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빗 소로우/강승영 옮김/이레
10월 책읽기모임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맘껏 누려보기로 하였습니다.
매번 짧은 시간으로 인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빠 많이 아쉬움이 남았었지요.
그 맘도 달랠 겸, 밖으로 한 발짝 더 옮겨 놓기로 하였습니다.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사부작 낙엽 밟는 소리, 별을 헤이는 밤을 맞아보기도 하고,
바지랭이에 새벽이슬을 훔치기도 하고, 자연과 더불어 글소리를 내며 행복한 시간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고자 합니다. 우이동에 있는 대안학교 ‘삼각산 재미난학교’에서
10월 책읽기모임을 1박 2일로 갖기로 하였습니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맛있는 아침밥도 함께 먹으며, 가을날 스산한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 보고자 합니다.
멀리 계시는 분들도 주말 나들이를 책읽기모임과 함께 해보세요.^^;
가족과 함께 오셔도 좋습니다.
-. 함께 읽을 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 일 시: 2006.10/28(토) 저녁 7시까지 모입니다.
-. 장 소: 삼각산 재미난학교
-. 일 정: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 영화보기, 아침산책하기......
-. 회 비: 7,000원(장소 이용료 + 아침식사비용까지 포함되어있습니다.)
-. 기 타: 더불어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준비해오셔도 좋습니다.
간단한 간식거리는 언제나 처럼 각자 챙겨 오시면 좋겠어요.
필요한 준비사항 있으면 덧글로 남기겠습니다.
-. 위 치: 수유역 6번출구 -> 4.19탑으로 오는 1119번 승차 -> 난나청소년수련관 앞 하차 ->
정원슈퍼와 쌀집 사이 골목길로 150미터 들어옴 -> 오른쪽 두번째 골목 맨 끝집
(무량사 옆 집)
책소개 - 시민의 불복종 (알라딘에서)
태어날 때부터 근대화된 시민의식을 뼛 속 깊이 체화한 듯한 사람들이 있다.(정말이지 시민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들을 진정한 시민이라 할 수 있을까?) 이들은 어느 곳에 가서든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과 요구를 밝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행동한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하찮게 여겨지거나 적당히 넘어가도 될 문제를 끝까지 따지고 싸워서 자신의 권리를 찾는다.
반면 말로는 온갖 진보된 사상을 늘어놓으면서도 오래된 봉건적 습속을 몸에서 떼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진보를 이야기하고 정의를 외치면서도, 실상 그것들을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생각 없이 행동하거나, 오히려 구악의 재생산에 일조하는 것이다.
여러모로 볼 때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몸의 세포 하나 하나까지 철저하게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체였으며, 그것에 후전적인 사유의 깊이를 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를 살았으면서도 21세기적 사고를 했던 인물로 칭송되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이 책 <시민의 불복종>을 통해 불의에 저항하는 숭고한 정신을 전한다.
그는 6년동안 정부에서 부과하는 인두세를 내지 않아 감옥에 가게 되었는데, 물론 그가 감옥에 머문 시간은 단 하루뿐이었지만 그 체험은 그에게 개인과 국가권력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냈다. 가장 좋은 정부란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이며, 궁극적으로는 전혀 다스리지 않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게 소로우의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가 국가의 법과 경계의 지배를 받는 한, 그 정부의 영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부가 불의를 행하고자 할 때 그것에 저항하는 일이고, 내가 낸 세금이 불의를 행하는 데에 쓰이지 않는지 감시하는 일이며,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나에게 불의를 강요할 때에는 그것에 불복종하는 것이다.
관념적인 이해보다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자. 만약 길을 가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 의해 위법적인 불심검문을 받는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검문의 목적도 밝히지 않고 자신의 신분과 소속, 이름도 대지 않는 제복 앞에서 우리는 검문에 대충 응하고 그 자리를 모면하는 것이 그들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불응해야 하는 것은 나의 행동 하나가 옳지 못한 것을 존속시키고 부당한 행위가 되풀이 되는 데에 간접적이나마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 인간이 악을 근절하는 데에 온 몸을 바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그 악과의 관계를 끊을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없는지 늘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리라. 그래서 소로우는 '당신의 온 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종이 조각 하나가 아닌,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져라'라고 선동한다. 행동하는 시민의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한 소로우의 주장는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그만큼 유용하다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 팔팔 살아 온몸을 순환하고 있는 그의 뜨거운 피가 느껴진다. 그에 비하면 나의 피는 반쯤 죽어 거무튀튀한 빛을 띄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는 그의 앙칼진 다짐을 되새기며 일상적 폭력과 집단적 불의에 길들여져 있던 나 자신을 또 한번 반성해 본다. - 정선희(2000-09-30)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하던 1846년 7월, 경관이자 세금징수원인 샘 스테이플스가 그를 끌고 가 여러 해 동안 내지 않았던 인두세를 납부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다. 소로우가 거절하자 샘은 그를 감금시켰다. 다음날 아침 그의 고모 마리아가 세금을 대납해 주어 풀려났지만 소로우는 그 하룻밤 동안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사건이 있고 2년 뒤 1848년 소로우는 콩코드 문화회관에서 그 투옥사건에 대해 강연을 한다. 다음해 너새니얼 호손의 처제인 엘리자베스 피바디의 요청으로 강연문을 수정하여 그녀가 창간한 잡지 '미학'에 싣는다. 제목은 <시민 정부에 대한 저항>이었다. 사후 이 글은 <시민의 불복종>이란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진다.
저술가 로버트 다운스가 '세계의 역사를 바꾼 책'이라는 찬사를 보낸 이 책은 처음에는 소로우의 다른 저서들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가 19세기 말 러시아의 톨스토이에게 발견되어 그의 정치, 사회 사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정작 세계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은 간디를 통해서다.
남아프리카에서 인도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간디는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으며, 자신의 이념을 정리해 준 하나의 교과서로 여겼다. 간디는 "나는 소로우에게서 한 분의 위대한 스승을 발견했으며, <시민의 불복종>에서 내가 추진하는 운동의 이름을 땄다." 라고 말했다. 그후에도 이 책은 영국 노동운동가들, 나치 점령하 레지스탕스 대원들, 마틴 루터 킹 같은 인권운동가들을 통해 세계사에서 계속 영향을 끼쳐 오고 있다.
이제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말은 하나의 개념어로 사용되고 있다. 정부 또는 점령국의 요구, 명령에 대하여 폭력 등의 적극적 저항 수단을 취하지 않고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소극적인 저항의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첫댓글 한달에 한번 환경책읽기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북카페에서, 헌책방에서, 최순우옛집에서.... 좋은 장소를 찾아 다니며 환경책이나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추천받아 모여 읽고, 이야기를 나눈 답니다. 눈을 보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지요.^^;;
좋은 모임입니다, 기회가 닿으면 저도 한 번 참석해서 어찌들 하시나 구경도 하고 배우고도 싶습니다.
언제 한 번 무설재로 행차하시지요...
맑은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책읽기 모임이예요.^^;; 기회 되시는 분들은 어서 오셔요.^^;; 언제 무설재에서도 멋진 책읽기모임을 준비해보도록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