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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자암에 살고 있는 다섯 스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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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지난 토요일 담양 금성산성을 산행하다가 우연히 들린 동자암 스님들에 대한 삶과 동자암에 대한 이야기를 싣는다.
동자암은 담양군 금성산성 안의 충용문(내남문)에서 직진하여 100여미터 가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에는 동자암과 충무화랑학교라는 푯말이 동시에 붙어 있는데, 돌 무더기 탑들이 동자암을 산성처럼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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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자암 들어가는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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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동자암에는 본명이 송철수(44)씨인 청산스님과 본명이 김경숙(38)씨인 보리스님과 맏이인 황룡(12), 둘째인 청룡(11), 막내인 구봉(6) 스님 등 다섯 식구가 살고 있다. 모두가 출가한 스님들이다.
청산스님은 전남 담양 금성면 태생으로 7세때 동진출가하여 전국을 떠돌아다니다가 제주도가 고향인 아내 보리스님을 제주도에서 만나 일가를 이루고, 슬하에 세 아이들을 두면서 제주에서 내리 10년을 살았다. 그러다가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았다.
지나가는 길손을 친절하게 초막으로 안내한 스님은 가족 소개와 함께 동자암에 대한 설명과 그동안 자신과 가족들이 살아 온 삶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들려준다.
초막집 기둥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다섯 스님들이 추구하는 수행의 도이기도 하다고 한다.
'무거운 짐 벗어라', '가고 가다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행을 하게 되고, 행을 하면 깨달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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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담집 기둥의 글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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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이 말들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충무화랑학교가 그것을 가르친다. 화랑학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문을 연다. 정치인, 종교인, 학생, 공무원, 군인, 연예인 할 것 없이 이곳을 찾아와 수행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이곳에서는 중생이요, 진리를 좇는 수행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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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막집 이름 안락수선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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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창고같은 건물을 개조하여 지은 동자암 초막의 이름은 안락수선당이다. 안락수선당 안에는 그동안 이곳을 다녀갔거나 자신들의 삶을 알기 위해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기록된 사진이 좁은 공간의 벽에 빽빽히 들어 차 있고, 7권의 방명록(산성일지 등)이 허름한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방문객의 덕담 중 인상적인 글이 있어 소개한다.
새 한마리
창공을 날으던 새 한마리가 올 여름 태풍에 기운 반대편 가지에 앉았다
흔들리는 하늘이 일순 멈췄다 그러구나 저것이 우주의 중심을 잡아주는 구나 (성명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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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객 덕담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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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니 이 보다 더 기쁠수 없네 온 세상이 흰눈으로 덮여 이 세상에 그이와 나만이 있는 느낌이었는데 산중턱에 오르니 따뜻한 이들이 있었네
예쁜 동자님들이 우리 눈을 밝게 해 주었다네
따뜻한 차와 함께 따뜻한 이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다 내려가네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려네 여기에 오시는 모든이들여 언제나 행복하소서 (이OO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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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객 덕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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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스님의 철학은 한마디로 '중용의 도'이다. 사람은' 무릇 중심이 있어야 한다'며, 이곳 충무화랑학교의 교육목표도 '중용의 도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한다.
스님은 이곳을 찾아 온 수많은 방문객들과의 만남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방문객을 모두 자신들과 같은 수행자로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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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청산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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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이곳에는 전기도 수도도 없다. 촛불과 약수터의 샘물이 대신한다. 부엌에 들어갔더니, 어렸을 때 솔가지나 장작을 패서 아궁이에 불지펴 밥 해 먹던 우리네 시골 부엌(정개) 모습 그대로이다. 해우소인 화장실 역시 재래식이다. 그러나 재래식 화장실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불을 때고 남은 재를 분뇨와 섞어서 퇴비로 재활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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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작불로 밥 지어 먹는 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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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생계는 어떻게 해결 하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이 가장 많다 한다. 필요한 채소나 반찬거리는 직접 재배하고, 쌀과 옷 가지 등 생필품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조금씩 불전함에 넣어 준 헌금으로 유용하게 사용한다. 스님은 길다란 수염을 만지며, 먹고 사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산입에 거미줄 치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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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동자승의 아미타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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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세 동자승의 학교에 대해 물었다. 학교에 보내기도 하였지만,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산에서 사는 삶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청산스님과 보리스님은 동자승들에게 한글, 한문, 의술, 무술과 수행의 도 등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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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술시범을 보이고 있는 황룡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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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준 |
| 아들인 황룡과 청룡의 무술솜씨는 이미 지상의 공중파 등 언론을 통해 여러 번 소개된 바와 같이 대단한 수준이다. 아버지인 청산스님에게서 모두 배운 것이다. 청산스님은 검도, 유도, 태권도, 18기, 소림무술인 쿵푸, 불교무술 등 무술의 대가다. 대한불교무술협회 공인 5단의 유단자이기도 하다.
스님들의 기상시간을 물었다. 처음에는 일찍 일어나 종도 치고, 염불도 하고, 약수터에서 물도 길어오곤 했는데, 지금은 새들의 기상시간과 맞춘다고 한다. 잠에 곤히 취해 있는 새와 나무 등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함이라 한다.
청산 스님은 "전국의 여러 곳을 돌아 다녀 보았지만, 내 옷에 딱 맞는 곳이 이곳이다. 한마디로 편안하다"고 말한다. 보리스님도 "이곳의 물과 약수 맛이 좋다. 밤에는 유난히 별이 많다. 산세와 공기가 좋다"고 덧붙인다.
또한 청산 스님은 "금성산성은 옛날 선조들이 임란 때 이곳에 모여 국가에 대한 이로운 일들을 논의한 역사적인 장소"라며, 백제문화의 우수성도 특별히 강조한다.
산을 내 집으로 알고, 산 중턱에 선 커다란 성문을 '대문'이라 부르며, 자연을 학교삼아 서로를 친구삼아 살아가는 세 동자승의 티없이 맑은 얼굴에서도 자비와 평화와 행복감이 넘친다.
충용문까지 배웅하는 청산스님의 흐트러지지 않는 친절과 겸손의 자세에서 수행자의 참 모습을 발견했다.
금성산성 지킴이를 자청하는 청산스님 등 다섯 가족들의 산중에서의 삶과 도를 접하면서 도가 따로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도는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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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