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
총동창회장 이성구 목사
오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앞길에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동창회장으로서, 선배 목사로서 나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교회를 위한 일꾼으로 자원한 것은 매우 잘한 일임이 매우 분명하지만, 축하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솔직히 여러분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오늘의 교회와 사회 상황을 볼 때 어떻게 이런 시대에 목사가 되려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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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려사를 하는 이성구 총동창회장 |
| 부르심에 응답한 그 용기가 좋습니다.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하나님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최전선에서 일하도록 부름 받고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응답한 여러분에게 감사하고 그 용기에 격려를 드립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위대한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려는 열정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위대한 나라를 위하여 부름을 받는데도 청문회도 없이 거저 주시는 은혜로 설 수 있으니 얼마나 멋있는 일입니까? 지금 일부 교회의 지도자들이 흉한 꼴을 보여 교회가 싸잡아 비난받기도 하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섬길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끝까지 날마다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부르심에 감사하고 감격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바랍니다. 동문 선배들이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들을 목회의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고려신학대학원에 입학한 것, 매우 잘한 일입니다.
다른 학교가 아니라 고려신학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음을 축하하고 이 학교에서 끝까지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어떤 일이 있어도 낙심하지 않도록 격려를 드립니다. 그 말은 낙심할 일이 많다는 말입니다. 교수님들이 학점으로, 담임목사님들이 일거리로, 선배 부교역자들이 없는 권위로 여러분을 실망시키기도 하겠지만, 절대로 이 학교에서 물러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인 한상동 주남선 손양원 목사님의 뒤를 이어 신실한 하나님의 종으로 살도록 그분들이 세운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으니 그분들의 믿음과 삶을 제대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의 헛된 욕망, 명예심, 물욕과 상관없이 살던 아름다운 삶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처절할 만큼 자신에게는 가혹하고 진리에 충직하던 그 삶을 따라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교육환경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계를 가슴에 품고 살도록 도전할 수 있도록, ‘21세기 환경’에서 공부하게 되었으니 축하하며 그 은혜를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 학교가 처음 세워질 때 고려신학생들은 가난을 벗 삼아 눈앞에서 행한 배교행위인 신사참배조차 회개하지 않는 교권주의자들과 맞서는 법부터 배워야했습니다. 뭘 먹고 뭘 입을지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오랫동안 부산 경남 경북 대구 지역 중심의 경상도 학교, 경상도 교단으로 변두리에서 머뭇거렸고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고려파는 마치 이단처럼 매도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를 앞둔 지난 1998년 2학기에 신수도권인 천안으로 옮겨 넉넉한 연구 환경 가운데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보며 명실공히 세계선교를 꿈꿀 수 있는 환경에서 목회자의 길을 준비하게 된 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축하할 일입니다. 이런 환경을 일구어 주신 선배 목회자들과 교회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곳에서 자기만의 울타리를 넘어 한반도 전체를 보며, 세계를 보며 우리가 가야할 길, 해야 할 일을 감당하는 신실한 일꾼들로 역사 앞에 나타나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신대원은 대학의 구조조정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다시 부산에서 더부살이하도록 떠밀려 내려갈지 모릅니다.
신입생 여러분, 하나님께 부끄럽지 않고, 교회에 누를 끼치지 않고, 조금이라도 하나님의 나라 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진정으로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일꾼으로 자신을 준비하는 그런 3년의 시간을 만들어 가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