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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산 ;
위치 : 의령군 부림면 묵방리
미타산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새봄에는 진달래 군락지가 장관을 이루어 등산객의 발걸음을 즐겁게 하고 있다. 9부능선에는 약 2㎞에 이르는 토석 혼축으로 된 미타산성이 있는데, 삼국시대 축성된 것으로 보아 당시 합천 대야성과 함께 중요한 군사 요충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타산 기슭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0여년전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 유학사가 있다. 산행코스 : 감암마을에서 오르는 길 : 불관사
찾아 가는 길 : 대구, 부산, 마산, 진주방면
서울,대전,산청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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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경남도민일보에서 퍼 온 글입니다.
2005년 02월 26일 (토)
임용일 기자
yiim@dominilbo.com
의령 미타산
겨울 끝자락…아쉬운 산정
대동강 물이 풀리기 시작한다는 우수(雨水)도 지났건만 동(冬)장군의 위력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날씨다. 의령군 부림면 묵방리에 위치한 미타산(彌陀山) 찾아가는 길의 하늘은 모처럼 맑고 싱그럽다. 의령읍 약간 못 미쳐 합천에서 창녕으로 이어지는 20번 국도를 따라 미타산이 있는 부림면(신반)까지 가는 길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적했다. 석굴 법당으로 유명한 일붕사가 있는 벽계, 망우당 곽재우 장군의 얼이 서려 있는 유곡면 세간리 현고수, 항일운동에 큰 발자취를 남긴 백산 안희제 선생의 생가 등이 20번 국도를 따라 이어진다.
합천군 적중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미타산 산행은 국사봉과 천황산을 거쳐 오르는 종주코스가 일반적이다. 의령에서 오르는 단독 산행은 감암마을을 거쳐 불관사 코스와 여배마을을 지나 유학사로 오르는 코스로 나뉜다.
학이 머물러 품고 있는 절 ‘유학사’
이번 산행은 통일신라시대 때 세워졌다는 고찰(古刹) 유학사를 거쳐 묵방마을로 길을 잡았다.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잠시 유학사를 찾았다. 1300여 년 전에 세워진 사찰답지 않게 현대적인 냄새가 풍겼다. 아마도 그동안 몇 차례의 중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절 마당 한 가운데 서 있는 석탑과 종각만 그런대로 눈에 들어올 뿐 고찰다운 멋이 덜하다. 하지만 계곡 옆으로 늘어선 아름드리 나무들에게서 절의 나이를 대충 가늠케 한다. 유학사는 원래 미타산 8분 능선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조선 초기 태조 이성계의 왕사(王師)를 지낸 무학대사가 사찰이 앉은 위치가 풍수지리에 맞지 않다고 하여 지금의 위치에 절을 옮겨지었다는 전설이 전하여 지고 있다. 무학대사는 지금의 위치에 사찰이 있어야만 학이 마치 절을 품고 있는 형상이 되어서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찰의 이름도 학이 절을 품은 채 머무른다는 뜻으로 유학사라 하였다고 한다.
예전엔 초등학교 자리였던 ‘불관사’
절을 나와 계곡을 끼고 20분 이상 산길을 따라 올랐다. 산아래 첫 마을인 묵방마을이 나왔다. 인적은 드물고 가끔씩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만 정적을 깬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등산로 안내판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낭패다 싶어 때마침 대문을 열고 나온 주민에게 길을 물었다. 40대 초반의 젊은 주민은 등산로가 있기는 하지만 처음 오르는 사람은 길 찾기가 쉽지 않다며 산 고개 너머 불관사를 거쳐 오르는 것이 훨씬 좋다고 친절하게 길을 일러주셨다. 하는 수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 유학사 앞까지 내려가 불관사로 오르는 부림면사무소 옆 사거리까지 이동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유학사 앞 다리를 건너지 않고 왼쪽 능선을 타고 오르면 불관사까지 길이 이어진다.
부림면사무소 부근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부림면 운동장이 있는 길을 따라 차를 몰았다. 얼마쯤 가다가 아스팔트 포장 대신 콘크리트로 포장된 산길이 이어졌다.
정상아래 쓸쓸하게 남아있는 ‘산성’
그 길이 얼마나 길고 꼬불꼬불한 지 차를 몰고도 한참을 올랐다. 마을 뒤로 난 비포장 길을 따라 조금 더 이동한 후에야 예전에 초등학교 자리였던 불관사 입구에 당도했다. 이곳까지 걸어서 왔다면 1시간은 족히 걸릴 거리였다. 불관사 옆 공터에 차를 세워두고 비포장 임도를 따라 산행에 나섰다. 임도는 이미 많은 차들이 다녔는지 여기 저기에 자동차 바퀴 자국이 선명하다. 낮에는 녹고 밤에는 어는 산길의 특성상 길이 매우 질고 미끄럽다. 얼마가지 않았는데 등산화 바닥에 진흙이 잔뜩 들어붙어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였다.
임도를 따라 그렇게 한참을 오르다보면 작은 개울을 지나면 이내 흉물스럽게 방치된 가건물이 하나 나온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외길이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등산로를 따라 작은 규모의 임도가 거의 정상 못 미쳐 9분 능선까지 나 있다. 길을 따라 누군가 세운 돌탑이 서있고 아직 녹지 않은 잔설이 겨울임을 실감케 했다. 정상 부근에 이르자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기도 없는 이곳에 누군가 살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밋밋하지만 시원하게 탁트인 ‘정상’
환갑은 족히 넘어 보이는 노인이 나무를 하다가 마침 산을 오르는 나그네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잠시 숨을 돌릴 겸해서 인사를 나누었다. 이 노인은 울산에 살다가 8년 전에 이곳에 들어와 부인과 함께 단 둘이서 산다고 했다. 전기는 물론이고 수도며, 가스도 없는 데 불편해서 어떻게 사는 지 물었지만 그냥 웃고만 계셨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 다소 불편은 하겠지만 노인이 살고 있는 집의 전망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멀리 창녕 화왕산과 영산, 남지 등이 한 눈에 들어왔다.
노인의 집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5분 남짓으로 중간에 헬기장과 형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미타산성을 지나야 한다. 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전해지는 미타산성은 돌과 흙으로 쌓은 성이다. 해발 662m의 정상에 이르자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이 이어지면서 합천군 적중면과 초계 들녘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오르는 길이 다소 밋밋해 실망하기 쉬운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그런 기분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연방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첫 산행길이면 불관사 코스를
▶찾아가는 길 = 의령 미타산 산행은 대중교통편보다 자가용을 이용해 삼삼오오 오르는 것이 좋다. 마산과 창원, 진주 모두 남해고속도로 의령IC를 지나 의령읍 못 미쳐 창녕으로 이어지는 20번 국도를 따라 정곡과 유곡 세간리를 거쳐 부림면(신반)까지 가야 한다. 여기서 유학사 코스와 불관사 코스를 선택해야 하는 데 길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부림면 사거리에서 불관사로 오르는 코스를 따라 불관사까지 차를 몰고 오르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자가용으로 가면 중간에 벽계 관광지와 세간 현고수,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할 경우는 의령읍까지 가서 창녕행이나 신반행 버스를 타고 부림면소재지에서 내리거나 여배마을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까지 걸어야 하므로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