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먹는 B형 간염치료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영국의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독점하며 지난해 무려 800억원어치나 판매한 이 시장에 올 들어 부광약품 등 국내외 제약사 3곳이 신약을 앞세워 잇따라 진입하고 있기 때문. 간염치료제 시장은 이에 따라 올해 중 20%가량 성장한 1000억원대로 커질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B형 간염치료제 신약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이달 초 출시,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또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도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를 같은 시기에 내놨다. 이에 따라 국내 B형 간염치료제는 GSK의 '제픽스(라미부딘)'·'헵세라(아데포비어)'와 함께 모두 4종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상반기 내에 스위스 노바티스도 '세비보(텔레부딘)'의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올해 간염치료제 시장에선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부광약품은 레보비르가 '토종 간염치료제'라는 점을 부각하며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부광 관계자는 "이 제품이 국내 대학병원에서 시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우리나라 간염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가 경쟁제품들 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특히 "제픽스의 경우 간염바이러스 돌연변이 유발,헵세라는 신장이 약한 사람에게 독성을 끼칠 수 있는 위험성,바라크루드는 동물실험에서 드러난 일부 안전성 문제,세비보는 낮은 상품성 등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레보비르는 내성과 돌연변이 바이러스 발생률이 극히 낮다고 했다. 부광은 간염치료제를 처음 먹는 환자에게 처방되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BMS는 바라크루드가 제픽스와 헵세라를 대체할 수 있는 신약임을 강조하는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한국BMS제약 이규웅 팀장은 "제픽스는 처음으로 간염을 치료하는 사람,헵세라는 제픽스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이라며 "바라크루드는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의 발생률이 매우 낮아 저용량(0.5㎎)은 제픽스를,고용량(1㎎)은 헵세라를 각각 대신해 처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틈새 시장을 파고들어 올해 중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선발주자인 GSK는 "제픽스와 헵세라는 세계 최초 먹는 B형 간염치료제로 이미 8년,3년 이상 처방되며 입지가 탄탄한 데다 가격도 가장 싸다"며 신규 제품의 도전에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윤승규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제픽스는 2년 정도 쓰면 돌연변이 간염 바이러스가 환자의 20∼30%에서 발생하는 게 약점"이라며 "레보비르와 바라크루드는 이런 결점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그는 "제픽스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가 대체약을 선택한다면 바라크루드가 헵세라보다 조금 낫다고 볼 수 있고,레보비르는 여러 면에서 우수하지만 2년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약효가 어떨지 입증되지 않은 게 흠"이라고 덧붙였다.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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