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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을 낀 편도 1차선을 따라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가 촘촘하다.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 냇물이 비친 달이 마치 몸을 씻기라도 하는 것 같다 해서 이름도 세월(洗月)리다. 1급수 판정을 받은 세월리 계곡은 인간의 손때를 거부한 채 자연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바로 그곳. 경기 양평군 강상면 세월초등학교(교장 강성호)에서 오는 10월10일 금요일 저녁부터 11일밤 9시까지 ‘달림과 손뼉치기’라는 마을학교축제(추진위 위원장 : 심재준)를 연다. 세월리를 상징하는 달과 인근 4개마을(세월, 대석 1ㆍ2, 전북리) 주민들의 뜻을 한곳에 모으고 소통한다는 의미의 손뼉치기가 축제의 제목으로 승화됐다.
폐교위기의 작은 학교를 살리고 농촌체험 장소로 부각되고 있는 마을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행사는 사실 지난해 11월 ‘교육연극 워크숍’을 통해 인연을 맺은 학교선생님들과 전문가들 사이의 인연이 단초가 됐다. 축제를 통해 ‘변화와 변혁의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자는 선생님들의 착상에 정지은, 김지연 두 전문가들이 흔쾌히 동의한 것.
현지엄마, 용훈 엄마, 희태 엄마, 이들은 요즘 매주 한번 세월초등학교에 모여 연주 등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원철교수, 남궁역선생, 류명숙선생, 손준형 선생님도 축제의 내실화를 위해 토론하고 녹음하고 분주하다. 물론 55명의 학생들도 지난달까지는 일주일에 한시간 정도 연습을 했지만 이제 최종 연습에 몇시간씩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이들은 ‘우리 마을의 고마우신 분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다. 카메라, 조명, 마이크, 진행, 평생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인 만큼 마냥 신기하다. 허나 그뿐 아니라 탐구하고 관찰하는 모습을 여느 감독 못지 않게 진지하다.
전교생이래봐야 55명 내외인 세월초등학교는 통폐합 위기에 계속 시달려 왔다. 한 학년에 열명 안팎인 인원은 그나마 1학년 5명이라는 숫자 앞에서 더욱 작아지는 것만 같다. 그러나 세월초등학교는 세월리 인근 4개마을의 공동체 구심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30백여가구 중 150여 가구 주민 4~5백명이 모이는 행사는 세월리에서 학교 대운동회가 유일하다. 이번 마을 공동체 축제를 통해 학교를알리고 외지 사람들의 시선을 모아 학교와 마을 모두를 살리고자 뭉친 큰 뜻이 숨어 있다. 이번 축제로 외지에서 유입된 전원주택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마을 분위기도 쇄신해보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마을 이장님과 교감 선생님은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 손녀와 함께 연극 무대에 오른다. 카메라를 든 손자 앞에서 할아버지는 마을의 옛 이야기를 주섬주섬 늘어놓는다. 마을 사람 모두가 배우이고 관객이고 스태프다.
요즘 세월초등학교 아이들은 도로 표지판을 만들고 동네 지도를 그린다. 보기 흉한 흉가를 찾아 비질을 하고 걸레질을 한다. 이제 빈집은 미술관이 되었고 거리 곳곳에 나붙은 포스터는 축제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외지에서 발걸음하는 내방객들을 환영할 준비가 완벽하다. 또 직접 체험부스, 영화제, 대동놀이 준비도 마쳤다. 축제를 만드는 이들의 축제 준비 과정 하나하나가 세월리 2008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셈이다.
1. 학교마을축제 CM송
- 손준형 선생님이 3~4학년 아이들과 만들어서 녹음
2. 체험부스 ‘달마을 이야기’
- 각 학년별로 준비, 축제 참가자 모두 참여하는 프로그램
3. 마을사진전 ‘옛날 옛적에’
- 각 동물 졸업사진 및 마을전경 이모저모
4. 노래발표와 영상
- 노래 1~3학년이 달님과 손뼉치기 주제곡 발표. 고학년 영상편지
5. 지역공동체 연극 ‘달님과 손뼉치기’
- 교사, 학부모, 아이들이 직접 연극과 영화 제작
6. 꿈꾸는 작은 미술관
- 빈집을 작은 미술관으로 탈바꿈. 심재경, 김도현, 신용덕 선생님 참여
7. 길놀이와 깃발, 타일벽화와 모자이크
- 5학년과 류명숙 선생님이 참여, 길입구에 깃발ㆍ만장 설치
8. 운동회, 연극, 대동놀이, 걸개그림
- 정지은 선생님이 ‘해마루’와 함께 참여. 남궁역선생님 걸개그림
참여문의 : 019-259-8233 김지연
첫댓글 열심히 준비하세요. 꼭 보러 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