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 다리 사이 땟장밭이 월척 검문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영암호의 문수포수로가 2월 초부터 월척을 쏟아내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2번 다리와 3번 다리 사이의 폭 좁은 땟장수초지대에서 앉은 평산가인 홍양양 회원은 혼자서 월척을 8마리나 낚았는데 수초대에서 40~50cm 떨어진 맨바닥에서만 입질을 받았다.
1월이 지날 즈음 여기저기 호황소식이 들려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조황이 좋았던 곳은 영암호의 해남 지역 수로였다.
광주의 정필중 회원 일행 3명이 지난 1월31일 석계수로에서 불과 3시간 동안 월척 3마리 외 10여 마리의 마릿수 조황을 누렸다고 사진과 함께 알려 왔다.
출조지 고민을 끝내고 회원들에게 이번 주말에는 석계수로로 모이라고 연락을 해놨는데 2월1일 오전까지 해남지방에 강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60mm 가량의 비가 내렸다.
여름 장맛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석계수로 출조의 꿈은 점점 멀어져갔다.
석계수로를 비롯하여 주변 여러 수로들이 비가 내리면 진흙탕 길로 변해서 4륜구동 차량도 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석계수로는 포기, 문수포수로로 급선회
출조 당일인 2월2일 새벽 5시에 무작정 집을 나섰다.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기온은 영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해남권과 영암권 수로를 둘러보고 장소를 정하기로 하고 무안의 박경희 회원과 영암방조제 준공기념탑에서 만나기로 했다.
예상대로 많은 수로들이 차량 진입이 어려웠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 영암호의 문수포수로였다.
전남 영암군 미암면 망산리에 있는 문수포수로는 영암호 본류와 연결된 수로가 있고 상류 다리를 중심으로 도로와 나란이 있는 가지수로가 있다.
가지수로는 문수포수로를 중심으로 1번부터 5번까지 작은 다리가 놓여 있는데 수초가 잘 형성되어 봄과 늦가을에 자주 찾곤 한다.
오전 11시에 도착해서 보니 강한 바람은 불었지만 물색이 너무 좋았다.
2번 다리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고 있을 사이 다른 회원들도 속속 들어와 대를 펴기 시작했는데 박경희 회원이 먼저 스타트를 끓었다. 대를 모두 펴기도 전에 낚아낸 붕어가 두 마리. 모두 9치급 붕어였다. 필자도 서둘러 다리 밑 삭아 있는 땟장수초 지역에 대를 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수심은 대체적으로 고르게 60~70cm 정도였다. 낮에느 블루길 입질이 엄청 많았다.
박경희 회원은 순식간에 지렁이 한 통을 모두 소진할 정도로 블루길만 덤비고 붕어는 아예 입질이 끓어졌다고 투덜거렸다. 낚이는 블루길마다 15cm 전후의 크기였다.
2번 다리와 3번 다리의 중간 지점에 앉은 홍행양 회원도 두 마리의 붕어를 만났을 때 해가 서산에 기울였다.
저녁을 먹으면서 조황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눴는데 회원 모두 문수포수로로 출조 경험이 있던 터라 “문수포수로는 대체적으로 밤낚시가 잘 되는 수로여서 저녁 타임을 기대해도 좋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포인트에 앉았을 때 낮에 그렇게 강하게 불던 바람도 다소 잦아든 듯했다.
초저녁이라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바깥 공기는 차가웠다.
밤낚시에 몰입한지 30분이 흘렀을까? 전화벨이 울려서 보니 홍행양 회원이었다.
“오늘 어쩌면 대박이 터지겠는데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저녁 먹고 네 마리째 걷어 올렸는데 그중에 월척이 두 마리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찌가 올라온다고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홍행양 회원이 소나기성 입질을 받고 있을 때 다른 회원들은 드문드문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문수포 다리를 중심으로 비행장 쪽에 앉은 회원들은 아예 입질 자체가 없었다.
밤 10시경 홍행양 회원이 또 월척을 꺼냈다고 전화가 왔다. 벌써 네 마리째 월척이라고 했는데 씨알은 모두 턱걸이급이라 했다.
수초에서 40~50cm 떨어뜨려 찌를 세워야 입질
필자의 자리에서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아무래도 포인트의 기복이 심한 듯했다.
카메라를 들고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로 가는 도중에 다리 쪽에 앉은 박경희 회원의 포인트가 랜턴 불빛으로 요란했다. 다가가보니 32cm 월척을 낚아내고 있었다.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를 보니 붕어 검문소에 앉은 듯한 멋진 분위기였다.
수로 폭이 넓지 않은 포인트로서 양쪽 연안에는 삭이든 땟장수초가 있고 가운데엔 통로를 연상케 할 정도로 폭이 좁은 공간이 있었다. 홍행양 회원은 그 빈 공간에 찌를 세웠고, 그 공간을 통해 회유하는 붕어가 꿈틀대는 지렁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입질을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수초에 바짝 붙인 찌는 입질이 없고, 수초에서 40~50cm 떨어져 맨바닥에 찌를 세워야 입질한다”고 말했다.
산란이 임박한 가운데 붕어들이수초대를 파고들 것을 예상하여 수초 가장자리에 찌를 붙인 회원들은 입질다운 입질을 받지 못했고, 대부분 맹탕지역이나 다름없는 수초 없는 곳에서 입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침시간 조황을 살피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회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봤다.
박형구 회원과 이성균 회원은 밤새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블루길 입질도 없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홍행양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다.
모두가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데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던 이성균 회원이 참지 못하고 낚싯대 두 대를 들고가 홍행양 회원의 맞은편 언저리에 찌를 세웠다.
그리고는 포인트를 옮기자마자 연타로 9치급 두 마리를 낚아냈다. 옆에 있던 박형구 회원도 덩달아 포인트를 옮기더니 한 마리를 낚아냈는데 씨알이 9치급이었다.
블루길 두세 마리 낚이면 붕어가 올라와
아침시간인데도 구름이 많아 햇살이 보이지 않았다.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면 입질이 더 살아나지 않을까 했는데 박경희 회원은 “햇살이 좋으면 블루길 때문에 붕어 입질 받기 힘들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블루길 두세 마리가 먼저 낚이면 그 다음에 붕어의 입질이 들어 왔다.
홍행양 회원의 파이팅을 찍기 위해 포인트 건너편에서 카메라를 들고 기다렸다.
잠시 서있는 듯 보였는데 찌놀림이 이어졌다. 역시 수초대에서 떨어져 찌를 세웠던 낚싯대였다.
찌올림이 얼마나 좋은지 찌목까지 드러날 정도였다. 이를 놓치지 않고 챔질했던 홍행양 회원이 잠시 사진 촬영하라고 원줄을 느슨하게 해주는 순간 붕어는 수초대로 필사적으로 파고들었다.
어쩔 수 없이 줄을 잡고 끌어내야 했다. 언뜻 봐도 월척이었다.
비교적 가볍게 맞춘 해결사채비를 사용한 그는 바닥이 지져분할 것을 염려해 위 봉돌과 아래 스위벨의 단차를 15cm 가량 주었다고 했다. 홍행양 회원 혼자서만 낚아낸 붕어가 15마리였다. 살림망엔 월척이 8마리.
나머지도 월척에 육박할 정도의 8~9치가 많았고 발갱이급 잉어까지 들어 있었다.
이번 출조에선 10마리 월척이 낚였고 사진에 담지 못한 붕어까지 합치면 상당한 마릿수 조황을 누렸다.
다만, 무겁게 찌맞춤한 회원들과 수초대에 바짝 붙인 회원들은 대부분 빈 살림망이었다.
날씨가 풀리고 수온대가 올라가면 그만큼 붕어의 활성도는 좋아질 것이다. 2월 말경 다시 한 번 찾기로 하고 대를 접었는데 대를 접고 있는 와중에도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에선 붕어의 입질이 계속되었다.
문수포수로 낚시요령
2월 초 현재 산란을 위한 붕어들이 지류에 들어와 있다.
구정 전후의 강추위만 물러가고 나면 본격 물낚시 시즌이 시작될 것 같다.
새우보다는 지렁이에 입질이 빠른데 낮과 밤의 조황 차이는 크지 않다. 주로 아침과 해질 무렵에 입질이 집중된다.
밤 입질은 아침보다는 뜸하지만 새우미끼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
수온이 오르면 4짜 붕어도 낚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조행에서도 그랬듯이 포인트별 조황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닥을 샅샅이 점검해보고 가급적 깨끗한 지역에 낚시자리를 잡아야 한다.
산란이 임박한 2월 말에는 땟장수초보다도 부들이나 갈대 언저리를 노리는 것이 좋다.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까지 가서 다시 2번 국도를 따라 순천방향으로 행한다.
영암 대불대 앞을 지나 직진하면 매자교차로가 나온다. 이곳이서 우회전하여 1.5km를 직진하면 T자 삼거리. 이곳에서 경비행장 방향을 보고 좌회전하여 좌측 수로를 따라 1.2km를 가면 두 번째 다리가 나오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이가 촬영구간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영암군 삼호읍 망산리 1065-3
영암호 문수포수로 월척 검문소의 위력
2번,3번 다리 사이의 땟장밭에 앉은 홍행양 회원이 아침 시간에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영암호 문수포수로에서 회원들이 사용한 해결사채비.
문수포수로의 월척 붕어만 담긴 아이스박스.
10마리의 월척이 낚였다.
문수포수로에서 낚인 씨알 굵은 블루길.
두 세 마리 잡으면 붕어가 올라왔다.
점심식사 준비 중.
필자가 트렁크를 이용한 간이식탁에서 밥을 푸고 있다.
홍행양 회원(우)과 전석민 회원이 문수포수로에서 낚인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문수포의 아침.
박경희 회원이 아침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옆에 보이는 다리가 2번 다리이다.
이성균 회원이 문수포수로에서 낚은 33cm 붕어.
밤새 입질 한 번 없다가 딱 한 번 받은 입질이 이 녀석이었다.
철수 직전 문수포수로에서 월척을 낚아낸 필자.
문수포수로의 아침.
2번, 3번 다리 사이의 땟장밭에서 회원들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문수포수로 밤낚시에서 31cm 월척을 낚아낸 홍행양 회원.
전석민 회원이 밤 조황이 부진하자 낚싯대를 챙기고 포인트를 옮기고 있다.
수면을 가르며 끌려오는 문수포수로 월척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