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2 인산편지: 당신은 늘 자연에서 배우십니까?]
사청사우 / 김시습
잠깐 갰다 비가 오고 비 오다간 다시 개니,
하늘 도리 이러한데 세상의 인정이랴.
칭찬하다 어느새 도로 나를 비방하고,
이름을 피한다며 외려 명예 구한다네.
꽃이 피고 지는 것이 봄과 무슨 상관이며,
구름 가고 오는 것을 산은 아니 다툰다네.
세상 모든 사람들아 모름지기 기억하라,
평생을 얻는대도 즐거움은 없다는 걸.
☆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가 다 자기 나름의 행복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기에 각자 각자의 행복론이 다 다를 수는 있지만 최소한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 내가 어떠해야 행복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각자 각자가 품고 있는 행복에 대한 생각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상 사람들은 현재 자기 자신이 갖지 못했거나, 조금 밖에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가 크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충족되면 행복해진다고 여기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씀드리지만 행복은 결코 결핍의 충족이 아닙니다. 결핍의 충족은 일시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줄 수는 있어도 그것 자체가 행복일 수는 없습니다.
행복은 적당한 결핍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데에 있습니다.
한 번 예를 들어볼까요? 신문 기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로또 이야기를 아시죠? 로또 당첨으로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신문 기사로 접하는 건 바로 그렇게 로또라는 대박을 맞은 사람들의 불행한 사건이나 삶을 다룬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로또 1등 당첨금이 대략 수십억원에 이르니 그 돈만 있으면 누구든지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좋은 곳에 번듯한 집 한 채는 충분히 장만할 수 있고, 평생 쪼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결핍의 충족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접하는 내용들은 어떻습니까? 로또 1등이라는 대박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온 경우들입니다. 그 돈으로 인해 생활이 방탕해지고, 가정이 파탄나고, 심지어는 입에 담기 힘든 강력사건까지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로또만 아니었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굶어 죽지는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삶이 로또로 인해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적당한 결핍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이 어느 순간 벼락처럼 다가온 풍족에 안타깝게 무너진 것입니다.
로또만 당첨되면 행복할 거라고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님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러나 누가 장담합니까? 불행해진 사람들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로또를 샀겠습니까? 아마도 단 한 사람도 그러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행복은 결코 결핍의 충족에 있지 않습니다. 적당한 결핍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이 바로 행복임을 꼭 기억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자연은 우리에게 아주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훌륭한 스승입니다. 자연을 벗삼는 삶을 살아가다보면 자연이 가르쳐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자연이 우리에게 욕심내라고 말합니까? 하나라도 더 움켜쥐는 삶을 살아가라고 가르칩니까?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고 속삭이기라도 합니까? 자연 앞에서, 자연 속에서 그런 얘길 한 번이라도 들으신 분이 있으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78억 명 전부에게 다 물어본다해도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싸00도 가끔은 있을 것이지만 그런 특수한 경우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우리의 삶이 자연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늘 자연을 벗 삼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연을 찾아 좋은 경치만 감상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경치는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 서서,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면서 자연이 전하는 소리를 듣는 게 진정 자연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입니다. 나의 생각대로, 나의 마음대로, 나의 잣대로 자연을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꽃이 피다가 지고, 나무가 울창하다가 낙엽이 지고, 비가 내리다 날이 개이고... 자연이 행하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곳에 따라 때로는 과하게 넘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심각하게 부족할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홍수나 가뭄 등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자연은 가끔 적당한 잉여나 적당한 결핍을 넘어서 인간의 삶을 혹독하게 다그치기도 합니다.
그런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진정 자연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그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만 잘 갖추면 됩니다. 미리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고, 미리 예방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러면 자연을 원망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인산편지 가족 여러분!
오늘 김시습이 전하는 노래도 바로 이런 마음이지 않나 싶습니다. 고결한 인품을 지닌 꼿꼿한 선비답게 자연이 전하는 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는 자연의 이치와 섭리 속에서 하늘의 도리를 생각합니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자연이 가르쳐 주는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순응이요, 천명입니다.
어제 말씀드린대로 흐르는 강물 위에 서는 것, 유구한 시간 동안 변함없이 흘러가는 강물 속에 서서 그 강물에 사로잡히는 것! 그것이 곧 순응이요, 천명이지 않겠습니까?
이런 시인의 마음을 담아 오늘 인산이 당신께 묻습니다. "당신은 늘 자연에서 배우십니까?"
'사청사우' 잠깐 갰다 비가 오고 비 오다간 다시 개는 것과 같은 삶입니다. 순간 순간 일희일비할 필요가 무에 있겠습니까? 그래서, 정말 그래서 말입니다. 자연과 늘 함께 하면서 자연에서 배우는 삶이어야 함을 저 역시 날마다 노래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화요일이 되시길 빕니다.
-호국시인, 휴머니스트군인작가 인산 김인수
#인산편지
#지금당신이행복해야할이유
#지금당신이사랑해야할이유
#세미책 #세상의미래를바꿀책읽기
#당신앞에꽃한송이놓습니다
*사진은 제가 찍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