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느 날 화기가 얼굴로 올라오는데 어쩐지 기분이 좋이 않았습니다. 그래도 쑥뜸을 계속 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안감이 느껴지면서 왼쪽 귀뒤로 날카로운 화기가 뇌로 들어갑니다. 급한대로 바로 몸을 뒤집어 단전의 뜸불을 털어내고 의식을 발끝에 집중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는 이후에 다시는 쑥뜸을 뜨지 않았습니다. 물론 작은 뜸이야 필요에 따라 했습니다만 한번 불을 붙이면 5분이상 지속되는 큰 뜸은 뜨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화기라는 표현보다는 화독(火毒)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 화독은 쉽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 화독을 입은 후부터는 몸이 조금만 안좋으면 왼쪽 뒷골에서 어깨에 이르는 곳에 통증이 자주 오고 그 통증의 양상은 마치 불에 달군 철사로 살을 쑤시듯이(Burning Pain) 오곤했습니다. 그러면서 머리 안쪽으로 심장의 박동에 맞추어 혈관이 팽창하는 통증이 같이 왔었습니다.
다행히 이후부터 거의 20년 넘게 복약하고 술도 끊고 세심한 섭생으로 그런 증상은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몸이란 한번 상처를 입으면 아무리 지워도 그 흔적은 죽을 때까지 남습니다. 마치 하얀 도화지에 연필로 글자를 쓴 후에 지우개로 지워도 그 글자 부분은 희미하게 남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인 것입니다.
남아있는 증상은 감기로 머리가 아프거나 혹은 너무 피로하면 혈압이 오를 수 밖에 없는데, 이 때 심장 박동이 뛸때마다 머리 속의 혈관이 팽창되듯이 아픈 것입니다. 제 맥으로 보면 심장혈관의 탄력성이 좋은 편인데 제가 이렇게 아플 정도면 혈관탄력성이 없는 사람이 그런 경우라면 벌써 뇌출혈을 겪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이가 드니 남 생각할게 아니라 우선 내 자신부터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발한 응급처치 방법이 간단하게 뇌압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뇌로가는 혈관은 모두 네개가 있습니다. 척추뼈 날개 구멍을 통하여 올라가는 좌우로 두개와 영화에 가끔 손가락으로 목을 눌러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그 목구멍 옆의 동맥혈관 두개 이렇게 모두 네개가 있습니다. 혈액이 흐르는 양은 목에 있는 동맥이 많습니다. 그래서 뇌로 가는 혈압을 조절하는 기계가 목구멍 옆을 지나는 혈관(경동맥)에 붙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뇌혈관에 박동성 통증이 생기면 온 몸에 힘을 빼고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면 증상이 없어지곤 했는데 요즘은 그것만으로는 통증이 잡히지 않아서 연구한 방법이 바로 이 네개의 혈관에 물리적인 압력을 가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머리에 박동성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바로 뒷목의 근육을 세게 눌러주거나 아니면 경동맥을 가볍게 눌러주면 바로 그 즉시 통증이 사라집니다. 즉 혈압이 줄어드니 뇌혈관에 가하는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통증이 가라앉으면 손을 떼는데 이 때 서서히 해야 합니다. 서서히 해야 하는 이유는 뇌혈관이 이러한 혈압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서히 손을 떼면 비록 혈압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뇌혈관에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 사이에 뇌혈관은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가 주먹으로 무엇을 칠때 아무런 준비없이 치면 혈관이나 신경 혹은 관절이 상하지만 이미 쳐야겠다고 마음먹고 치면 주위 조직이 긴장하여 비상사태에 대한 준비를 하니 손이 상하지 않는 이치와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비상사태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모세혈관에 기혈을 원활하게 공급하여 혈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로 이것이 최선의 중풍예방법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고혈압약은 몸에서 필요한 혈압을 인위적으로 낮추게 만드니 모세혈관에 기혈공급을 제대로 못하게 하여 이 탄력성을 잃게 만듭니다. 그리고 고혈압약을 복용한다고 하여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는 것은 막지 못하니(예컨대 버스를 타려고 뛰어가면 고혈압약 복용자라고 할지라도 그 순간에 혈압은 갑자기 오릅니다.) 고혈압약이 중풍을 결코 예방하지 못합니다.
고혈압약을 복용하시거나 혹은 처방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 부분을 늘 고려해 주었으면 합니다.
중풍예방에 가장 중요한 관건은 혈관탄력성입니다. 혈관에 탄력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한의학에서는 맥으로 알 수 있습니다. 활맥이면 탄력성이 있는 것이고 삽맥이면 탄력성이 없는 것인데 그것도 타고난 체질적인 특징이 있으므로 미세한 리듬감이 중요합니다.
활맥이란 여자들이 생리하거나 임신했을 때 나타나는 맥으로 맥이 뛰는 것이 아주 리듬감이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맥에서 생기가 느껴집니다. 삽맥은 맥이 뛰는데 올라오고 들어가는 것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혈관에 노폐물이 많이 끼거나 혹은 힘이 없거나 혹은 노후되면 마치 고무호스가 삭아서 눌러도 들어가거나 다시 되밀어내는 힘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과 혈관질환은 한약으로 치료가 잘되는 부분입니다. 중풍도 체질적인 요인이 강한 병증인데 진실로 중풍을 예방하고 싶으신 분들은 평소에 자신의 혈관탄력성에 관심을 갖져주시기 바랍니다. 혈관탄력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간기운을 풀어주고 긴혈을 맑게 하고 그리고 평소의 습담을 없애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