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비오고 바람불고 덮다 춥다 변덕쟁이 꽃샘바람에 마음도 들숙날숙 , 멍 때리다가
베란다로 나가니 어제까지만 해도 꾀죄죄 하던 날씨가 화창하다, 3월의 마지막 날 어제부터 친구가 밥 사준다고 나오라 성화다. 막 아침겸 점심을 먹었는데, 며칠 전부터 밥 한번 먹자는 친구 성화에 친구 가게로 향했다. 며칠 다리 수술 끝냈다며, 모처럼 산책 하자더니 우리집과 친구 가게는 2정류소 거리다. 골목을 나서니, 꽃들의 유혹에 참새가 방아간 못지나듯 휴대폰 렌즈에 꽃담느라 예정보다 늦어지자 친구가 전화로 빨리 안오냐고 성화다.
#자두나무꽃
허둥지둥 서둘러 갔더니 가게 밖에 나와 버럭 소리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성치 않는
다릴 절뚝거리며 화내는 친구에게 할말이 없다.
"미안, 길 잘못들어서 네 집에서 두블럭 더갔네"
미안함에 웃으며 변명 같잖은 변명이다. 산책가자 했더니, 삐졌는지 가게로 쏙 들어가버린다,
"산책 가자며,
"다리 아파서 싫어, 커피나 마셔"
퉁명스레 중얼 거리면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리필커피를 타서 가져다 준다.
#벚꽃
민망해져서,
"친구야 개나리 벚꽃 만발했더라 산책가자"
"너랑나랑 같냐, 부축 안해주면 못걸어"
"하다못해 가까운 별빛공원도 괜찮아, 굳이 축구센터까지 무리 하게 걷지 말고 운동도 해야 다리 빨리 낫지, 내가 부축 해줄께,가자"
"나 배고파 너랑 밥먹을려고 불렀더니 혼자 밥먹고 오면 어떡해, 짜장면 먹을래"
난 면 안 먹는데,
"그러면 탕수육은 괜찮지"
친구는 날 배려하며 중국집에 탕수육 시켜놓고 가게를 나섰다.
#흑명자나무꽃
깔끔해 보이는 가게 였고, 젊은 여주인이 생글 생글 웃으며 반긴다.
맛도 괜찮다 중국집을 나오자 마자, 붕어빵 포차에 가더니 붕어빵 먹든지 사라며 아는 동생이라며 사줘야 된다고 성화다.
"방금 탕수육 먹고 나온지 1분도 안됐는데 붕어빵이 들어가겠냐, 안 먹는다. 구시렁대며 멀직히 떨어져 서 있자니 기어이 포장마차에 가서 6000천원어치 사서 이사람 저사람 나눠주더니 나더러 빨리 먹으라 재촉이다.
강요 때문에 두 개 먹었더니 미치겠다.
# 진달래
꽃보러 가자 나 배불러서 못 걷겠다 했더니,
우리집 가서 커피나 마시자며 뒤뚱뒤뚱 앞서간다. 결국 친구아파트에 가서 거실보다 베란다로 달려가 문을 열자. 친구가 "거긴 왜열어" 한다.
"너 키우는 베란다 꽃볼라고"
여기 있자나, 친구가 가르키는 곳은 거실 한쪽에 커다란 관엽식물 몇 개가 자리잡고 있다,
떡갈나무 ,고무나무, 해피트리, 스킨답서스, 행운목, 군자란, 금전수, 야자나무, 염좌등
#영춘화
제법 두터운 모양새가 몇년씩은 묵은 것처럼 크다. 다육이 타령하길레 다육이 보러 갔더니 다육인 고사하고 관엽식물만 가득하니, 이런 , 그래도 점심 사주고 붕어빵에 집까지 초대해준
친구가 고맙기도 하고, 이런 저런 꽃이야기 중에 대뜸 너 이제 집에 가, 나 잘거야 한다.
꽃나무갖지두세개 짤라 주는 가지를 얻어, 터덜터덜 혼자 축구센터로 향했다. 어차피 거쳐가는 길이고 온김에 혼자 꽃보러 갔더니 목련, 산수유 명자꽃, 벚꽃 청매까지 만발했다. 백배, 홍매는 지난 비에 꽃을 다떨궈 낸 푸른잎들이 삐죽대며 돋아나고 있었다.
#별목련
애초에 다리 아픈 친구랑 산책은 무리였다. 게다가 오후 타임에 노래방 영업 해야 하는 친구에게 더는 산책가자는 말은 못했지만, 원님 덕에 나팔분다고, 나온김에 꽃구경 삼매경이지만 아쉽긴 하다. 애견 쉼터가 있건만 잔디밭은 온통 강아지 천국이었다. 주인따라 산책 나온 강아지들이 풀밭을 뛰고 또, 뛰고, 짖고 야단 법썩인데 그 많은 개들중에 유독 눈에 띄는 강아지가 있었다, 품종은 모르겠지만, 서양에선 양치기 종인 강아지 한마리가 다른 강아지와 달리 뛰는 모습이 이상했다.
# 수사해당화
뛰는건지 점프 하는건지 뭔가 어색하고, 다시봐도 이상했다, 강아지와 나 사이는 4, 5미터는 떨어져 있고, 그 많은 사람들과 강아지들 중에 유독 눈에띄는 강아지였다. 평소 개나 고양이 동물을 싫어하는 데도, 걸으면서도 내 눈길은 그 뒤뚱거리는 강아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프리지아&후리지아
그래도 강아지는 끝까지 뒤뚱대며 조그맣고 하얀 강아지 곁으로 다가서자 , 놀란 작은 강아지가 덤비자 뒤뚱대던 강아지가 놀라 주춤 물러선다. 덩치는 작은 강아지 3배쯤 큰데도,
뒤뚱대던 강아지가 뒤로 물러서며 반대쪽으로 돌아서는데 나는 놀라고 말았다. 앞다리 한쪽이 없는 장애를 가진 강아지였다. 세개의 다리로 뒤뚱 거리는 모습이 왠지 뒤뚱거리며 나를 기다리던 친구 모습과 겹쳐서 마음이 울컥해졌다.
#조팝나무
"병원에서 퇴원 한지 두달쯤 됐다는데, 친구의 걸음 걸이가 무척 어설프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힘들었을텐데도 탕수육 사주던 친구에게 미안 해진다.
"미안해 친구야, 내 생각만 했구나, 그 강아지도 무리에선 따돌림 받는 것 같아 보였지만, 보기 보다 꿋꿋해 보여 보기 좋았다.
#돌단풍
#만첩풀또기
# 흰민들레