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은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필수 단계입니다
많은 전문가가 수소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대체할 미래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오로지 순수한 물만을 배출하고, 공기 정화 기능까지 갖췄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시된 넥쏘를 보면 그 시기가 더욱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전기차의 시대를 선언하기 힘든 이유는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세계 각국이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두고 그 선두에 서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바로 지금이 수소 사회의 원년이 되는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수소 사회로 가는 길,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국내외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현황을 통해 알아봅니다.
수소 사회로 가는 길, 세계는 지금
미국은 2050년까지 석유 사용량과 공해 배출을 80%까지 감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수송 에너지 미래(TEF, Transportation Energy Futures, 2013)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자국 내 자동차의 석유 사용량을 50% 축소하고 2050년까지 석유 사용량과 공해 배출을 80%까지 감축하는 계획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미국 내 수소전기차의 비율은 약 27%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소전기차 보급 계획에 따라 미국 에너지국(Department of Energy)은 ‘차량 연료용 수소 생산에 대한 로드맵(Hydrogen Production Technical Team Roadmap, 2013)’도 발표했습니다. 해당 발표자료는 수소에너지 보급과 함께 2050년까지 미국 내 화석연료 자동차 비율을 10% 미만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4년 ‘캘리포니아 로드맵(A California Roadmap : The Commercialization of Hydrogen Fuel Cell Electric Vehicles)’을 통해 2023년까지 수소충전소 123개 및 수소전기차 3~6만 대 보급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도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도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영국 주요 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수소 프로젝트 ‘UK H2 Mobility’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65개소, 2030년까지 1,150개소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소전기차는 2020년까지 27만 4,000대, 2030년에는 158만 6,000대 보급을 추진 중입니다.
프랑스도 지난 2013년 수소전기차 로드맵 ‘H2 Mobility France’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80만 대, 수소충전소 600개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은 ‘Nordic Hydrogen and Fuel Cells Roadmap(2013)’을 통해 수소전기차 도입과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을 발표했는데, 덴마크는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185개소, 2030년까지 1,000개소를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보조금 확보 계획까지 단계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NIP(Nationals Innovations Program, 2006)’라는 프로그램 수립을 통해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수소전기차 산업에 뛰어든 독일은 2011년 ‘H2 Mobility’를 수립해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373개소와 수소전기차 15만 6,000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도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도입과 수소충전소 증설에 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리나라와 인접해있는 일본과 중국도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4년 ‘연료전지 전략 로드맵(~2040)’ 발표를 통해 2020년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수소 사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전략은 총 3단계인데, 1단계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수소전기차를 투입, 2단계는 2030년 수소 저장 및 이송 기술 확보를 통한 수소 발전 도입, 3단계는 2040년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수소전기차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현재 100여 개의 수소충전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수소전기차를 미래 산업으로 지정해 2020년까지 5,000대, 2025년까지 5만 대, 2030년까지 100만 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도 2020년까지 100개소, 2025년까지 300개소, 2030년까지 1,000개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특히 상하이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총량과 수소 충전 인프라를 확대해 2020년까지 상하이에서만 수소전기차 3,000대 양산과 수소충전소 5~10개소 구축,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3만 대 증대 및 수소충전소 50개소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소충전소는?
우리나라는 수소전기차 기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 인프라 구축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수소자동차와 수소충전소 보급 현황은 어떻게 될까요? 국내 수소전기차는 2017년 3월 기준으로 114대가 보급되어있습니다. 다만, 올해 출시하는 넥쏘가 사전예약 단계에서 1,000대를 넘기는 등 좋은 성과를 보여 넥쏘 출시와 함께 보급 대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소충전소 설치 확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3월 말 준공 예정인 광주충전소를 포함해도 총 14개 뿐이죠. 이 중 현재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7곳 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시와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현재 연구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양재 수소 스테이션’을 향후 일정 기간 민간에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곳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고, 환경부는 올해 10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통해 미래의 중요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소전기차 관련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과 달리 ‘수소충전소 설치와 관련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소충전소 설치와 관련된 규제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공동주택 등으로부터 25m, 학교 등으로부터 50~200m, 철도보호지구 경계로부터 30m 이상 떨어져 설치 가능하고, 총면적 1,000㎡(약 330평) 이상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의 17m 내에는 설치가 불가능합니다. 사실상 도심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LPG 및 CNG 충전시설 등에 수소 충전시설 건설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으나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수소충전소 설치에 관한 규제는 과거 수소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2010년부터 수소충전소 관련 법규를 개정해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기존 주유소에 수소전기차 충전시설을 병행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변경하기도 했죠.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수소전기차 충전시설도 무인화되고 지상 설치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적극적으로 수소충전소를 늘려가고 있는 일본의 경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수소충전소 관련 사고가 총 28건 발생했는데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폭발 사고는 없었습니다. 대부분 수소 누출사고였습니다.
수소전기차는 친환경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미래자동차입니다
수소전기차 1만 대가 보급되면 나무 60만 그루에 해당하는 탄소 저감 효과가 있고, 디젤차 2만 대 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초미세먼지까지 정화하기 때문에 높아지는 친환경 추세에 더욱 부합하는 자동차이기도 합니다. 수소전기차의 시대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곧 맞이할 수소전기차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합심해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수소 사회를 이끌어가기 위한 골든타임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