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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에서 뭐했냐구요??? 사랑 한바탕 하고 왔습니다.
전용기 냅두고 남의 차 빌려 타고 가면 기 죽을만도 한디 본부님 빽 믿고 우리 연리지님들은 씩씩발랄입니다. 따로국밥으로 나들이가는 몇몇님들조차 생기왕성입니다. 그중에 본부님이 젤 신났음~ㅎㅎ( 서완언니야 믿겠지 ㅋ, 휘바님~ 리톨 잘 챙겼어요. 걱정마세요.^*^) 전문산악회 차량답게 가이드님 능수능란한 멘트가 차 안을 채우는데 뒷좌석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우리 연리지님들은 다들 행복에 겨운 얼굴들이네요.
봄 나들이 상춘객들이 어디 다 모였을까요??? 다름 아닌 휴게소 화장실에 다 모여 있더이다~ㅎ 밀리고 밟히고~휴 전쟁통이 따로 없습디다.
배 출발시간은 넘어섰는데 선착장에 내려 줄 생각을 안 하시는 기사님때문에 정시에 출발하지 못한 여객선은 지각생 우리를 실은 채 봄바다 물살을 가르기 시작하고 봄바람,바닷바람에 들뜬 등산객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사량도 가는 배 위 저 원래는요, 번개산행 후기 쓸 생각 없었거덩요 근데 말 한마디 내뱉은게 화근이 되서 이러고 있네요. 이른 아침 바다가 말랑젤리 표면처럼 싱싱탱글 말랑하다했더만 "우린 그냥 바다로 보이는데 니는 우째 그리 보이노~산행후기 올리라~"이카대요~누가누가 옆에있던 또 누가누가 "언니야 번개산행 후기도 올리라" 또 이카네요. 정기산행 후기 올리는것도 한 시간 이상 걸리는데 번개산행은 안 올릴란다 요랬더만 올리야 안오신님들 ,못오신님들 약 올리지 이라대요~ㅎ 그 누가누가는 비밀로 합니다.ㅎ
#사랑도 지리망산 사량도 선착장에 내린 순간부터 종다리 지저귀듯 이뿌게 떠들고 웃는 우리 님들을 반기는 지리산은 우리가 온 게 참 많이 기뻤나 봅니다. 날씨 맑은 날, 지리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뭍에 있는 지리산 천황봉이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지리망산이라네요. 지리산의 산세를 닮진 않았어도 백두대간의 지존 지리산의 이름을 빌려 쓸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그 이름값 하는 산이랍니다. (이건 진짜로 약 올리는 소리입니다.ㅎㅎㅎ) 장갑없인 등산을 할 수 없다고 외치시며 장갑 판매하시는 아저씨를 뒤에두고 우리는 정상정복의 꿈을 향해 고고씽ㅇㅇㅇㅇㅇ 첨부터 가파른 산세라서 땀 뻘뻘 아주 기분 좋은 출발입니다.
삐죽삐죽 뭉쳐서 등산객들의 침입을 거부하는 바위돌을 무시하고 또박또박 걸음을 옮깁니다. 정상을 향해 가는 길.. 두 갈래 로 갈라지는 행렬이 시작입니다. 위험한 바윗길을 정복할려는 의지의 한국인, 그리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소시민파 . 드디어 지리산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있는 우리 님들 뿌듯한 감회가 깊어갑니다.
#불모산 근데 지리산 그 넘 참 까다롭습디다. 불모산 정상을 향해 가는 길~ 아무리 거센 바닷바람에 익숙해져 있는 성질머리라도 글치 어찌 그리도 가혹한 산행길을 만들어 놓았는지ㅠ.ㅠ 세월 한켜, 바우 한켜. 시간 한켜, 돌 한켜...... 무한겹의 세월에 층층이 쌓여있는 바윗길은 고소공포증에 떨고 있는 부인을 아예 사색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아주 나뻐~ㅠ.ㅠ 근데 아는척 하지 말란다고, 이름 부르지도 말고 손 잡아주지도 말란다고 아무도 안 거들떠 보다니~ㅠ.ㅠ 더 나뻐`ㅎㅎ 남들은 두발로 잘도 걸어 다니는 불모산 정상을 네발로 기어 올랐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가슴 벅참은 글로 표현 안할랍니다. 심박수가 최고치였다는것만 말씀드립니다.ㅎ 네발로 기어서, 두발로 걸어서 애썼다고 가슴 내어준 불모산 하산길, 안전한 길 안내하느라 은하수님은 남들보다 두 배나 더 바쁘고 아무튼 저 챙겨 주시느라 마음 내어 주신 님들 고맙습니다. 덕분에 행복했고 해냈다는 이 뿌듯한 자신감은 아주 오랫동안 제 가슴에 불타고 있을겁니다.
#옥녀봉도 식후경 다들 배가 고픕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거덩요. 옥녀봉 가기전 마땅한 자리에 점심도시락을 펼칩니다. 사진으로만 본 지리산에 겁먹어서 짐은 최소화한 제 가방에선 딸랑 약밥이랑 샌드위치 밖에 안 나오는데 다른 님들의 보따리속에선 수라상에 버금가는 메뉴들이 나오더이다. 준비해 오신 님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모자랍니다. 옥녀봉 등정이 사량도의 하이라이트라 아쉬워하시는 님들의 한숨소리는 정해진 승선시간의 장애로 인해 결국은 포기하고 하산주로 땜빵합니다.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 그 아래서 들이키는 사랑의 맛은(요거이 쏘주맛입니다) 살면서 때론 힘들었던 모든 일들 내려 놓고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더이다.
선착장에서 옥녀봉을 바라봅니다. "정복하지 못하는 산은 없다" 옥녀봉 찾아 다시 오겠다는 씩씩한 님들의 목소리가 사량도에 내려 앉습니다.
#또다시 여객선위 가이드님의 일사분란한 통제아래 사량도에서의 산행 접습니다.
저물어 가는 바다 위에 떠있는 우리들. 아침보다 거세진 바람에 파도는 하얀 포말을 내뿜으며 바다를 갈라 놓습니다. 저 차가운 바닷물 속에 채 피지도 못하고 잠들어간 우리의 아들들이 있습니다. 나라에 잠시 맡겨 놓았던 우리네 자식들, 필사적인 몸부림과 아우성이 바다를 물들입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이젠 진짜로 5월에 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