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Euro) 화폐통합 - 이전
유로 (Euro) 사용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유럽 사람들은 곧 다가올 대혼란(Big Mess)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요즘 점심 식사 시간 때마다 주요 화제거리는 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시다시피 실제 유로 화폐가 내년 1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통용됩니다. 지폐는 앞/뒷면이 전체 EU 국가에서 동일하며, Coin은 앞면은 동일한 디자인, 뒷면은 발행 국가에 따라 특색 있는 디자인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각 국가의 화폐는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유로와 함께 사용되면서 점차 회수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럽 어느 나라의 화페를 가지고 계시면 내년 6월까지는 은행에 가셔서 다른 화폐로 환전하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내년 6월이 지나면 하찮은 종이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올해 6월까지는 은행 통장에 1,326 BEF (32.87 EUR) 처럼 벨기에 프랑 (BEF) 표기가 우선이었고 환산된 Euro 가 괄호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7월 4일부터 전체 EU 국가에서 일제히 모든 은행 문서에 32.87 EUR (1,326 BEF) 처럼 유로를 먼저 표시하고 자국 통화는 환산해서 괄호 속에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의 경우는 이미 숫자상으로 유로를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 통용에 대한 준비가 완비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유럽 연합의 일반 국민들이 대혼란을 우려하고 있는 점은 생활 속에서 예상되는 불편함입니다. 특히, 자동판매기와 같은 기계와 관련되는 문제를 걱정합니다. 유럽에는 인구가 적어서 무인 자동판매기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료수 자판기, 공중 전화기 등은 기본이고, 길거리 주차 티켓 판매기, 버스, 열차 승차권 판매기, 유료 화장실 등…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어떤 자판기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 자판기는 지폐나 coin 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자판기에 내년부터 통용되는 유로가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고 새로운 화폐인 유로에 맞도록 내년 1월 이전에는 개조 작업을 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개조해 봐야 아직 실제 유로 화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년 1월부터 유로 화폐에 맞도록 기계를 개조하거나 새로운 기계를 설치해야 하는데, 느릿느릿~ 세월아~ 내월아~ 하는 유럽 사람들 특성상 1~2 년은 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도시는 빨리 유로 환경에 대응하겠지만, 시골 동네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년 6월 이후에도 사실상 실생활에서는 현재의 지폐나 coin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럽 각 나라의 지폐나 coin을 향후 몇 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확보해 두어야 불편이 없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 사람들의 특색 있는 주장은, 지금 가지고 있는 유럽 각국 화폐를 내년 1월부터 유로로 바꿀게 아니라, 오히려 내년 1월이 되기 전에 은행에 가서 현재의 화폐를 더 확보해서 집에 쌓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과장된 주장인 것 같지만, 이유 있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2001.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