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 자서전
나의 인생, 나의 투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 이지성 기획 | 이은주 옮김 |
456쪽 | 값 20,000원
책 소개
20세기 최고의 투자 사상가
증권분석을 창시한 투자자들의 영원한 스승 이야기
“우리는 그레이엄이 심은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한다” -워런 버핏
증권분석의 창시자, 워런 버핏의 스승, 가치투자의 아버지 등 20세기 최고의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을 수식하는 문구는 다양하다. 그는 어떤 인물이었길래 증권분석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할까?
20세기 초반, 대표적인 증권가 월 스트리트는 지금과 달리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투기와 작전 세력의 활동이 횡행하던 곳이었다. 또한 기업들이 재무 등의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시절이어서 내부 정보나 유행에 따라 투자가 이뤄졌다. 이렇듯 투자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던 때에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가 흐름보다 기업의 진정한 가치(내재가치)에 주목해서 투자하는 ‘가치투자’ 개념으로 당대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돈을 잘 버는 튼튼한 기업이라면 주가가 낮아도 언젠가 그 내재가치가 주가에 반영된다고 본 그는 이런 기업을 찾아서 주가가 낮을 때 매수하고, 주가가 높을 때 매도하는 방식으로 큰 성공을 이뤘다. 동향 파악에 의존하던 투자를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영역으로 승화한 것이다. 또한 ‘안전마진’ 등의 개념을 만들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투자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런 깨달음을 자신만 간직하지 않고 대학 강의를 하고 투자자들의 영원한 바이블이 된 책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를 써서 널리 전했다. 워런 버핏, 찰리 멍거, 존 템플턴, 어빙 칸 등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사고방식을 이어받은 자신만의 투자법으로 세계적인 투자자가 되었다. 그레이엄이 세운 회사 직원이기도 했던 워런 버핏은 투자자로서 자신의 85%는 그레이엄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벤저민 그레이엄 자서전》은 벤저민 그레이엄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직접 쓴 유일한 책이다. 총 16장으로 이루진 본문에서 그레이엄은 성장기부터 말년까지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가치투자에 눈을 뜨게 된 계기, 왜 원금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의 투자를 선호하게 되었는지, 그 맥락과 흐름도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예측 불가능한 현대의 투자 시장에서 그의 투자 철학과 자세는 더욱 빛난다. 그레이엄은 말했다. “투자자를 곤경에 빠뜨리는 가장 무서운 적은 자기 자신이다. 이성을 잃고 시장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투자할 때는 항상 건전한 사고방식을 유지해야 한다.”
경제 대공황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인생 역정
투자자라면 벤저민 그레이엄처럼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레이엄이 직면했던 결정적인 두 번의 투자 실패 이야기이다. 첫 번째는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전반적인 하락 장세가 지속될 때, 그레이엄이 관리하던 대학교 스승의 투자 계좌가 그레이엄의 잘못된 투자로 증거금이 부족해져 동결 처리된 일이다. 그는 이때 자살을 생각할 만큼 괴로웠다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스승의 신뢰를 지키며 2년간 착실히 불입금을 갚아나갔고, 결국에는 투자에 성공해 그의 재산을 크게 불려주었다.
두 번째 실패는 1929년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인한 것이었다. 증시가 붕괴되자 그레이엄 역시 자신이 운용하던 펀드가 자본금 기준 70%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며 최악의 실패를 맛봐야 했다. 끝없는 폭락장의 불확실성과, 수많은 고객들의 재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부담감에 방황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자산 가치 회복을 위해 갖은 애를 썼다. 또한 금융 자문 활동의 일환으로 법정에 전문가 증인으로 나서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투자 기법을 정리한 《증권분석》을 집필하며 활로를 찾아나갔다. 1933년 말 시장이 회복되고 그레이엄의 펀드는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1935년에 마침내 이전 손실을 전부 메우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두 번의 쓰라린 실패는 그레이엄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투자법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가치투자에 기반을 두고 저평가된 주식을 찾고 헤지 거래 등을 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서 꾸준한 성공을 일궈나갔다.
그가 고백하는 두 번의 실패 이야기는 오늘날의 독자에게 중요한 통찰을 전한다. 무엇보다 2022년 현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이 불확실한 주식시장에서 왜 리스크를 줄이는 안전한 투자가 중요한지, 그렇다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투자해야 할지 깊이 성찰하도록 이끈다.
그레이엄은 안전하고 신중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수익을 추구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정직한 방법으로 수익을 추구했다. 그레이엄은 월가에서 주식거래를 할 때마저 성실성이 돋보이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주 정부나 연방 정부가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기업 가치 정보라든가 증권거래위원회 같은 규제 기관 설립에 관한 객관적 의견이 듣고 싶을 때 그레이엄을 찾을 정도였다.
-<서평: 사회적 양심을 지닌 자본주의자>에서
인문학을 사랑했던 고학생이
미국 정부에 불황 타개 방안을 제안하기까지
《벤저민 그레이엄 자서전》에서는 투자자로서의 이야기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성장기와 경제학자로서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아홉 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가계가 급격하게 기울자 그레이엄은 농장 인부, 전화 업체 설비 사원 등으로 일하며 궁핍한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물질보다 정신이나 지성에 관심을 둔 그였지만 어릴 때 경험한 궁핍은 돈의 중요성에 눈뜨는 계기가 되었다. 컬럼비아대학교에 재학할 때는 이과생이면서도 다양한 인문학 수업을 들을 만큼 독서와 학문에 열정을 보였다. 이 책에서 인용하는 풍부한 문학 레퍼런스와 라틴어 원문 등에서 그런 면모가 잘 나타난다. 그의 탁월한 인문학적 재능을 알아본 대학에서 그에게 철학과, 영문과 등의 교수직 제의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투자자의 삶이었다.
투자자로 성공하고 나서는 경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상품기반준비통화 방안’을 고안해 미국 정부에 제안하는 등 ‘경제학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사회연구 뉴스쿨’이라는 교육 기관에서 진행한 포럼에서 빈민 구제책으로 저비용 주택단지 조성, 실직자 대출 서비스 제공 등을 주장하며 사회적으로 진보주의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책의 서평을 쓴 시모어 채트먼(Seymour Chatman)은 이런 그를 ‘사회적 양심을 지닌 자본주의자’로 표현했다.
<15장. 브로드웨이 출정기>에서는 그레이엄 자신이 직접 쓴 희곡을 브로드웨이 극장에 올렸던 경험에 대해 썼는데, 문화를 사랑한 그의 면모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에필로그>에서는 자신의 손주들에게 문학과 예술 등의 문화가 주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고 추구하라고 권유한다. 이처럼 단지 투자자로서가 아닌, 가난을 극복하고 문화를 사랑했던 인간 벤저민의 인생이 《벤저민 그레이엄 자서전》에 오롯이 담겨 있다.
구매하러 가기
예스 https://url.kr/qxcm97
교보 https://url.kr/ya1xrl
알라딘 https://url.kr/hyl1qz
첫댓글 중간중간 경제 용어는 어렵긴 했지만,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