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로만 듣던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교회 새성전을 짓기 전,
도서실에서 빌려 읽었으니까 한 5년전쯤 되지 않았나 싶다.
그때 그 감명이 지금도 생생했는데
그저께 시내 나들이 길에 강남의 중고 서점<알라딘>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깨끗한 헌책인데 1,800원이었다.
그래서 읽었던 책을 다시 덥썩 집어왔다.
1996년 36쇄로 찍었던 책이다.
나도 다시 읽고 식구들에게 읽힐 요량으로 넣어온 것이다.
내용은 16세기, 임진왜란 무렵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 당시 포르투갈로부터 전래된 가톨릭을 박해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중에
순교와 배교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선교사와 신도들의 참담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 선교사는 (도무지 로마 교황청에서 믿기 어려운)
배교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박해에 굴복해서가 아니었다.
그러한 결정의 과정을 풀어보이는 것이 소설의 핵심이다.
참으로 믿음이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 한인 소설가 김은국 씨가 쓴 <순교자>와 비교가 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번에 구한 책은
공문혜 번역으로 홍성사에서 펴낸 것이지만
지금 우리나라에는
이것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번역한
서너 종류의 번역판이 있다.
김윤성 역(바오로딸), 이용균 역(오상출판사) 등이 그것이다.
이 소설의 작가 엔도슈사쿠는 가톨릭 신자로서
기독교 문학을 대중적 순수 문학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작가로 유명하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여러 차례 오른 적이 있는 일본으로서는
국보급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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