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계 차시환혼(借尸還魂)
“차시환혼”의 원래 뜻은, 이미 쇠락했거나 끝난 일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살려내는 것을 말한다. 거기서 변화되어, 피동적인 상황에 처하거나 실패할 국면에 임했을 때, 여러 유리한 조건들을 잘 이용해 국면을 전환시켜 주도권을 되 찾아 원래 의도했던 바를 이뤄내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
借不能用者而用之(차부능용자이용지)
“차시환혼”에서 “차시(借尸), 즉 시체를 빌리는 것”의 목적은 “환혼(還魂), 즉 혼을 다시 불어 넣어 살리는 데” 있다. “차(借)”는 적극적인 능동성을 의미한다. 빌릴 수 있는 시체(尸)를 찾아 내고, 빌릴 수 있는 기회를 창조하여 피동적인 것을 능동적인 것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패배를 승리로 전환할 수 있다.
원 문
有用者, 不可借; 不能用者, 求借. 借不能用者而用之,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유용자, 불가차; 부능용자, 구차. 차부능용자이용지, 비아구동몽, 동몽구아.)
번 역
소용이 있는 것은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소용이 없는 것은 남에게 도움을 청한다. 소용이 없는 것을 잘 이용해서 순리대로 통제해서, 내가 남의 지배를 받지 않고 내가 남을 지배해야 한다. (역자 주: 또 하나의 번역; ‘유용한 것은 대부분 내게 소용이 없고, 소용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때때로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유치하고 몽매한 자에게 도움을 청하는게 아니라 유치하고 몽매한 자가 나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비(匪)”는 비(非)와 같다.)
해 설
이 계는 중국 고대의 민간 고사에서 나왔다.
옛 날, 이현(李玄)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태상노군(太上老君; 역자 주:도가(道家)에서 노자(老子)를 높여 부르는 이름)을 스승으로 모셔 장생불노(長生不老) 술을 배웠다. 어느 날 그의 혼이 태상노군을 따라 하늘의 끝으로 유람을 떠나게 되어 세상에 남아 있는 육체를 도제에게 간수하라고 부탁하고는 7일 후에 돌아 오겠다면서 떠났다. 6일 째 되는 날, 도제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는 황급히 이현의 시체를 화장한 후 떠나갔다. 이현의 영혼은 돌아 와서 보니 들어 갈 시체가 없어져 하는 수 없이 길 가에 방금 죽은 거지의 시체 몸으로 들어 가게 되었다. 이렇게 되어, 이현은 흐트러진 머리에 때가 낀 얼굴에 다리를 절며 머리가 벗어진 “철괴이”(鐵拐李 역자 주: 고대 신화 ‘팔선과해(八仙過海)’ 중의 한 명.)로 변하고 말았다.
“차시환혼”의 원래 뜻은, 이미 쇠락했거나 끝난 일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살려내는 것을 말한다. 거기서 변화되어, 피동적인 상황에 처하거나 실패할 국면에 임했을 때, 여러 유리한 조건들을 잘 이용해 국면을 전환시켜 주도권을 되 찾아 원래 의도했던 바를 이뤄내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
생활에서의 활용
<36계>와 군사-진승(陳勝), 오광(吳廣)의 난(역자 주: 중국 최초의 농민 반란)
“차시환혼”의 계는 군사상에 있어서, 용도가 없는 세력을 이용하고 지배해서 아군의 목적을 달성하는 책략이다.
진(秦) 나라 2세 황제 원년, 진승과 오광 등 900여 명은 어양(漁陽)에 가서 변경을 지키도록 징발되었다. 이들이 대택향(大澤鄕)이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 연일 큰 비가 내려 도로가 모두 물에 잠기는 바람에 정해진 시한에 어양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진 나라 법에 의하면, 지정된 시한에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지 않은 병졸은 모두 참수형에 처하게 되어 있었다. 진승과 오광은 비록 어양에 도착해도 날짜를 어긴 죄로 처형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니, 한 번 노력해서 활로를 개척해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이 보기에 같이 간 다른 병졸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니 이 때야 말로 거병하여 난을 일으킬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진승은 또한 자기의 지위가 미천하니 호소력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 두 사람이 크게 백성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진시황의 큰 아들 부소(扶蘇)로서 그는 성품이 온순하고 현명했는데 포악한 진 2세에게 암살당했지만 백성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또 한 사람은 초(楚) 나라 장수 항연(項燕)으로, 공적이 뛰어 나고 수하들을 사랑하여 그 이름이 크게 알려진 장군이었는데 진 나라가 6국(역자 주: BC 230년, 진(秦)이 한(韓)을 멸망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BC 221년, 제(齊)가 멸망하기 까지 10년에 걸쳐, 한(韓), 조(趙), 위(魏), 초(楚), 연(燕), 제(齊)가 차례로 망함으로써, 춘추(春秋) 이래 500여 년 동안 지속되었던 제후 할거의 시대가 끝나고 중국 역사상 최초의 봉건 중앙집권 국가가 탄생했다.)을 멸망시킨 이후 그의 행방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진승은 모두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공개적으로 그들의 기치를 내어 걸었다. 그들은 당시 사람들의 미신을 이용, 교묘하게 다른 공작도 조작하였다.
어느 날, 사병들이 밥을 지을 때, 물고기 배 안에서 “진승왕(陳勝王)”이라 쓰여진 비단 조각이 발견되어 놀란 사병들 사이에 소문이 퍼져 나가게 되었다. 오광은 한 밤중에 들의 폐묘 중에서 늑대 울음 소리를 흉내 내어, “대초흥, 진승왕(大楚興, 陳勝王)”의 소리가 사병들에게 희미하게 들리게 조작하였다. 따르는 사람들은 진승은 보통 사람이 아니고 “하늘의 뜻”에 따라 모두를 지휘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진승과 오광은 시기가 왔다고 보고 그들을 이끌고 조정이 파견한 도위를 사살하였다. 진승은 봉기하여 모두들에게 외쳤다: “우리들은 어차피 살기 힘들 것이다. 그럴 바에야 그들과 죽기 살기로 한 판 붙는 것이 옳다. 비록 죽는다 해도 떳떳이 죽을 것이다.”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장군이라 칭하고 오광을 도위로 봉해 대택향을 공격해 점령하니 천하 사람들이 호응하여 몰려 들었고, 싸움 마다 승리하고 가는 곳마다 적이 무너졌다.
<36계>와 비즈니스-파커 만년필,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다
“차시환혼”은 일종의 “사용하지 않는 것을 사용하는” 전략이다. “차시”는 수단이고, “환혼”이야 말로 그 목적이다. 비즈니스 경쟁 중, 어떤 상품들은 모종 이유로 시장에서 냉대를 받거나 도태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제품이 반드시 “사망 선고”를 받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차시”의 방법을 통해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여 생명주기를 연장하거나 심지어는 확대할 수도 있다.
중국 펜 시장은 해방(역자 주: 1949년 중국 공산당의 신중국 건국을 말함.) 전에는 파커가 점령하고 있었다. 그 회사가 생산한 펜은 그 당시 가장 이름을 날렸고 또 신제품인 만년필을 내 놓았다. 그래서 20세기 50년 대는 그 회사의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볼펜의 발명으로 파커의 중국 시장 독점은 깨어 지게 되었다.
볼펜은 실용적이고, 편리하며 또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세상에 나오자 마자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파커 회사에 큰 타격을 갖고 와 회사는 몰락하고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다. 파커의 유럽 담당 매커리가 보기에 볼펜 시장을 뺏기 위한 싸움에서 파커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즉, 자기의 장점을 가지고 남의 단점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단점으로 남의 장점을 공격한 것이었다. 그는 충분한 자금을 모은 후 파커 회사를 인수했다. 이어서, 바로 파커 펜의 이미지를 다시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파커의 고급스러움과 우아함, 섬세하고 아름다움과 내구성을 강조해 일반 대중화된 상품에서 고급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 다음으로는, 광고 예산을 늘려 파커 펜이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물품이라는 지명도를 높이고 선전을 강화했다. 영 연방의 원수는 영국 여왕으로, 그녀가 사용하는 물품은 모두 고귀한 지위를 상징했다. 그래서 그녀가 사용하는 물품의 상표와 생산회사는 고급제품이라는 강한 인상을 주게 된다. 매커리는 대단히 고심한 끝에 여러 차례의 노력의 결과로 마침내 엘리자베스 2세 사용 펜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다. 매커리의 전략 목표는 그 방향이 정확했고 취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해 마침내 실현되었던 것이다.
파커 펜은 1989년에 또 한 번 가격을 인상했다. 과거 실용성 위주의 파커 펜은 몰락했고 과거의 파커 회사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눈 부시고 장식이 화려한 새로운 파커 펜의 형식으로 다시 혼을 불러 옴으로써 파커 회사도 그에 따라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36계>와 처세-발등이 찍힌 소매치기
사람이 살아 가는 데는 모든 이용 가능한 기회와 조건들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기에게 불리한 인수들을 변화시키고 피동적인 것을 능동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남이 보기에 소용이 없는 사람이나 물건의 도움을 자기를 위해 빌리면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효과를 볼 때가 있다.
프랑스의 여기자 안나가 동경의 지하철 안에서 돈 지갑을 잃어 버렸다. 그녀는 지하철이 멈춘 후 제일 먼저 객차 밖으로 나가 다급히 경찰에게, “우선 승객들을 역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해 주세요. 제 지갑을 잃어 버렸습니다. 저를 좀 도와 주세요.”하고 부탁했다
경찰은 안나의 사정을 듣고 무척 동정적이었지만, 객차에서 쏟아져 나오는 승객들을 보고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여기는 종착역입니다. 따라서 잠시 승객들을 역 바깥으로 못 나게 할 수는 있습니다만, 모든 승객들을 모두 몸 수색할 수는 없습니다.”
안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몸 수색은 필요 없습니다. 다만 남자들의 신을 벗게 해 발등을 조사하기만 하면 소매치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방금 제가 소매치기의 발등을 힘껏 구두 뒤 굽으로 찍었습니다. 발등에는 틀림없이 제 구두 굽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원래, 안나는 당시 객차 안에서 뒤에 있는 남자가 손을 뻗어 자기 주머니 안으로 넣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자기가 고함을 지르면 그에게 몸이 상하게 될까 두려웠다. 그녀는 급한 중에 지혜를 짜내 앞 사람에게 밀린 척 하면서 온 힘을 다해 그의 발등을 찍었던 것이다.
경찰은 안나의 제의대로 남자 승객들을 출구 쪽으로 모이게 해 일일이 신을 벗게 해 검사했다. 과연 한 남자의 발등이 붉게 부어 있었는데 그 모양이 안나의 하이힐 뒤 굽과 완전히 일치했다. 경찰은 그의 몸에서 안나의 지갑을 찾아 내었다.
경찰이 호기심이 나서 안나에게 물었다. “당시 당신이 뒤에 있는 남자 발등을 찍었을 때 어떻게 그가 보통 승객이 아니라 소매치기라고 단정할 수 있었습니까?”
안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그 때 만약 남의 발을 찍었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을 것입니다. 아마 제게 욕을 했을 수도 있었죠. 그런데, 발등이 찍힌 사람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바로 그가 소매치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가 소매치기한 것을 들킬까 봐 감히 소리를 지르지 못 한 거죠.”
안나는 소매치기의 발등을 찍음으로써 표시를 남겨 마침내 소매치기를 법망에 걸려 들게 하였다. 발등에 남겨진 표시로 소매치기를 식별한 것은 실질적으로 “차시환혼”의 계인 것이다.
첫댓글 무궁 무진한 ~ 자료에 머리 숙입니다. 경의를 드립니다
“차시환혼”의 계는 군사상에 있어서, 용도가 없는 세력을 이용하고 지배해서 아군의 목적을 달성하는 책략이다 헌데 많은 전략과 지혜의 샘을 가진 성님은 만사에 있어 동방불패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