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은 이런 수학여행에 많이 가셨겠지요?
학생인 저로서는 처음 가보는 수학여행인 만큼 소중한 추억이지요^^
언젠가 한번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5월에 다녀온 수학여행을
8월이 되어서야 '수학여행 다녀왔습니다' 라고 알리게 되었네요..
이런 여행의 (수학여행외의 모든) 뒷 이야기는 시간을 나누는
그런 계기가 되는것같아요.
그럼 지팡이의 마법으로 2002년 5월 25일로 출발~
마법상자에서 무엇이 나올까? 처럼 큰 궁금함, 기대감에 부풀어 첫 수학여행을 가게되었다. 처음 가는 수학여행인 만큼 이것저것 준비 할 것도 많다. 무엇보다 이 시간을 간직해줄 사진기를 챙겨 수학여행을 떠났다.
첫 도착지는 지리산 청학선원 배달 성전 삼성궁 이었다.
돌무더기가 산을 이루며 쌓인 이곳은 어떤 토굴을 지나 들어갔다. 그냥 산을 오르다가 어떤 문을 두 번 지나니 정말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너무 멋진 신바한 광경이 눈앞에 있었다. 이곳은 한복을 입고만 들어올 수 있다는 안내표지판도 써있었다. 그래서인지 선생님들께서는 무슨 도복 같은 것을 하나씩 덧입으셨다. 그런데 이곳은 정말 돌이 신비스럽게 쌓여있었다. 아무래도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이걸 사람이 쌓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배달 성전 삼성궁은 미로같이 구불구불 보기만 해도 신기한 곳이었다. 삼선궁을 한번 잘- 둘러보고 우리는 다시 두 개의 문을 지나 속세로 빠져나와 성삼재를 향해갔다.
성삼재로 향하는 버스는 마치 아주 큰 거인이 우리가 탄 버스를 손으로 들고 노는 것처럼 오른쪽으로 휙- 왼쪽으로 휙- 쓰러질 듯 구불구불한 길을 타고 갔다. 도착한 성삼재 에서는 이래서 사람들이 산에 취하는구나! 라고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산을 별로 가보지 않은 나에게 여기 지리산 성삼재는 이번 수학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자 다시 오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내려다보이는 산은 정말 살아있는 듯 했다. 깊은 골짜기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주름살 같이 보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휙- 떨어진다면 바람을 타고서 새가되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렇게 너무 좋은 성삼재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첫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발을 옮겼다.
수학여행의 첫날밤.
우리는 그냥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돈을 보아 떡볶이 재료를 사다가 평소 집에서라면 끓이는 솜씨로 매콤한 떡볶이를 만들었다. 오~우~ 엄마의 음식솜씨는 매우 훌륭한 것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며 나름대로 우리에게 맛있는 떡볶이를 먹으며 TV를 보고 그 날 졸려서 끝을 보지 못한 중국영화의 결말을 궁금해하며 둘째 날이 밝았다.
이날 처음으로 간 곳은 논개의 투혼 진주 촉석루였다. 이곳은 가기 전부터 설레던 곳이다. 논개가 좋아서가 아니라 '진주'였기 때문이다. 내 이름과 같은 곳이었기에 진주I.C를 지날 때에 꼭 우리동네에 가는 것 같았다. 드디어 도착한 진주에서 시내를 지나 촉석루에 다 달았다. 촉석루 아래로 보이는 강에 논개 생각을 하며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죽을 수 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서둘러 거제도로 갔다.
달리는 버스 밖으로 보이는 바다!! 서울에서 보던 끝과 끝을 알 수 있는 강이 아니라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드넓은 바다였다. 바다를 보니 지루한 버스에서도 기분이 좋아졌다. 거제도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몽돌해변이었다. 몽글몽글한 돌이 모래사장대신 있어서 몽돌해변인가 보다. 바다에 온 만큼 신발을 벗고 바닷물에 들어가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바다에 풍덩~ 옷이 다 젖어서 몸은 따끔따끔 입안은 짭짤한 바닷물 맛에 머리에는 염전은 만들었다. 그래도 즐거운 건 수학여행이어서 인가보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바다처럼 우리도 쉴새없이 놀았다. 그리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옥포조선소로 갔다.
조선소는 직접구경을 못하고 멀리서 버스 안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점이 아쉬웠다. 이곳은 세께 최대의 크레인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배가 그렇게 큰 줄은 몰랐다. 커다란 배를 만드는 철판 사이로 빨간 불꽃이 보였다. 아마 뒤에서는 누군가 열심히 일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도 내 머릿속에 점심식사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닷가인 만큼 점심은 해물탕.. 친구들과 떡볶이, 햄버거가 아닌 이런 음식으로 마주하기는 처음 인 것 같았다. 바다여서? 친구들과 함께여서? 수학여행이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맛있는 점심이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이어서 포로수용소로 갔다.
영화 흑수선의 촬영지라고 크게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그러기 이전에 이곳에서는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포로수용소 관람관 안에서 이런저런 설명들을 읽어보니 우리가 여기서는 쉽게 웃고 떠들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은 포로수용소를 마지막으로 숙소로 향했다.
첫째 날과 다른 곳에서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곳에서는 방에서 바다가 보여서 좋았다. 둘 때 날 밤 역시 우리는 무언가 그냘 보낼 수 없는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이었기에 조금은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TV를 보고, 얘기하고, 만두도 해먹고, 가끔 창 쪽으로 가서 바다도 바라보고.. 새벽에 바다 위를 나는 한 마리 새를 보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는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듯 모두가 똑같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 때 날 숙소에 도착해 비가 와서 다음날은 걱정했지만 오히려 가장 더운 셋째 날이 밝았다.
셋째 날 갈 곳은 구례화엄사와 남원 광한루.
우리는 우선 구례 화엄사에 갔다. 이곳은 국사 책 속 흑백사진에서만 보던 곳이라 어떤 곳 인지 실제로 너무 보고 싶었다. 이날은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왜인지 법당 안은 너무 시원했다. 목조건물의 특색인가? 아마 수행하는 스님들을 위한 부처님의 자비 인가보다.. 화엄사에는 볼 것이 너무 많았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선생님께서 이곳에 있는 건 거의가 국보이고 안내책자를 먼저 읽고 내리라고 하셨다. 알고 보는 것과 그냥 보는 것은 다르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그래서 책자에서 본 이름을 되새기며 그게 저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하나씩 봤다. 그리고 나는 친구와 조금 늦게 내려갔는데 우연치 않게 스님들께서 많이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 어디서 나오시는 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식사를 끝내고 나오시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는 건 화엄사의 멋진 건물들과 석탑이 아닌 스님들이었다.
끝으로 우리는 남원 광한루로 서둘러 갔다.
나는 춘향이~ 너는 향단이~ 그이는 이몽룡~ 하며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야기가 있는 이곳에는 춘향전 전시물이 있는 곳과 널뛰기, 투호 던지기, 그네 타기 등을 할 수 있었다. 춘향전 전시물이 있는 곳에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가운데 춘향이 와 이몽룡 인형이 항아리를 안고있어 그 항아리에 동전을 넣으면 음악이 나왔다. 가이드 아저씨는 매일 그것 만 했는지 넣는 족족 잘도 들어가 음악을 울렸다. 그리고 또 다른 연못의 나무 정자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아주 커다란 잉어가 지나가서 너무 놀랬다. 친구들에게 얘들아 내가 진짜 큰 물고기 봤어 학 정자아래를 내려다보게 했을 땐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지만 정말인지 그렇게 커다란 잉어가 있다는 점에 아직까지 놀랍다. 그 큰 잉어를 끝으로 우리의 즐거웠던 수학여행에서는 집에 돌아가는 것만이 남았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남아서 춘향이가 될 수는 없어 우리는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올 때의 버스와는 다르게 고니 잠들은 버스는 오랜 시간을 달려서 학교에 도착했다.
명동은 우리가 수학여행을 가기 전보다 더 복잡스럽게 우리를 반겼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는 추억을 담은 사진을 보며 즐겁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