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인지, 맛집기행인지.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청 옆 읍내밥집을 찾아냈다.
대문에 붙인 표찰이 흥미롭다.
음식맛이 어떨지 더욱 궁금해진다.
밥집 내부는 따뜻한 온돌방이다.
나무 밥상이 소박하다.
우렁 된장국.
구수하고 개운한 맛이다.
밑반찬도 깔끔한데 특히 파래 무침이 새콤하다.
국물 한숟가락 안남기고 밥 한공기를 후딱 해치웠다.
다음엔 모시 된장국을 시켜봐야지.
학부2년 시절 나는 6개월 간 입주과외 선생을 했다.
밥집 인근에 추억의 '그 집'이 있다.
춘여고에서 팔호광장 쪽으로 난 가파른 언덕 아래의 단독주택이었다.
이 집인가..아닌가..여러집 대문 앞을 오가다가 찾아냈다.
아..이렇게 작은 집이었다니..
15년 전의 모습이 아니다.
눈치보는 더부살이 처지여서 이 집이 커보였나 보다.
아주 잠깐 서글픈 기분에 젖었다.
차라리 으리으리했더라면 내 기분이 눅눅하진 않았을 텐데.
촘촘한 대문 살 사이로 추억의 '그 집'을 잠시 들여다 보았다.
스물 한살의 감옥이었던 집.
나는 이 집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 걸까.
자유로워진 걸까.
첫댓글 지난 겨울의 일기를 뒤적거리다가...맛집에 올립니다..그날의 일기 그대로.
밥집 보다는 백조님 글이 더 맛있다는 소식이~
백조님게서 처음에 말씀하신 디카로 일기를 쓴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절제된 레이 아웃 그리고 함축된 구도의 사진 ...맛 집과 추억이 어울리는 또 다른 즐거움을 품격있게 전하고 있습니다......품격 연수 가셨나요
사진으로 듣는 좋았던 시절의 향수.....흘러가는 것이 세월 뿐이랴...우리의 기억도 변하니....
언제 한번 찾아가봐야지요. 밥집 이름 맘에 듭니다. 백조님 글은 더 맘에 듭니다.
겨울이어서 저 집이 백조님 마음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