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 생각 26.
- 청풍 상회
충주서 이천 가는 삼 번 국도변
커다란 느티나무 밑
작은 양철 간판에 페인트로 그려진 이름
‘청풍상회’
참외밭에 품 팔러 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하 세월 웅크리고 앉아있습니다.
눈이 오고 낙엽이 지는 동안 구멍가게 청풍상회는
흑백사진처럼 빛이 바랬습니다.
고향을 잃은 사람들은 이름 하나 붙들고 늙어갑니다.
갈 곳이 없는 수몰민들은 허공에 집을 짓습니다
지서 옆 청풍상회에서 나오던 갈래머리 하얀 아이가
중년의 징검다리를 막 건너고 있을 세월
충주서 이천 오는 삼 번 국도변 ‘청풍 상회’
문을 꼭 닫아걸고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첫댓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