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과 秋가 합쳐져 春秋가 되니 한 해가 떠오른다. 風에 대비되는 것은 夜. 春風은 낮에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같은 것으로 생각되고, 가을 밤에는 쌀쌀한 바람이 불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낮과 밤, 따뜻하고 가벼운 바람과 쌀쌀하고 강한 바람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 山은 자연적인 것, 臺는 인공적인 것. 자연과 인공의 것 모두 가득 찬다. 그냥 가득 차는 것이 아니라 꽃이 산을 가득 채우고[滿], 달이 대를 가득 채운다[滿]. 봄을 대신하는 꽃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달도 마찬가지로 가을을 대신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다. 그리고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모든 것을 가득 채운다. 가득 채운다는 것은 꽃과 산이 완전한 조화에 이르는 것. 달과 대가 완전한 조화에 이르는 것.
사시의 이러한 모습을 佳興이라 한다. 자연의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완전한 조화에 이르기. 사람의 興도 그러한 것. 사람의 호흡과 맥박으로부터 모든 움직임이 음악적인 興이 아닌가. 인간의 아름다운 興은 저 四時를 닮은 정도가 아니다. 역시 가득하다[滿]고 하는 그 완전한 경지에 이르렀다.
인간과 자연이 이렇듯 아름다운 흥으로 가득하여 운행하고 있으니 천지간의 道의 운행은 말할 것도 없이 그러할 것이다.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날고, 구름 그림자와 하늘 빛이 연못에서 배회하는 이 천지의 모습 자체가 道이고 가득함[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