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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비평이론학회 K2PA
 
 
 
카페 게시글
속닥속닥 스크랩 <빅 맨>?
한 땀 추천 0 조회 22 06.05.21 16: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빅 맨>
      양승준

빅 맨
크긴 대체 뭐가 크단 말인가
시도 때도 없이 그 놈의 C.M이 나올 적마다
난 테레비를 부수고 싶었다
저런 걸 상표라고 붙였냐며
혼자 씩씩대다가도
그 모델을 떠올릴 때면
나도 모르게 내 그것은
점점 더 오그라만 들었다
인기 정상의 잘생긴 얼굴에
돈도 무진장 벌어들이고
게다가 그것마저 자이언트라면
아, 나는 무엇인가
한없이 부끄러워 부끄러워서
밤새 돌아누워 잠을 청하던 날 밤
딴 여자가 생겼냐는
아내의 신경질 섞인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말았는데
다음날 아내가 사다 준
그것도 속옷이 아닌 양말을 신다가
빅 맨이 BIG MAN이 아니라 VIC MAN임을
그제서야 깨닫고는
등교 준비하던 큰아이를 불러
큰 사람이 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
고 힘주어 말했다
                              시집 <이웃은 차라리 없는 게 좋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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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제대로 해야하지만

빅 맨은 될 수 없는 이 초라한 내 인생이야.

 

골목길에서 반짝 하는 은빛을 집어들었다.

백원짜리 동전 하나.

주웠다는 느낌보다 훔쳤다고 말하고 싶은 짜릿함.

기분 살짝 좋았다.

오늘의 운세에 나는 억만금을 얻는다고 나왔겠지.

 

너 자꾸 이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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