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렉스턴 스포츠&칸…쌍용차 끌고 비상하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비포장도로에서 오르막을 만나도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개의치 않았다. 평지를 가듯 편안하게 올랐다. 온오프 겸용 타이어를 장착했기도 했지만 덩치와 무게를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막강한 힘을 갖췄다는 의미다. 단순 수치만으로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보다 높은 능력을 갖춘 유수의 픽업트럭이 많다. 하지만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실제 이들을 넘어서는 성능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용자동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 심혈을 기울였다. 쌍용차가 보유하고 있는 렉스턴, 코란도, 티볼리 등에 적용시킨 최신 기술을 상당부분 적용하고도 추가로 업그레이드까지 했다. 코로나19가 덮치며 지난 2년간 위기에 빠졌던 쌍용차를 이끌어 온 렉스턴 스포츠 칸은 단순히 쌍용차의 효자 상품이 아니라 쌍용차 그 자체인 셈이다. 쌍용차의 고마운 마음이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 그대로 드러났다.
내부를 먼저 들여다보면,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국내 유통되는 픽업트럭 중 유일하게 통풍시트를 지원한다. 열선은 당연하지만 통풍시트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캠핑이나 산악지대 등 오프로드 여행이나 하절기 운행 시 땀이 흐르거나 습한 환경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한 가산점을 줄 만하다. 국내 소비자 맞춤형으로 설정된 쌍용차의 배려가 보이는 점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업그레이드된 2.2 LET 엔진은 최대출력 202마력에 45kg.m의 최대토크를 보여준다. 실제 운행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역대인 1600~26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면서 최고의 저속 토크 성능과 광대역 최대토크 구간으로 탁월한 출발과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달려보면 거침없이 질주한다. 2톤이 훌쩍 넘는 중량이지만 부드러운 출발과 가속 성능을 갖췄다. 제동 시 브레이크 역시 차량을 단단하게 잡아줬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글로벌 명차들이 선택한 아이신 6단 미션은 신뢰받은 높은 품질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정교하고 민첩한 주행 성능으로 증명된다. 실제로도 가속 성능 및 승차감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 등을 적용하며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승차감을 끌어올렸다.
실제 프레임바디 기반의 픽업트럭으로 만들어진 렉스턴 스포츠 칸은 대부분의 SUV에 적용된 모노코크 타입과 달리 엔진과 현가장치 등이 프레임에 장착돼 노면 충격 차단에 탁월하며 안전성도 높다. 다만 승차감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프레임바디=딱딱한 차’라는 인식을 가진 드라이버가 직접 동승했을 때도 “(승차감) 충분히 부드럽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쌍용차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체에 고장력 강판을 79.2%나 적용했다. 충돌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해 탑승 공간에 있는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안전에 꽤 신경을 썼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가 대거 적용되면서 내수시장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 가운데 안전사양이 최고 수준이다.
차동기어잠금장치(LD)를 통해 일반 모델 대비 등판능력 5.6배, 견인능력은 4배가량 우수한 성능 발휘(슬립 발생 시)한다. 4WD을 적용하게되면 3톤 견인능력까지 갖췄다 하니 오프로드와 적재 능력에는 비교대상이 없는 셈이다. 신규 적용한 랙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R-EPS)으로 조향감과 NVH(소음·진동·불쾌감)도 잡아냈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을 시승하면 괜히 주변에서 거친 ‘비포장’ 길이나 조금이라도 오르막길이 없을까 찾아보게 된다. 넘치는 힘을 주체할 수 없어서다. 외곽을 돌다 비포장 오르막길을 만나 4륜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2륜을 적용한 상태로도 올라보니, 거뜬히 오르긴 했다. 다만 느낌은 사뭇 달랐다. 차동기어 고정장치(LD)를 적용한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4륜 능력은 국내에는 경쟁자가 없다.
최근 쌍용차는 2년 만에 적자폭을 가장 줄인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2년간 꾸준히 판매 실적을 성장시켜 온 주역이 바로 렉스턴 스포츠 칸이다. 쌍용차의 이름이 유지될 수 있게 버티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연식 변경을 통해 한 단계씩 오르면서, 쌍용차의 비상을 꿈꾸게 한 유일한 차량이라는 데는 자동차 기자들에게도 이견이 없다. 내달 사전예약을 받는 신차 ‘토레스’가 그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승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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