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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의 초음속 비행 이의제기 1985년에서 1987년까지 MBC에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TV 드라마 <출동 에어울프>(Airwolf)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헬리콥터가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은 적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에어울프를 본보기로 헬리콥터로 초음속 비행을 시도할 때 생기는 난점을 알아보려 한다. 우선 짚고 넘어갈 점은 헬리콥터와 비행기는 기체를 떠오르게 하는 힘, 즉 양력을 얻는 원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비행기는 프로펠러나 제트 분사 등의 추진력으로써 양력을 얻는다. 공기중에서 추진력을 받아 앞으로 나아가려 하면 공기 저항을 받게 되는데, 이때의 저항으로써 위로 떠오르는 힘을 얻는 것이다. 연줄을 잡고 앞으로 달려갈 때 연이 바람을 받아서 떠오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헬리콥터는 로터(rotor: 한국어로는 회전날개라고 옮긴다. 흔히 프로펠러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표현)를 회전시켜 공기를 아래로 밀어냄으로써 양력을 얻는다. 헬리콥터가 전진하는 속도가 로터 회전 속도보다 빠를 때는 뒤쪽으로 돌아가는 날개의 (공기에 대한) 상대속도가 떨어지고, 날개 뿌리 부분에서 로터 회전 방향과는 반대 방향의 역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실속 현상이 발생한다. 아울러 앞쪽으로 돌아가는 날개의 상대속도는 증가해서 음속에 가까워지게 되면서, 날개 끝에서 충격파가 발생해서 로터 주변의 공기 흐름을 흐트러뜨리게 된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속력이 떨어지고, 로터의 회전으로써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로터의 회전만으로 헬리콥터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도는 시속 400-500km 정도로 제한된다. 참고로 현재까지 공인된 헬리콥터 최고 속력 기록은 1986년 9월 영국제 웨스트랜드 링크스(Westland Lynx) 헬리콥터로 낸 시속 249.1마일(시속 400.8km)이다. 이것은 헬리콥터에 제트 엔진을 장비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전진하는 속도가 어느 한도를 넘으면 로터의 효율이 떨어져서 충분한 양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헬리콥터가 전진하는 속도 자체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에어울프는 터보 추진을 할 때 로터를 끄고 바람개비처럼 돌아가게끔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해도 양력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선풍기를 멈추고 선풍기 옆면에서 센 바람을 불어줄 때 바람을 받고 선풍기 날개가 돌더라도 바람은 나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트 추진으로 양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헬리콥터 동체의 형태와도 관련이 있다. 헬리콥터의 동체는 대부분 전방 추진력을 가함으로써 양력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동체를 가늘고 긴 형태로 만들어서 로터가 일으키는 바람을 동체가 최대한 덜 맞게 해야 같은 로터의 회전으로 높은 양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헬리콥터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쓴(에어울프는 미국 벨(Bell) 사의 벨 222A 헬리콥터를 개조한 것이다) 에어울프도 이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기본적인 원인은 위와 같지만, 이런 문제를 벗어났다 해도 공기중에서 초음속으로 날 때 발생하는 충격파를 고려해야 한다. 충격파는 공기의 진동, 즉 소리보다도 빠른 속도로 물체가 날 때 진동이 균일하게 전해지지 못하고 여러 개의 파동이 중첩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다른 물체에 도달하는 순간 큰 충격을 전한다. 비행 속도가 음속을 넘으면 비행체 앞쪽 끝 같은 돌출 부분에서 원뿔 모양의 충격파면이 생기며 비행체 자신도 이 충격파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작년 10월에 운항이 중지된 콩코드 여객기나 제트 전투기가 날렵한 모습을 한 것도 기체 앞에서 발생하는 충격파를 맞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에어울프처럼 둔한 모습(초음속과는 거리가 먼 기존 헬리콥터 디자인을 그대로 썼으니 당연하다)으로는 음속 돌입 전에도 강한 공기저항을 받을 뿐더러 기체 앞쪽에서 생긴 충격파를 자신이 그대로 맞게 된다. 드라마 설정 자료에 따르면 에어울프는 조종사의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에서 최대 속력 마하 1.5, 조종사의 안전을 무시하고 터보 엔진 출력을 최대로 할 때는 마하 2.5까지 낼 수 있다. 아래 그림은 마하 1.5일 때를 예로 든 것으로, 충격파면을 이루는 원뿔의 꼭지점 각도는 83.62…°가 된다. 마하 2일 때는 원뿔 꼭지점 각도가 60°가 되어 무장이 탑재된 양 날개 부분도 충격파면에 걸린다. 물론 로터 역시 충격파면에 걸려서 부러져 나간다. 여기서는 83.62…°를 예로 들었지만 기존 헬리콥터 모습 그대로라면 각도에 관계 없이 로터는 충격파에 맞고 부러지게 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운용되는 헬리콥터 그대로, 또는 여기에 제트 엔진이나 로켓 엔진만 부착해서는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적어도 전방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으로써 양력을 얻을 수 있도록 중량 대비 면적이 넓으면서 충격파면에 걸리지 않는 날씬한 모양으로 동체를 만들고(현재 운용되는 제트기에 좀더 가깝도록), 로터를 동체 안으로 접거나 기타 제트 엔진으로 비행할 때 로터가 방해가 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저고도 저속 비행을 할 때는 보통 헬리콥터처럼 로터 회전으로써 날고, 헬리콥터로 낼 수 있는 한계 속도 이상으로 날 때는 로터를 접거나 고정시키고 제트 추진으로 날 수 있도록 하는 헬리콥터를 개발중이라고 하나 실용화는 요원하다. 참고로 촬영에 쓰인 헬리콥터는 벨 222A 헬리콥터에 불꽃을 뿜는 모습만 보이도록 파이버글라스로 만든 가짜 제트 엔진을 부착했고, 실제 벨 222A가 최대 속력 172노트를 낼 수 있는 반면 에어울프로 개조된 벨 222A는 가짜 제트 엔진과 공기 흡입구, 무장 때문에 오히려 최대 속력이 20노트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참고 자료】 1. http://www22.brinkster.com/cassidyscorner/airwolf.htm (<출동 에어울프> 줄거리, 인물, 에어울프의 제원 등 설명: 영어) 2. 야나기타 리카오, 이남훈 옮김, ≪공상비과학대전 2≫, 대원씨아이, 2002. 3. http://lsss.homestead.com/TIMETOKILLPAGE.html (항공 관련 퀴즈: 영어) 4. http://fp.culttv.plus.com/ukculttv/photogalleries/airwolf/agallery.htm (에어울프에 얽힌 뒷이야기, 에어울프 사진: 영어) 5. http://airfan.hp.infoseek.co.jp/airwolf.html (<출동 에어울프> 줄거리, 에어울프 제원 설명: 일본어) 6. http://www.aerospaceweb.org/design/helicopter/velocity.shtml (헬리콥터의 속도 이론: 영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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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항공기계공학 졸업논문 주제로 하면 좋것네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