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생자’에 대한 바른 쓰기와 의미는 무엇인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언제 태어나서 얼마 동안 살다가 어느 시점에 죽는다. 즉 인간의 출생과 생존과 사망 이 세 가지는 인생의 불가피한 사실이거니와, 그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은 말할 것도 없이 출생이다. 왜냐하면 생존과 사망은 또한 출생의 상황 계속이요, 그 결과와 마침이기 때문이다. 동양 역학(易學)에서 보면 인간의 삶(생존)과 죽음 등이 사주 팔자 (四柱 八字) 즉 출생의 년, 월, 일, 시에 좌우된다고 하는 것만 보아도 출생의 특별한 의미와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의 출생은 모두가 부모의 결혼(남녀 양성의 결합)에 의한 결과이거니와, 단 한 번의 예외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이다. 성탄은 그 역사적인 사실로서도, 그 의미에 있어서도 유일 무이(唯一 無二)한 사건이며, 그것을 나타내는 어휘에 있어서도 독특하다. 역사적인 사실로서 유일무이하다는 것은 예수께서 성령으로 어머니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탄생하신 사실을 가리키며, 그 의미에 있어 독특하다고 하는 것은 성육신 즉 본질상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요한복음에서의 태초의 ‘로고스’)께서 인간의 육신을 입고 오셨다는 것(요 1:14), 따라서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마 1:18-23)이라는 사실이다. 흔히 인류 역사상 특출한 위인이나 성현의 전기에서는 그들의 출생에 얽힌 전설로 큰 별이 나타나고 하늘로부터 무슨 음성이 들렸다는 등의 기록이 있으나, 그것은 거의가 전설에 그칠 뿐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에 관해서는 복음서에 분명한 역사적인 사실로서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서는 그것을 나타내는 어휘 자체부터 독특성을 가진다. 즉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서만 ‘성탄’(聖誕)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성’(聖) 자를 붙이는 것은 그리스도의 탄생에만 아니라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사항에 적용되는 것 중의 한 가지일 뿐이다. 예를 들면, 성일(聖日), 성전(聖殿), 성회(聖會), 성민(聖民), 성경(聖經), 성서(聖書), 성구(聖句), 성직(聖職), 성당(聖堂), 성물(聖物), 성수(聖水), 성가(聖歌), 성부(聖父), 성모(聖母), 성자(聖子), 성녀(聖女), 성도(聖徒), 성도(聖都), 성전(聖典) 성전(聖戰), 성례, 성묘(聖廟) 성빈(聖貧) 성소(聖所), 성소(聖召), 성시(聖屍), 성야(聖夜), 성언(聖言), 성업(聖業), 성역(聖域), 성지(聖地), 성찬(聖餐), 성체(聖體), 성품(聖品), 성화(聖畵), 성호(聖號), 등 많이 있다.
‘독생자’에 대한 원어(헬라어)는 ho monogenes huios 로서, 신약성경 요 1:14, 18; 3:16, 18등 에 나타나는, 하나님에 대한 그리스도의 유일하고 독특한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이다. 이 어휘는 구약에 그 배경을 두고 있는 바, 곧 시편 2:7의 “너는 내 아들이라 ... ”라는 문구에 기초해 있다고 본다. 유대교에서는 이 문구를 하나님과 메시야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는데, 신약에서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ho monogenes huios 는 여기에 사상적인 유래를 가지는 것으로 본다.
그러면 이 어휘의 핵심부분인 monogenes 란 낱말의 뜻은 무엇인가? 이 말은 고전 헬라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데, 그것으로 보아 그리스도의 독특한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서 특별히 쓰인 어휘임을 짐작할 수 있다. 먼저 이 낱말을 어원적으로 풀어보면 monogenes 는 monos(유일한) 와 genos(종류) 의 합성어로서 흔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출생을 뜻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유래(derivation)을 뜻하는 말이다. 먼저 genos 라는 말에는 1) 후손, 2) 가족 또는 친족, 3) 민족, 백성, 4) 종류(kind, class) 등의 뜻이 있는데, 이 중 monogenes 의 어원으로서는 넷째 것이라 이해된다. 다음, mono- 는 어떤 유래의 성격 (the nature of derivation) 을 뜻하는 말로서, 결국 monogenes 의 중요한 뜻은 유일성(only) 과 독특성(unique) 을 나타내는 데 있다.
신약에서 monogenes 는 두 가지 용법으로 쓰인다. 하나는 신성(divinity) 에 관련해 쓰이는 것으로,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된다(요 1:14, 18, 3:16, 18, 요일 4:9). 다른 하나는 인성(humanity) 에 관련해 쓰이는 것으로서, 이 경우는 형제자매 없는 유일한 자손(sole descendant) 이란 뜻이며, 신약의 용례로는 눅 7:12의 나인성 과부의 아들, 눅 8:42의 야이로의 딸, 눅 9:38의 간질병 든 아이, 히 11:17의 이삭에 관하여 쓰이고 있다. 이제 이 낱말의 전자의 용법을 그것과 유사한 개념을 가진 다른 낱말과 비교해 본다.
1) 바울서신 히브리서 요한계시록 등에서 그리스도의 신분에 관하여 요한복음의 monogenes 에 대응되는 낱말은 prototokos (first born, 처음 난 자)로서, 롬 8:29, 히 1:6에서는 ‘맏아들’로, 골 1:15, 18; 계 1:5에서는 ‘먼저 나신 자’로, 히 11:28, 12:23에서는 ‘장자’로 번역되었는데(개역본), 이 말은 요한복음에서의 monogenes 와 뜻에 있어 다소간 차이가 있다. 즉 monogenes 는 그리스도(성자)가 하나님(성부)과의 관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유일하고 독특(unique)하다는 뜻인데 대해, prototokos 는 그리스도가 우주와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아들이라는 뜻이며, 전자에 있어서는 그리스도를 피조물과 구별할 때 강조점이 있는데 대하여, 후자에 있어서는 그리스도가 피조물 이전의, 또는 최초의 존재라는 데 강조점이 있는 것이다.
2) 요한복음에서 monogenes 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유일하신 아들이라는 점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그리스도인을 가리키는 tekna 라는 말과 구별된다. 이 구별은 요한복음 본문에서 분명히 보이는 바, 하나님의 자녀 (tekna tou theou, children of God) 는 어떠한 때에 그렇게 되는 데 (genesthai, become) 대해서 (요 1:12), 그리스도는 처음부터 (en arche) 유일하고 독특하게 존재했던 (en, was) 것이다(요 1:1, 2). 따라서 monogenes 는 성육신 (incarnation, 요 1:14)의 범주 안에서 이해될 것이 아니고 그의 존재의 영원성(nature of eternal being, 요 1:1, 2)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다.
3) 요한의 ho monogenes huios 는 공관복음에서의 ho huios mou ho agapetos (나의 사랑하는 아들) 와, 하나님의 유일하신 메시야적인 아들이라는 점에서 의미상 관련된다. (마 3:17, 17:5, 막 1:11, 9:7, 눅 3:22). 다만 전자가 요한의 증언인 데 대해서 후자는 하나님 자신의 선언이라는 데 서술상의 차이가 있다 (단 요 3:16이 요한의 증언이냐 예수 자신의 말씀이냐에 대해서는 학자 간에 논란이 있다).
이상과 같은 독특한 의미를 가진 monogenes 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기원(origin)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독생자’(獨生子; 오직 한 분으로 출생한 아들, the only begotten Son)라고 한다. 따라서 ho monogenes huios 는 단지 ho huios tou theou 의 특별한 표현양식의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monogenes 가 하나님으로부터의 출생을 뜻하는 것은 요한일서 5:18에 그리스도를 가리켜 “하나님께로부터 나신 자” (ho gennetheis ek tou theou) 에 비추어 이해된다고 본다.
그러나 요일 5:18의 gennetheis 가 gennao (낳는다)에 유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 3:16의 monogennes 는 gennao 와 결합한 형이 아니기 때문에 어원적으로 보면 ‘독생자’로 번역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우리말 번역에서의 ‘독생자’는 영어역 King James Version 의 the only (독) begotten (생) Son (자) 의 직역이고, 중국어역 ‘獨生子’와는 문자적으로 일치하는데, 우리말 번역은 영어역이나 중국어역 성경으로부터의 중역(重譯)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 낱말의 의미에 대해서 성경사전 The Interpreter’s Dictionary of the Bible 은 King James Version 의 ‘the only begotten Son’ 이 헬라어 ‘monogenes’ 에 대한 오역이라고 분명히 지적한다(Vol. III. 604면 참조). ‘독생’(獨生)에 해당되는 헬라어는 ‘monogenes’가 아니라 ‘monogennetos’(monos+genao)이다. King James Version(1611년) 은 라틴어의 권위본인 Vulgata의 영향으로 요 3:16, 18의 ‘unicus’(유일한)을 ‘unigenitus’(독생한)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King James Version 이후의 영어성경에서는 ‘begotten’(생)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대개가 ‘the only Son 만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