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부르심
할렐루야! 예수께서 어떻게 나를 불러서 그분의 양무리에 들어가게 하셨는지에 대해 간증을 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드러운 사랑과 풍성한 긍휼로써 내 인생에 [1]구원의 붉은 줄을 매셨습니다. 모든 영광이 하늘에 계신 전능한 하나님, 예수의 거룩한 이름에 주어지기를 원합니다.
1987년 10월, 나는 싱가폴(Singapore)의 텔록 쿠라우(Telok Kurau) 참예수교회에 나갔습니다. 교회에 들어서자마자 평안의 온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희한하게도 내 집에 온 것만 같았습니다. 교회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것은 모든 성도가 방언으로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는 마치 많은 천사들이 기쁘게 대화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성찬(聖餐)을 행할 때, ‘주가 남긴 말씀 따라’라는 찬송을 처음으로 따라 부르며 눈물도 흘렸습니다. 이 교회의 형제자매들 가운데 있는 사랑과 친절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1987년 12월 18일부터 20일까지 교회에서 전도집회가 있었는데, 이 때가 내가 이 교회에 세 번째 참석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구원에 관한 설교를 듣고 근본적인 교훈을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전도집회 마지막 날 저녁에 성령을 받기 위한 특별기도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늘에 속한 이 보배로운 선물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의 안수를 받기 위해 앞으로 나갔습니다. 나도 앞으로 나가서 겸손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몰라서
“할렐루야, 주님을 찬송합니다.”
라고 입으로 거듭 거듭 말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렇게 외쳐댔습니다.
“오 하나님! 내가 지금 구하고 있는 성령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당신이 성령인가요? 나에게 이 선물을 주셔서 온전히 당신을 믿게 해주세요.”
갑자기 엄청난 힘이 내 위에 내려오는 것을 느꼈는데, 그 즉시 마음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같은 불꽃으로 타올랐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를 연결하는 어떤 터널이 뚫리는 것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의 품으로 나를 부드럽게 꽉 품고 계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령의 기름이 내 안의 말라있던 영혼에 불을 붙였습니다. 내 영혼은 별똥 별과 같이 번쩍이는 그 신성한 불꽃으로 백열(白熱)에 휩싸였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무한한 기쁨이 마치 밀려오는 파도처럼 솟구쳐 흘러나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온 몸이 진동하기 시작했고, 혀는 내가 알지 못하는 말로 구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성령의 신비로움에 잠겨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나의 단순한 기도에도 귀기울여주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전능하신 우리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나는 성령을 받은 후 참예수교회의 기본교리를 공부했습니다. 전도집회가 끝난지 1주일만인 12월 27일에 세례식이 있었는데, 나를 위해주는 많은 형제자매들이 세례를 받으라고 권면했습니다. 몇개월 후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 때문에, 나는 세례받을 수 있는 그 귀한 기회를 붙잡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불교를 믿고 계시는 부모님은 내가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심하게 반대하셨습니다. 이 일로 가족간에 많은 불화가 생겼습니다. 나는 부모님께 순종하는 것과 구원을 받는 것 사이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1987년 12월 27일 일요일. 세례식이 있는 날 새벽, 많은 갈등이 생겼습니다. 고민 끝에 두 여동생에게는 다음 기회에 세례를 받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아쉬운 나머지 곧 마음이 바뀌어 이번에 꼭 받자고 번복했습니다. 그래서 집을 나서기로 했습니다. 콘도미니엄 23층의 우리 집은 대문이 철로 되어있었습니다. 나는 그 문을 쳐다보며 하나님을 향해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오 하나님! 내가 어떻게 할지 말씀해주세요!”
그러자 갑자기 그 문에서 영광의 십자가가 나타나 찬란하고 순수하며 영묘(靈妙)한 빛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나는 두려웠습니다. 가엾은 이 죄인이 그 거룩한 빛 앞에 어떻게 설 수 있을까요? 하늘에 속한 그 눈부신 빛은 이전에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 빛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한 참 빛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빛들은 그 빛 앞에서 그저 희미한 빛일 뿐이며 그 빛의 그림자일 뿐이었습니다. 순간, 내내 복잡했던 마음이 평안지며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잠에서 깨실까 하여 조용히 문을 열고 집에서 나와 곧장 엘리베이터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엘리베이터 3대가 모두 1층에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갑자기 뒤에서 쫓아오시지는 않을까 해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마구 눌러댔습니다. 마침내 엘리베이터 한 대가 23층에 도착했습니다. 얼른 그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8층에 이르기까지 엘리베이터가 각 층마다 멈춰섰던 것입니다. 문이 열리고 닫혔지만 아무도 타지 않았습니다! 알 수 없는 어둠의 세력이 올무를 놓아 우리가 마치 그 엘리베이터에 매달려있는 것 같았습니다. 함께 있던 동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길
“어..언니...귀신이 우리를 막고 있나봐....”
라고 했습니다. 17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르 열렸을 때 나는 소리쳤습니다.
“나가자!”
우리는 공포에 질려 엘리베이터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사탄의 올무에서 벗어나고자 계단으로 1층까지 뛰어 내려왔습니다.
교회에 도착하자 안도감이 들어 평온해졌습니다. 십자가의 환상과 엘리베이터 사건을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영혼의 구원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세례를 받아야 함이 절실해졌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스럽게 부르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있는 아버지의 희미한 메아리에 더 이상 귀를 기울일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날 아침, 세례지망자 중에는 치료가 불가능한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어떤 남자 아기가 있었습니다. 아기의 부모는 마지막 한가닥 소망에 매달려, 예수께서 아이를 구원해 주실 것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모든 성도들도 그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했습니다.
세례는 내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바닷속에 들어가면서 지난 날의 모든 죄를 떠올렸습니다. 하나님 앞에 불쌍한 죄인일 수밖에 없는 이 사람이 그의 무한한 은혜를 받기에는 너무도 무가치한 존재였습니다. 나는 모든 죄를 통회하며 진심으로 회개했습니다. 드디어 세례를 받고 물에서 나올 때, 마음이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발걸음이 정말 가벼웠습니다. 예수님과 동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보혈로 내 죄를 완전히 씻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셔서 나를 새롭고 정결하게 하셨습니다. 완전히 다시 태어났습니다!
세례식 후에, 새로 거듭난 성도들은 세족례(洗足禮)와 성찬례(聖餐禮)를 행했습니다. 모든 의식을 마친 후, 나는 함께 새로 거듭난 그 아기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만난 순간 살아있는 기적 앞에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아기는 눈 빛이 초롱초롱했고, 얼굴 빛은 분홍 장미 색깔을 띄었습니다. 아기의 엄마는 [2]포리지(porridge)를 먹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부모는 아기에게 이름을 모세라고 지어주었습니다. 우리 눈 앞에 전능하신 예수님의 치유의 능력이 나타났습니다. 이 기적으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성도의 믿음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나는 그날 하나님께서 참으로 나를 참 교회로 인도해 주신 것을 확실히 믿을 수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내가 여호와께 청하였던 한 가지 일 곧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나로 내 생전에 여호와의 집에 거하여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앙망하며 그 전에서 사모하게 하실 것이라(시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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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주 [1] 여리고 정탐꾼 2명이 기생 라합과 약조한 ‘붉은 줄’을 의미한다(수2:18).
[2] 오트밀(oats, 귀리)에 물과 우유를 부어 걸쭉하게 만든 것으로 소금이나 설탕으로 약하게 간하여 먹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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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증은 'The Doctrine of Baptism'에 소개된 것으로 Manna 25호(1994년)에 실렸으며, http://ia.tjc.org/elibrary/ContentDetail.aspx?ItemID=614&langid=1에 게재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