 : 그러니 저의 억울함도 풀고 저들의 억울함도 풀 수 있는 길은
저는 하지 않았고 저들은 생각시 초입부터 늘 해오던 것을 겨루는 것입니다.
모두들 : ......
최상궁 : 그게 무엇이냐?
금영 : 잣 끼우기옵니다.
최상궁 : ..그래.. 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그리 하자.
모두들 : (차라리 잘 됐다는 분위기)
금영 : 그 대신 마마님!
모두들 : .....
금영 : 불을 끄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두들 : (놀라고)
최상궁 : (잠시 생각하다가) 그거 참 묘안이로고! 어차피 “잣 끼우기”란 손 감각을 위한 것이니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하여 감각이 틔였는지 불을 끄고 하면 잘 알겠구나..
모두들 : (불안)
장금 : .....!
최상궁 : 자.. 그럼 잣과 솔가지를 가져오너라.
몇몇 생각시들 가져와.. 생각시들 앞에 놓고..
최상궁 : 자.. 그럼 내가 불을 끔과 동시에 시작을 하도록 하여라.
모두들 : (긴장)
최상궁, 훅.. 불을 끈다.
어둠속..
(시간경과)
최상궁.. 호롱불을 켜면.. 방안이 다시 밝아지며
최상궁 : 자.. 그만...
모두들.. 아쉬워하며.. 놓고.. 끝까지 잡고 있는 조방.. 등등..
최상궁 : 그만..
하며.. 첫 번째 아이부터 최상궁이 보며 간다.
금영 20개 이상을 끼워 놓았다.
그리고 다음.. 없고.. 없고.. 조방이.. 4개정도.. 없고.. 분이 2개.. 또 없고..
마지막 아이 8개를 해놓았다. 최상궁.. 누군가 보면.. 장금이다.
최상궁.. 다시 앞으로 와..
최상궁 : (몹시 흐뭇해) 고얀 것들!
모두들 : ......
최상궁 : 이것이 금영이와 너희의 실력차이다.
금영이는 세 살부터 요리를 배워 너희들은 물론이요.. 나인들보다도 월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들과 겨루게 하는 것은 너희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배려인 것을!
그걸 모르고.. 동무를 시기하고 더구나 나와 최고상궁마마님까지 능멸하다니
내 이 일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금영 : 마마님.. 그 일은 그냥 덮어주세요.
최상궁 : (OL) 허나,
금영 :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채 그리했으니 곡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시들 보며) 이제는 알았을 거예요 자기들의 실력이 어디 있는지.
최상궁 : (생각하다가) 좋다! 내 이번 일은 그냥 덮어둘 것이니
앞으로는 그런 쓸데없는 짓은 삼가고 더욱 실력에 정진토록 하여라.
그리고 금영이는 사흘 간 집엘 다녀오거라..
금영 : 아니옵니다. 마마님! 계속 저만 다녀와 이런 불만이 생겼으니
이번엔 2등한 아이를 보내주십시오!
모두들 : (술렁인다)
최상궁 : 그리 할 것까진 없다. 네 잘못도 아닌 것을
금영 : 아니옵니다. 제발 부탁이옵니다.
최상궁 : 어찌 그리 맘이 고와.. (장금을 보면서) 토우 때도 공을 세우더니 이번에도 잘 하였구나..
그도 에미에게 배웠느냐?
장금 : (생각시들 눈치가 보이고) 아닙니다.
최상궁 : 그럼.. 그럼 어찌 그리 잘해?
장금 : 밤에.. (금영이와 눈이 마주친다) 그, 금영언니가 가르쳐주었습니다. (하고는 고개를 푹 수그리는)
모두들 : (표정.. 일그러지고 적의에 찬 표정으로 장금을 보고)
최상궁 : (기특해하며) 역시..
금영 : 한밤중까지 나와 배우려는 자세가 보기 좋았습니다.
흡족한 최상궁. 뿌듯한 금영.
생각시들 배신당한 기분으로 장금 노려보고 난처한 장금.
# 6 한상궁 처소(아침)
장금이 또 한숨을 들이쉬고...내쉬고... 시무룩하기만 한데... 보는 한상궁.
한상궁 : 얘기는 들었다.
장금 : (또 눈물 뚝뚝 흘리자)
한상궁 : 어허! 앞으로 울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장금 : (그치려고 노력하며) 언니들이 오해하여 이제는 상종도 하지 않을테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한상궁 : 오해는 아니지..
장금 : 예?
한상궁 : 네가 금영이에게 생각시들의 불만을 얘기한 건 사실 아니냐?
장금 : 하오나 저는 금영 언닌 줄 모르고..
한상궁 : 그게 궁(宮)이다! 그러니 너희 들어올 때부터 말조심 입 조심부터 가르치지 않았느냐?
장금 : (시무룩해지며) 저는 항상 입이 문제인가 봅니다.
한상궁 : (피식 웃음이 나는데 장금을 보니 너무 시무룩하다)
내일 언니들에게 사과해라! 당장은 미워할 것이나 시간이 가면 잊혀질 것이니 너무 걱정마라.
장금 : (계속 시무룩).....
한상궁 : ......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왜?
장금 : 그래도 상(賞)은 상이니 제가 집에를 갈 수 있는 것은 맞지요?
한상궁 : (어이없어하며) 그래
장금 : (간절하게) 그럼 마마님께서 저 대신 연생이가 다녀올 수 있도록 해주셔요...
한상궁 : (단호하게) 어찌 너는 항상 법도를 어길 생각만 하느냐!
장금 : 하지만. 연생이는 어머니께서 아프셔서, 늘 울기만 합니다
한상궁 : ......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어디가 아프시다더냐?
장금 : 심장이 아프시답니다.
한상궁 : ..내 정상궁 마마님께 말씀은 드려보겠다
장금 : (금방 웃는)
#7 궁 일각(낮)
연생이 좋아하며 막 뛰어오는데...
#8 생각시 일터
장금이 일터를 청소하고 있는데..
장금이 누군가의 근처로 가면.. 다들 다른 쪽으로 가고..
또 근처로 가면.. 다른 쪽으로 가고.. 말도 없고..
장금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조방 : (들어와 청소 한 것을 보고는 장금만 빼고 다른 아이들에게) 이제 나가서 재료 받아오자!
우리는 실력이 모자라니.. 열심히 해야지..
하고는 우르르 몰고 나가는데..
장금.. 갑자기.. 나가는 문을 가로막고 선다.
조방 : 뭐야?
장금 : ......
조방 : 뭐냐구?
장금 : ..잘못했어요. 저는 정말 그 언니가 금영언닌줄 모르고..
조방 : 그래서,
장금 : 다신 안 그럴 거예요.
조방 : 그래서?
장금 : 잘못했어요..
조방 : 그래서?
장금 : ..그냥.. 잘못했다구요
조방 : 그래. 맞어. 너 잘못했어.
하고는 나간다. 모두들..그런 조방을 따라나가며 장금을 휙 밀친다.
방 한쪽에 내동댕이쳐지는 장금..
이때.. 연생.. 들어오며.. 얼른 장금에게 다가와..
연생 : 언니들! 그러지 마세요! 장금이 나쁜 애 아니예요! 장금이는 좋은 애예요..
열린 문으로 보는 아이들.. 더욱 비아냥거리며 가버린다.
장금 : 언니들이 너한테까지 말 안 걸면 어떡하려구 그래?
연생 : 너하구 만 말하면 되지 뭐?
장금 : (웃고)
연생 : 고마워 장금아!
장금 : 왜?
연생 : 한상궁마마님이 우리 마마님한테 얘기해줘서 나 지금 집에 가.
너무 고마워서 너 보고 가려고 뛰어왔어.
장금 : 잘됐다.
연생 : 한상궁 마마님께서 음식과 약재까지 싸주셨어.. 정말 고마워 장금아!
장금 : (웃고)
#9 궁 일각
장금이 연생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는 돌아서 가는데.. 금영이와 마주친다. 어색한데..
금영 : 왜 집에 안갔어?
장금 : ......
금영 : 왜? 무슨 일 있어?
장금 : 나는 그러라고 언니들 얘기 한거 아닌데..
금영 : 그건 니 생각이고 아무튼 잘됐잖아..
나는 오해를 풀고 너는 집에도 가고 걔네들은 자기 주제를 알고
장금 : 아녜요!
금영 : 뭐가 아닌데?
장금 : 아무튼 이상해요! 금영언니만 좋고 나는 언니들한테 따돌림 당하고 언니들은 기분 나빠해요.
금영 : (픽 웃으며) 그럼, 언니들 무시하고 앞으로 나한테 잘하면 돼.
장금 : (조그만게 인상을 쓰더니) 아니예요 그건 더 이상해요.
금영 : 뭐가 이상해? 그러면 되지..
장금 : 아녜요 이상해요! 뭔가 언니가 잘못한 거 같아요.
금영 : 뭘?
장금 : 나도.. 그건 잘 모르겠지만 뭔가
금영 : (웃으면서) 빠득빠득 우기는 게 귀엽다..
앞으로 내가 니 뒤를 잘 봐줄 테니까 어려운 거 있음 그때처럼 얘기해.
장금 : 싫다니까요.
하고는 뛰어가는 장금.
그런 장금을 웃으며 보는 금영
#10 사옹원 사무실 안(또는 건물 앞)
최고상궁과 최상궁, 장번내시 등이 모여 뭔가 고심하는듯 최고상궁의 안색이 좋지 않다.
덕구가 들어온다.
최고상 : 술만 배달하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마침 있었네.
덕구 : 예..
장번내 : 한영죽 나으리께서 중국서 이 곰발바닥을 가져오셨네.
수랏간에선 이런 요리는 해본 적이 없다하여 급히 불렀네.
덕구 : 아니.. 그 귀한 것을..
하고는 곰의 앞발바닥을 들어 본다. 그리고는 인상을 확 찡그린다.
최고상 : 왜 그러는가?
덕구 : 이는 곰의 왼쪽발바닥이옵니다.
최고상 : 왜? 안 되는가?
덕구 : 안될 것은 없사오나 오른쪽 발바닥과는 천지차이이옵니다.
최고상 : 그건 왜 그런가?
덕구 : 곰은 벌집을 딸 때 오른쪽 앞발로만 차는 버릇이 있어
무차별 공격을 해오는 벌떼의 꿀이 고스란히 오른쪽 앞발바닥에 스며들지요..
따라서 그 맛은 물론이요.. 효능에서 차이가 크게 납니다.
그래서 옛 중국 하나라의 군주 걸왕은 반드시 오른쪽 앞발바닥만 먹었습니다
장번내: 아니 자네... 지난번엔 왼쪽발바닥으로 꿀을 찬다며 왼쪽발바닥을 가져오지 않았나?
덕구 : (당황) 아니.. 저어.. 그건 (얼른)그것은.. 그놈은 왼발잡이라!
장번내 : ..(째려보고) 왼발잡이 곰?
최고상 : 됐네.. 얼른 조리나 하게..
덕구 : 분명.. 왼발잡이..
하고는 덕구..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닭고기를 깨끗이 씻어 토막치고 파의 하얀 부분과 파란부분을 분리해놓고 생강 등을 찧고 하는데..
당황해서인지..영 어설프다.. 등등..(계삼웅장 요리법 참조)
시간경과
#11 궁궐후원 영화당
멀리 중종과 대신 하나가 대작을 하고 있고.. 최고상궁이 앞서가고..
최상궁과 나인 하나가 들고 가는 계삼웅장
음식을 임금 앞에 놓는 장면이 보이고.. 그들과 얘기하는 중종의 모습.
#12 영화당 외각
덕구.. 초조해하며 있고..
이때.. 최고상궁과 최상궁 다가오고..
덕구 : 어찌되었습니까?
최고상 : 흡족해 하시었네.
덕구 : (안도하며) 그럼요.. 제가 누굽니까. 조선최고의 숙수 강덕구 아닙니까?
최고상 : 좀 싱겁다고는 하셨네.
덕구 : (또 긴장하며) 그게 원래 곰 발바닥 본연의 맛을 위해서는 싱거워야해서..
최고상 : 이번 중추절 연회는 아주 소박하게 하라 하시니 남자 숙수들은 쉰명 정도만 불러도 될듯하네..
덕구 : 예..
최고상 : 허나.. 상감마마의 주안상 보양식은 각별히 신경을 써주게.
덕구 : (거만하게) 지당하지요. 예.. 그럼 저는 보양식 준비를 위해.. 이만.. (덕구 나가고)
최고상궁과 최상궁은 걸음을 옮기며 은밀하게..
최고상 : (은밀하게) 오늘이지?
최상궁 : 예..
최고상 : 전달은 차질없이 해둔게냐?
최상궁 : 예.
최고상 : 발각 시엔 끝장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해.
최상궁 : 예. 손 써두었사옵니다.
최고상 : 판술이에게도 단단히 일러두었고?
최상궁 : 예. 염려마시옵소서
#13 사옹원 외각
덕구, 오고.. 덕구처와 일도 있다.
덕구처 : (덕구를 얼른 끌어당기며) 생강하고 파를 먼저 볶았지?
덕구 : 그럼.
덕구처 : 청주, 소금, 육수에 넣고 끓였어?
덕구 : 아! 소금 안 넣었는데? 그래서 싱거웠구나..
덕구처 : 그럼! 고기에 간이 안 뱄을거 아냐..
덕구 : 에이.. 그래도 상감마마께서.. 흡족해하셨다는데 뭘..
덕구처 : 으이구.. 그러다가 쫓겨나지!
하는데.. 장금이 ‘아저씨’하며 달려온다. 모두 보고..
장금.. 얼른 뛰어가 덕구에게 안긴다. 덕구처 서운해하고..
장금 : (반가워하며) 어쩐 일로 다 오셨어요?
일도 : 오늘 술 배달이 많았어!
덕구처 : 사고는 안치고 있는 거야?
장금 : (쑥스럽게 웃는다)
이때...지나가던 최상궁...이들을 본다.
그냥 가려다가 덕구처에게로 와서
최상궁 : 자네 잠시 나 좀 보세나...
덕구처 : 예?.. 아..예..
덕구처는 최상궁 따라가고.. 장금, 덕구, 일도.. 무슨 일일까?.. 궁금하고
#14 사옹원 뒷편
덕구처와 최상궁 있는데.. 최상궁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덕구처 : 무슨 말씀이신지.. 저희 술에 무슨 문제라도..
최상궁 : 자네.. 혹.. 아주 예전에 나인으로 있던 박명이를 아는가? (하고는 얼굴빛을 살핀다)
덕구처 : 박명이요? 글쎄요.. 저는 모르겠는뎁쇼.
최상궁 : 강숙수에게서도 들은 바가 없는가?
숙수는 아버님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궁을 드나들어 알텐데..
덕구처 : 글쎄요.. 그런 이름은 들어본 바 없는데..
최상궁 : (정말 모르는 것 같자) 자네.. 자네 집 업동이가 궁녀로 들어왔다며?
덕구처 : 예.
최상궁 : 이름이 뭔가?
덕구처 : 아 예.. 장금이요.. 안 그래도 말씀드릴려고 했는데.. 우리 장금이 좀 잘 봐주십시오.
최상궁 : 장금이? 자네 집 업동이가 장금이란 말인가?
덕구처 : 예..
최상궁.. 토우사건 때 장금이 하던 말이 떠오른다.
장금 : (E)...어머니께서.. 토우가 일 때면.. 물이 상해 음식에서 냄새가 나고.. 금세 쉰다고..
늘 이렇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이 간단한 이치를 몰라 장마가 지고.. 흙비가 성할 때면
역병이 도는 거라 하셨습니다.
덕구처 : 왜 그러세요?
최상궁 : 혹.. 장금이.. 2년 전쯤 사내아이 복장을 하고 있지 않았는가?
덕구처 : 예? (하고는 장금이 궁에 들어오던 날.. 묻던 필두가 생각난다) 아뇨, 그런 적 없습니다.
장금이는 제 처가에서 사연이 있어 데리고 온 아인데요.
최상궁 : 그래?
덕구처 : 장금이의 아비는 저희 아버님과 함께 벼루를 만드는 공인이었는데..
아비와 어미가 화적떼에게 죽어 제가 데리고 왔습죠.
최상궁 : 그런가?
덕구처 : ..예.. (하며 최상궁의 눈치를 살피는데)
최상궁 : ......
#15 사옹원 외각 일각
장금과 일도.. 다정히 앉아서 있고
일도가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는데..
헝겊을 펼쳐보면.. 장금이가 좋아하는 곶감이다.
장금이 너무 좋아하자.. 일도 뿌듯하고..
일도 : 먹어!.
장금 : (씩 웃으며 먹는다)
일도 : 힘들지 않어?
장금 : (곶감을 오물거리다가 한숨쉬며) 응..
일도 : 힘들거든 나랑 얼른 내빼자.
장금 : (픽 웃으며) 괜찮아 질거야
하고는 우울한 표정을 짓는데.. 일도.. 괜히 짠하고..
이때 나오는 덕구처...두리번거리며 의아해하면서
덕구처 : 장금아! 너 최상궁 마마님 본적 있냐?
장금 : ..아뇨..
덕구처 : 그럼 너 궁에 들어오던 날 만났던 그 남자는 본 적 있어?
장금 : (말문을 닫는.. 불안)......
덕구처 : (갸우뚱하며) 뭔가 있긴 있는데.. 니 어미아비는 뭐하는 사람이었냐?
장금 : .....(고개를 숙이고)
덕구처 : 아무튼 간에 지 부모얘기만 나오면 입을 꽉 닫으니.. 원..
아무튼.. 장금이 너는 내가 친정에서 데려왔다고 했으니까 그리 알어.
니 아부지는 벼루쟁이야. 알았어?
장금 : 예.
덕구처 : (일도에게도) 너두.
일도 : 네.
덕구처 : 니 아부지는 어디가셨냐?
일도와 장금 고개만 절래절래 흔들고..
덕구처 : 이 인간은 물도 아니면서 나만 없으면 새!
#16 상궁처소 일각(밤)
어둠을 틈타 최상궁이 쓰개치마를 두른 한 여인과 함께 주위를 살피며 가고 있다.
#17 궐내 쪽문(밤)
쪽문을 수비하는 별감에게 은밀히 뭔가를 건네는 최상궁.
최상궁 : 나갈 때도 부탁하네..
별감 : 예.. 오늘밤은 제가 내내 번을 서니.. 걱정마십시오.
별감은 주위를 살피며..
최상궁과 쓰개치마 여인을 통과시켜 주고.
#18 최고상궁 처소 앞
최상궁과 쓰개치마여인이 오고 있다.
#19 최고상궁 방(밤)
최고상궁 자리에 앉아 있고..
최상궁과 쓰개치마 여인이 들어온다.
최상궁, 문을 닫기 전 주위를 한 번 살피고 문을 닫는다.
최고상 : 왔는가?
최상궁 : (쓰개치마 여인에게) 어서 이리로.. (자리를 내 주면)
쓰개치마 여인이 치마를 벗는데 남자다.
#20 상궁처소 다른 일각(밤)
제조상궁과 감찰상궁등 상궁 대여섯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21 오나인, 민나인 처소(밤)
오나인은 쓰개치마를 쓰고 보따리를 옆에 들고 어딘가 나가려는 모습이다.
민나인, 그런 오나인의 손을 꼭 잡고 있다.
민나인 : (울먹이며) 정말 가는거니?
오나인 : (끄덕)
민나인 : 걸리면 별감이랑 너랑은 죽는다.
오나인 : 그래도 가고 싶어! 나는 평생을 이렇게는 못살아.
민나인 : ..못된 것! 남아있는 나는 어쩌라구.. (하고 슬픈데)
오나인 : ......
마주 처다 보다가 오나인과 민나인.. 와락 안는다.
그리고는 이제는 보내야겠는지.. 민나인, 오나인을 떼어놓으려는 찰라..
감찰상 : (E) 모두 문을 열거라!
깜짝 놀라는 오나인과 민나인.
#22 나인처소 밖(밤)
제조상궁과 감찰상궁 휘하 상궁나인들이 위엄 있게 서 있다.
감찰상 : 제조상궁 마마님께서 납시셨느니라! 모두 냉큼 밖으로 나오너라!
나인들은 하나둘씩 민첩하게 방에서 나온다. 꺼졌던 방도 불이 켜지고..
#23 오나인, 민나인 처소(밤)
오나인과 민나인 겁먹은 얼굴로 좁은 방안을 우왕좌왕하다가 허둥지둥 움직인다.
오나인 : 알아채신 게 아닐까?
민나인 : 아닐거야, 어서 숨겨! 빨리!
오나인 : 어떻게?
민나인 : 걱정 마. 급작스레하는 방 검사일거야.
오나인 : 그럴까 (하고는 보따리를 얼른 문갑에 처넣고는 나간다)
#24 나인 처소 밖(밤)
상궁들.. 나인들.. 모두.. 자신들의 방문 앞에 질서있게 사열해있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오나인과 민나인.
감찰상 : 뭣들을 한게냐?
민나인 : 송구하옵니다.
하고는 한쪽에 가 서면..
제조상 : 어찌 최상궁은 보이지 않는가?
감찰상 : 처소에 없다 하옵니다. 어찌 할까요?
제조상 : 뒤지게.
감찰상 : 예. 방문을 모두 활짝 열고.. 방 문 앞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거라.
감찰상궁들 첫 방으로 들어가더니.. 뒤지기 시작한다.
보는 나인과 상궁들..
이때.. 문 앞으로 투전막대가 던져지고.. 보는 제조상궁 죽었다 하는 나인들.
- 다음 방
술병이 나오고.. 날카로운 제조상궁과 대비되는 나인들의 표정..
#25 최고상궁의 방(밤)
최고상궁, 누워있고..
쓰개치마의 의원은 최고상궁을 심각하게 진맥하고 있다.
최상궁 : 무엇인가?
의원 : ..(진맥을 끝내며 심각하게) 진두통이옵니다.
최고상 : (힘들게 일어나 앉으며) 궐역이 아니고?
의원 : 궐역은 찬 기운이 골수를 침범한 것으로 머리와 이를 아프게 하나 치료법이 있습니다. 허나..
최상궁 : 허나라니! 그럼 이것은 치료법이 없단 말인가?
의원 : 이는 뇌에 무엇이 침범한 것이 아니고.. 머리 자체가 상한 것입니다.
최고상 : ......
의원 : 이미 손발의 뼈 마디마디가 아주 차고 혼절을 거듭 하셨다하니..
최상궁 : 어떻단 말인가?
의원 : 쉬이 날 수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최고상 : (충격)
의원 : 따로 알려진 치료법이 없습니다.
최상궁 : 아니..그럼! (하고 최고상궁을 보는데)
최고상 : ......
#26 나인들 처소 밖(밤. S#24씬과 동일씬)
계속 방 검사는 이루어지고..
오나인과 민나인의 방은 아무 일 없이 넘어가고..
다음 방..
이리저리 뒤지는 모습이 보이고..
거기서 서책이 하나 나온다. (춘화도 책이다)
서책을 열어보고는 놀라는 감찰상궁!
얼른 들고 나와 제조상궁을 보여준다.
제조상궁.. 표정이 굳고..
제조상 : 어느 처소 나인들이냐?
나인 : (완전 죽었다) 수랏간.. 나인이옵니다.
제조상 : 이런.. 이런, 이런... 대체 아이들 단속을 어찌 한게야?
감찰상 : ......
제조상 : 더구나.. 아이들 단속을 책임지고 있는 최상궁은 어딜 갔고?
감찰상 : ......
제조상 : 수랏간 최고상궁 처소로 가자..
하고는 가는 제조상궁. 따르는 몇몇 상궁들.
#27 상궁 나인 처소 내 쪽문(밤)
제조상궁 일행 가고 있다.
#28 최고상궁 처소밖 (밤)
쪽문을 들어서는 제조상궁일행..
제조상 : 최상궁.. 최상궁.. 있는가?
들어서는 상궁들..
후다닥 뛰어나오는 최상궁과 최고상궁..
최상궁,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보니.. 열려진 쪽문 밑으로 의원의 신발이 보인다.
최상궁.. 얼른 이 상황을 무마하려
최상궁 : 어서 오시옵소서.. 마마님.. 이 늦은 시각에 여긴 웬일로..
제조상 : 자네는 도대체 애들 단속을 어찌하는게야?
최상궁 : 예?
제조상 : 오늘 방 검사를 하였더니 수랏간 아이들 방이 엉망일세..
최상궁 : ..송구하옵니다.
최고상 : 일단 들어오시지요..
모두.. 들어가고..
제일 늦게 들어가는 최상궁.. 문을 꼭 닫고 들어간다.
제조상궁과 최상궁 일파 방으로 들어가면..
쓰개치마를 한 의원.. 얼른 문 밖으로 빠져 나간다.
#29 궁 일각(밤)
쓰개치마를 쓴 의원이 빠르게 처음 들어왔던 쪽문 쪽으로 가고 있다.
#30 궁안 쪽문이 보이는 일각(밤)
나무가 보이고.. 그 뒤에서.. 주위를 조심스레 살피는 별감의 움직임이 어렴풋이 보인다.
순간.. 뭔가 인기척을 느낀 별감은 얼른 나무 뒤로 숨고.
이윽고 쓰개치마를 두른 의원이 주위를 살피며 나무 옆을 지나가는데
의원을 오나인으로 착각한 별감.
잽싸게 의원을 나무 뒤로 잡아끄는데..
쓰개치마는 벗겨지고... 의원의 얼굴이 보이자 경악을 하는 별감.
의원의 얼굴이 낱낱이 드러나고.. 한켠에 구르는 침통.
#31 최고상궁 방(밤)
제조상궁 일파와 최고상궁 최상궁 앉아있다.
제조상 : 수랏간은 다른 처소에 비해 남정네의 출입이 많은 곳이니..
그리 단속을 철처히 하라 일렀거늘! 이게 무엇이냐? (하고 책을 던지면)
최상궁 : (펼쳐보면 민망하다) 송구하옵니다.
최고상 : (힘이 없다) 송구하옵니다. 제 불찰입니다. 용서하십시오.
(하고 말하면서 토할 듯 한지.. 면포를 입에 대자)
제조상 : (그제서 보니 안색이 좋지않다) 어디가 편찮으시오?
최고상 : 아... 아닙니다..
최상궁 : 먹은 것이 얹히시어 제가 살펴드리고 있었사옵니다.
제조상 : 그런가?
순간 밖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리며..
군관 : (E) 수랏간 최상궁은 나오시오!
다들 무슨 일인가 하는데 최고상궁과 최상궁은 불안한 빛이 역력하고..
#32 최고상궁 방 앞(밤)
제조상궁을 위시로 모든 상궁들이 나와보면 내금위 군관이 의원을 잡아와선 있다.
최고상궁 최상궁 경악하고 제조상궁은 무슨 일인가 하는데...
제조상 : 이 늦은 밤 궁녀들의 처소에 어찌 남정네는 끌고 온게요?
군관 : 의원입니다.
제조상 : 의원?
군관 : 이 자의 말로는 수랏간 최고상궁마마님의 진맥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라 합니다.
놀란 제조상궁.. 최고상궁을 보면.. 최고상궁은 힘이 쭉 빠진 채 자포자기한 모습이고..
최상궁은 어쩔 줄 몰라하고.
#33 최판술 집 전경 (밤)
최판술 : (E) 뭐라구? 들켜?
#34 최판술 사랑방(밤)
최판술과 나인 하나 마주 앉아 있다.
설나인 : 예.. 그러니.. 최상궁마마님께서.. 빨리 오겸호영감을 만나보시라 하였습니다.
최판술 : (낭패다 싶고)
#35 오겸호 방(밤)
오겸호와 최판술 앉아있다.
최판술 : 어찌 하면 좋겠습니까?
오겸호 : (인상을 찡그리고) 그리 되었으면 미리 상의를 해야지. 거기가 어디라고 의원을 들여보내!
최판술 : 송구하옵니다. 의녀들에게 진맥을 받으면 곧바로 중전마마께 알려질까 두려워..
차선을 써본다는 것이.. 그리 되었습니다.
오겸호 : 아둔한 사람 같으니라고..
최판술 : 병세가 알려지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옵니다. 아직 최상궁은 연배가 어리고..
오겸호 : (화를 내며) 이 사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남정네를 끌여 들였으니.. 최고상궁은 물론이고 최상궁마저 내쳐질 수 있음이야!
최판술 : ......
오겸호 : ......
최판술 : (무릎을 꿇으며)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시면 절대 후회없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오겸호 : ......
#36 대궐 전경 (아침)
#37 수랏간 우물가
조방과 분이..초보생각시들이 음식재료를 다듬으며 재잘대고 있다.
장금은 한쪽에서 혼자 씻고 있고.. 오나인 지나가고 있고..
조방 : 강별감 어른이 살금살금 다가가 쓰개치마를 쓴 여인을 확 채 안고는 입을 맞추려는데..
글세, 남정네였다는구나..
분이 : 어머어머.. 그 밤중에! 남사스러라..
오나인 : 누가 입을 맞춰! 남정네인줄 알고 잡으신거지.
분이 : ......
오나인 : 다시는 강별감님에게 누가 되는 소리는 하지마. 알았어?
분이 : ..네..
하고는 오나인.. 가고..
가고 나면.. 조방과 분이 서로 바라보며.. 왜 그런데냐? 분위기..
조방 : 어쨌든 장금아 너 이제 큰일났다
영로 : 왜요? 언니..
분이 : 왜는? 이제 최고상궁마마님께서 물러나실거야. 그러면 최상궁마마님도 기세가 꺾이실테고..
그럼 금영이도 그렇고 그럼 장금이도 이제 끈 떨어진 연이지 뭐.
장금 : ......
창이 : 왜 최고상궁마마님이 물러나시는데요?
조방 : 왜는 궁녀는 몹쓸 병이 걸리면 궁을 나가야 해. 그게 법도야.
장금 : ......
조방 : 근데 최고상궁마마가 물러나시면 그 자리는 누가 되는 거지?
#38 수랏간 일각(낮)
민나인과 나인들.. 일은 않고 소곤대고있다.. 오나인 들어오는데..
설나인 : 최상궁마마님이 그냥 될거야 아마.
민나인 : 설마..
설나인 : 5대째 내려오는 자리야.. 그게 그렇게 쉽게 바뀌겠어?
오나인 : 하지만 상궁되신 지 3년도 안됐어.
더군다나 이번에 궁밖에서 의원을 끌어들인 죄로 지금 제조상궁마마님께 혼이 나고 계실텐데.
민나인 : 맞어. 그건 말도 안돼. 그럼 한상궁마마님이 되야지.. 한상궁마마님이 음식 더 잘하시는데..
설나인 : 그래도 두고봐.. 제조상궁마마님도 최상궁마마님 편이고 또..
민나인 : 또 뭐?
한상궁 : (들어오며) 입들 다물지 못할까?
나인들.. 조아리고..
이때 최상궁 들어온다.
한상궁 : 잘 마무리 된게요?
최상궁 : 예, 마무리 안되기라도 바랬소?
한상궁 : 무슨 그런 말을..
최상궁 : ......
한상궁 : ......
#39 궁내 은밀한 일각
오겸호(吳兼護)가 제조상궁과 만나고 있다.
오겸호 : 일단 의원을 끌어들인 일은 무마시켰네만 최고상궁의 퇴출은 어쩔 수 없네!
제조상 : 예.. 저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겸호 : 자리를 대신 할만한 사람은 있는가?
제조상 : 그게 마땅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최상궁은 아직 너무 어려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오겸호 : 꼭 최판술(崔判述) 상단(商團)의 사람이 아니라도 할 수 없지
제조상 : 그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닙니다만.. 최상궁 일가가 워낙 오랫동안 내려온 수랏간 집안이라..
다른 인물은 아예 뿌리도 못 내리게 하여 사람 자체가 없습니다.
오겸호 : 훗.. 그럴 만한 사람들이긴 하지.
어쨌든 대전 수랏간은 반드시 우리 사람들로 채워져야 하니 허수아비라도 찾아보게.
제조상 : 허수아비요?
오겸호 : ......
#40 제조상궁의 집무실
제조상궁과 최고상궁 앉아있다.
제조상 : 나한테라도 미리 언질을 주었어야 하질 않나.
최고상 : ..송구하옵니다.
제조상 :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네. 이젠 자네의 뒤를 이을 마땅한 사람을 찾아야 해.
최고상 : 어려운 일인 줄은 아오나.. 최상궁을 올리는 것이,
제조상 : 내가 어떤 말로 말씀을 드린다 해도 그건 중전마마께서 허락을 하실 리가 없어.
최고상 : ......
제조상 : 그건 잊고 천거를 해보게.
최고상 : 대비전의 박상궁은 어떠하온지요?
제조상 : (고개를 가로저으며) 남곤대감의 사람이라는 소문이 있어.
최고상 : 생과방의 김상궁이 연배로는 무리가 없는데요
제조상 : 욕심은 없어 보이나.. 심정대감과 먼 인척관계인 것이 걸려 하루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니..
최고상 : 허면.. 누굴 생각하시는지요?
제조상 : 하나 있지 않은가?
최고상 : ......
제조상 : 반가의 딸로 자네와 최고상궁자리를 놓고 다퉈 볼만도 한데 그냥 물러난 사람!
최고상 : 허나, 장고(醬庫)만 10년 넘게 지킨 사람인데
수랏간의 막중한 일을 어찌 맡긴단 말씀이십니까?
제조상 : 그러니 적임자가 아닌가?
막중한 일은 최상궁이 알아서 하고 그 사람은 꼭두각시로 있는 게지.
최고상 : (뭔가 석연치를 않다) 예에. 그 사람이 시나 읊고 소리나 하고 풍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골치 아픈 일을 싫어하긴 하죠.
제조상 : 그래! 그거야! 내가 위에서 누르고 최상궁이 받치고..
그 사람이 꼭두각시 노릇만 하면 자네가 있는 것과 진배가 없질 않겠는가
그러다가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기면 떠넘기면 되는게고..
최고상 : ..결국 그 사람입니까?
#41 장고(醬庫) 뜰
뚜껑이 모두 열려.. 따스한 햇살을 받고있는 장독들..
그 위로 별주부전의 한 대목을 하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팬하면..
정상궁(丁末今)이 연생과 장금.. 창이.. 채련이를 놓고 앉아서는 얘기도 했다가..
소리도 섞었다가 아이들 혼을 빼놓고 있는데.. 아이들도 까르르 웃었다 무서워했다 하고 있다.
민(閔)나인 나타나..
민나인 : 마마님! 마마님!
정상궁 : (보면)
민나인 : 제조상궁마마님께서 찾으십니다.
정상궁 : 제조상궁이? 날 왜? 난 그런 높은 분 볼 일이 없는데.
민나인 : ..아마도 수랏간 최고상궁을 맡기시려나봅니다.
정상궁 : 예끼. 이년아! 수랏간 최고상궁? 너나 하거라.
민나인 : 마마님도..
장금 : (그런 정상궁을 본다)
#42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이 앉아 있는데 정상궁(丁末今) 들어온다.
정상궁 : 부르셨습니까.
제조상 : 앉게.
정상궁 : (앉는다)
제조상 : 자네가 수랏간 최고상궁을 맡아야겠네.
정상궁 : ......
제조상 : ......
정상궁 : 소인.. 그간 장고만 지키던 사람입니다. 괜찮겠습니까?
제조상 : 대전 수랏간 일은 최상궁이 많이 도와줄거고
소주방 전체의 일은 나와 상의해서 하면 되는게지.
정상궁 : ......
제조상 : ......
정상궁 : 진정.. 저밖에는 없습니까?
제조상 : 자네밖엔 없어. 자네가 아버님의 성품을 닮아 유유자적.. 묻혀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품인 것은
아나 이번엔 어쩔 수가 없네!
정상궁 : (호탕하게) 그럼 맡아야지요. 대신.. 최상궁과 제조상궁마마님만 믿겠습니다.
제조상 : 그래! 그러라는데두!
정상궁 : ......
#43 궁 일각
정상궁 뭔가 생각에 잠겨 걷고 있는데 장번내시가 나타난다.
장번내시와 정상궁 서로 아는 사이인지 가볍게 눈인사를 주고받는데...
장번내 :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었다면서?
정상궁 : 예..
장번내 : 왜? 이젠 놀다 놀다 꼭두각시놀음을 하려고?
정상궁 : 예.. 이젠 혼자 노는 것도 지쳐 남의 장단에 놀아볼까 합니다.
장번내 : 허어. 그거 아주 보는 재미가 쏠쏠 하겠구만..
천하의 정상궁이 남의 장단에 춤을 춘다? 재밌겠어!
정상궁 : 자주, 구경 오십시오.
장번내시 짐짓 웃어 보이고
정상궁도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으로 화답하고...
#44 수랏간
한상궁 찬안을 보고 있고 최상궁 상차림을 하고 있는데... 민나인 ‘마마님’ 하며 뛰어 들어온다.
최상궁 : 어디서 뛰는 게야!
민나인 : 죄송하옵니다. 허나.. 장고 정상궁 마마님께서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셨답니다.
한상궁 : (의외의 일이다).....
최상궁 : 최고상궁마마님께서 정상궁 마마님을 천거하였는데 결국 그리 되었구나.
한상궁 : ..(결국 꼭두각시인가)
최상궁 : (그런 한상궁의 표정을 읽는)
#45 수랏간 내 일터
연회를 준비 중인지 아주 큰방에 이쪽 끝부터 저쪽 끝까지
서너 명씩 무리를 지어 각종 마른 음식들을 준비중이다..
(원래 하던 잣끼우기, 곶감에 호도넣기, 전에 밀가루묻히기, 산적꿰기등등)
그 이쪽 끝에는 장금과 연생 앉아 잣끼우기 하고 있고..
저쪽 끝에는 금영이 앉아 밤채를 잘게 썰고 있다.
그러나 가운데 앉은 애들은 일은 않고 모여 앉아 떠들고 있는데..
조방 : 결국 정상궁 마마님이래.
분이 :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모두들 : (어린것들이라 뭔지도 모르면서 귀기울여 듣고)
영로 : 최상궁 마마님말로는 최상궁 마마님한테 물려주실 때까지 그냥 하시는 거래요.
그래서 최고상궁마마님이 낙점하신 거라는데요!
분이 : 뭐? 그럼 우린 계속 금영이한테 당해야 되는거야?
모두들 : (금영을 쳐다본다)
조방 : 꼭 그런 건 아닐지도 몰라..
또 다른 언니들 말로는 정상궁 마마님이 그리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래.
그리고.. 중요한 건 정상궁 마마님이 한상궁 마마님 음식실력을 아주 높게 평가하신대.
그러니까..
분이 : 아니.. 그럼? 이번엔 저것들이 우리 머리꼭대기에 오른단말야?
하며.. 모두들.. 연생과 장금, 일하고 있고
아이들은 장금 쪽과 금영을 번갈아 보며 헷갈려하고 역시 채련이는 만들던 음식 몰래 먹고
#46 최고상궁 처소
최고상궁, 최상궁, 금영, 영로 있다.
정상궁.. 연생과 함께 들어오면..
최고상 : 자네가 막중한 일을 맡았네 그려.
정상궁 : 부족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최고상 : 오랜동안 장고에만 있었으니 모르는 게 많을게야.
(최상궁에게) 니가 정상궁을 많이 도와주어라.
최상궁 : 예.
정상궁 : 그래.. 내 너 없으면 안 맡았을 게다! 많이 도와 다오!
금영 : (거봐.. 별로 바뀌는 거 없지 하는 표정으로 영로와 연생을 보는)
영로 : ......
연생 : ......
#47 한상궁 처소(밤)
한상궁 책을 읽고있고 장금도 책을 읽고 있다.
장금 : (책을 읽다가는) 마마님..
한상궁 : 왜 그러느냐?
장금 : 정상궁 마마님이 최고상궁에 오르시면.. 마마님이 좋으셔요? 최상궁 마마님이 좋으셔요?
한상궁 : 그게 무슨 소리냐?
장금 : 언니들이 굉장히 궁금해합니다.
한상궁 : 너도 궁금하냐?
장금 :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뇨! 사실 저는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언니들이 일을 안하여 마마님들한테 혼날까봐 그것만 불안합니다.
언니들이 혼나면 언니들 기분 나쁘고 그럼 저한테..
한상궁 :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니 너는 언니들 일까지 열심히 하거라. 그게 제일 편하니라.
정상궁 : (E) 한상궁 안에 있느냐?
장금 얼른 일어나 문을 열면 정상궁과 연생이 들어온다.
장금 연생을 보곤 서로 반가워하고.. 정상궁 상석에 앉는다. 말없이 따라 앉는 한상궁
정상궁 : (짐짓 화내며) 넌 내가 최고상궁이 된 것이 못마땅하냐?
한상궁 : 그럴 리가 있습니까.
정상궁 : 헌데 다들 하는 인사치레도 없어?
한상궁 : ..송구하옵니다.
정상궁 : 왜?
한상궁 : ..외람되게도 마마님이 맡으실 자리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장금 : ......?
정상궁 : 이런 것을 보았나! 그리 발칙한 말을 다소곳하게도 하는구나
한상궁 : ..사람들로 인하여 힘이 드실 것이옵니다.
마마님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라 걱정이 됩니다.
정상궁 : (흐흐 웃고는) 글쎄다... 힘이 들게 살까? 힘이 들지 않게 살까?
한상궁 : ......
정상궁 : (장금과 연생에게) 늬들 생각은 어떠냐?
연생 : (큰소리로) 힘이 들지 않게 사셔야합니다!
정상궁 : (장금에게) 니 생각은 어떠냐?
장금 : 마마님은 그게 마음먹으신 대로 되옵니까?
정상궁 : .....?
장금 : (진지하게) 저는 항상 힘 안 들게 살려고 하는데 늘 힘이 드옵니다.
정상궁 : ..뭐라구? (하고는 웃음을 터트린다)
한상궁 : (웃고)
장금.. 연생.. 왜 웃는지도 모르고.. 따라웃고..
그러면서도 한상궁, 정상궁은 생각이 깊고..
장금과 연생은 이 상황들을 다 이해 못하겠다.
#48 막개의 기방(妓房. 밤)
오겸호(吳兼護) 앉아 있고 판술(崔判述) 문서 하나를 내민다.
오겸호 : 이게 뭔가?
최판술 : 앞으로 큰일 하실텐데 쓰십시오.
오겸호 : (꺼내본다.. 놀란다) 아니.. 이사람.. 그 정도 일 무마시켜준 걸 가지고.. 이렇게 큰 것을..
나는 못 받어!
최판술 : 아닙니다. 이는 저희 최씨 집안의 앞날을 영감마님께 맡기겠다는 것입니다.
오겸호 : 집안의 앞날을?
최판술 : 예.
오겸호 : 나에게?
최판술 : 예.
오겸호 : 왜?
최판술 : 영감마님을 믿습니다.
오겸호 : 믿는다?
최판술 : 예. 집안을 맡길 것이오니 궁에 있는 저희 식솔들과 또 궁 밖에 있는 저와 저의 상단(商團)
모두를 보살펴주십시오.
오겸호 : .. (판술을 뚫어져라보다가 갑자기 웃어제친다)
최판술 : ......
#49 궁 일각(새벽)
정상궁.. 수랏간으로 가고 있다.
그동안 풀어졌던 모습과는 달리.. 뭔가 각오를 한듯한 표정이다.
#50 수랏간(새벽)
창 밖은 어두운 새벽녘이고 나인들은 분주하게 아침 수라를 준비하고 있다.
이 때 정상궁이 들어오면 일 손을 멈추는 나인들.
정상궁 : 그냥 일들 하거라.
나인들 다시 일을 하기 시작하고
최상궁 : 이 이른 시간에 어인 일로 나오셨습니까?
정상궁 : 전하께 올릴 내 첫 수라네. 내 손으로 해야지.
최상궁 : (의심쩍은 눈으로) 네?
정상궁 : 어제 번이 자네였나?
최상궁 : 그러하옵니다.
정상궁 팔을 걷어 부치고는 요리에 손을 대는데 그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이때.. 들어오는 한상궁..
재료를 썰고.. 양념을 하고.. 하는 모습들이
장고만 20년 지키던 상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다.
그런 정상궁의 솜씨에 내심 놀라는 최상궁.
이미 알고 있었던 듯 보는 한상궁.
#51 수랏간 밖(이른 아침)
정상궁이 직접 요리를 한다는 소리에 그 모습을 궁금해하는 나인과 생각시들이
수랏간의 열린 문 틈 사이로 몰래 훔쳐보고 있다.
유난히 빛나는 장금의 눈.
그런 장금의 시각으로 보면 정상궁이 숯불에 고기를 굽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최상궁은 그 옆에 서서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52 궁 일각(아침)
수라를 들어 나르고 있는 나인들.
그 뒤를 따르는 정상궁, 최상궁.
#53 대전(大殿)
왕 앞에 대원반, 소원반, 책상반이 놓여 있고
소원반 옆에 최상궁(기미상궁) 앉아 있고, 책상반 옆에 수라상궁(신상궁) 앉아 있다.
제조상궁은 서서..
제조상 : 전하 새로 수랏간 최고상궁의 소임을 맡은 정상궁이옵니다.
정상궁 : (인사하고)
중종 : 그럼 그동안은 어디 있었느냐?
정상궁 : 장고(醬庫)에 있었사옵니다.
중종 : (약간 떨떠름) 그래? 오늘 음식은 네가 직접 하였느냐?
정상궁 : 예.
종종 : 그래?
정상궁 : (최상궁에게) 어서 기미를 하시게.
최상궁 수라에 올려진 음식 하나하나를 기미한다.
이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최상궁.
드디어 중종이 첫 술을 뜨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정상궁과 최상궁, 제조상궁은 긴장하고..
중종 : (맥적을 한 젓가락 먹고는 고개를 갸웃한다)
정상궁 : .....
중종 : (뭔가 맛이 이상한 듯한)
정상궁 : (불안해지고)
제조상궁과 정상궁이 불안한 눈길로 중종을 지켜보고 있는데...
중종 : 자네가 직접 한 것인가?
정상궁 : 그러하옵니다 전하.
중종 : 늘 먹던 돼지고기 숯불구이인데.. 맛이 다르구나.. 무엇이냐?
정상궁 : 맥적이라 하옵니다.
중종 : 맥적?
정상궁 : 네 전하. 이는 오래 전 맥족(驀族)이 먹던 것으로 중국에서도 은밀히 전해져오는 비법이옵니다.
중종 : 비법이라? 무엇이냐?
정상궁 : 돼지고기 양념을 간장으로 하지 않고 된장을 푼 물로 하옵니다.
중종 : 된장으로?
정상궁 : 예에!
중종 : 오! 그래서 이리도 기름기가 덜 느껴지고 담백하구나! 내 입맛에 딱 맞는다.
(다른 것도 먹어보며.. 흡족한 표정이다)
정상궁 : ..(안도와 기쁨)..
보는 제조상궁과 최상궁.. 웬지.. 떨떠름하여 서로를 보는데..
#54 대전 밖
수랏상을 물리는 모습이 보이고...
#55 수랏간 식당 밖
생각시 나인들이 엄청난 양의 식사를 들여가는 모습이 보이고..
한상궁과 최상궁 등 모든 상궁 나인들이 바삐 움직인다.
그 사이에 끼여있는 생각시들.. 다들.. 궁금하고 신기해하며..
창 : 우리도 오늘은 여기서 밥 먹는거야?
영로 : 그래! 원래 무슨 큰 일이 있으면 수랏간 궁녀들은 모두 모여서 여기서 먹는대!
오늘은 최고상궁마마님이 처음 오신 날이라.. 하례 겸 여기서 먹는거야.
채련 : 그래? 맛있는 거 많겠네.
장금.. 연생도 신기해하면서.. 보고있고..
#56 수랏간 식당(이하 식선각)
길게 차려진 상 주위로 수랏간 궁녀들 50여명이 앉아 있다.
가운데 자리를 비워둔 채로 순서대로(상궁 나인 생각시) 앉아 있는데
가운데 자리 바로 옆에는 금영이 앉아 있다.
정상궁이 들어오면 모두 일어난다.
정상궁, 권위있게 자리에 앉으면.. 모두 앉고.. 금영이 바로 옆자리에 앉는다.
조방 : (작은 소리로) 최고상궁마마님이 바뀌어도 금영이는 저기 앉는거야?
분이 : 그러게말야! 연생이가 앉아야 되는 거 아냐?
장금 : ......
연생 : ......
정상궁 : ..이 아이는 누군가?
최상궁 : 금영(今英)이라 하옵니다.
정상궁 : 생각시인 모양인데 어찌 이 자리에 앉는가?
최상궁 : 전 최고상궁마마님 때부터 쭈욱 그 자리에 앉아 음식에 대해 평을 같이 하였사옵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절대미각(味覺)을 가진 아이옵니다.
금영, 자신만만하게 있고..
다른 아이들..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본다..
정상궁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정상궁 : 절대미각?
금영 : ......(긍정)
정상궁 : (앞에 있는 죽순채를 가리키며) 이걸 먹어보아라.
금영 : (먹는다)
정상궁 : 양념으로 무엇이 들어갔느냐?
금영 : (다시 먹으며) 전체 양념으로는 간장.. 식초.. 설당(雪糖) 깨소금, 물이 들어갔습니다.
(자막: 설당: 설탕의 옛이름..
설탕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조선시대에는 상류층에서 사용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정상궁 : 그래 맞다!
금영 : 허나.. 다진 파와 다진 마늘의 맛이 나는 것이 이는 분명..
고기와 표고버섯을 따로 볶은 듯합니다.
정상궁 : 따로 볶은 고기에는 무슨 양념이 들어갔느냐?
금영 : 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다시 맛을 음미하며) 후춧가루.. 설당..
(하고는 뭔가 씹히는 것이 있는지 다시 음미하며) 깨소금이 들어갔습니다.
최상궁 : (뿌듯해하며 약간은 거만한 빛으로 정상궁을 바라보는데)
정상궁 : 그래? (모두에게)모두 다 맛을 보아라.
모두 맛을 본다.
다들.. 맛보는데.. 아주 맛있는 표정으로 맛을 본다.
정상궁 : 다들 이 아이가 말한 대로더냐?
한상궁 : (다시 한 번 맛을 보고는 조금 갸웃하고)
정상궁 : (최상궁에게) 그러냐?
최상궁 : 예.. 금영이가 말한 대로입니다.
정상궁 : (한상궁에게) 너도 그러냐?
한상궁 : (갸우뚱한데 뭐라고 딱 말을 못하겠고).....
정상궁 :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며) 모두 그리 생각하느냐?
모두 맞는다는 듯 아무소리 못 하고 있다.
정상궁 : 그래? (하며 한 번 먹어보고 음미하고는) 내 생각엔..
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조그만 소리.
장금 : (E) 홍시입니다.
너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려.. 누군가? 하고 있으면..
정상궁 : 방금 뭐라 했느냐?
장금 : 설당이 아니고 홍시옵니다.
모두들.. 술렁하고.. 장금을 보는데.. 금영은 그런 장금을 노려보고..
한상궁과 최상궁은 다시 한 번 맛을 본다.
정상궁 : 어찌 홍시라 생각하느냐?
장금 : 예? 저는.. (기 죽어가며)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중얼중얼)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정상궁 : ..(크게 웃으며) 호오! 타고난 미각은 따로 있었구나! 그렇지!
홍시가 들어있어 홍시 맛이 난걸 생각으로 알아내라 한 ,내가 어리석었다! (하고 웃으면)
금영 : ......
최상궁 : ......
한상궁 : ......
모두들 : ......
정상궁 : 그래! 홍시다! 홍시는 설당보다 단맛이 부드럽고 담백하길래
이런 채(菜)요리를 할 때 넣으면 좋겠다 싶어 넣어보았다.
더구나 홍시는 지금 같은 환절기에 고뿔(감기)을 예방하는데 좋고 숙취에 그만인데
전하께서 어제 술을 드셨길래 넣었는데 저 아이가 맞췄구나.
와! 모두 놀라는 얼굴들.
모두들 장금을 다시 한 번 보게 되고, 장금에게 모두 부러움의 시선이 모아지자
금영은 수치심과 열등감에 얼굴이 붉어지고 최상궁의 표정은 바짝 굳어져버렸다.
정상궁 : 음식이라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실력은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맛을 보는데는 차이가 없다.
그렇게 평등한 것이 맛이야! 그러니 앞으로는 음식에 대해서 나는 물론이고
저 끝의 생각시까지 모두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여 서로 자극을 주고 발전하도록 하라!
(금영에게) 그러니 너도 다음부터는 네 자리로 돌아가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거라!
금영 : ......
최상궁 : ......
정상궁 : 모두들 노력하여 실력을 쌓는 사람에게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기회를 줄 것이다.
알았느냐?
모두들 : 예에! 마마님
정상궁 : 더 나아가서는 이 최고상궁의 자리도 실력이 제일 좋은 사람에게 물릴 것이니
그리 알고들 더욱 정진하거라!
최상궁 : ......
한상궁 : ......
정상궁 : 자! 시간이 길어졌다 어서들 먹자!
모두들 : (희망찬 소리로) 예.. (하고는 먹고)
정상궁을 믿음직스럽게 바라보는 한상궁
당황하고.. 분이 나는 걸 참는 최상궁.
즐겁게 먹는 장금과 연생.
낯빛이 붉어진 채 부르르 떨고있는 금영.
순간 금영과 눈이 마주치는 장금.
다시 한상궁과 최상궁이 시선이 교차하는 모습이 보이고...
#57 최상궁 처소
최상궁과 금영 꼿꼿이 앉아 아까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
(57씬 중)
정상궁 : (E) 어찌 홍시라 생각하느냐?
장금 : (E) 예? 저는.. (기 죽어가며)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맛이 났는데.. (중얼중얼)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인데..
정상궁 : ..(크게 웃으며 E) 타고난 미각이 따로 있었구나.. 그렇지.. 홍시가 들어있어..
홍시맛이 난걸 생각으로 알아내라한 내가 어리석다.. (하고 웃으면)
눈물이 한 방울 똑 떨어지는 금영.
그 옆엔 최상궁이 앉아있다. 그위로
정상궁 : (E) 더 나아가서는 이 최고상궁의 자리도 실력이 제일 좋은 사람에게 물릴 것이니..
그리 알고들 더욱 정진하거라.
부르르 떠는 최상궁..
최상궁 : (혼잣말로) 지 까짓게 감히, 5대를 내려온 우리 집안을 능멸해!
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지! (하고는 금영을 본다)
금영 :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최상궁 : 눈물을 그치거라!
최고상궁마마께서 물러나신 이 마당에 우리 집안은 이제 너와 내가 지켜야한다. 알았느냐?
금영 : .....
최상궁 : 실력으로든, 힘으로든, 그 무엇으로든 우리가 눌러야 해. 알았느냐?
금영 : 예.
#58 한상궁 처소
한상궁 앞에 장금이 다소곳이 앉아 있다.
한상궁 : 장금아..
장금 : 예?
한상궁 : 내일부터 일이 끝나거든 동산(東山)에 가 100일 동안 다른 나물을 한가지씩 뜯어오너라.
장금 : 100일 동안 다른 나물을요?
한상궁 : 그래 싫으냐?
장금 : ..아뇨
한상궁 : 그럼 내일부터 그리 하거라.
장금 : 예
#59 몽타쥬2
나물을 뜯는 장금의 이 모습 저 모습...
수랏간 일각에서 뜯은 나물을 생으로 먹고.. 삶아 먹어보고..
말려 먹어보고 튀겨 먹어보고 볶아 먹어보는 모습. 또 그것을 적는 모습 그 위로
한상궁 : (E) 미나리의 독특한 향은 식욕을 증진시키며 건위(健胃)를 한다.
또한 해독을 해주어 복요리를 할 때 미나리를 넣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건 파드득 나물이다. 이는 독특한 향이 있어 소금을 줄여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러니 소갈(消渴)환자(당뇨병)에게 아주 좋다.
이것이 애기똥풀이다. 절대 먹어서는 안되는 것인데
간혹 산나물에 끼여 들어올 때가 있으니 잘 보아두어라.
다음에는 짠맛을 내는 것을 모두 찾아오너라.
컷: 수랏간 모퉁이(낮)
금영이 손으로 소금 일정량을 똑같이 집어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컷: 수랏간 다른 곳
훈련을 하는 장금. 그 위로..
최상궁 : (E) 음식이란 어떻게 양념을 정확하게 집어넣어 조화를 이루느냐가 결정하는 게야.
그러니 끊임없는 훈련으로 눈을 감고도 정확한 양을 집어내도록 해야한다.
장금이 간장을 찍어 먹어보고 소금을 먹어보고 된장. 함초 새우젓 등을 먹어보고..
한상궁 : (E) 이 외에도 콩과 밤 돼지고기 해삼 미역 심지어는 수박에도 짠맛이 들어있느니라!
그러니 간을 할 때 주의해야한다. 짠맛은 차가울수록 강하게 느낀다..
컷: 수랏간 일각(밤)
한상궁이 장금을 앉혀놓고 있고..
한상궁 : 또한 맛은 서로 대비 상승 억제를 하는데 시고 쓴 것에 단 것을 넣으면 그 맛이 중화되고
달고 구수한 것에 짠 것을 넣으면 더 세지느니라. 다음에는 단맛을 내는 것은 모두 찾아오너라.
컷: 수랏간 다른 곳(밤)
금영이 큰 가마솥에 뼈와 고기를 넣고 끓이고 있다.
금영이 무슨 약재를 넣고 있다.
최상궁 : (E) 이는 우리 집안에서만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으로
이 약재를 넣으면 잡 맛이 없어지느니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락(우유)를 넣으면 고소한 맛이 한층 더하니라.
한낮에 장금이 궁(宮)일각을 바쁘게 달려가는데 그 모습위로
한상궁 : (E) 이번엔 음식에 넣는 물에 대해서 알아오너라.
(화내며) 어찌 음식에 넣는 물이 맹물만 있겠느냐?
#60 대궐 일각(낮)
한상궁 : (E) 쌀뜨물도 있고 찹쌀가루 물도 있고 뜨거운 물, 찬물, 광천수! 수도 없이 많으니라!
(사이) 이번엔 불에 대해서 알아오너라.
풀샷으로 어디론가 누군가가 뛰고 있다.
가까이 보니.. 성인이 된 장금으로 얼굴이며 옷에는 숯검댕이 잔뜩 묻어있다.
그렇게 뛰다가 상궁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얌전히 걷는 척을 하고.
상궁들을 지나치면 다시 신이 나서 뛰는 장금.
#61 수랏간 내(낮)
장금 뛰어 들어와선.
장금 : 한상궁 마마님!
신상궁 : (장금 보면 옷이고 얼굴이고 온통 숯검댕이가 묻어 있고)
장금 : 한상궁 마마님 어디 계신가요?
신상궁 : 주자헌에 갔다마는... 근데 네 년 꼴이 그게...
신상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나가는 장금. 어이없는 신상궁.
신상궁 : 저...저런 철딱서니를 보았나...쯔쯔...
#62 주자헌 밖(낮)
장금 막 뛰어 들어오며..
장금 : (숨이 차선) 마마님! 마마님!
주자헌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장금.
#63 주자헌 안
뛰어들어오는 장금..
장금 : 마마님! 드디어.. 제가 알아냈습니다. 마마님 때문에 제가 알아냈습니다.
하고는 보니..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은 물론이요.. 내시부의 사람들과 관원도 한 명 있다.
뭔가 굉장히 심각한 회의를 하고 있던 모양새다.
그들의 황당해하는 표정과 놀란 장금의 표정에서 스톱모션 (5부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