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08. 6. 21 토, 맑고 덥고 바람 선선. 오후엔 다소 흐림
2. 참가자 : 본인 포함 3명
3. 산행코스 : 약 8시간 소요
산성매표소(10:50) - 1.대서문 - 좌측으로 올라 성벽길(통행금지) - 의상봉 - 2.가사당암문 -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
3.부왕동암문 - 나월봉 - 나한봉 - 4.청수동암문 - 5.대남문 - 6.대성문(13:20, 중식, 14:00출발) - 7.보국문 -
8.대동문 - 동장대 - 9.용암문 - 10.위문 - 대동사 - 상운사 - 11.북문 - 원효봉(17:20, 긴 휴식) - 원효암 - 12.시구문 - 덕암사 -
옛 수영장 - 산성계곡(긴 휴식. 계곡욕) - 산성매표소(19:20) - 상가 내 가야밀냉면 석식 후 해산
4. 내용 :
미안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북한산 12대문 도전을 제의. 자칭 고수 3명이 모였다. 2년전 초여름에 경험한 바 있어 그 경로를 따르기로, 1.대서문에서 기념사진 한 장(각 문에서만 기념사진 찍으며 쉬기로 지키지 못할 언약?), 공짜 생수를 욕심에 가득 챙겨 넣고 통금 중인 성벽을 의기양양(?) 타고 넘어 스틱과 로프를 의지하며 가파른 의상봉을 향해 헉헉거리고, 물 먹고 체한 일행을 지압과 안마로 거뜬히 치료? 의상봉에 올라 우리가 가야할 기나긴 능선과 건너편 원효봉과 염초봉 백운대의 웅장한 경치를 바라보며 탄성과 함께 지레 겁을 먹고, 서둘러 의상능선의 고봉들을 향한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북한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가장 멋진 능선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우리의 겁장이 소대가리를 생각하면 조금은 아쉬운 코스다. 2.가사당암문, 1년 전 용혈봉에서 불의의 벼락에 숨진 이들을 위로하고, 3.부왕동암문, 언제 점심먹냐며 채근하는 일행을 4~6번 대성문까지 재촉한다. 대성문에서 중식 장소를 찾다가 언덕에서 그만 미끄러졌다. 왼쪽 팔꿈치가 쓰리고 아프지만 맛있는 상추쌈과 함께하는 별미에 묻혀버린다. 이제 반이나 왔을까? 부른 배를 감당하기가 쉽지않다. 이제부터는 쉬운 능선이라해도 식후의 산행은 언제나 힘들다. 7~8번 대동문, 멋진 동장대에서 한껏 폼을 잡고,우리의 소대가리를 생각하며 웃다보니 오늘따라 9.용암문에서 10.위문 가는 길이 그의 말처럼 위험해도 보인다. 노적봉 앞 쉼터에서 목을 적시며 노적봉 정복을 향한 야심을 불태운다. 위문을 찍고 끝없이 가파른 하산 길에 무릎이 아파오고, 언제 또 얼마나 올라갈거냐며 불평하는 일행들을 얼르고 달래며, 대동사를 지나 유혹하는 계곡을 건너 내려가다 산성매표소와 원효봉 갈림길 이정표에서 우회전하여 다시 약15분 계단길을 오르니 11번 북문이다. 위문에서 북문가는 길은 백운대 정상을 가로질러 우측 가파른 로프길을 내려와 토끼굴을 건너 염초봉 약 7부능선을 타고 넘는 길도 있으나 자신이 없다. 예전에 어떤 날렵한 아줌마들을 따라 한참을 헤매며 간 적이 있다. 성벽을 타고 이내 원효봉에 올라 남은 간식을 마저 먹으며 긴 휴식, 저 멀리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가리키며 서로를 대견해하며 보람과 희열을 맛본다. 내려올 걸 뭣하러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냐고? 이것이 바로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원효봉을 지나면 철계단과 로프를 타고 오르는 마지막 고봉(?)이 있다. 예전에는 이곳이 원효봉인 줄 알았었다. 그곳에서 다시한번 동서남북 북한산 전체를 조망하며 오늘의 긴 장정을 자축해본다. 무너져내린 성벽을 따라 원효암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니 마침내 오늘의 마지막 대문인 시구문이다. 시체를 내다 버리는 문이라기에 통과하기가 조금은 으시시하나 다시 나오면 부활이 아니겠는가? 오늘은 효자리 방향이 아닌 덕암사 쪽 계곡길을 택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렸고 조금은 늦은 시간이라서 시원한 계곡욕도 몰래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다. 매번 건너 편 하산 길에서 웅장한 불상이 보였었는데 바로 그게 이 덕암사였구나! 조그마한 절이나 특이하게도 대웅전의 지붕과 양벽이 천연 바위를 자연 그대로 활용한 듯 지어져 있다. 합장하는 일행은 신기하다며 연신 셧터를 눌러댄다. 기대한대로 보는 눈이 없어 홀딱 벗고 계곡욕을 즐겼는데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으나 언제나 너무 좋다. 북한산은 지금 살구 천지다. 한 바구니에 2천원, 꽤 맛있다. 한결 가벼워진 몸이 어느새 어둑해진 계곡 길을 따라 매표소를 지나 냉면집을 향한다. 가야밀냉면? 요즘은 희귀해진 고기 한 첨이 올려져 있고 양도 많고 육수가 비교적 끝내준다. 자주 이용하리라. 버스를 타고 나와 구파발역에서 열차에 지친 몸을 기댄다. 모임에 불참한 미안함은 있지만 충분히 위안이 된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쁘다.
첫댓글 수고하시었소..
장장 8시간 이란 산행 장난이 아니었겠어요 고생들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