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속리산은 거대한 바위산이다.
천황봉에서 문장대에 이르기까지 백두대간의 중추를 이루는 산줄기를 비롯해
능선 대부분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유명한 곳이 ‘산수유 릿지’와 ‘우연의 일치’다.
두 암릉길은 주능선 상의 청법대에서 북동으로 뻗어나간 능선 상에 형성돼 있다.
일명 곰보바위에서 암릉이 갈라져 왼쪽(북쪽) 암릉을 우연의 일치,
오른쪽 암릉을 산수유 릿지라 부른다.
우연의 일치 길은 총 8피치, 최저난도 5.7급, 최고난도 5.11a/b급으로,
중급 이상의 숙련된 클라이머들에게나 가능한 루트다.
산수유 릿지는 초반부는 등반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대개 추모동판이 박혀 있는 제6피치 벽부터 등반을 하는 팀이 많다.
성불사 바위샘에서 맞은편 개울을 건너선 다음 능선을 따라 10여 분 오르면
널찍한 공터와 볼트가 박힌 첫 피치 암벽에 닿는다.
제1피치를 마치면 산 바깥쪽으로 청화산과 도장산 등
상주의 명산들이 고개를 치켜들고 반겨준다.
숲길을 따르다 짤막한 암릉을 우회하면 제법 규모 있는 암벽이 솟아 있는 제2피치가 나온다.
제2피치는 두 가닥인데, 왼쪽 크랙 루트는 사선크랙과 언더크랙에 이어
천장 아래 언더크랙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페이스인데, 왼쪽 크랙 길에 비해 난이도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거의 수직벽인지라 고정확보물에 걸린 슬링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만만치 않은 구간이다.
잡목숲을 빠져나간 다음 10여m의 제3피치는 가볍게 넘을 수 있다.
제3피치를 끝내면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제4피치는 수직 침니가 앞을 가로막는다.
침니 초입의 나무를 잘 이용하면 쉽다.
나뭇가지에 올라선 다음 첫 번째 볼트에 달린 슬링을 잡아당기면서 바위에 붙은 다음
두 번째 슬링은 발을 끼워넣고 일어서야 세 번째 슬링을 잡기가 수월하다.
(제 4피치: 완력과 테크닉을 함께 필요로 하는 수직벽 구간이다)
제5피에서 10여m 하강하여 제6피치 출발점(비박지)에 닿으면 추모동판이 있다.
추모동판에는 95년 봄 산수유 릿지길 개척 당시 추락사한 고 김선주씨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山이 좋아 山에 오르다 이곳에 잠들다. 95 산수유꽃 필 때 청심산악회 일동.’
제6피치는 그리 어렵지는 않은 구간이지만
레이백 크랙에서 자세를 확실하게 잡지 않으면 추락할 수 있는 구간이다.
제6피치를 올라서면 선주벽이 정면에 보인다.
제10피치 페이스, 제11피치 침니, 그리고 마지막 제12피치까지 세 피치가 연이어진 암봉이다.
제7피치는 10여m 높이의 페이스.
언뜻 보기에 만만하다 싶지만 상당히 어렵고 힘든 구간이다.
첫 번째 볼트에 걸린 슬링을 잡고 좌측 상단의 두 번째 슬링을 잡는 것이 어렵다.
중심이 오른쪽에 쏠린 상태에서 왼쪽으로 트래버스하면서 슬링을 잡는 자세가 잘 나오지 않는다.
또한, 수직벽에서 균형을 잡고 일어서는 것도 어렵고,
팔힘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또다시 수직벽 볼트에 걸린 슬링을 잡아당기며 올르기도 쉽지 않다.
2m 높이의 벽을 올라서서 짤막한 암릉을 넘어서면 제8피치 곰보바위와 제10피치 선주벽,
그리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새카맣게 올라서 있는 문장대가 눈에 들어온다.
제8피치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티롤리안 브릿지가 편리하다.
(제7피치 하강포인트에서는 티롤리안브릿지가 편리하다)
8피치 곰보바위는 손가락이 여유있게 들어갈 만한 구멍이 여기저기 나 있어 쉬워 보이지만
네 번째 볼트로 진입할 때부터 각이 세지면서 만만한 홀드가 보이지 않고,
다섯 번째 볼트로 가기 위해서는 짤막하지만 수직 구간도 넘어야 한다.
곰보바우 정상에서 우연의 일치 길과 만나게 되며
정상에 올라서면 선주벽이 빤히 마주보인다.
짤막한 제9피치를 넘어선 다음 2단 하강으로 바위골에 내려선다.
(산수유 릿지의 제 8피치인 곰보바위)
제10피치 선주벽은 만약 슬링이 매달려 있지 않다면
중급 수준의 클라이머일지라도 애를 먹일 만한 구간이 두어 곳 있다.
보통 슬링을 잡고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러 15개의 볼트에 달린 슬링을 안잡고 자유등반으로 올라보는 것도 좋다.
제 11피치는 10여m의 수직 침니로서, 초반에는 몸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좁은 폭이지만
막판에는 양다리를 쭉 뻗어야 할 정도로 넓어진다.
제11피치를 끝내면 눈앞에 우뚝 솟은 정상 바위가 반겨준다.
4m의 페이스를 올라서면 칠형제봉을 거쳐 청법대로 이어진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이 구간 역시 개척자들이 길을 내놓았으나
숲이 우거지고, 등반성이 별로 없는 데다 하산길이 너무 길어 등반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산행길잡이
중급 수준의 2인1조 등반시 5~6시간 소요
산수유 릿지는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등반성이 좋으며
서울에서 두시간 이내에 갈 수 있어서 아침 일찍 출발할 경우 당일 등반코스로 추천할만 하다.
중간 중간 난도 높은 구간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려운 구간에는 손을 뻗치면 잡을 수 있는 긴 슬링이 매달려 있어
장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등반 경험이 있는 산악인이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가장 난해한 구간은 제7피치(5.10a/b), 제8피치(곰보바위·5.10a/b), 제10피치(선주벽·5.11a/b)로
나머지 피치는 5.7~5.9급 수준이다.
자유등반이 어렵다면 고정확보물에 걸린 슬링을 이용하면 난이도는 한참 떨어진다.
등반 외에 하강에 걸리는 시간이 많다.
제3, 제5, 제7, 제8, 제9피치를 마친 다음 10~15m 하강을 해야 한다.
특히 제12피치 암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하강은 35m에 이르고, 5분의 4가 오버행 하강이다.
따라서 배낭이 너무 무거우면 몸이 뒤집어질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하강포인트는 두 지점에 볼트와 와이어로프로 설치돼 있다.
오른쪽 하강포인트는 자일회수시 자일이 크랙에 낄 가능성이 있으므로
왼쪽 포인트를 이용하도록 한다.
소요장비로는 자일 60m 2동, 퀵드로 15개(선주벽 등반시 모두 사용),
캠 종류 1세트, 슬링 5개 정도.
소요시간은 2인1조 기준 5~6시간(접근과 하산 시간 제외)이다.
접근로는, 속리산 화북분소에서 성불사로 향하노라면
문장대길 갈림목을 지나 오른쪽으로 샛길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붙어도 되고,
성불사 샘에서 개울 건너 산길로 접어들어도 된다.
능선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너른 공터가 닦여 있는 제1피치 기점에 닿는다.
하산은, 제12피치 등반 후 35m 오버행 하강을 마치면 암릉쪽으로 동굴이 보인다.
그 동굴이나 왼쪽 V자 바위를 빠져나간 다음 계곡을 따라 내려서면 문장대 길과 만나고(약 20분),
이후 30분쯤 내려서면 화북분소 앞 주차장에 닿는다.
산수유 릿지 우회로를 따라도 된다.
반대쪽 사면을 따르면 추모동판 앞 안부와 산수유리지 출발점을 거쳐
성불사 아래쪽 콘크리트길로 내려선다(약 40분 소요).
산수유 릿지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중 내내 등반이 허가되어 있지만
바로 옆에 뻗은 우연의 일치는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상특보와 산불방지기간(봄철 3.1~5.15, 가을철 11.15~12.15) 등
현지여건에 따라 일시적으로 출입제한시기를 조정하기도 한다.
만약 허가를 받으려면 속리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공지되어 있는 신청서를
등반 2~3일 전에 이메일(9750047@hanmail.net)이나 팩스(043-543-3992)로 접수시킨 다음
허가담당직원과 유선으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당일 접수는 일절 불허하며, 등반허가서는 화북분소(054-533-3389)에서 교부한다.
문의 속리산 관리사무소 담당 김태형 전화 043-542-5267/8.
교통·숙박
청주 여객터미널에서 07:20, 09:20, 12:20, 15:00, 19:00 1일 5회 운행하는 화북행 직행버스 이용.
소요시간 2시간40분, 요금 6,800원.
청주 여객터미널 전화 043-234-6543. 화북정류장 054-531-2777.
상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7:50, 09:35, 11:15, 15:00, 16:35, 18:05 1일 6회 운행하는 상주여객 이용.
소요시간 1시간, 요금 4,800원. 상주여객 전화 054-534-8250.
승용차로 접근할 경우, 서울 지역은 중부고속도로 증평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4번 국도를 타고 가다 괴산에서 남행, 19번 국도와 49번 지방도를 따라
눌재를 넘어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로 진입한다.
내륙고속도로를 탈 경우 문경새재 혹은 점촌·함창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농암면소재지와 쌍룡계곡을 거쳐 화북으로 접근한다.
청주 방면에서는 25번 국도를 타고 보은을 거쳐 계속 상주 방향으로 진행하다
상주시 화서면소재지를 지나 첫 번째 삼거리에서 좌회전, 화북면으로 진입한다.
관리사무소 앞의 시어동민박집(주인 김석중·054-533-8566)은 민박(4인 기준 30,000원)도 치고,
두부(한 접시 5,000원), 칼국수(4,000원)와 같은 토속음식도 판다.
시어동 입구 주변과 화북면소재지 부근에도 숙박시설이 있다.
첫댓글 잘보구 갑니다. 언제 선등해주세여....
흠... 선등이라... 암만 봐도 재형씨가 선등을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은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