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종합영어와 저자 송성문 선생)
80년대 내 고교시절, 성문종합영어 몇 번을 봤다는 것이 영어공부의 척도가 됐던 시절이 있었다.
그간 바쁜 시간들이 흐르고, 어제 22일 저자 송성문 선생이 별세했다는 소식은 문득 20여년전 학창시절을 불현듯 떠오르게 만들었다.
성문종합영어... 이 책은 문법의 가장 이상적인 정리라 할만큼 체계적으로 잘 쓰여져있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너무도 어렵게 느껴져 그저 열심히 읽으면서 3번 정도 완독했던 경험도 있기에 그렇다.
하지만 아직도 영어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미국에 가서 한번 살아봐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맴돌면서 시간은 흐르고 있다.
성문종합영어의 저자 송성문 선생의 별세를 진심으로 애도드립니다.
2011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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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90년대 중ㆍ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들여다본 경험이 있는 ‘바이블’ 같은 영어 참고서 ‘성문영어’ 시리즈의 저자인 송성문(80ㆍ본명 송석문ㆍ사진)선생이 2011.9. 22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고인이 1967년 처음 펴낸 성문종합영어(당시 정통종합영어)는 지금까지 40여년간 판매됐다. 문법과 독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1976년 성문출판사가 출범하면서 제호가 ‘정통’에서 ‘성문’으로 바뀌었다.
평북 정주 출신으로 신의주교원대를 나온 고인은 6ㆍ25 전쟁 때 통역장교로 근무하면서 영어 검정고시 중등ㆍ고등과정에 합격했다. 부산 동아대 졸업 후 부산고, 마산고, 서울고 등에서 교사로 일했다.
성문 기본ㆍ핵심ㆍ종합영어 등으로 이뤄진 ‘성문영어’ 시리즈는 한때 1년에 30만부 이상 판매됐다. 성문종합영어는 서울대 등 주요 대학 본고사 입시에 이 책의 지문이 그대로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고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고인은 1960년대말 종합영어가 베스트셀러로 떠오를 그 즈음 우연히 귀중한 고책자와 문서들이 도배지 또는 아이들 제기 만드는 허드렛 종이로 쓰인다는 걸 알고 30년동안 수익금으로 고문서들을 사들였다.
2003년 3월 그는 평생 수집한 국보 4개, 보물 22개가 포함된 고문서 자료들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러나 역대 가장 많은 국보를, 아무 조건없이 쾌척한 고인은 2003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으나 기증식에도, 훈장 수여식에도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2003년 간암 판정을 받은 이후 8년간 투병해 왔으며, 최근 병세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4일 오전 6시. 유족은 부인 오화순 씨와 장남 철(성문출판사 대표), 차남 현(미국 거주), 딸 미선 씨가 있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헤럴드경제 9.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